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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8/13 09:05:59
Name   두메골
Subject   고백 후 반년.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할까요. 우선은 저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저는 올해로 21살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특이 사항이라고 할 만한 건, 이른바 빠른 생일이라는 점? 떄문에 같은 나이 친구들보다 1년 먼저 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명문대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지만 반대로 꼴통대로 불리는 대학도 아닌 정말 적당한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성적은 중간 정도, 1학년 1학기 때 개판을 쳐놓은걸 많이 후회합니다. 그것만 아니면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일텐데...이런 생각도 있긴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해봤자 바뀌는 건 하나 없으니 그냥 스스로 노력해 만회해야겠지요.
키는 많~이 작습니다. 막 키 하나로 공익나오고 면제나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많이 작습니다. 키 콤플렉스도 있습니다.
키를 제외한 외양은 그냥 평범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화장실 거울보고 ‘이 정도면 잘 생긴 거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찍어준 사진보고 ‘나 왜 이렇게 못생겼지’ 하고 우울해하는 딱 그 정도, 특별히 추남도, 미남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그 정도.
스스로 살펴보기에 제가 튀는 성격은 아닙니다. 성향은 약간 개인주의적이긴 한데, 그건 약간이지 특기할 정도로 짙진 않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몸이 약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지금 건강은 괜찮습니다...병력 쪽으로는 우울증을 앓았던 게, 혹은 앓고 있는게 좀 특이하다고 해야 할까요. 입원할 때도 이거 병원 측의 상술이 아닌가 생각도 해봤지만, 당시의 제가 심하긴 심했니다. 부모형제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 대화 자체를 아예 못했거든요. 어쨌든 입원도 두 차례하고 약도 몇 년 째 먹고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 만난 사람들이 저에게 우울증이 있다는 걸 알면 꽤 놀랄 정도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가족관계로는 부모님 두 분 모두 건강하시고, 위로 6살 많은 누나가 하나 있습니다. 아래는 아무도 없이 제가 막내입니다. 막내에다 늦둥이까지 해서 귀여움을 참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가끔 누나에게 미안해질 정도로.

연정이란 무엇일까요? 한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한 모태솔로라 그런지 저는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어릴 때는 오히려 여자애와 많이 놀았던 것같은데 점점 자라고 사춘기 쯤 들어서는 여자와는 영 인연이 없게 되었습니다. 굳이 여자들과의 관계만 아니라 한창 전체적 인간관계에 대해 소극적인 상태이기도 했습니다.

첫사랑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긴가민가하기도 하지만 교회 친구 하나의 인상이 가장 강렬합니다. 친구긴 친구였는데 빠른 생일인 제가 1년 빨리 학교에 들어간 후 언제부터 오빠동생이 되버린 그 친구. 외모에서 흠을 찾을래도 찾을 수 없을만큼 참 예뻤습니다. 1년 전인가, 어쩌다 페이스북에 들어갔는데 여전히 예쁘더군요. 갑자기 연예인으로 데뷔해도 놀라지는 않겠다 싶었습니다. 별 생각없이 친구신청했는데 까더라구요. 좀 속상했습니다.
그 친구는 그 때에도 남학생들에게 인기 많았고, 남자친구를 안 달고 다니는 때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창 싸이월드가 활발하던 시기였는데 사진첩에 남자친구와 같이 찍은 사진이 참 많았습니다, 네, 본 그날은 하루종일 속상했습니다.
당시에도 나일롱이였던 제가 교회를 꼬박꼬박 다니는 이유가 그 친구였는데, 정작 그 친구는 교회 안 나오는 빈도가 점점 늘더니 언젠가 대구로 휙~이사를 갔습니다. 이후로도 내가 누굴 좋아하나 생각해볼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게 그 친구였습니다. 다른 사람을 다시 좋아하게 되기 전까지요. 그게 19살에서 20살 넘어갈 때의 일이고, 유치원 다니기 전부터 그 친구를 좋아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으니 10년을 넘게 끈 감정입니다. 로맨티스트 났군요. 사실은 환상 속의 그대였을 뿐이건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참 별 거 아니지만 그 시절의 저에게는 그 친구가 참 중요했습니다. 혼자 공상을 할 때면 꼭 저와 함께 그 친구가 있었습니다. 꿈을 꿔도 꿈 속에서 그 친구가 나온 적이 참 많았습니다. 처음으로 고백하건데, 자기 위로의 반찬으로 그 친구를 쓰기도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그 친구씨, 물론 모르시겠죠, 그래도 정말 실례했습니다.

그렇게 그 친구에 대한 몽상만 가득찬 채로 저는 2015년 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가장 우울증도 심한 시기였고, 학과 공부도 저와 맞지 않는 것같아 편하지 않은 1학기였습니다. 근성없는 저는 곧바로 휴학신청을 했습니다. 그 때 성적이 1점대, 학사 경고의 딱 직전 점수였습니다. 대체 뭘 어떻게 하고 다닌건지...지금도 의문입니다.

별 대책을 세우지 않고 결정한 휴학이라 저는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에 가는 것 이외에는 집 나가는 것없이 팽팽 잉여라이프를 즐겼습니다. 그걸 보다 못했는지 어머니가 교회 인맥을 동원해 한 복지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해보라고 권유하셨는데, 저도 슬슬 그런 잉여라이프에 질린 시점이라 권유를 받아들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주 2회, 하루에 3시간 동안 그 복지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우울증인건 숨겼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복지사분들 모두 정확히는 몰라도 짐작은 하고 계셨습니다. 하긴 그 때는 티가 많이 나기도 하고, 내기도 했습니다.

순도 100퍼센트 잉여 라이프는 그리 끝이 났고, 봉사 라이프를 새로이 맞았습니다. 복지사 분들 모두 친절하셨고, 업무 강도도 세지 않아 그냥저냥 다닐만 했습니다. 가끔 정해진 봉사 날짜 이외에도 일손이 필요하다 그러면 툴툴 거리면서도 나가긴 나갔고, 그 시간이 2~3개월 쯤 계속되었습니다. 그쯤에 병원에서 증세가 빨리 나아지지 않는다며 다시 입원을 생각해보라고 권유를 했거든요. 어머니와의 상의 끝에 재입원을 결정했습니다. 그 입원 생활도 한달 후에 끝났습니다, 사실 병원이나 어머니는 한 달 이상 입원을 염두에 뒀던 것같은데 한 달이 지나니 저 자신이 병원 생활을 더 이상 못 버티겠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와 복지센터에 가는 횟수를 주 3회로 늘리고, 매주 꼬박꼬박 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조건으로 협상해, 결국 타결되었습니다. 복지센터에 더는 나가지 않는 지금도 교회는 꼬박꼬박 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저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봉사 라이프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딱히 할 것도 없어 꼬박꼬박 나가다 보니, 복지사 분들과도 대화를 길게 주고 받을 정도의 관계가 형성되었습니다. 제가 뭘 했다기 보단 복지사 선생님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신 결과인데, 덕택에 우울증 증세도 크게 나아졌습니다. 지금보면 복지사 선생님들에게는 그것도 하나의 업무가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괜히 고맙고, 또 미안하네요.
거기서 보낸 시간이 흐른만큼 저도 복지센터의 업무에 익숙해져, 업무 내용은 더욱 늘어났는데, 시기가 센터 감사기간과 맞물린 탓도 있었습니다. 혹시 몰라 첨언하자면, 봉사자에게 주는 업무야 그 선이 그여져 있고, 복지사 선생님들도 그 이상의 업무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냥 잡일들이 엄청 늘어났다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전에 저는 물품을 옮기거나 정리하는 일을 맡지 않은 보통의 경우, 저는 그냥 주어진 자리에서 앉아있을 뿐이였는데, 하도 일손이 필요해지는 시기다 보니 그렇게 앉아있는 일이 드물어지고, 이곳저곳으로 움직여서 선생님들의 잡무를 돕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제 자리와 완전히 정 반대에 있어 평소에는 마주치지도 못하는 7살 연상의 그 선생님을 의식한 건 그때부터였던 것같습니다.
의식, 이라고 표현했지만 그 때에는 별 거 아니였습니다. 그 떄는 오히려 ‘아 귀찮은 일 되게 시키네’ 이 정도의 생각이였으니까요. 차마 봉사자의 머리에서 나올 수 없는 생각이군요, 일반적인 봉사자가 아니였으니까...이렇게 자기 방어하겠습니다. 전국의 자원봉사자분들에게 죄송합니다.

평소에는 마주치지도 않는다 말했습니다. 당연히 외모나 성격, 개인 신상에 대해 관심은 없었습니다. 저보다 7살이 많은 것도 좋아하기 시작한 이후에나 알았고, 눈에 띄인 것을 굳이 말하자면 밝은 사람이다, 정도일까요. 실제로 그 또래 선생님들과 친하게 지냈고, 서로 스스럼없이 장난도 쳤습니다. 특히 한 미혼 남 선생님과 친해서 저 둘이 사귀나,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만, 그것까지 의식하게 된 건 그 때로부터 조금 지난 후의 일입니다. 따지자면 의식 정도가 아니라 질투네요,
어느 순간부터 제가 그 선생님을 예쁘다고 생각한 건지, 좋아하게 된 건지, 그걸 인정하게까지 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아 귀찮은 일 되게 시키네’ 이후부터 2016년을 맞이하기 전 사이의 일로 짐작할 뿐입니다. 감사가 끝난 후, 일의 양은 줄었지만 범위는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감사 기간을 보내며 선생님들과도 더 친숙해졌고, 업무에도 익숙해진 탓입니다. 자연스레 그 선생님이 저를 불러 일을 맡기는 경우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별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던 선생님이 정말 예뻐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 호의는 점점 커져 선생님을 보러오는 것이 봉사를 오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첫사랑이 그렇게 쉽게 잊혀지는 개념이구나 생각할 정도로 급격하게 그 친구는 잊고, 그 자리에 그 선생님들 들여놓았습니다.

그 복지센터에서는 점심시간마다 몇 선생님들이 어울려서 탁구를 쳤습니다. 언젠가 한번 누구에게 점심시간에 나와서(그 전에 제 봉사 시작은 2시부터였습니다)탁구나 같이 치자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그 선생님도 포함된 멤버였습니다. 저는 망설임 하나 없이 OK했습니다.
2016년, 그런 생활을 보낸지 거의 반년이 되어 다시 휴학 신청을 낼 때가 되었습니다. 엇복학을 할 생각은 없었거든요. 당연히 할 일도 없고, 굳이 알바를 알아볼 필요성도 못 느낀 저는 계속 그곳, 복지센터에 다녔습니다. 탁구를 하고, 때때로 불려나와서 함께 점심도 먹다보니 선생님들과도 더욱 친근해졌습니다. 물론 가장 친해지고 싶은 사람은 그 선생님이였는데, 생각한 것만큼 쉽게 친해지지는 못하더군요. 한번은 피곤하다고 하시길래 아무 생각없이 어깨를 주물렀다가, 나중에 둘만 있을 때 가족 이외에 누군가가 내 몸 만지는 거 싫어한다며 한 소리 들은 적도 있고,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넌 나랑 안 맞아’ 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기억도 못하시더군요, 그냥 그렇게 넘겼습니다) 그런데도, 포기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한 번 해주는 칭찬 하나가, ‘귀엽다’라는 말 한 마디가, ‘일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 한 마디가, 저에겐 훨씬 컸습니다.

다시 감사기간이 돌아왔습니다. 선생님들의 업무량에 따라 제 일도 다시 늘었습니다. 원래 봉사시간은 5시에 끝나지만, 저녁 먹을 때까지만 더 해주면 안 되겠냐는 어떤 선생님의 말을 받아들여 감사기간에는 6시까지 일을 하고, 딱 6시에 저녁먹고 바로 갔습니다. 저를 늘 잘 대해주는 선생님들이 고마워서도 그랬지만, 더 큰 이유는 그 선생님과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런 식으로 몇 달 간 저 나름대로 그 선생님과 친해지려 노력했고, 제 사심가득한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듯 싶었습니다 그 선생님과 저는 나름대로 친해졌습니다. 저와 특히 얘기를 잘 주고 받는 남자 선생님이 계셨는데, 왜 내가 더 잘해주는데 그 남 선생님을 더 좋아하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을 더 좋아하는데요, 라고 말하려다가 참았습니다. 장난도 이전보다 훨씬 자주 쳤습니다. 대화도 그 전에 비해 훨씬 늘었습니다. 일이 없을 때에는 괜히 그 선생님 옆 자리로 가서 일 없냐고 몇 번 씩 물어보기도 하고, 실없이 그 선생님들에게 장난을 쳐보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나를 향해 웃어주는 것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즐거운 나날도 지나갑니다. 다시 대학교는 휴복학 신청을 받는 여름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그냥 휴학을 결정했습니다. 참 제가 생각이 없던 게 내 의지만 있으면 2016년 내로 군대갈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1년이 지난 2017년, 그니까 올해 12월에야 군대에 갑니다. 아, 정확히 말하면 사회복무요원입니다. 정신과 기록도 기록이고 눈도 안 좋아서 신검 4급으로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습니다.
어..다시 생각해도 진짜 멍청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다시 반년이 비었습니다, 이후에 신검도 받고, 군대 문제를 올해 안에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만, 그 선생님을 반년 간 더 볼 수 있다는 기쁨이 모든 것들을 잊게 했습니다.
고백까지 생각하게 된 건 제가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시점부터인데, 그전까지는 사실 제가 선생님에 대한 마음을 강하게 품고 있더라도 군대에서 2년 가까이를 보낸다는 생각에 그 감정이 좀 꺼려졌습니다. 말하자면 시간 제한이 걸려있었으니까요. 신경 안 쓰고 그냥 들이박아? 이렇게 생각도 해봤지만 머리에 열이 좀 빠지면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되더군요, 어차피 가능성은 0에 수렴하는 고백, 그것도 군대가는 놈이 직전에 쏟아붇는 감정은 너무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실례같았습니다. 그런데 사회복무요원이면 군인 정도로 인신에 구속을 받지 않으니 그런 죄책감도 훨씬 옅어졌습니다. 될 가능성이야 여전히 0에 수렴하겠지만, 적어도 제가 고백의 뒤처리까지 책임질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같았습니다.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는 거, 머리로는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여러번 내가 이렇게까지 어떤 사람을 좋아한 적이 있었나 생각해봤습니다. 언제나 NO라는 대답만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결심이 섰습니다. 지금 이 관계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저는 동시에 언제나 그 이상을 원했습니다.

2017년 1월, 그러니까 올해의 일입니다. 연말연시, 복지센터는 이것저것 준비할게 많아 봉사자에게도 일거리가 많이 떨어집니다.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 같이 저녁을 먹고, 특별히 그날은 선생님이 저를 집까지 태워다 줬습니다. 선생님도 피곤해보여 처음에는 그냥 버스를 타고 갈 생각이였는데, 갑자기 이제 이 선생님과 단 둘 뿐인 기회가 어딨지하는 생각이 확 지나갔습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들어가는 날이 애매하게 2학기 기간 중에 있어, 복학해서 1학기는 마쳐야 그나마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휴학을 1년 반이나 했으니 아무리 시간에 있어서만은 낭비를 계속하던 저도 경각심이 들만 합니다. 개강이 3월이고, 복학 신청은 그 이전에 마쳐야 하니 이제는 지금까지처럼 맘 편히 봉사생활을 계속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시도 복학은 당연한 거고, 복지기관 생활을 언제 끝내야 가장 깔끔할까 생각하고 있던 때입니다.
조수석에 앉아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레 화제가 그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선생님은 빨리 그만두는 게 더 좋을 것같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어쩐지 속이 조금 씁쓸했지만, 판단은 섭니다. 그러면 이제 복지기관에서 웬만한 할 일은 다 처리했으니 내일, 내일 모레 중으로 정리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화는 그 뒤로도 이어졌고, 차는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조금 이야기를 더 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선생님은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아마 상담을 하고 싶다는 의도로 받아들인 것같습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저는 이 관계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심호흠을 가다듬은 후, 내뱉은 말은 조금 찌질했습니다.

“선생님, 제가 선생님 좋아하는 거 알고 계시죠?”

그 때는 정말 알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는데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가고 있는 건 줄 알았습니다. 제 나름대로 어필을 계속해왔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대답은 이랬습니다.

“어, 나도 너 좋아해.”

끝났다, 순간적으로 모든 것을 이해했습니다. 이 사람은 저를 이성으로 단 한 번도 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 상황을 끝마쳐야 했습니다.

“아니, 그런 거 말고요.”

의아한 표정으로 몇 초간 있더니 별안간 웃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당황했을 때나 내는 웃음이였습니다.

“어리다, 어려.”
“아직 좋아한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아.”
“넌 그냥 동생이야.”
“지금까지 많이 나아진 건 알겠는데...”

이게 사랑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그러면 저는 이 1년 간 무엇을 해왔던 걸까요.
동생, 그냥 동생이였습니다. 아는 지인을 동생이라고 부르는데.
7살 차이나는 거, 모르는 거 아닙니다. 친누나보다도 1살 차이 나는데 왜 그걸 의식하지 못하겠습니까.

압니다. 28살의 연애관이 21살의 연애관과 같을리 없습니다. 28살에게는 연애도 그냥 연애가 아니라 결혼을 염두에 둔 관계란 걸 왜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제가 거절당한 이유는 제가 어려서나, 28살의 사정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인 이유같아서 슬펐습니다. 제가 그 사람 성에 찰 만큼 멋진 남자가 아니니까, 그게 진정한 이유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멋진 사람이였다면 나이나 사정을 뛰어넘을 멋진 사람이였다면, 그랬다면 어떘을까, 그런 생각이 머리를 멍하게 울렸습니다. 눈물이 핑 돌더니 빰으로 주륵 흘러내렸습니다.

“아, 집에 가서 울려했는데.”

실없는 소리로도 눈물은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적어도 나는 당황시켰잖아.” 라고 위로아닌 위로를 건냈습니다. 악의는 없었겠죠, 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저를 더 슬프게 했습니다.
차를 나와 집으로 들어가서, 방문을 걸어잠구고는 이불을 먹어가며 울었습니다.

봉사 생활은 이야기한대로 이틀 뒤 마무리했습니다. 지금껏 저를 많이 신경 쓴 복지사 선생님들과 일일이 작별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선생님은 자주 놀러오라고 그리 인사하더군요. 그날은 잠이 통 안 와 밤을 샜습니다. 아침 7시, 피곤과 새벽감성에 젖어 선생님에게 카톡을 보냈습니다. 그때쯤 출근하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자주 놀러오라는 말이 진짜냐고, 진짜라길래, 나는 그렇게 못한다고, 선생님 많이 좋아했다고, 열심히 잘 살겠다고, 그리 보냈습니다. 이걸로 마무리다 싶어 선생님의 번호를 지웠습니다. 카톡 친구도 삭제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도 끊었습니다. 핸드폰에 남겨진 선생님과의 연결고리를 모두 지웠습니다. 그런데 문자가 왔습니다. 카톡으로 보낸 것같은데 카톡 친구를 삭제하면 카톡으로 보내도 문자로 오는 모양입니다. 용기내서 고백해준거 고맙다고, 뒤돌아봤을 때 열심히 했다고 스스로 자부하게끔 노력하고, 잘 살라고. 그런 내용이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조금의 여지도 없이 완벽히 차였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미련은 남지만 후회는 안 합니다. 저는 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과가 많이 실망스럽지만, 제가 어떻게 더 잘했다 해도 그것이 달라지지 않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염색한 장발을, 짙은 눈썹을, 반달 모양 눈을, 가늘고 길게 솟은 코를, 살짝 커서 웃을 때 시원시원하게 보이던 입을. 종종 나보다 큰게 아닌가 불안하게 하던 키를, 1년 전 쯤 바꾼 동그란 안경을, 팔의 점이 어디 박혀 있는지까지 생생합니다.
성격은 쾌활한 편이였지만, 가끔 속 좁게 토라지는 때도 있었습니다. 일이 잘 안 풀리면 어린애같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본 적 없습니다.
탁구는 아쉽게도 제가 그곳을 그만 둘 때까지도 저보다 잘했습니다.
페이스북 사진은 특별히 예쁘게 나왔습니다. 저는 하루에 한 번 씩은 페이스북에 방문해 프로필 사진을 전체크기로 확대해 혼자 시시덕거리곤 했습니다. 카카오톡 프로필 또한. 빨간 불이 뜰 때면 언제나 설레는 마음으로 확인했습니다. 프로필은 셀카로 해두는 타입이였습니다.
언젠가 저에게 커피를 얻어먹겠다는 농담을 기억합니다. 정말 사겠다하자 놀라서 말렸습니다. 저는 그게 좀 슬펐습니다.
주말마다 카톡을 잡고 뭐하냐고 물어볼까 떨리던 마음을 기억합니다. 결국 한번도 하지 못했고, 지금은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나 말고 다른 공익이나 직원들과 더 친하게 보일 때면 속은 질투로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나도 거기에 끼워줬으면 했습니다.
물통은 잘 쓰고 있습니다. 선물받은 걸 선물해준 거라 좀 찝찝하긴 하지만 선생님이 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준, 하나 뿐인 선물이니까. 어떤 마음으로 줬던 기쁘게 쓰고 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봄볕에 눈 녹듯 이 감정은 사그라질겁니다.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다음, 첫사랑을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 것처럼, 저는 선생님에 대한 감정도 깔끔히 잊어버릴겁니다. 하지만 아직 그런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고, 이성관계라는 것을 생각할 때면,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 감정은 10년 간 끌지 말아야 할텐데요.
지지난 달, 시험으로 한창 바쁠 때, 갑자기 선생님이 보고 싶었습니다. 결국 번호를 찾아내어 다시 주소록에 등록했습니다. 카톡에도 등록했습니다. 이 글을 쓰게된 가장 직접적인 계기입니다. 이렇게까지 선생님에 대해 집착할 줄 몰랐거든요,
카페에서 누군가 찍어준 듯한 프로필 사진 속의 선생님은 여전히 사랑스러웠습니다. 남자친구가 새로 생겨, 그 사람이 찍어준 걸까요? 선생님이 자주 걸치던 파란 겉옷이 전 남자친구의 선물인 걸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그 남자친구에 대해 질투했던지 모릅니다.

시간이 지나 제가 지금 선생님 나이인 28살이 되고, 선생님이 35살이 되서, 그래도 아직 선생님 혼자라면 다시 한번 들이대도 괜찮지 않을까, 이런 정신나간 생각을 한창 실연의 아픔 속에 있을 때 했습니다. 정말 정신나간 생각입니다. 그래도 혹시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저는 정신나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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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음을 좀 정리해봅니다. 뭔가 더 해야할 말이 남은 것같은데,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Jon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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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09:15
화이팅입니다!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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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09:25
감사합니다!
닉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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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09:55
주일학교 때 탁구 가르쳐준 여자 선생님이 고대 법대를 다니셨는데 어느날 부터 교회에서 안보이셨어요 사실은 고졸이고 가짜 대학생이었습니다 그게 그 선생님의 어머니에 의해 드러나고 선생님은 더이상 교회에 안나오셨는데 예전엔 그런 일이 많았습니다 교회 조차 학력이 성대나 한대처럼 후기대학이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인정을 안해주고 진지하게 받아주지 않으니 공고 나온사람이 과학원 (이게 아마 카이스트일겁니다)다닌다고 뻥치기도 하고.
예를들어 이랜드 박성수회장은 서울대출신이고 대학부때부터 공동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입니다. 신앙이 그지 같아도 일단 서울대고 원래 금수접니다.
교회에서 학력은 문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연상 연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그랬어요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 아니라 게으름이라고.
표현하시는게 좋으실겁니다 때를 얻든 못얻든.
별빛의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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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12
잘 읽었습니다.
서연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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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15
고백을 한것만으로도 능력자이신겁니다. 그리고 지금같은 방법은 저는 좋아보이네요. 좋아하는거 티 팍팍내다가 나중에 고백하는거...나이차이만 아니였으면 반드시 성공하셨을거라고 믿습니다!!! 화이팅입니다!!
미메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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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27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20살때 학원선생님께 고백한적이 있어요. 비슷하게 까였구요 (대화마저 비슷하네요 그분도 나도 너 좋아해 라고 했었음)

나중에 고백하는건 좋은데 그땐 님 마음이 바뀌어 있을지도 몰라요
8년뒤 반대로 선생님이 고백했을 땐 제가 거절했거든요
작은 아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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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32
중간까지는 제 이야기인 줄 알았네요

키도 작고 연애경험 없고 외모에 대한 평가도 비슷하고 심지어 학번도 똑같고...첫사랑에 너무 오래 빠져있었다는 점도
우울증 이야기 나오니까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자세힌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주변에 생각보다 그런 사람이 많기도 해서...

저도 고백했다가 대차게 까이고...다만 저는 이틀 뒤에 입대신청해서 1달반 만에 군대에 끌려? 아니 제 의지로 간건가요?
여튼 가끔씩 멍하니 있다보면 계속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에게나 있는 거죠....저도 가끔 인스타 들어가보곤 합니다

저도 두서가 없이 댓글을 달았네요
그냥 힘내시라고 적어봤습니다. 힘내요
지금 윤종신의 '좋니' 듣고있는데 마음이 아프네요 아파도 이겨낼 수 있겠죠?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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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46
힘내야겠지요...근데 다른 여자를 좋아해보려 해도 주위에 다른 여자 자체가 없어서, 그냥 이 상황이 웃깁니다. 나도 누가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껄렁한 마음으로 빌어봅니다.
작은 아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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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50
저도 요즘 그렇게 사네요 아 누가 나 좋아주기만 한다면...그러면 좋아할 텐데...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네요 ㅠㅠ 마음만 아파오네요.
언어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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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50
저도 선생님 두 분을 좋아했었는데, 지금까지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두 분은 물리랑 국어를 가르치셨는데, 지금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학문이 (비전공자이지만, 교양 수준으로) 물리학과 언어학이에요.
그 두 분을 좋아하기 전부터 이 두 학문에 관심 있었는데 어째 우연히 = =;;
졸업 후에도 마치 지금 연예인 오프를 가듯이 꽤 자주 만나뵈었었는데 어느새 연락이 자연스럽게 끊긴..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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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51
그냥 서로 좋은 사람 만나는게 베스트인 것같습니다. 사실 이 사람이 나에게 이성적인 호감이 정말 없구나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였어서, 고백도 프로포즈라기보다 말 그대로 속 마음을 말한 거에 가까웠습니다. 하...뭐 이제 제가 다가서지 않는 이상 이 관계에 미래는 없고, 제가 다가서고 싶지도 않습니다. 또 혼자 상처받을 거란 생각이 자꾸 들어서.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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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55
저도 그리 믿고 싶은데, 그냥 바람일 뿐입니다..

뭐랄까 어필은 했는데 좀 미묘한 정도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어필이 아니라 자기만족에 그친 것같네요. 아이고...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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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56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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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57
저같은 경우 표현은 했는데 상대가 잘 알아먹지 못하더군요. 제 탓이죠. 댓글 감사합니다.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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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0:59
닉행일치시군요.
좀 빨리 잊혀졌으면 좋겠습니다 흑흑
언어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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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1:01
음.. 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되어주신 것 같아요 저 두 분이.
물리학과 언어학에 매력을 느끼는 게 저 두 분 때문은 아닌데, 관련 책을 읽거나 하다보면 선생님들이 이에 연결되어서 자꾸 생각나요. 그러면 행복해져요.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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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1:01
저는 주제에 심사기준이 까다로와서 그저 좋아해준다고 홀딱 넘어가지는 않을 겁니다 (단호)
문제는 심사기준을 충족하는 여성 분들은 다 저같은 걸 살펴주지 않는다는 거죠...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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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1:03
지금 이렇게 아픈데 이것도 언젠가 추억이 될 거라 생각하면 괜히 싫어요 흑흑.
참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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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1:06
담백하네요.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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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1:14
진실로 담백해지고 싶습니다 흑흑
언어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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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1:16
사실 지금 저는 다른 사랑 때문에 아픕니다 크크 오늘 좀 울 일이 있었어요.
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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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3:21
어필도 못해서 평생 후회하는 사람도 엄청 많습니다.
그렇게 말 못한거 10년 20년이 지나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N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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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3:35
다 잘될겁니다.

시간이라는 게 정말 대단한 약입니다.

상처를 치유해줄 뿐 아니라 더 좋은 새 살이 돋아나게 해주니까요.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를 좋아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을 서서히 깨달으실 겁니다.

부디 지금 그 마음, 그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잘 간직하시길 빌겠습니다.
Lovely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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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4:35
글 좋네요.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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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5:07
글 좋다는 칭찬 처음 들어봐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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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5:09
뭐라고 해야 하나, 지금도 어렴풋이 그런 사실을 직감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요...어쨌건 그 시점이 오기 전까지 누구라도 힘껏 사랑하려합니다.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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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5:11
가능한 한 후회없이 살고 싶은데 이것도 참 어려운 일인가봐요...
블루스프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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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6:39
진심이 묻어있는 간절하고 애틋한 마음의 글 잘봤습니다. 시간이 좀 흐르고 꼭 다시 이 글을 찾아보는 순간도 기대해봅니다.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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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6:47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때 되면 이불을 찰 거같기도 합니다. 그리 바라는 건 아니지만.
MolecularOrb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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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7:14
다음에는 더 잘할거에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알 수 없을 것들을 배웠으니까요.
언젠가는 성공하실 겁니다.
블루스프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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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7:27
이불킥이 기대되는 건 아닙니다. 지금의 이 글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열정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만큼 멋진 사랑하실거라 생각해요.
스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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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7:53
뭐랄까.. 글이 참 좋네요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 나뭇잎이 양분이 되어 나무에 새 나뭇잎이 자라듯
다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땐 꼭 잘 되시길 바랍니다
그때도 그 선생님을 좋아한다면 그때 다시 나아갈 수도 있구요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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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8:33
당분간은 선생님에게 감정이 남아있을 것같습니다. 저쪽은 이제 제 생각 하나도 안 하고 잘 살고 있을텐데 저는 정말 궁상입니다...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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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8:34
그 언젠가가 언젠가요 어헣헣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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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18:34
저도 그러고 싶...(또르르)
잉크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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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21:30
글이 몽냥몽냥하네요
젊다는건 참 부러운일이에요
저도 님의 글을 읽고
님의 젊음과 순수함을 질투하게 됩니다
다만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커흑
이제는 아재감성만 남았습니다만 흙흙
지니팅커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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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21:41
7년 뒤면 지금보다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 같네요.
그때 담백한 후기 또 써 주세요.
(담백하게 이번엔 내가 차버렸다는... 복수의 내용이라도)
cienbu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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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3 23:42
힘내세요, 그래도 시도라도 해보셨으니 다행이네요, 그리고 당시의 설렘 때문에 그 시간이 소중히 여겨질 수 있지만 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사실 때문에 즐거웠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 만나다 보면 어느 쪽인지 아실 수 있을거예요. 한동안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면,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고 계속 생각할 수도 있는데 막상 28쯤 되어서 재회하게 되시면 그런 생각 안 드실 수도 있습니다. 추억보정이라는 것도 있고 시간이 지날 수록 보는 눈도 달라지고 사람 인생이 어떻게 풀릴지 몰라서 생각보다 초라해졌을 수도 있거든요.

정리 좀 되시면 억지로 소개팅도 많이 부탁하시고 어학원, 동아리 등 여자 만날 수 있는 곳 최대한 많이 가보세요. 주위 친구들 쭉 지켜보니까 당연히 잘난 친구들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 만날 기회가 생기는건 맞는데, 그런 친구들보다 키 작고 평범한 외모의 친구들이 오히려 여자 만나려고 별짓 다 하면서 열심히 들이대다 보니 20대 후반쯤 되면 잘난 친구들보다 괜찮은 연애생활 하기도 하더군요. 물론 그런 친구들은 자기계발도 꾸준히 하면서 괜찮은 곳에 자리잡고 매력을 키워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만. 너무 첫 짝사랑 때 느꼈던 정도의 설렘만을 추구한다면 나중에 정말 괜찮은 사람 만났을 때 연애경험 부족으로 놓칠 수도 있으니 좀 더 가볍운 호감만 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만나보시고요.
준우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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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4 09:04
시간이 약입니다.
나중에 먼 훗날 좋은 추억이 될 것이고요...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때는 아마 7살 연상보다는 7살 연하가 좋으실지도...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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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4 13:05
감사합니다. 지금도 연상이라 좋은 게 아니라 그냥 이십대 후반이 좋은 거 아닌지 생각중입니다 흐흐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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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4 13:07
그래야겠지요. 아무나 만나보고 싶은데 주위에 아무도 없습니다 흑흑. 말씀하신대로 좀 적극적으로 상황을 만들어야 할 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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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4 13:10
복수 그런거는 저에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흑흑
빨리 잊고 새로운 사람 찾고 싶습니다 흐흐흐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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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4 13:13
나이가 유일한 재산인데 최근 몇달은 그냥 낭비하고 있는 듯합니다. 열심히 살아야겠죠. 마지막으로 카톡할 때 그렇게 써서인지 운동할 때도 공부할 때도 그 사람 생각하면 좀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구요.
서쪽으로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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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4 19:22
저도 글 잘쓰셨다는 칭찬드립니다. 담담하면도 감정이 잘 드러나는...
잘 읽었습니다 :)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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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4 20:07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넷 공간에 글을 잘 쓰지 않긴 했지만, 글 칭찬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흐흐
SG원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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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4 22:45
애틋하고 아련한 글이네요.
예전 저와 많이 비슷하네요. 나는 나름 표현했는데 상대방이 눈치 못챘다.(전혀 몰랐다는 그 표정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흐흐)
사실 지금와서 보면 저두 너무 알게모르게만 표현했었습니다. 작성자분도 그런것 같고요 흐흐
정말 대놓고 티내야 압니다. 같이 둘이 영화를 본다던가 어디 놀러간다던가 이런식으로
지금 이 마음 그대로 주욱 진행되어도 새로운 사랑이 찾아와도 응원합니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
도들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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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5 00:02
글 굉장히 잘 쓰시네요. 감수성도 좋고 표현력도 훌륭하고. 자주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오히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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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5 01:15
글 참 좋습니다. 담담한 여운이 오래 남아있습니다.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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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5 13:56
감사합니다. 저는 남기고 싶기도, 지워버리고 싶기도 한 복잡한 기분이 듭니다 흑흑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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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5 13:58
계속된 글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흐흐 다음 번엔 기분 좋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어헣어헣
두메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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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5 13:59
사람들이 다 거쳐가는 과정인거겠죠? 생각하면 기분이 묘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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