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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2/06 00:28:41
Name BK_Zju
Subject [일반] [성경이야기]이스라엘 vs 가나안 다섯 연합국
안녕하세요.
재미있는 성경이야기. 오늘도 시작하겠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주제로 적는 “소설”입니다.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말이 안 될수도 있지만 너무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성경 세계관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에 동감을 하는 재밌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시간은 기브온 주민들의 거짓말로 인한 평화조약 사건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동맹을 배신하고 떠난 기브온에게 분노한 가나안 남부지방의 다섯 왕은 처음으로 마음을 합하여 배신자 기브온을 치기로 결심합니다.

우선 아래 지도를 살펴보겠습니다.

mAO5g9f.png

지도를 보면 현재 여호수아 = 이스라엘 백성의 본진은 길갈과 여리고 지역입니다.
여기서 서쪽으로 공격해 아이성을 점령했고, 또 서쪽으로 이동해 기브온으로부터 항복을 받았습니다.
사실 원래 기브온은 이스라엘에게 항복하기 보다는 다른 가나안 부족들과 함께 이스라엘과 맞서 싸우기 위한 동맹을 주장하던 자들이었습니다.
다만 이 동맹에 대한 논의는 계속 되었지만 결국 시간만 끌리면서 협의가 되지 않았고, 이에 이스라엘의 공격을 첫 빠따로 맞아야 하는 기브온은 동맹을 배신하고 먼저 항복을 결심한 것이었습니다.

동맹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성경에 제대로 나와있지 않지만, 보통 이런 일의 경우에는 누가 얼마나 전쟁 경비를 쓰느냐의 문제일 것입니다.
이들 가나안 남부 도시 국가들은 원래 서로 적입니다.
이번에는 대규모 침공군 - 이스라엘과 맞서 싸우기 위해 임시 동맹을 맺지만,
모두들 내심 바라기를 이 전쟁을 통해 다른 도시 국가들은 큰 타격을 입고 자신은 세력은 최대한 보존해서 가나안 남부지방의 맹주가 되길 원했을 겁니다.


기브온을 포함한 가나안 남부 다섯 도시 각자의 생각은 아마도

기브온 : 내가 가장 북쪽에 있고 곧 이스라엘이 이쪽으로 쳐들어올거다. 그러니 너희 다섯 왕들은 빨리 군대를 소집해서 기브온으로 와라. 우리가 모두 힘을 모아서 이스라엘을 먼저 치자!!

가나안 남부 다섯 왕 : 우리가 굳이 이스라엘을 선제 공격할 필요 있냐? 침략 전쟁을 하는데 얼마나 많은 돈과 물자가 드는지 알어? 방어전으로 가자. 그냥 이스라엘이 너희 기브온 땅 공격할 것 같으면 말해. 우리가 도와주러 갈게.

기브온 : 그럼 전쟁터는 우리 땅이 되는데?
우리 땅에서 전쟁하게 되면 너희들은 아무래도 우리 물자로 보급 받지 않겠냐?
그럼 설령 이스라엘을 격퇴하더라도 우리 땅은 피폐해질거고. 그럼 결국 우리만 x되고 너희만 꿀 빠는 형태잖아?

가나안 남부 다섯 왕 : 우리 군대가 너희 기브온으로 가는것만 해도 비용이 상당한데, 너희 땅 피폐해지는게 부담되어서 우리보고 같이 이스라엘을 침공하자고? 기브온 너희들이 우리 다섯 국가들의 침략 전쟁 경비랑 물자 지원해 줄거 아니면 우리도 굳이 그렇게는 안할래.

기브온 : 아놔.. 나 포함 여섯 국가들이 연합하면 군대 덩치도 상당할텐데 저걸 어떻게 다 먹여 살려... 복잡하다. 걍 이스라엘에 항복하자!!


아마 이런 스토리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기브온이 항복하자, 이제 발등에 불 떨어진자는 기브온 바로 밑에 있던 [예루살렘] 이었습니다.
예루살렘은 기브온을 완충재로 삼아 꿀 빨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자기가 가나안 나머지 넷 도시국가들을 위한 완충재가 될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예루살렘이 나머지 가나안 남부 4개의 도시 국가들을 설득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예루살렘 왕 : 애들아~~ 빨리 여기로 온나. 나를 도와 이스라엘을 치자!!

나머지 4명 왕 : 거기까지 가기 힘들어... 그냥 이스라엘이 너희 공격하면 우리가 도와주러 갈게.

예루살렘 왕 : (헐 이놈들이 또 꿀만 빨려고!!) 나 예루살렘 왕 - 아도니세덱이 선언한다.
예루살렘의 뜻은 평화의 터전이며 나의 이름 아도니세덱의 뜻은 “나의 주는 의롭다” 이다.
나 - 평화의 왕이자 세상에서 가장 의로운 이 아도니세덱이 말한다.
너희들은 예루살렘까지만 올라와라, 그 이후의 모든 전쟁 경비와 물자는 내가 다 책임지겠다!!
우리가 어찌 저 거대한 침략자를 앞에 두고 각자의 이익만 계산하면서 연합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내가 의롭게 희생할테니 너희는 날 도와달라.
그리고 첫 공격 목표로 이스라엘이 아닌 일단 바로 옆에 있는 배신자 기브온부터 처단하자!
우리의 평화를 위해 기브온의 배신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러한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의 열변에 나머지 4명의 왕
헤브론 왕 호함
야르뭇 왕 비람
라기스 왕 야비아
에글론 왕 드빌
이렇게 총 다섯 왕이 드디어 연합을 해서 1차로 예루살렘에 집결한 이후 기브온으로 진격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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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온은 아이성과는 달리 상당히 큰 도시였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그래봤자 다섯 연합국을 상대로 승산이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기브온은 평화조약을 맺었던 이스라엘에게 지원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스라엘 내부적으로도 기브온 평화조약으로 인해 속이 쓰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원래는 저 큰 도시의 사람들을 다 학살하고 자기들이 먹어야 할 땅이었는데,
어이없는 속임수에 넘어가서 앞으로 영원히 기브온 땅을 못 먹는 상황에 많이 속상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마침 다섯 연합국이 기브온을 쳐들어 왔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전쟁은 사람들을 이기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전투로 인해 기브온 주민들이 전멸하면 이스라엘은 더 이상 평화조약을 생각할 필요 없이 기브온 땅을 공격할 수 있고,
거기에 만약 기브온 주민들이 최대한 다섯 연합국의 힘까지 빼놓을 수 있다면 더 좋은 상황일 것입니다.

하지만 여호수아는 이런 계산적인 사람들과는 달랐습니다.
그는 기브온의 지원요청을 받자마자 이런저런 계산 없이 기브온을 돕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이런 여호수아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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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걱정하지 말라고만 하지 아무런 구체적인 조언은 없었습니다.
여호수아는 냉정하게 양측의 전력 상황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전력의 핵심은 많은 인구입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땅은 점령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자가 넉넉하지 않아서 많은 대군을 온전히 전투에 투입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광야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다 이제 막 가나안 땅에 오다보니 제대로된 무기가 매우 부족했습니다.
[즉 숫자만 많은 오합지졸 민병들인데, 그 숫자가 많은 것도 100%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반면 가나안 남부 다섯 왕의 연합국은 오래전부터 가나안에서 도시 국가를 이룬 정식 군대를 가진 나라입니다.
그들의 군대 무기와 훈련도는 이스라엘 오합지졸 민병들에 비할 바가 아니었고,
숫자가 비록 적은게 문제였지만 다섯 도시국가가 힘을 합하면 그 숫자의 차이도 어느정도 극복이 가능했습니다.

즉 객관적인 전력상 40 : 60 정도로 가나안 다섯 연합국이 조금 더 유리한 상태인데,
여호수아는 이 전력상 약세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아이성 전투때 증명되었던 이스라엘 의외의 가장 큰 강점 - 기동력을 활용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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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지도를 보면 길갈에서 기브온까지는 직선 거리로 약 40km 거리입니다.
(당시 도로 사정이 지금만큼 좋을 리가 없으니 실제 행군로는 더 길었을 겁니다.)
여기에 기브온은 아이성보다 더 높은 해발 800미터에 위치해서 아이성 때보다 더 힘든 [산악행군]을 해야합니다.

지난 아이성 전투때 이스라엘의 3만 군대는 약 24km의 해발 500미터 야간 산악행군을 단 하루 새벽 (약 6시간 ~ 8시간 사이)에 성공하는 괴력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여호수아는 이번 기브온 전투때는 약 40km의 해발 800미터 야간 산악행군을 똑같이 새벽 (약 6시간 ~ 8시간 사이)에 감행해서 기브온에 해가 뜰 때 갑자기 기습할 전략을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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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800미터 산악행군 40km를 낮에 6~8시간만에 주파하는 것도 쉬운일이 아닌데,
이걸 제대로 된 조명하나 없는 옛날의 야간에 움직여서 성공해야 합니다.
이 불가능한 미션을 위해 거의 100살 가까이되는 노인인 여호수아가 솔선수범하여 가장 앞에 서서 군사들을 인도했고,
이스라엘의 군대는 길갈에서 야간에 출발해 기적적으로 동이 틀 때쯤 기브온에 도착하는데 성공합니다.


한편 이스라엘 군대가 기브온에 도착할 그 때, 가나안 다섯 왕들은 아직 전쟁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누가 이 군대의 최고 대장이 될 것이냐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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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킹덤에서도 현재 기브온 전투와 비슷한 합종군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다행히 여기서는 전국적으로 네임드였던 춘신군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대장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지금 가나안 다섯 왕의 연합국은 다 고만 고만한 자들입니다.
여기서 누가 대장이 되냐에 따라 앞으로 누가 가나안 남부땅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게 되느냐가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기브온 땅에 도착한 상황에서도 아직 지휘계통을 정하지 못하고 계속 대장이 누가 될 것이냐에 대한 논쟁을 벌입니다.

물론 이들도 생각이 아예 없는건 아니고, 아직 이스라엘 군대의 움직임이 없으니 논쟁을 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 했을 것입니다.
[길갈에서 기브온까지 40km 산악로는 정상적인 행군이라면 약 3일정도 시간이 걸릴테니, 이스라엘 군대가 출발하기 전까지만 대장을 정하면 된다는 계산이었을 겁니다.]

문제는 이스라엘 군대가 새벽에 출발해서 동 트기 전에 도착하는 기적의 기동력을 보여줬다는 것이고,
지휘계통이 통일되지 않은 연합국은 결국 이 기습에 당황해 일단 퇴각을 결정합니다.
[이때까지는 다섯 연합국에게도 큰 피해는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퇴각을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지도를 보면 현재 다섯 연합국의 본진은 [기브온 남쪽의 예루살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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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보급로도 예루살렘 -> 기브온으로 펼쳐져 있었을 것이고,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당연히 퇴각도 예루살렘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퇴각하는 도중에 피해를 조금 받겠지만 어찌되었든 예루살렘까지 퇴각에만 성공하면 난공불락의 예루살렘 산성이 있으니,
거기서 다시 전열을 재정비해서 지휘권도 통일시키고, 그리고 다시 이스라엘과 기브온을 공격하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섯 연합국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립니다.
바로 남쪽의 본거지인 예루살렘이 아니고 서쪽 아얄론 골짜기 쪽으로 후퇴를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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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런 의아한 퇴각로에 대한 생각으로 저는 이것이 연합 주동자였던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의 강력한 의견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자칭 의로운 사람이라는 아도니세덱은 겉으로는 자기가 연합국의 모든 물자를 대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최대한 자신의 전력을 아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퇴각을 예루살렘으로 한다면?
예루살렘에서 다시 재정비를 한다면 안전은 하겠지만, 전쟁이 길어집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다섯 연합국을 자기 혼자 먹여 살려야 합니다.

그래서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은 나머지 4명의 왕들에게 이렇게 설득합니다.

예루살렘 왕 : 퇴각은 서쪽 아얄론 골짜기로 가서, 거기서 재정비를 합시다.

나머지 4명 : 왜? 예루살렘으로가면 안전하잖아!!

예루살렘 왕 : 2가지 이유가 있소.
1. 예루살렘도 해발 800m 산지에 있소. 거기로 돌아가려면 산악 행군을 하며 퇴각을 해야하오. 퇴각은 최대한 신속하게 해야하는데, 자칫 잘못하다가는 퇴각하다가 이스라엘 추격군에게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소.
반대로 아얄론 골짜기 퇴각로는 산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뻥 뚫린 길이요.
예루살렘 퇴각로에 비해 쉽게 퇴각 할 수 있소.

2. 아얄론 골짜기쪽은 물이 풍부하고 가나안 땅에서 양식이 가장 풍부한 쉐펠라 지역이오.
여기서 물과 군량을 보충하면서 다시 재정비 하는게 좋겠소.


하지만 위의 2가지 이유는 사실상 궤변에 불과했습니다.
1. 지금 가나안 다섯 연합국이 일단 퇴각하는 이유는 지휘권이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이지 전력이 약해서가 아닙니다.
근데 이스라엘은 이미 무리하게 40km 야간 행군을 하며 기브온에 도착한 상태입니다.
과연 이스라엘 군대가 여기서 다시 예루살렘으로 산악행군 + 추격을 할 체력이 있었을까요?
아무리 초인적인 기동력을 가진 이스라엘 군대라고 할지라도, 이것까지는 무리입니다.

2. 아얄론 골짜기가 퇴각하기에는 분명히 좋고, 물과 양식도 풍부합니다. 문제는 여기는 저지대인데, 기껏 고지대에 점령한 상태에서, 저지대로 내려가면 언제 어떻게 다시 고지대 기브온으로 공격할려고?
지금이야 퇴각하기 쉽겠지만, 나중에 기브온을 재공격 하기에는 훨씬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말 그대로 눈앞의 위기만 극복하고 보자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가나안 다섯 연합국은 서쪽의 아얄론 골짜기로 퇴각하기로 결정했고,
이스라엘은 이들을 추격하며 최대한 피해를 입히려고 합니다.
하지만 위에 적었듯이 이스라엘 군대는 이미 야간 산악행군을 하며 힘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추격 속도가 많이 늦어져서 많은 피해를 주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여호와 하나님께서 오랜만에 능력을 보여주십니다.
퇴각하는 다섯 연합국에게 하늘에서 큰 우박 덩어리를 내린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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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하늘에서 바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되는 사건입니다.
엄청난 크기의 우박 세례에 다섯 연합국은 엄청난 피해를 입습니다.
그 피해가 얼마나 크던지 성경에서는 [이스라엘의 칼에 죽은 자들보다 우박에 맞은 자들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하필 아얄론 골짜기 퇴각로는 산 -> 평지 즉 아래로 내려가는 지형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우박의 타격도 큰데, 그 우박이 경사를 따라 아래로 계속 굴러 떨어지니 그 피해는 배가 되었을 겁니다.
(차라리 예루살렘으로 퇴각했으면 굴러가는 우박에 대한 피해는 적었을건데...)
반대로 추격하는 이스라엘 군사들은 다섯 연합국에 비해 경사가 높은 곳에서 추격중이고, 우박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 갈리가 없으니 우박에 의한 피해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박으로 큰 피해를 주셨다고해도 다섯 연합국의 퇴각 속도는 이스라엘의 지친 추격군의 속도보다 빨랐습니다.
지친 이스라엘은 계속 쉬었다 체력을 회복하고 다시 추격하기를 반복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곧 저녁이 되면 사실상 추격은 불가능하고,
(조명이 없는 옛 시대에 캄캄한 저녁에는 적군과 아군 구분히 힘들고, 도망치는 적을 눈으로 발견하기에도 쉽지 않습니다)  
다섯 연합국은 비록 우박으로 인해 전력이 약해졌지만 저녁을 넘겨 재정비만 한다면 다음날부터 충분히 다시 싸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여호수아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처음으로 하나님께 기도로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동안 여호수아의 모든 기적은 하나님께서 먼저 여호수아에게 도움을 준 것이었고, 여호수아가 당당하게 기도로 도움을 요청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여호수아가 워낙 소심해서 하나님께 함부로 요청하는 것을 매우 조심스러워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하나님의 도움을 요청하는데 그 내용이
[태양아! 너는 계속 기브온에 머물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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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요청한 기도가 성경 역사상 가장 말도 안되는 기적의 요청이었고,
하나님께서는 이 기도를 들어줘서 정말로 태양이 기브온과 아얄론 땅에 계속 머무르게 됩니다.

다섯 연합국은 어찌되었든 저녁만 되면 재정비해서 다음날 복수하겠다며 열심히 퇴각했지만,
저녁은 예정된 시간보다 한참 늦게 왔고, 결국 이스라엘의 끝없는 추격에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됩니다.


기브온 전투는 이렇게 1차적으로 끝납니다.
다만 여호수아는 이들 다섯 연합국의 본진까지는 공격하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최대한 빠르게 길갈 -> 기브온으로 행군하다보니 최소한의 군량과 물자만 챙긴 상황이라 더 이상의 공격은 무리였고,
결국 어느 정도의 승리를 거둔 후 본진 길갈로 돌아와서 다시 재정비를 합니다.


자 이제 이러면 가나안 다섯 연합군도 일단 패배는 했을지언정, 패잔병을 데리고 각자의 도시로 돌아가서 재정비를 해야할텐데...
기브온 전투에서
1. 여호수아의 말도 안되는 행군속도에 이은 기습
2. 역대급 재앙의 우박
3. 해가 지지 않고 멈추는 현상
해당 3콤보를 먹은 가나안 다섯 왕들은 다들 정신이 나가버려서 햇빛 공포증에 시달립니다.

이들은 훗날을 기약하는거 그딴거 다 상관없고 그저 빛이 비추는 곳에 있으면 이스라엘 군대의 공격을 받을까 두려워 남쪽의 막게다 굴에 숨어 있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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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땅 서쪽 산지&골짜기쪽에는 지금도 많은 대형 동굴이 있습니다.
실제로 나중에 다윗도 사울을 피해 이런 대형 동굴에 숨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산지의 동굴에 한번 숨으면 추격군이 찾기가 정말 힘듭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동굴에서 고전하는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문제는 이들은 각 도시를 다스리는 왕들이고, 각 도시의 백성들은 왕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저 밖이 두려워 굴속에 숨은 겁니다.

[그리고 이런 한심스러운 왕들에게 실망한 배신자가 여호수아에게 이들 다섯 왕들이 숨어있는 은신처 동굴의 위치를 알려줍니다]
만약 다섯 왕들이 제대로 도시로 들어가 재정비를 했다면 제 아무리 여호수아라도 각 도시들을 함락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나안 남부의 다섯 도시는 모두 지도자를 잃은 상태였고, 지도자 없는 도시들을 공략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여호수아는 대군을 파견해 먼저 다섯 왕들을 죽이지는 않고 동굴의 입구를 큰 돌로 막아버립니다.
만약 지금 왕들을 죽이면 다섯 도시들은 새로운 왕을 중심으로 항전을 할것이지만,
일단 기존 왕들이 살아만 있다면 남은 다섯 도시들은 [새로운 왕을 뽑자는 파] vs [기존의 왕 귀환을 기다려야 한다는 파]로 단합이 안될 것을 노린 전략이었습니다.

여호수아는 결국 빠른 시일 내에 지도자가 없어 혼란스러운 가나안 남부 지방을 모두 장악하는데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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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부 지방 정벌을 끝난 후에야 쓸모가 없어진 다섯 왕들을 동굴에서 끌어내 처형합니다.

22Pwl4J.jpg

사실 여호수아가 가나안 남부 땅을 빠르게 정복할 계산을 하며 기브온을 도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호수아가 현실적으로 계산을 했다면,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최대한 늦게 기브온을 도와주고, 힘이 빠진 다섯 연합국을 공격하는게 현명했습니다.
대신 그러면 기브온은 전멸했겠지요.

[하지만 여호수아는 계산적이지 않고 비록 속아서 맺은 동맹이었지만 기브온을 위해 희생하며 최대한 빠르게 기브온을 도와줍니다.]
말로만 의롭다고하면서 자기 이익만 노리던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과 달리 여호수아는 진짜로 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기브온 전투의 행운으로 여호수아는 예상 못한 빠른 시간안에 가나안 남부지방을 정벌하는데 성공했고, 이 이후로 더 이상의 군량&물자 문제는 없어지게 됩니다.


물론 중간 여호와 하나님의 치트키 겐세이도 있었지만, 가나안 남부의 다섯 어벤져스 연합국에게 있어 [가장 큰 패배의 원인은 통일되지 못한 지휘체계 였습니다.]
그리고 이 전투를 지켜본 가나안 북부 지방역시 이스라엘의 다음 침공에 대비하여 연합을 합니다.
가나안 북부 지방 연합국들은 남부 지방의 패배를 거울삼아, 강력한 리더 - [하솔지방의 왕 야빈을] 자신들 연합의 대장으로 삼아 일찌감치 확실한 지휘체계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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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 : 가나안 전투의 마지막 전쟁 - 이스라엘 vs 가나안 북부 연합군의 전쟁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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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바꾸다
22/02/06 00:52
수정 아이콘
하나하나 깨나갔으면 귀찮았을텐데 큼직하게 덩어리로 몰려와주니 상대적으로 단기결전으로 끝나는 빌드업이 되는건가...크크
22/02/06 10:37
수정 아이콘
이스라엘 측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가나안에서 살던 사람들 입장에선 그냥 대놓고 자기 몰살하려고 드는 침략자인듯..
서류조당
22/02/06 10:43
수정 아이콘
어차피 당시 세계에서 '우리가 평화롭게 여기 살고 있었는데' 하는 건 의미가 없죠. 걔네들도 누군가를 몰살시키고 그 땅에 눌러앉은거니까....
답이머얌
22/02/06 11:29
수정 아이콘
거의 조조의 서량정벌처럼 돌아간 이야기군요.
Energy Poor
22/02/06 12:04
수정 아이콘
메테오 스트라이크!!
강형욱네보신탕
22/02/06 12:36
수정 아이콘
맹달을 기동력으로 제압한 사마의가 생각나는 일화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_ _)
22/02/06 17:22
수정 아이콘
이야... 냉기 마법사의 눈보라와 수양 사제의 천사의 깃털을 같이 쓰네...
전장의안개
22/02/07 04:23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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