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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1/15 19:14:33
Name 추천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P5_cDC-JWBI
Subject [텍스트] 내가 여자애들을 무서워했을 때


내가 14살 정도였을 때를 돌아보면 사춘기가 뭔가 큰 한방을 때려서

갑자기 전에 없이 주변 여자애들을 훨씬 의식하게 됐어

갑자기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 내 주위의 여자애들은 다 예쁘고

나는 걔들이 참 좋은데나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그 상황에 대한 내 반응은 여자애들 앞에서엄청 긴장해버리는 거였지

여자애들과 말하는게 어색해졌고옆에 앉기라도 하면 땀이 나기 시작했어

하지만 나는 내가 꽤 잘 숨긴다고 생각했어친구가 와서 물어볼 때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지.

"야, 너 조한나한테 화났어?

걔가 그러는데 조회시간에 네가 엄청 떨어져서 앉아있었다고 하더라

자기가 뭐 잘못한게 있는지 궁금해하던데"

그렇게 알게 됐지

내가 그렇게 잘 숨기는 타입이 아니라는걸

어느날 온라인 모임을 하고 있을 때
( 2000년때에는 한창 열풍이었어)

어떻게 하다가 친구의 친구 한 명과 대화를 하게 됐어

진짜 현실의 여자애인데 온라인에서 만났다는 것만 달랐지

MSN 메신저를 통해서 말이야 그리고 우리는 아주 오래 얘기하게 됐어.

나는 걔와 대화하기 위해서 밤을 샜고 그리고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지

우리가 무슨 얘기를 했었는지는 기억이 안나 애니메이션 얘기를 했었나?(* 아마 그럴거야)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온라인 친구가 됐어

그리고 어느날 그녀가 나에게 이런 메세지를 보냈어

나 내일 너희 학교로 갈 거야

"너 장난하는 거지?" 라고 답신했지

아니 나 내일 너희 학교 간다니까

그리고 나는... 이상한 말을 하네

하지만 뭐 그럴 일은 없겠지 하고 생각했어

그리고 다음 날 난 학교에 있었고

점심을 먹으러 건물 밖으로 나왔는데

걔가 보이는거야.

그리고 거기 서있는데

나도 거기 서있고

우린 서로를 바라 보고 있었는데

그 순간 난 튀었어

얼굴을 가리고 걔를 지나치면서 도망치기 시작했어

그러면 나를 못 알아볼 거라고 생각했지

그리고는 학교 급식소로 뛰어갔어 그때부터 수치심이 들기 시작했지

완전 멍청한 짓을 했으니 이제 뭘 어떻게 할지 모르겠더라고

나한테 남은 선택지는

점심을 먹거나

아니면

다시 돌아가거나 둘 중 하나 밖에 없을텐데

그래서 그냥 걔한테 돌아가기로 했는데

그 애는 아직 거기 서 있더라고

그리고는 나를 안아줬어

나쁘지는 않았어

걔가 조금 아프게 껴안았다는 것만 빼고는,

그래도 우리는 앉아서 얘기를 나눴고 나는 그러느라 수업도 빼먹었어

변명을 하자면 나는 이 일을 전혀 예상하지 못 했어.

난 이 아이에게 어떤 개인 정보도,

다니는 학교도 말한 적이 없었어.

하지만 엄청나게 어색한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모든 것이 잘 풀렸어

몇 주 정도가 지난 뒤에, 나는 집에 있었는데

아버지가 내 방에 들어온거야

말하시길

'음 Mattias 어떤 여자애가 너 있냐고 물어보는구나."

나는 생각하길... 우리 부모님이 뭔가 장난이라도 치나?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으니까

근데 내가 막상 가보니 문 앞에 걔가 있더라고

어...뭐 좋아. 나는 들어오라고 했지. 그게 예의니까

그리고 이제 뭘 할지 모르겠더라고

난 이걸 전혀 예상치도 못해서

우린 그냥 앉아서 얘기하거나

그냥 TV나 봤어. 그렇게 재밌지도 않았고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난 얘한테 내가 어디 사는지 말한 적이 없어

여름 방학중에

걔가 나한테 까페에 초대한적이 있는데

겁나 진땀나더라고

왜냐면 이제 내가 걔를 만나러 가야 하니까.

그래서 이렇게 말하며 빠져 나가려 했어

미안해 거기 못 갈거같아

왜냐면 오늘 너무 덥고

나가면 땀범벅이 되버릴거야

근데 걘 안 받아주더라고, 이러는거야

"뭐? 뭐라고? 그냥 데오드란트 뿌려"

결국 까페에 와서 얘기를 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거의 기억이 안 나

별 일 없었던 것 같은데, 하나는 기억 나

카페라는 건 엄청 비싸다는 걸 알게 됐다는 정도?

그 후로 걔를 만나는 건 괜찮았어.

우린 같이 어울려 놀았고, 영화를 보러도 갔지

한번은 내가 사는 고텐버그에 있는 테마파크인

Liseberg에 간적이 있는데

걔는 자꾸만 "Höjdskräcken" 라고 불리는

자유낙하 놀이기구를 타자고 하더라고 ( "Höjdskräcken" = 호휰지그맄퀸 )

말 그대로 '높이의 공포'라는 뜻이란 말야

그리고 생각했지, "드디어 내가 빛날 시간이군 "

"얘한데 내가 얼마나 개쩌는지 보여줄거야"

우린 기구에 탔고 계속 더 높이 올라가는데

나는 조금씩 이 결정이 얼마나 실수였는지

깨달아 가기 시작했어.

내가 사는 도시의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었어

내가 전혀 본 적 없던 시점에 앉아서 말이야

그리고 바로 그 다음 순간에, 중력이 없는 곳에 있게 되는데

그리고 떨어지면서, 나는 목청을 다해

고음의 비명을 내질렀어

중력이 내 뚝배기를 끌어당기고

내 왼쪽 신발은 떨어지기 직전이였어

그리고 난 나머지 탑승 시간 동안 눈을 감고 있었어

우린 내렸고, 난 완전히 엉망인데 걔가 그러더라고

또 타지 않을래?

결국 우리가 많은걸 함께 해오고

그애가 그 모든 것을 아무 감정없이 한게 아니라고 인정한 때가 왔어

그애는 나를 '정말로' 좋아한다고 고백했어

하지만

나는 거기에 대해 어떻게 느껴야 할지 잘 몰랐어

그래서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리고 관계는 멈췄지

지금 비가 오고 있네

이 이상한 얘기를 나는 잘 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첫번째로 진짜 찌질했거든

두번째로 삼류 애니 줄거리같은 느낌이 들어

난 주연이 될 이유가 전혀 없는 이상한 찌질이 주인공이고

그리고 '별나고 순수한 연애대상 여주'는

갑자기 나타나서 주인공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그리고 이 일이 정말 도움이 되긴 했어

내 불안감과 맞설 수 있도록 누군가가 내 등을 밀어줬고

그렇게 해서 나는

더이상 여자애들과 대화하는게 어렵지 않게 됐지.

나는 내 등을 밀어주고 도와주는 누군가가 있었지만

그게 상호간의 인간 관계가 되자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너에게 친한 사람이 있거나 혹은

로맨틱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 사람만 관계를 짊어지게 하지마

만약 한 쪽만 밀어주고 도와주는 역할이라면 그건 올바른 교제가 아니야

다른 사람을 지지하는 역할만 떠안으면 지치고 힘들게 될거야.

좋은 관계란 서로를 함께

지지해 줄 수 있을 때 가능한 거야

나는 굉장히 애니메이션 같은 상황을 겪었어,

하지만 모든 것이 마법처럼 이루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없었지

대신, 현실이 찾아왔어

결국에 상황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그 대신 마지막 교훈을 얻을 수 있었지

누군가 너를 모든 면에서 도와주더라도,

그 사람은 네가 네 스스로 결정하는 것까지 해줄 수 없어.

그 관계를 연인으로 발전시켜야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하지만 나는 거절할 수도 없었고

승낙할 수도 없었어

그게 마지막 교훈이야. 이 모든 일과 내가 배운 모든 것들,

그리고 이 일로 일어난 모든 것들을 되돌아보며 마지막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삶이 애니가 아니라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댓글
Q:야 .. 학교와 집을 어떻게 찾았는지 물어 보지 않았어?
A:그때는 안했지만 그녀가 제 친구에게 연락해서 물어 본 것 같아요. 지금도 그녀에게 묻지 않았습니다.

유투브 알고리즘이 추천해줘서 우연히봤는데 그냥가져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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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장수
21/01/15 23:15
수정 아이콘
남학교 여학교가 우리에게서 이런 성장의 경험을 빼앗아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네요
21/01/15 23: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남녀공학이라고 써져있어도 남자반 여자반 따로죠 하하...
그렇게해야 능률이 나오고 성적이 나오긴하지만... 그만큼 서로가 접촉하고 대화해볼 기회도 많이 줄어든거같아요
물론 그 와중에도 연애하는 사람이 있긴하지만, 분명 못하게 된 사람들도 있었을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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