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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8/26 22:29:36
Name singularian
Subject [일반] 일본의 MRJ 제트 여객기 개발의 교훈 (수정됨)

일본의 MRJ 제트 여객기 개발의 교훈 부제 : Mitsubishi MRJ History


극스압주의 : 전문간 아니지만 오래 동안 쓰고+하고 싶던 비행기 이야기. 너무 길어 가독성은 떨어집니다. 이하 평문입니다. -

날아다니는 것은 내게 항상 호기심과 궁금함을 자아낸다. 지난 우리 가요 중에 어려서 꿈꾸었던 비행기 타고 기다리는 동안 아무 말도 못 해요 내 생각 말할 순 없어요라든가 울릉도를 주제로 하여 평생 다가도록 기차 구경 한번 못해보고 살아도, 기차보다 좋은 비행기는 구경 실컷 하며 살아요라는 가사가 있다. 누가 바보랄 정도로 비행기에 기술적 지식도 얕고 쳐다보면 맨날 배만 보여주는 비행기이지만 항공기 산업 자체에 관한 관심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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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나 민간 또는 군용 항공기 사업의 추진은 국가적 거대 프로젝트이다. 우린 오래 동안 시작도 못한 채 입질만 하고 있는 중이라 좀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옆 나라 일본에선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라 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근데 워~랍쇼! 최근 시행사인 미츠비시가 지난 10여년간 개발 중이던 MRJ (Mitsubishi Regional Jet) 프로젝트를 중단, 공식적으로 포기하며 만쉐이 선언을 하였다. 오잉~ 뭐지 ?

우선 이 글이 일본을 폄훼하기 위해 쓴 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시작한다. 업무추진 방식이 우리와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틀린지, 무슨 결정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이 프로젝트 분석을 통하여 분명히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일반적 용역 설계비인 5천억원의 10~20배인 10조원 이상을 사용하고도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의 그 원인을, 고정익으로 FA-50, KF-21, 회전익으로 LAH, 보라매 등을 만들고 있으며 이에 더하여 군용 수송기를 개발하려는 우린 왜 그런지 알고 분석해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궁민 여러븐 우리는 이를, 왜 그런지 학시라게 아라야 함미다!!! - 김영삼 버전


각종 위키 정보는 배제한 여기저기 조금씩 박혀있는 일본 측, 캐나다 측 등의 자료를 통하여, 내 나름의 방법으로 일본의 개발 과정을 분석해보고, 산업적 환경으론 별반 다르지 않은 지금의 우리는 어떤 상황일까를 쌩 초보의 관점으로 정리하여 봤다, 그래서 틀리거나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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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J 디자인이 나름 연료효율적으론 쓸 만하게 생긴 건 맞다.


개요 : 사업 개시의 배경

본 사업은 자국 경제의 활황에 힘입은 경제산업성의 의욕에서 2003년 시작되었다. 2000년 당시 자료엔 세계 경제 2위의 일본의 GDP는 미국의 40% 이고 신생 경제국 중국의 4배였다. G2의 위치라는 경제적 자신감과 보잉의 787 드림라이너 모델에 35% 사업지분보유, P&WRR의 민간용 엔진과 동체의 부품도 협동생산, 몇 개의 소형 민간 항공 모델이나 현행 자위대용 화물기에서 그럭저럭(성능이 구려 안 팔리거나 가격이 비싸 못 파는)한 비행기가 나오며 칭송받는 자체기술도 있고 해서 Regional Jet기를 보유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을 것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세계 항공기 산업에서 미국은 기술과 시장 Share에 있어 당연 독보적이다. 또한 2차 대전 전후로 지금까지 만든 운반기계 중 특히 자동차와 비행기를 보면 독일의 정밀기술이 우수함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당연히 독일이 가진 우수한 과학기술과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이를 빗대어 미국의 비행기는 미국인이 아니라 미국에 사는 독일인이 만들었다는 농담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기 회사의 창업자인 Boeing(Böing)은 분명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출생의 미국인(영국/독일계 미국 교포?)이지만, 그의 성씨 Böing(뵈잉)의 태생지는 북부 게르만 족의 성씨이고 영국에도 많이 정착했다고 한다.


또한 에어버스는 프랑스의 것이라는 우리의 일반적 통념을 바꿀 필요도 있다, 에어버스는 사실 프랑스의 조종석, 영국의 날개, 독일의 캐빈, 스페인의 꼬리 등이 물류를 타고 한 곳으로 모여 조립된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라면.


airbus.assemble.Image1.jpg


AirBus는 부품 생산지가 프랑스, 독일, 영국 그리고 스페인으로 분산되어 있어, 위의 그림과 같이 물류동선이 매우 길다.


AirBus의 항공기 사업에 있어 독일의 경우 프랑스와 함께 사업기획, 투자, 양산화 그리고 부품제조와 기술의 커다란 다른 한 축으로, “AirBus Germany“ 함브르그 조립장에서 거의 8,000대의 A320의 모델이 최종 조립되었으며 AirBus Germany는 독일 내에서만 약 15,000명의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AirBus Defence를 제외한 민간부분만의 사업을 집계한 것이다.


사업은 프랑스와 독일 간 협업이지만, 이들이 설계에 사용하는 measure로 고도는 피트, 유압은 psi, 거리는 해리, 대기 속도는 노트이며 온도는 섭씨를 쓴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km, kg/cm2 MKS/CGS unit는 간데없고, 항공산업 선발주자인 미국이 기술과 시장을 선도하며 사용한 imperial 단위의 영향을 받아 이를 계승하고 있다니 독일의 가우스나 프랑스의 10진 미터법의 아이러니이다. 사실 우리도 3.5” FDD, 42“ TVmm으로 변환하지 않고 그냥 받아 들여 쓴다.


미국 과학계에서도 얼마 전의 우주선 폭발의 원인이 측정단위의 오류였다는 결론 이후, MKS/CGS를 사용하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오히려 기존의 야드파운드 측정법의 사용을 법제화하여 미국의 과학 heritage의 강화를 주장하는 MKS/CGS unit를 혐오하는 미국산 틀딱들도 많이 있어 미국의 MKS/CGS unit 표준화를 훼방 놓고 있다.


아래 그림은 ”WTF Kilometer“라는 MKS/CGS 혐오 과학자 틀딱들을 묘사한 만화이다. 그림에서 우리가 다 아는 ”WhatTheFug~“는 지웠다. 어느 나라나 꼴통과 틀딲은 풍성하다.


wtf.Image1.jpg


그 후 NASAMKS/CGS 단위로 바꾸었고, Lockheed Martin은 아직 Imperial 단위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항공기 설계는 한국도 널리 사용하고 있는 DassaultCATIA S/W 프로그램을 활용하지만, 한때 불스 나라마다 사용버전과 활용 방법이 달라 사고로 이어진 적도 있다고 한다. 이젠 당연히 아니다.


일본의 Regional Jet 사업개시에는, 내가 미국과 맞장을 뜨는 G2인데 여객기 하나도 몬 맹그나라는 심리도, 자국내 항공기 생태계의 육성 욕심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당시의 일본이 항공기 부품 시장 Supply Chain의 확고한 Tier1의 위치에 있어서, 현재 한국의 앞에 놓여있는 여건보다도 훨씬 앞선 우월한 상황이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Regional 항공기 프로젝트 맡기를 희망하는 三菱重工業(Mitsubishi)을 중심으로 투자자(도요타,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스미토모상사, 일본정책투자은행 등)들도 확보해주고 2천억엔(2조원)의 개발예산도 책정하여주었다. 그 사업의 별도 법인인 미츠비시항공기의 공식 출발 선언이 개시 5년 후인 20083월이었다. 사업을 주도한 공무원의 시그널은 돈 걱정일랑 허덜 말고 잘만 맹그러 봐아 잉~~~.”라는 것이었다.

물론 개발 중 영업도 술술 잘 풀려나가 자국 항공사인 전일본공수로부터 수백대의 주문과 스웨덴(20) 및 미국 메사항공으로부터 100여대 이상의 추가 발주도 받았다. 당연히 카다록을 잘 만든 덕분이다.


메사항공과 100대의 SpaceJet M100 구매에 관한 각서 체결”.

https://www.mhi.com/jp/group/mitac/news/2019/20190905.html  

프로젝트 기획자로서는 정말 얐호~~~. 이때까지는 신나는 시절이었으나 그 신남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이 프로젝트가 결국은 거대한 삽질이 된 원인과 인터넷에 묻어 있는 지난 행적을 찾아 나름대로 다음과 같이 분석해 보았다. 다음은 해외에 띄엄띄엄 있는 자료들을 보고 나름대로 분석해본 100% 본인 뇌피설.


사업 진행용 개발 예산의 확보전략을 제외한다면, 군용 수송기와는 좀 다른 추진개념으로, 민간 여객기를 설계하여 완성하는데 필요한 것 4가지가 있다.


1. 기술 확보 : 설계와 조립(생산) 체계의 구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System Integration 기술의 내재화

2. 개발비 회수를 통해 프로젝트의 성공을 예상 할 수 있는 발주 최저선인 3~400대의 선주문 확보.

3. 완성기체의 운항지역에 정비 수리 서비스 공급망의 구축(MRO -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4. 운항 예정국의 감항인증과 형식증명(Type Certificate) 획득



일본이 이를 어떻게 추진했는지 살펴보자. [주의 : 글이 길어 가독성이 많이 떨어지지만 어쩔 수 없다]


1. 수요모델의 예측변화 : MRJ90의 초기설계는 비즈니스석 없이 순 29인치 공간의 이코노미석 기준으로 92인승 기체를 목표로 했다. MRJ90은 미국 시장을 목표로 시작된 모델이다.

이 모델의 개발도중 미 항공사 노조들이 메이저 항공사(KAL/Asiana)와 지역 항공사(Regional Carrier 부산항공 제주항공)간의 차별성을 갖도록 중단거리 기종에 76석 이하의 좌석과 화물의 총량이 39톤을 넘지 않게 제한하도록 경영진들과 합의(Scope Clause)함으로 미국의 중형 항공기 시장의 모델 적합도가 변화되었다.

설계가 한참 완성되어가는 중이었던 미쓰비시 중공업은 일차 모델인 MRJ90을 포기할 수 없어, 이 모델의 개발 완료된 후 보다 큰 모델로 MRJ100을 추가 개발할 예정으로 계획을 변경하였지만, 그 목표 시기엔 브라질과 캐나다에 의한 동 시장 선점으로 때가 늦어 후발주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투자대비 수익성을 중시하는 일반 기업에서는 책임자급에서 바로 방향전환의 조치가 취해진다. 그러나 이 MRJ90의 경우는 돈 자루를 쥐고 있는 윗선의 결정으로 초기의 원안 계획대로 믿고 그냥 떠블로 가라고 밀어붙여 방치한 예산 부자였던 나라의 관료적 냄새가 난다.

개발비를 쥐고 있는 경제산업성에서 시시콜콜 간섭을 안 했다면 아닐 수도 있겠지만, ~ 그럴 리가.



2. 기술에 대한 자신감 : 사업의 성공을 위해 대외 홍보용보다는 성취가 가능한 선에서 만족하거나, 여력이 닿지 않는 부족한 부분은 외부의 기술을 도입해야 함은 당연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일본의 조직 문화는 참여자의 의견수렴을 하는 Bottom Up 방식이 아닌 윗선의 심기를 살피는 Top Down 방식이다. 개인 의견을 낼 수 있다거나 그 의견을 수렴하는 유연한 조직은 아니라는 것.

이로 인해 대부분의 일본인에겐 수동적인 성실함은 있어도, 자발적인 적극성은 결여되어 있다. 이런 기업문화는 대외적 대표자(카케무샤로 하청 사장)와 뒤에 숨어 보이지 않는 내부 실권자(모회사의 Big Mouth)가 분리되어 있어 귀책 설정을 애매하게 만든다.

이렇게 상벌에 관한 책임자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시간과 막대한 자본, 인력 등이 투자되어야 하는 개발 부분에서 막연히 자체해결하려고만 매달렸다.

이런 큰 프로젝트에는 자신의 Know-how도 중요하지만, Know-whoKnow-where 등 누구 또는 어디에 그 기술이 있는지 확인하여 빨리 Sourcing하고 이를 System Architecture내에 Integration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일본이 창조력이 약하다고 해서 그들 번영의 토대인 개선(改善-かいぜん) 능력조차 폄훼해서는 안 된다. But 실무자는 정황상 못하겠으면, 할 수 없으면, 하다가 안 되면 어디서라도 기술을 꿔다라도 목표를 달성시킬 대안을 내어야 하지만, 일본의 조직문화에는 기술의 외부도입을 거론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되어있지 않다.

이런 Top down식의 폐쇄적 조직은 돌출 리스크에 아무도 나서지 않아 대응조차 유연하지 않다. 내손안의 Know-how는 나만의 기술이겠지만 System Integration남의 것도 내 것이 되는 종합예술이다.

이것을 확대해석 하면 100% 국산화나 100% 내재화를 고집하는 경직된 조직에게는 프로젝트의 완성이 비교적 힘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안되면 (어떻게든)되게 하라, 한국의 이러한 목표지향적 열린 사업추진 개념은 출발선에서부터 규정지향적인 일본과 궤를 달리하는 부분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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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2000년대 전후의 일본은 독자적 운영체제를 가진 컴퓨터인 PC-8000 등을 생산하며 MSIBM에 도전하는 자신감을 가진 초초 선선 선진국이었다.



3. 첨단소재의 선택 : 카본 파이버는 가볍고 좋은 소재이다. 그러나 쓰임새에 따라 급격한 온도변화와 경시(시간의 경과)변화에 대한 대책이 꼭 필요한 소재이다. 온도변화에 대한 뒤틀림이 많은 부분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복합 재료는 신축력(연신-Elongation)은 높지만 항공기의 이착륙 중에 발생하는 높은 충격력을 받아내기엔 강도(Strength)가 약하다. 즉 소재의 충격 피로(Fatigue)가 금속보다 빠르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가볍다는 장점이 있어 많은 부분에 적용되고 있다.

Toray는 미국의 Boeing에 카본섬유를 독점적 장기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초기의 MRJ 설계에는 탄소섬유를 30% 정도 포함시켰다. 참고로 동시대의 경쟁 모델인 보잉 787 드림라이너는 50%의 복합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한참 개발 도중에 MRJ 항공기용 특수 Grade의 공급여력 문제가 검토되었다.

MRJ는 한두 대 견본만 만들 것이 아니라서, 본격 양산시 카본 파이버 소재의 물량공급이 충분치 않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여기엔 Toray 탄소섬유의 거대 수요자인 Boeing의 몽니가 MRJ용 소재 공급자인 Toray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썰도 있다. 그것은 MRJ가 많이 팔리면 보잉의 777 모델이 덜 팔리게 되는 이유가 원인이다. 그래서 TorayBoeing과의 공급계약상 MRJ의 양산시 물량 공급의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통보 하였다. 보잉의 압력으로 물건 못 주겠다는 이야기.

좌간 이로 인해 초기 설계의 탄소섬유 30% 설계를 모두 갈아엎어 10% 정도로 줄였고 변경된 부분은 모두 알루미늄으로 대체하였다. 이로서 초기 목표였던 상당 부분의 무게절감 Advantage가 소멸되었다. Boeing이나 Toray나 토레이가 아니고 또라이...



4. 종이 설계도 : 개발 실패로 든 이유 중 가장 황당한 것. MRJ 항공기에는 23,000여개의 전선이 실핏줄 같이 연결되어 있는데, 여기에 FAA 표준 배선방법이 아닌 일본의 독자적 배선규격으로 이를 설계를 했다. 참고로 AirBus A380 항공기의 경우 깔려있는 전선이 무려 500km 정도이다.

MRJ의 구체적인 설명을 찾을 수 없어서 확인을 못했지만, 추측컨대 미국이 사용하고 있는 Fly-by-Wire 전용이 아니고 Fly-by-Light (FBL)라는 광섬유 통신방법이 포함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광섬유는 전선의 총량을 줄일 수 있으며 나름 전자파 영향이 낮은 첨단 방식임은 분명하다. FBL은 군사용으로도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이의 설계 경험이 있으며, 수송기 Kawasaki P-1에는 이미 FBL의 방식이 사용되었다(The P-1 employs the world's first practical fly-by-light flight control system).

Fly-by-Wire라도 설계에는 항시 오차가 있기 마련이지만, 믿기지 않는 에 의하면 현장의 배선도는 종이(?)로 수급되고 있었으며, 중간 중간 배선도가 손망실 또는 오류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더구나 엔지니어가 현장에서 오차 수정 후 원본에 미반영 시킨 부분도 발견 되었다.

설계도와 배선의 실제 체결형태가 다름은 미국 FAA에 제출하는 감항인증 문서의 접수부터 결정적 오류가 된다. MRJ 기술팀은 미국의 FAA에게 설계도와 실제 배선이 다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일반적인 공공 행정업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신청 문서가 접수되어야 그 다음의 process가 진행된다.

설상가상 불운하게도 MRJ의 감항서류의 접수 시기에 발생된 두 건의 대형 비행기(Boeing 737 Max) 사고는 전기배선관련은 물론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건전성 검토의 강화로 이어졌다. 반려, 제출, 또 반려, 또 제출... 또또또 무한 반복.

더구나 미국은 중대형 모델에 있어 피하기 힘든 공생관계의 경쟁자인 AirBus 이외에는 도전자를 용인하지 않아 미국내 공항 이착륙에 필수적인 형식증명(Type Certificate)의 부여에 매우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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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정신과 - 파소콘, 노토부크, 확끄스 그리고 디지타루 혁명의 공존시대



5. 개발 문화의 충돌 : 미츠비시는 중대형 항공기의 설계와 미국의 FAA와의 감항인증 진행경험은 없지만 어쨌든 독자해결 노력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많은 시간을 소모하였다.

이미 MRJ는 국제적으로 광고도 많이 되어 있고 대마불사의 크기로 커졌다. 결국 기술부족을 견뎌내지 못해 쪽팔림을 무릅쓰고 외부인력을 고용하기로 결정하고, 특히 캐나다의 봉바르디어 설계인력과 감항인증 팀원을 대량 투입하였다.

그런데 이들을 한방(one room)에 섞어 넣어놔도 물과 기름처럼 양측의 대화 및 교류부재. 즉 서로 뭘 물어보고 대답해야 하는데 캐나디언은 일본어를 모르고 재패니스는 영어를 몬함. 일본인들의 특성인 세계 최고의 정숙한 민도(한국어로 : 국민성)는 상호 융화보다는 운행중인 전철내부만큼 침묵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디스이즈 풴.

더구나 모든 업무에 종이 기록을 남기려고 하는 일본식 업무관행은 Paperless 업무환경에서 온 Digitalian들을 당혹시켰다. 이거 뭥미?

1600년경 오란다(Holland)에 할양했던 나가사키의 데지마(出島) 시대를 시작으로 그후 400여년간 일본인의 집단문화에 가이진(外人-외부인) 또는 가이코구진(外國人)과의 친밀 계면활성제는 뿌리내린 적 없다. 에도시대부터 내려온 집단 왕따 문화인 무라하치부(일본어: 村八分)도 일본인들의 뇌리에 겁나게 박혀 있다. 이런 격벽문화는 물론 우리에게도 조금은 있어 농촌으로의 귀농인들도 가끔은 원주민에 의하여 눈물겨운 서러움을 경험한다는 뉴스가 있지만.

그래서 꿔다논 외인부대는 끼리끼리만 세월아~ 놀며 봉급은 몇 년간 꾸준히 나가도 일은 거의 해결이 안 됨. 결국 외부인력 전원해고.



6. 책임소재 :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요기술 리스트와 그중에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의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즉 매 항목마다 자신의 기술에 대한 엄격한 기술성숙도(Technology Readiness) 평가가 필요하고 이를 여러번 시뮬레이션 해야 한다.

분석에 대한 객관적 신뢰성이 확보돼 통과가 될 때까지 제한 없이 기한 없이 여러번 해야 한다. 한국은 그 평가를 질기게도 10년간 하기도 한다.

일본이 이를 안 했을 리 없는데, 결론적으로 실패했으니 표본 추출이나 결과의 도출 방법에 오차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 오차의 원인이 누구책임인가는 책임을 묻기 이전에 프로젝트의 지휘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동서양 어느 나라든 모두 공동책임이면 모두가 인지한 결정적 실수에 대하여도 대부분 내부고발 없이 모두가 덮어둔다. 그러나 큰 프로젝트에 있어 처음부터 책임소재를 공개적으로 정하고 시작하는 것은 귀책사유에 대한 책임을 지우려는 것 보다는 인위적 실수 또는 부정적 원인에 대한 고의적 은익(은폐)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일본에는 윗선의 심기를 살펴 냄새나는 것은 알아서 덮어버리고, 덮은 놈은 자살 당하는 오래된 은폐문화가 있다. 이는 책임자가 있지만 없는 것과 같다. 개발비 10조원을 쓰고도 무탈이라면 이것은 일본 기업 문화의 영향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7. 경쟁격화 : MRJ의 출시가 초기의 계획대로 되었더라도, 캐나다의 CRJ(AirBus A220), 브라질 E-Series 이외에도 러시아의 Sukhoi 슈퍼 제트 100과 중국의 Comac ARJ21/C919 등과의 새로운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새로운 참가자들은 적어도 팬데믹이 없었던 2019년 이전의 시장예측분석으로, 이동 수요가 폭발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봤던 그 예측을 가지고 도전하려고 했다. 그러다 팬데믹이 와서 항공운항 수요가 아주 쪼그라들었다.

운행 중이었던 기존 비행기조차 운행 기회를 잡지 못해 주기장에 한 달 열흘 내내 그냥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 이제는 출하시기가 빠르건 늦건 Red Ocean 각축전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환경으로 변화된 것이다. 팬데믹 등으로 보잉도, 에어버스도, 봉바르디어도, 엠브라에르도 기업의 생존에 있어 생(-살아있기)과 존(-버티기)의 존버 무한 경쟁에 돌입해 있었다.



8. 목표가 날아갔다 : 개발 초기의 경쟁력 확보계획은 경량소재를 사용하여 연료 소모량을 줄인 환경 친화적 항공기의 개발이었다. 즉 가벼운 카본 파이버를 많이 사용한 비행기를 제공하여 단위 유류당 더 긴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비행기로, 수요자의 운용비 절감 등 경쟁사 보다 30% 이상의 Running Cost를 줄여주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계획이었다.

국제 유가가 거의 배럴당 US$100 정도하던 2007년 시절이라 비행기 티켓에 붙은 유류할증료가 여행객에게 부담되던 때였다. 이는 엔진을 외국서 사다 쓰는 일본이 활용하려는 틈새로서 동체를 가볍게 만들어 생기는 30%의 연료효율 증가를 파고든 야심찬 계획이었다.

그런데 왠걸... 기름값이 뚝 떨어졌다. 이는 상당 부분의 잔여 Advantage도 소멸됨을 의미한다.



9. 감항인증 : 인증분야는 설계와 제조 이외의 영역으로 가장 높은 허들 중 하나이다. 미국의 공항에 입항하려면 FAA의 인증 제도에 따른 형식증명(Type Cert.)과 감항증명(Cert. of Airworthiness)이 필요하다. 유럽의 경우 EASA가 있으며 FAA와 상호 교차인증 협약이 있다.

형식증명은 항공기의 설계가 FAA 설계 코드를 준수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설계의 건전함을 증명한다. 감항증명은 항공기가 형식증명된 설계에 준하여 제작되어있는 지와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상태인지의 확인이다.

감항증명에는 제작된 항공기뿐만 아니라 생산라인, 작업장 그리고 생산설비의 건전성도 포함된다. 이를 획득하기 위하여서는 KF-21 전투기의 2,000시간 보다 많은 최소 2,500 시간의 미국내 비행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배선과 소프트웨어의 안전성이 인정된 기체에 한하여 감항인증 신청단계에 진입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 다음 과정으로 비행시험을 통과하여야 한다. 비행 테스트에는 400여개의 점검항목이 있으며 형식증명(Type Certificate)을 획득하려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전 항목의 통과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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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항목의 복잡성은 항공기 사고의 누적에 기인한다.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 또는 점검항목을 추가하여 지금 version 수준의 복잡성을 띄게 되었다. 국적 비행기가 없으면 비행기 사고도 없으므로, 비행기를 가장 많이 만든 나라와 비행기 사고가 가장 많았던 나라는 같다. 다른 말로 항공기 사고가 많은 나라가 항공기의 안전을 더욱 개선시켰다는 것이 된다.


ʕ•̀ω•́ʔ ~ ~ ~ ~ ~ ~ ʕ•̀ω•́ʔ


캐나다의 봉바르디어에 퇴직 후 이 프로젝트의 개발팀에 참여했던 한 캐나다 엔지니어의 글을 본적 있다. 그는 봉바르디어의 사내 기준으로 보면, 100명 정원의 민항기를 턴키 개발하는 개발(용역)비용으로 약 5,000억원 정도 들것으로 보았으며 여기에는 완성된 기체 1대의 제작비가 포함된다고 하였다. 봉바르디어의 경우 개발, 설계, 풍동시험, proto 제작 등 공장주변에 부품 생태계를 포함하여 모든 제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일본은 전투기로 F-2, 수송기로 C-2 등을 개발한 기술력과 생산여력이 있으며 이들은 현재도 현역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이라면, 화물기 또는 여객기의 개발 난이도는 극한까지 가 봐야하는 전투기의 난이도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러한 산업적 여력을 가진 일본의 경우 기존의 자국 산업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어, 넉넉하게 3조원정도라면 생산 공장의 토지비용을 포함한 생산라인의 확보까지 포함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여기에서 변수라면 감항인증 및 형식증명의 획득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 개발과 생산조직의 고정비가 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런 거대한 조직을 효율적으로 꾸리려면 교육비, 유지비, 소요시간, Supply Chain 생태계의 확보 등에 수조원이 들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미 보잉에 납품 등으로 상당 부분의 생태계가 자국내에 이루어져 있다. 그래도 10조원이라면 이에 넘치는 액수이다.


개인적 생각은 초기 당시 예산과 인력 등 개발 여력을 가지고 있던 일본의 경우, 공무원의 입김이나 허세를 뺄 수 있었다면,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 초기부터 개발 방향을 달리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 실패의 변수를 줄이기 위하여 현존 가동 중인 기존(구형) 모델의 IP를 구입하여 개량하는 방식이나, 자국 개발조직원의 교육을 포함한 턴키 개발 어드바이스 방식으로도 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혹시 대본영의 덕담 역시 일본 해군은 강해라는 주술 마법을 펼치는 그 순간의 짜맀함을 위해 엔돌핀, 도파민, 세로토닌을 왕창 부어 넣으며 현실을 부정하고 정신의 승리를 주장하던 일본해군 지휘부의 멘탈이 미츠비시의 조직내에 아직도 계승되어 있어 이 프로젝트가 산으로 갔는지도 모르겠다.


2000년대 당시 G2의 경제력을 가진 일본으로선 좀 쪽팔리는 일이였겠지만, 우리에겐 서두의 설명대로 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완성한 FA-50, 수리온, LAH 그리고 보라매라는 4(4가지)의 성공물이 있다. 한국이라고 가오가 없었겠냐,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시행착오를 피하고 예산을 아끼려고 그랬지.


외주방식을 통한 턴키 개발 용역의 경우 목표 달성이라는 기한과 금액의 한계선과 잔금은 성공불이라는 연계선이 있어 개발 중 이를 활용한 개발 갑질도 가능해 더욱 효율적이다. 근데 돈 많고 기술이 빵빵한 일본의 공무원이 자기사업에 외국물이 드는 걸 좋아할 리는 없었을 것이고 뭐든 자국화를 해야 공무원의 폼이 더 난다.


반면 일본이 노력하던 100% 기술과 부품 내재화의 필요성에 대하여서는 좀 다른 의견도 있다. 한 보잉의 경영진이 MRJ에 보잉 737의 조종석(Cockpit)을 사용하도록 제안했다. 그렇게 하면 MRJ의 개발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쓰비시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는 보잉의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표피적 전제이다. 그러나 실질적 보잉의 속셈은 보기와 다르다.


당연하게도 보잉은 보이지 않게, MRJ가 의존하려는 부품 생태계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들에게 보잉 이외의 소량주문에는 공급기간도 길게 하고 값을 비싸게 부르라고 꼼수. 그래서 MRJ가 보잉의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MRJ는 보잉의 볼모가 된다.


미츠비시 같은 대기업은 하도급을 통하여 하방적이며 계층적 권력 구조를 선호한다. 권위조직에 소속된 팀원들에게 창의력을 발휘하라고 명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프로젝트의 진척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겼다고 해서 최고 권력자가 이를 선택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환경이 다양한 목적에 필요한 창의성을 발휘할 수는 없는 환경이 된다.


이글은 한국이 잘하고 일본이 못하고를 말하려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개발방식과 업무진행의 차이는 한국의 목적지향형과 일본의 절차준수형이 다른 것 같다. 한국의 경우 불법만 아니라면 긍정적인 면에서 모든 자원을 목표달성을 위하여 활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작동 매뉴얼이 있어서 그 규정 안에서만 행동하고 그만큼 만의 책임을 지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해결 의지와 능력, Working Backward』 하면 된다 vs 되면 한다

AVvXsEjPWA2TIPsscBZ5RRYeQJyepJbGXZHIIB0jJxmMVZtCFWLDpUUhP564IkEeYbEYReMOAroBTg9353tOvok3rD9Mi5QNtXom2qv64C8lfZnGCalU95RMJtx9aCrWYKgQ5sGOgP0hFL0k5AAuxGnB5w5hdpoxcvc4YcOHmPu1A4B6A4DCK4stll0t_bsBG6SZ=w640-h42


또 다른 면에서, 한국과 일본의 기본적 차이는 문제해결 의지와 능력에 있다고 본다. 조금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면 “Project Design”과 아마존의 “Working Backward” 같은 것의 결여가 핵심 아닐까. 그런데 막상 필요한 그 문제해결 방법은 그들의 매뉴얼 밖에 존재해 있으며 또한 그 책임자가 불분명 하다는 것이 일본의 문제이다.


이것은 사업포기를 후 한 인터뷰에서 추론이 가능하다. “Mitsubishi admits it underestimated the MRJ/SpaceJet program” 미츠비시는 이 사업을 과소평가했다고 했다. https://airinsight.com/mitsubishi-admits-it-underestimated-the-mrj-spacejet-program/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토요타의 "Just In Time" 등 일본의 업무나 공정개선 능력은 평가 할만하다. 그러나 이처럼 위에서 시키니까 하긴 하는데 뭐가 우선인지, 뭘 해야 할지 모르지만, 절차를 준수하며 내재화에 All-in 하다가 원금마저 홀라당 다 까먹던가, 아니라면 쪽팔리는 걸 감수하며 개선하던가. 그 결정은 자기의 몫이다.


다른 면에서 보면, 하나의 부품을 한땀 한땀 장인정신으로 만드는 기술과 전체부품을 아울러 설계하고 완성품으로 가동 시키는 기술은 별개이지만 아직 일본인들은 이의 인정을 거부하는 건방짐을 품고 있다.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다량의 한국의 무기 수출을 냉정히 바라보고 있는 어느 군사전문가의 평이다.

日本, 特定技術のいくつかでのみ優位にありますが, それらをしく統合して通用可能製品能力はありません. だが, それがまさに技術核心です. だから統合能力れた韓国技術力優位なのだ.  "일본은 특정 기술 몇 가지에선 우위에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통합하여 시장에서 통용 가능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러나 그것(Integration)이 바로 기술""의 핵심이다. 그래서 통합 능력이 뛰어난 한국의 기술력이 우위에 있다."


뭐가 또는 누가 옳은지는 시시각각 환경과 조건이 변함으로 상황에 따른 우선순위는 있되 정답은 없어 보인다. 설상가상 이 프로그램은 20196월의 재평가에서 수익성이 없을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래서 이름을 스페이스 제트 M-90 M-100으로 바꾸고 재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증 시험비행이 지속적으로 연기되었고 더구나 형식증명 획득과 감항인증 통과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20205월에 분기 손실을 보고하였고 사업철수로 방향을 돌렸다. 그리고 20232월 공식적 사업종료를 선언한 것이다.


결론은 의욕 있는 한 공무원이 쏘아올린 작은 공 하나인 MRJ 프로젝트에 10조원이 들었으며 이제 그 돈 잔치 카니발은 아주 비싼 수업료를 내고 깔끔하게 끝났다는 것. 한국어로 가장 적당한 표현은 거대한 삽질이 되었다.



이러한 큰 프로젝트에는 자신이 보유한 Know-how에 더하여 내게 부족한 부분의 Know-whoKnow-where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다른 표현으로서는 불확실성의 해소 능력이다. 그래서 남의 기술이라도 내 것으로 만들어 나의 프로젝트 안에 녹여내는 integration 능력이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더 높여주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사회나 기업이나 마찬가지로 사업의 성공여부에는 어떠한 마음자세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가에 달려있다고 보여 진다. 특히 지휘관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마음자세이다. MRJ 보다 100배는 복잡할 포철의 사업화에 있어, 박태준이 쇠에 대하여 뭘 그리 많이 알아서 지금의 포철이 되었겠나. 박정희는 겨우 간판만 달아주었을 뿐인데. 아마 그는 포항(浦項)砲港(철대포를 쏘는 항구)이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일본을 보면 참여자 개개인의 업무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으로 능동적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즉 수동적인 성실함에 더하여 능동적 개발의지. 책임 있는 리더쉽(1/n만의 책임이 아니라), Follower로서의 의욕 또는 성취욕, 지위 고하를 막론한 비배타성 참여기회의 부여, 위기시 뭉치는 힘, “안되면 되게 하라는 능동적 의협심과 노블리스 오블리제 등이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더 높여준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든다.


최근 껄적지근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만만했던 이웃 나라의 항공산업 발전과 더구나 유럽에까지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는 FA-50 군용기들과 KF-21의 개발상황을, 자국의 상황과 비교로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부자나라 일본의 지도자들로선, 뭔가 해야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혼자 하기 엔 예산도 기술도 인력도 버겁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어, 엉거주춤 MRJ 프로젝트 보다 4배나 더 큰, 40조원짜리, 또 다른 다국적 카니발에 도전을 강요당하고 있다.


그런데 새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인 F-3 전투기는 MRJ 정도의 헐렁한 기술이 아니라 일본이 경험해본 적 없고 가지고 있지 않은 고도로 복잡한 System Architecturing 기술과 Integration Software가 필요하다. 참고로 F-35의 경우 Software의 역할과 개발비용이 전체 가격의 50%를 상회한다. 날려버린 MRJ보다 더 큰 도전인 것이다.


그런데 System Architecturing 기술과 Integration Software는 기존 일본이 자랑하는 아날로그 장인이 담당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이에 대한 기술도 개발 인력도 없으며 자국내 인력의 육성도 단기간엔 가능하지 않다.


F-3 프로젝트는 미국과 파트너링을 저울질하다 포기하고 영국으로 갔다. 그런데 영국의 기존 6세대 Tempest 프로젝트와는 별도로 GCAP(Global Combat Air Programme)라는 새로운 이름의 다국적 프로젝트를 만들고 이에 참여와 지분을 조율중이다. 최근 영국의 국방장관 Ben Wallace는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일본에게, 참여를 포기하지 말고 화끈하게 쏘도록 부추기고 있다.


상호간 공동개발 조건은 아직도 영국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의 3국간에 매일 묵찌빠를 하고 있었는데, 최근 사우디가 물주로 낄 터이니 지에게도 패를 돌리라고 나타나서 새로이 협상중이다.


헌데 최근 미국의 6세대 전투기 개발완료(미공군 입찰안내문 : May 18, 2023) 뉴스로 템페스트/GCAP/F-3를 시작하기도 전에 꽝이 되어버린, 새로운 사육제의 도전시도는 나를 항상 궁금하게 만든다.

https://www.af.mil/News/Article-Display/Article/3399524/air-force-solicits-source-selection-proposals-for-ngad-platform

카니발 = 사육제 = 謝肉祭 = 死肉祭(한자라서 미안합니다)


Ref. : 일본 중형항공기 MRJ90 by Asianometry, 

https://www.youtube.com/watch?v=XkmtrsE9Jfg,

http://www.flythemrj.com, 

https://www.mhi.com/jp/news/200803284691.html,

http://aviationweek.com/mro/mrj-s-biggest-us-challenges-scope-clauses-certification,

https://www.mhi.com/jp/group/mitac/news/2019/20190905.html,

https://www.defensenews.com/global/europe/2023/02/10/wallace-urges-italy-japan-to-stick-with-just-launched-fighter-project/ 외 다수



Appendix :

말미에 Integration 기술의 극단적인 예 두 가지를 들고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그 하나는 아이폰이다. 애플은 IOS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사용하는 Chip 조차도 설계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제품을 구성하는 모든 부품은 100% 외부 전문기업의 제품이며, 그 제품의 조립조차도 외주를 통하여 해결하고 있다.


애플이 가지고 있는 것은 달랑 복제불가한 소프트웨어, 최첨단 칩설계 기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융합시키는 integration 기술이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이 한국, 대만 그리고 중국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품에 대한 완전한 이해 없이는 애플과 같은 integration 기술을 발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두 번째의 예로서 중국의 항공기 모델인 Comac ARJ21C919가 있다. Comac ARJ21은 자국 국내선에 상업 운항을 실시하고 있으며 동 모델을 인도네시아에 수출도 하였다. 이보다 큰 C919는 자국 내 상업적 운항을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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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 부품의 85%는 외국산이다. 일본은 죽을 쑤다가 포기했는데, 차이나는 나름 참 대단하다. 그러나 위의 그림과 같이 부품 공급처 등의 내막을 보면 과연 이것이 미국의 Supply Chain으로부터 자유로운 비행기 인가를 알아보게 된다. C919는 완전히 미국과 서방의 생태계 안으로 들어와 있어, 미국이 수틀리면 언제든 중국을 먼 산만 바라보게 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서방 언론에서의 이 C919 항공기에 대한 평가는, 비록 CFM Leaf 엔진을 사용하고는 있으나 서방의 동급 항공기에 비하여 30% 정도는 효율이 낮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서방의 시장으로 나오지는 못할 것이고 자국 국내용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품 손님그 선까지가 서방이 허용하는 이 항공기의 한계이다.


서방의 C919 평가 : This plane has 85% foreign made parts. Without the support from US and Europe it won’t fly anyway. China's main aim is to sell this plane domestically so that they can reduce their dependence on Boeing and Airbus.(이 비행기는 85%가 외국산 부품으로 만들어졌다. 미국과 유럽의 지원 없이는 어차피 날 수 없다. 중국의 주요 목표는 이 비행기를 국내에서 판매하여 보잉과 에어버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혹시라도 덤핑 공세 등을 통하여 서방시장에 침투하려 한다면, 미국이 이를 억제시킬 수 있는 방법은 그림과 같이 많이 쥐고 있다. 아마 그 힘의 실질적 행사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이런 공갈이 실질적으로 Foreign Policy를 통하여 벌어지고 있다. “If China Arms Russia, the U.S. Should Kill China’s Aircraft Industry”. 중국이 러시아에게 무기를 주면 미국은 중국의 항공산업을 박살낼 것이라고.

https://foreignpolicy.com/2023/03/20/china-russia-aircraft-comac-xi-putin/ dated March 23, 2023.


그럼에도 끊임없이 미국에게 들이대는 인구 빨 용기는 참말로 가상하기도 부럽(우면 지는 거)기도 해 보인다.


우리는 이 MRJComac ARJ21, C919의 사례를 깊이 연구하고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Final Epilog : Mitsubishi202327SpaceJet(MRJ) 연구 개발 프로젝트의 종료를 발표한 후 첫 프로토타입 기체인 JA21MJ, 동년 38일 미국 워싱턴주 Moses LakeGrant County 국제공항에서 해체되는 모습이 촬영되었다. 물론 엔진은 당근마켓에 중고로 내어놓으려고 미리 떼어놓았다.


AVvXsEh-ipdAX8UspBiGSCfagg2aST3bnminBf7Qf1dxlSMQDgelHwAk0kqx_MasNgFqAio89FSRcnYDZTt_M-ErNciw71rZD8zHk0P9iQQ2et21wLUEGRj7Fb-v3cqLj-C2zgJBH52LT5KXTfMMGZtxSo7peoHBFEdgRUVmXJ_gF-snTZPgJfUKN8isNj8qoQ=w640-h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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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츠야
23/08/26 22:32
수정 아이콘
글이 중간에 날아간 것 같습니다.
극스압주의라고 쓰여 있어서 오 많이 긴 글인가보다 했는데 그 다음이 안 보이네요.
우스타
23/08/26 22:35
수정 아이콘
오버플로우
3줄 요약
극과 극은 통한다
singularian
23/08/27 02:26
수정 아이콘
오랜 삽질 끝에... 드디어..
에이치블루
23/08/26 22:43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시리즈물 느낌인데 혹시 다음 편도 있는걸까요?
Dr.박부장
23/08/26 23:12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근데 중간에 노란색 글씨는 너무 안 보입니다.
23/08/26 23:28
수정 아이콘
+1… iPhone 크롬에서 보는데 노란색은 읽을수 없네요.

암튼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Dr.박부장
23/08/26 23:31
수정 아이콘
저는 쭉 긁어서 다 읽기는 했습니다^^
singularian
23/08/27 02:27
수정 아이콘
지금은 보일 것입니다
singularian
23/08/26 23: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에는 정상적으로 잘 올라가던 구글 편집기도, 마소 편집기도 지금 에러가 납니다.
신기하게도 순수 텍스트 편집기로 올려도 사용하지 않은 문자가 생성됩니다.
특수문자에서 초성채로 인식하여 버그를 생성하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초성체 안 씁니다.
이 글을 보신분이 계셔서 이젠 지울수도 없고
그냥 분투중입니다. 화팅...
조용한 토욜이라 용량 계산 안 하고 정진중입니다만...
아이폰 아이패드에서는 정상적으로 보입니다.
wiswig 편집기는 황당합니다.
척척석사
23/08/27 00:51
수정 아이콘
메모장에 한번 복사하셔서 서식 싹다 날리고 다시 붙여넣어보세용
singularian
23/08/27 02:27
수정 아이콘
그렇게 해도 약간의 버그는 남네요
23/08/26 23:57
수정 아이콘
일본의 절차지향적인 면과 한국의 결과지향적인 면은 it에서도 드러납니다.

일본에서 it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spec문서는 신이고 모든 문제해결의 시작은 spec문서의 수정에서 시작됩니다.

당연히 간단한 문제도 해결하는데 일정 이상 기간이 소모됩니다. 다만 비슷한 문제는 다시 일어날 확률이 낮죠.

한국은 간단한 문제는 그냥 몇십분 안에 처리됩니다.

다만 같은 문제가 다른 곳에서 또 날 수 있죠.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singularian
23/08/27 00:14
수정 아이콘
"비슷한 문제는 다시 일어날 확률이 낮다."는 것은 신화나 전설입니다.
23/08/27 08:25
수정 아이콘
It에서는 스펙문서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미리 찾아낼 수 있거든요.
아케이드
23/08/27 09:28
수정 아이콘
IT쪽은 스펙 잘 만들어 놓으면 하위 단계에서의 문제를 많이 줄일수 있긴 합니다
반대로 스펙이 엉망이면 하위 단계에서 수습불가능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구요
슈퍼카
23/08/27 00: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항공기 부품회사에 재직중인데, MRJ용 부품 개발이 끝났는데, 수요가 확 늘지 않고 한 3~4년전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어느순간부터 아예 생산을 안했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처음 MRJ용 부품 개발 시작할 때는 BA만큼 생산할 줄 알았거든요.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블래스트 도저
23/08/27 03:07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대형기도 아니고 승객이 100명도 안되는 것도 이렇게 만들기가 쉽지 않네요
아케이드
23/08/27 09:47
수정 아이콘
미츠비시는 정말 낡아빠지고 폐기처분해야 할 수준의 기업인데 대마불사로 살아있는 거죠
23/08/27 10:34
수정 아이콘
이맛에 pgr봅니다 크크
재미지게 읽었습니다
-안군-
23/08/27 11:32
수정 아이콘
IT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 know-where는 진짜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바닥부터 모든걸 자기손으로 만들려고 들면, 설사 그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더 많은 비용, 더 많은 시간의 소모를 감수해야죠. 그리고 그것이 차후의 이익을 보장해주지도 않습니다. 기술이란 빠르게 진보하고, 그 발전한 기술을 쫓아가는 데 또 비용을 써야만 하거든요.
자체 3D엔진을 개발해서 MMORPG를 만들던 시절을 생각하면... CB.. 눙물이.. ㅠㅠ
singularian
23/08/27 11:52
수정 아이콘
Latte는 말이야 ^^
신천지는누구꺼
23/08/27 11:43
수정 아이콘
이런걸 보면 반도체는 확실히 세계 합작품이란걸 느낍니다.

중국이 반도체를 만들기 어려운 이유.. 저 많은걸 혼자 다해야하니 어려우듯이..
마카롱
23/08/27 12: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방산 업계에서 일하다보니 글에 끄덕이면서 보게 되는군요.
가능한 국산이 우선이긴 합니다만 결과물을 놓고보면 외산 부품(중국제 외)의 조립체입니다. 사실 하나하나 다 만드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통합시켜 쓰는 것이 개발 기간 및 비용에서 훨씬 절약이 되니까요.
우리나라 방산이 잘 나가는 이유도 바로 그 이유 같습니다. 개발기간 조이고, 인력 갈아 넣어서 빠르고 싸게 만들어 내니까요. 저희 회사가 참여한 이름만 들어도 아실듯한 체계 개발사업도 개발계획 기간보다 거의 1년 단축시켜서 개발인력들 밤낮없이 일하더군요.

댓글 쓰다보니 레드백 관련 일본 뉴스가 생각납니다. 전부 다 외국 부품이다. 기술이 없으니 조립밖에 못한다, 레드백은 라인메탈 장갑차보다 싼마이다라는 댓글이 많았는데 실상은 일본은 그렇게 통합시킬 능력도 없고, 레드백은 링스보다 비쌌으나 수주 성공했죠.
singularian
23/08/27 15:26
수정 아이콘
무기에 있어 모두들 전투능력만 이야기 하지만, 인테그레이션에서 한 가지 이야기를 더 한다면, K2 전차와 K-9에 고무 트랙을 적용한 것이 신의 한수라고 봅니다.

이의 성능을 본 외국도, 자국 물건 구매시 채택하는 것을 보면, 이제는 한국의 전(포)차에 적용한 캐나다의 Soucy사에서 개발한 고무 캐터필라가 거의 세계 표준화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철제보다 조용하고, 내마모성도 좋고, 더구나 주행 중 승무원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이것이 진정한 인테그레이션의 능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Know-where and Know-who... 한국이 캐나다의 고무트랙을 발굴하여 세계화...
사람되고싶다
23/08/27 13:15
수정 아이콘
항공기 시장 재밌죠 흐흐. 천상계의 보잉과 에어버스, 중소형의 엠브라에르 봉바르디에 등. 도전자인 MRJ는 망했고 의외로 COMAC은 꽤나 잘나가고.

좀 다른 이야기지만 한국도 점점 신세대들은 '하면 된다'보다 '되면 한다'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친구들하고 얘기하곤 합니다. 당장 저만 해도 그래서... 뭔가 자기 의견 표출 꺼리는 것도 그렇고 점점 사회가 일본화 되는 느낌.
닉언급금지
23/08/30 18:49
수정 아이콘
이 글이 추천수가 7이라니... 추게가 유명무실해져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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