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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8/23 16:27:39
Name 토니토니쵸파
Link #1 http://vitaminjun.tistory.com/98
Subject 천재의 잘못된 유산 - 갈레노스 의학서 (Galenos)
Galenas_Historic-Bookplate-of-Galen-Avicenna-and-Hippocrates.-Credit-httpswww.mirf_.rusciencemeditsina-drevnosti-i-srednikh-vekov.jpeg
[ 갈레노스, 이븐시나, 히포크라테스 ]


초기 서양의학사를 대표하는 인물을 둘을 꼽자면 [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460~375 B.C.) ][ 갈레노스(Claudios Galenos, 129~199) ]을 들 수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갈레노스보다 의학의 아버지,의학의 신이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더 친근한 인물이다.
대부분 의사가 되면 한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원래는 제네바 선서)를 통해 그를 알고 있다.
히포크라테스가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진단과 치료에서 객관적인 임상관찰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이런한 방식은 질병이 신의 형벌이라고 생각하던 시대적 상황에서 매우 혁신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의학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히포크라테스가 아니라 [갈레노스]일 것이다.


Galen-Claudius-Galenus.jpg
[ 갈레노스(Claudios Galenos, 129~199) ]


갈레노스는 매우 뛰어난 의학자였다.
그는 로마시대 검투사들의 주치의였기에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를 보다 적극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그의 의문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
당시는 인체해부를 금기시 여기는 시대였기에 그는 주로 동물실험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할려고 하였다.
동물실험의 대상은 유럽에서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는 영장류였던 바바리 원숭이였고
이를 통해 해부학과 생리학에 대한 실험을 실시한다.

쇼맨쉽과 집중력이 뛰어났던 갈레노스는 환자를 볼 때 사소한 단서도 쉽게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주변의 대화와 상황, 하인이 들고가던 배설물과 식사, 환자의 행색과 태도등을 관찰하여
마치 묘기와 같이 진단을 내렸다고 알려져 있다.
순식간에 진단을 내리는 모습은 셜록의 추리를 보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Sherlock-S02E02-The-Hounds-of-Baskerville-sherlock-on-bbc-one-28226322-624-352.jpg


당시 존재하던 거의 모든 의학적 지식을 섭렵했고 실험을 통해 나온 결과들을 응용할 줄 알았던 그는 명의로 소문이 났으며 로마황제의 주치의로도 활약한다. 
부와 명예를 동시에 가지게 된 갈레노스는 자신이 발견하고 이룩한 학문적 성과를 적극적으로 저술하기 시작한다.
그는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였고 당시 의학에 대한 대부분의 책은 그의 손에 의해 탄생하게 된다.
갈레노스의 방대한 저서는 그의 사후에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유럽등지와 아랍문화권으로 전파되어 의학교과서로 쓰인다.
그러나 이는 의학사를 통틀어 볼 때 불행한 일이었다.



갈레노스는 자신이 관찰한 것을 완전히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하지 못했다.
[플라톤의 자연철학][히포크라테스 학파의 병인론]을 그대로 답습한다.
증명되지 않은 [사체액설]과 피를 타고 흐른다는 [영기]라는 존재를 믿었다.
결국 갈레노스가 관찰한 객관적인 사실들은 잘못 이용되었고 사체액설과 영기설을 [체계화] 시키는데 일조하게 된 것이다.
후대의 의사들은 갈레노스의 잘못되었으나 체계화된 지식을 학습하게 된다.
의학의 학문적 진보가 오랜시간 완전히 막혀버리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러한 비극은 17세기나 되서야 타파되기 시작한다.
1400여년이 지나서야 갈레노스의 이론에 합리적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이를 실험을 통해 증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19세기에 이르러 갈레노스가 정리한 병인론인 사체액설은 의학에서 완전히 부정되었고 현대의학으로 나아갈 수 있게된다.



천재라고 불릴만한 갈레노스는 자신의 저서가 오히려 의학의 진보를 막았다는 사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의 저서가 그런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상상이라도 했을까?
시대적 한계라는 것이 있다.
과학적 기초와 상식, 보다 자세히 관찰할 수 없는 도구가 없었던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가 갈레노스에게 시대적 한계였을 것이다.
그는 시대를 잘못 타고난 천재였다.


한 명의 천재가 잘못된 체계를 만들어버려 오랜기간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갔던 의학은
과학을 통해 비로소 제자리를 잡았다.
지금이라도 과학적으로 발전한 현대의학이 있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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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bbism
17/08/23 16:30
수정 아이콘
이거 징기스칸4에서 문화아이템으로 봤던 것 같은 느낌인데요
다크템플러
17/08/23 16:42
수정 아이콘
극단적인 휘그주의에 입각한 평가네요.
17/08/23 16:43
수정 아이콘
매우 적절한 닉넴!!!!
마스터충달
17/08/23 16:58
수정 아이콘
심리학에서도 비슷하게 프로이트의 영향력이 악영향을 주었죠.
블랙번 록
17/08/23 17:12
수정 아이콘
무등탄 사람(후대인): 갈레노스 아자씨 절 태워주는 방향이 잘못됐는데요? 아자씨 때문에 망했어.
토니토니쵸파
17/08/23 18:34
수정 아이콘
무등이 너무 편해서 너무 오래타고 있었다는...ㅜㅜ
루트에리노
17/08/23 17:17
수정 아이콘
과학적 방법론은 산업 발전 없이는 등장할 수 없죠. 과학적 방법론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현대인의 관점인듯 합니다.

그 당시 저것보다 나은 것이 있을 수가 없었으면 저것이 최선인거죠.
토니토니쵸파
17/08/23 18:31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저 당시에서는 저게 최선이었죠. 그래도 좀 더 이르게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있는거죠.
17/08/23 17:33
수정 아이콘
`순식간에 진단을 내리는 모습은 셜록의 추리를 보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더 정확히는 닥터 하우스 아닐까요 하핫... 제작자들 왈 원래 하우스가 셜록에서 모티프 따왔다고도 하고...
미나가 최고다!
17/08/23 18:26
수정 아이콘
Homes의 오마주라서 House일거에요~ 스펠링은 다르지만요..
토니토니쵸파
17/08/23 18:32
수정 아이콘
이건 처음 알았네요!
17/08/23 21:42
수정 아이콘
저도 이건 처음 알았네요
17/08/23 19:48
수정 아이콘
원래 셜록 홈즈의 모델의 된 사람이 의사였는데 재미나네요.
의사를 보고 창조한 홈즈를 다시 의학드라마로 재탄생
17/08/23 21:43
수정 아이콘
역시 소재는 돌고 도는....
미나가 최고다!
17/08/23 21:47
수정 아이콘
17/08/23 22:00
수정 아이콘
이건 알고 있었습니다 크크
마스터충달
17/08/23 22:08
수정 아이콘
q
토실하다
17/08/23 22:17
수정 아이콘
갈렌의 4 체액설은 현재 기질론ᆞ 성격심리학에서 쓰고 있어요. 혈액(blood), 담즙(bile), 점액(phlegm),흑담즙(black bile)
점액질, 다혈질,우울질, 담즙질. 이걸 융의 내향외향, 에너지의 크기로 나눠서 성격 검사등에 쓰이고 있습니다.
스타더스트
17/08/24 02:04
수정 아이콘
갈레노스의 이론은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비과학적인가? : YES
갈레노스의 이론이 널리 수용되지 않았다면 과학적 의학으로의 전환이 빨랐을 것인가? : NO

결론으로 향하는 논리에서 비약이 크네요
토니토니쵸파
17/08/24 07:28
수정 아이콘
갈레노스의 이론이 널리 수용되지 않았다면 과학적 의학으로의 전환이 빨랐을 것인가?
[NO]라고 단정하기 보다는 [모름]이라고 답하고 싶네요.
세츠나
17/08/24 12:51
수정 아이콘
사원소설->사체액설이나 음양오행설->사상의학 같은 한의학이나 별 차이없다고 생각해서
한의학이 없었으면 한국 의학 발전이 빨랐을까? 라고 유추해서 생각해보면 별로 그랬을 것 같지 않긴 합니다.
뭔가 비슷한 다른 체계가 나왔고 결국 타파되어야 했겠죠. 다만 한의학은 타파를 거부하고 있는게 차이네요.
그런 면에서 볼 때 갈레노스의 이론 자체보다는 그걸 타파하기 위한 과학적 사고방식의 발전이 더 중요할 듯.
닉네임좀정해줘여
17/08/24 07:13
수정 아이콘
영기라.. 지금도 한의학에선 증명되지 않은 혈과 기를 논하고 있죠. 21세기에..
17/08/24 14:57
수정 아이콘
22세기까지 살아남을지도...
metaljet
17/08/24 10:20
수정 아이콘
엄밀히 말하면 4체액설이 더이상 의학 영역에서 <굳이 필요 없어진>것 뿐이지 틀렸다고는 단정은 못하죠..
사람의 모든 생리 병리를 오직 4가지 요소로 설명이 가능하다니.. 얼마나 멋져 보였겠습니까?

어떤 문제를 몇가지 조건이나 유형으로 단순화 시킨 다는것.
오늘날에도 현자건 범인이건 간에 사람들은 그 마력에서 좀처럼 쉽게 벗어나질 못하죠.
자매품으로 혈액형별 성격이니 음X오X이니 사X체질이니 하는 것들이 아직도 잘 팔리고 있죠...
현실파악
17/08/24 14:52
수정 아이콘
갈레노스 때문에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갔던 의학이 과학을 통해 제자리를 잡은게 아니라
갈레노스 덕분에 그런 시행착오라도 거치고 현대의학이 탄생하게 된거죠.
17/08/25 08:08
수정 아이콘
저도 제목보고 딱 하우스를 떠올렸네요. 정신분열증 환자가 나오는 에피가 있는데 거기서 하우스가 갈렌이라는 2천년전 의사는 질훈증법으로 정신분열증을 치료하려 들었다는 식으로 얘기했었던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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