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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9/09 12:01:35
Name 공기청정기
Subject 군생활 할때 응급환자 나온 이야기.
  

  당직 서고 있었는데...

  불침번이 오더니 "XX상병이 갑자기 기침을 하면서 엄청 괴로워 합니다." 라는겁니다.

  좀 골골대던걸 봤던지라 일단 한번 보자 싶어서 갔죠.

  딱 보고 든 생각이...

  'X됬다...'(...)

  딱 봐도 상태가 심상찮더라구요. 열이 펄펄 끓는게.;;;

  간신히 정신줄을 붙들고 불침번과 함께 행정반으로 직행.

  "너 가서 당직사관님 깨워. 뭐냐고 하시면 응급 환자 발생했다 그러고. 나 찾으시면 (의무)지대랑 통화중이라 그래."

  하고 일단 지대에 연락.

  "아 새벽에 미안한데..."

  "아 치우고. 환자지? 증상은 어떤데?"(...)

  의무병이 사정을 듣더니 "일단 열 나는거 식혀주고, 지대장님 오시면 바로 갈테니까 후송준비 하고 있어라." 라면서 추가로 몇가지 지시를 주고는 일단 통화 종료.

  이후 지대장님과 의무병이 와서 실어 보냈죠.

  '여름 감기가 저렇게 심하게 오는수도 있나?' 하고 있다 지대장님한테 연락이 왔는데...

  폐렴이래요. 급성 폐렴.;;;

  순간 진짜 정줄 놓고 있었으면 애 하나 잡을뻔 했다 싶은 생각에 소름이 쫙 돋더라니까요?

  "아니 뭔 한여름에 폐렴입니까?;;; "했다가..."아 예...급성 폐렴은 여름에도 걸리는거였슴까...;;;"(...)

  그래도 빠르게 판단해서 지시 내려 준 의무병과 새벽에도 재빨리 달려 와 주신 지대장님이 참 고마웠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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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화
20/09/09 12:03
수정 아이콘
와.. 진짜 큰일날 뻔 했네요. 그 상병은 공기청정기님하고 불침번에게 크게 한 턱 쏴야할 듯...
공기청정기
20/09/09 12:05
수정 아이콘
몽쉘 한상자 얻어 먹었죠. 크크크
존콜트레인
20/09/09 12:06
수정 아이콘
턱을 쏘면 죽습니다!
이선화
20/09/09 12:08
수정 아이콘
부장님 점심시간에 이러지 마세요 ㅠㅠ
20/09/09 12:10
수정 아이콘
크게 한 턱을 쏴야한다고 하니

턱을 작게하면 됩니다?
시원한녹차
20/09/09 12:16
수정 아이콘
턱을 크게 하는건 어떻게 하는거죠? 덜덜덜
산적왕루피
20/09/09 13:27
수정 아이콘
살을 찌워서 투턱을 만들면 됩니다!
이쥴레이
20/09/09 12:35
수정 아이콘
옆내무실 전역하루남은 병장이 새벽에 배아프다고 의무대와서 때굴때굴 구르기에 뭐드셨냐고 하니 생각 안난다고...

울 분대장은 그러게 제대전날 많이 쳐먹지 말라고 했잖아 하면서 뭐라뭐라하고는 진통제 하나 꺼내서 먹이고 돌려 보냈습니다. 둘이 친하기는 했으니..

30분뒤 다시 그 제대 하루 남은 병장 오더니 약먹어도 뒤지겠다고 우는 목소리로 구르길래 심각한거 같아 그제서야 의무관님한테 연락하고 해서 간부차에 태워서 병원으로 보냈습니다.

담석이더군요.

제대 하루 남기고 제대로 액땜하네 하면서 운도 없지 했는데.그병장은 거기 병원에서 치료 받고 제대했다고 합니다.

우리 분대장은 지금 생각해도 지 귀찮으면 병사 환자들 찾아오는거 아주 극혐하는지라... 특히 새벽에 응급환자오면 잠도 못자고 대충대충 하고 짜증내고.. 지금 생각해도 저런놈이 의무대 분대장이었다니... 제 군생활 선임중 아주 최악인 고참이었네요. 인성도 문제 있고 후임들이나 괴롭히고.. 지금도 길거리에 만나면 방가운 마음에 한대 치고 싶네요. ㅠㅠ

00년도에는 왜 상급부대에 넣을수 있는 마음의 소리 같은게 없는지 아쉽네요.
공기청정기
20/09/09 12:49
수정 아이콘
저희는 사람한테 미안한것도 있습니다만 환자 제대로 처치 안하면 대대장님한테 불벼락이 떨어져 놔서...허허허...
다리기
20/09/09 13:05
수정 아이콘
저는 새벽근무 나간다고 군화신고 벌떡 일어서다가 열려있던 관물함 문 모서리에 뚝배기 찍혀서 피 철철 흘린 적이 있네요
급히 수건으로 지혈하면서 내려갔는데 당직병이 칼맞고 내려온 줄 알았다고 하더라구여 윗옷이 많이 젖어서 크크크
새벽 2시반인가.. 뚝배기 대충 봉합하고 약먹고 들어가는데.. 저 대신 깨워져서 근무지 가는 후임 보면서 어이없었던 기억이..
공기청정기
20/09/09 14:09
수정 아이콘
어이구;;; 많이 놀라셨겠어요...;;;
몽키매직
20/09/09 13:20
수정 아이콘
젊을 때는 폐렴도 감기처럼 앓고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 많아요~
군의관하면 정말 여러 케이스를 보게 되죠...
공기청정기
20/09/09 14:11
수정 아이콘
근데 그땐 애가 말도 제대로 못할정도로 기침을 하면서 땀은 비오듯 흘리죠...몸에 힘은 없죠...너무 무섭더라구요...
이십사연벙
20/09/09 13:25
수정 아이콘
저는 취사병이었는데 냉공고기 자르다가 손가락 찍어버린 케이스가 있어서.. 한 한두달 입실했다가 나왔는데 다행히 짤리진 않았고..
웃긴건 걔 돌아올때쯤 해서 고기세절기계가 들어오더라고요. 줄수있는거면서 그동안은 왜 안줬대..
공기청정기
20/09/09 14:12
수정 아이콘
저희도 취사병이 칼쓰다 크게 다쳐서 입원 갔었죠.

많이 걱정 했는데 다행히 잘 치료하고 오더라구요.
록슬리
20/09/09 14:02
수정 아이콘
일병 때 생각나네요. 벌써 17년전이네요... 흐흐.
밤에 너무 아프고 열이 심하게 나서, 의무대 분대장이 와서 절 체크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체크했을 때 40도가 훨씬 넘었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아파서 정신이 혼미한데, 의무대 분대장이 한 마디 하더라구요. 이 때 말이 아직도 잊히지가 않습니다.
"어? 이 새X 죽어야 하는데?"
그리고는, 아무 것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진짜 죽을것처럼 아팠는데, 해열제 하나 주더니 옷 벗고 이불 덮지 말라고 한 게 끝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용케 살아남긴 했는데, 전신에 열꽃이 피어서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병원 데려다달라고 했더니, 오늘은 못 가니까 기다리라는 답만 돌아오더라구요.
그렇게 차일피일 병원 못 가고 감기약 먹으면서 버티다가 어찌어찌 나아서 병원에는 끝내 못 갔어요. 흐흐...

꽤 나중에 들었는데, 밤새 열이 안 떨어졌기때문에 그대로 두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어떤 놈이 결정한건진 몰라도, 여하튼 그냥 방치당했습니다. 그나마 나았으니까 다행이지.....

군대에서 좋은 의무병을 만나는건 진짜 복이에요 복.
그 응급환자분은 공기청정기님 덕에 정말 복 받으신 거네요. 흐흐.
공기청정기
20/09/09 14:13
수정 아이콘
솔직히 그 꼭두새벽에 짜증한번 안내고 침착하게 대응해 준 저희 의무병이 너무 고맙더라구요.

휴가 다녀오는 길에 맥심 한권이랑 양담배 한갑 갖다 바쳤죠.(...)
kogang2001
20/09/09 14:45
수정 아이콘
이거보니 군대후임이 생각납니다.
그때 제가 상병이었나 그랬고 후임은 일병정기휴가를 나갈때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TOD병이라 산에서 총인원 5~6명정도로 생활했습니다.
후임이 휴가가기 2~3일전부터 열이 나고 기운이 없어 보여서 휴가나가면 병원에 가라고 했습니다.
TOD기지에서 생활하니 의무병은 당연히 없고 비상약인 감기약만 줬습니다.
그리고 정기휴가땐 항상 중대장에게 신고를 해야하니 휴가전날 중대에 내려갔습니다.
저흰 휴가 잘나가겠지란 생각에 편하게 있었는데 며 칠후 쓰러져서 분당에 있는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휴가당일 중대장에게 신고하기전에 화장실에 가서 쓰러졌다고...
문병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유행성 출혈열인가 쯔쯔가무시인가에 걸렸다고...
군의관이 그대로 휴가나갔으면 정말 위험했다고 이야기를 했다네요.
그래서 그때 부대에서 검열나온다고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TOD기지가 산에 있다보니 주변에 쥐가 엄청 많아서 걸렸나보더라구요.
그후로 쥐를 때려잡는다고 쥐 덫을 엄청나게 많이 설치했는데도 쥐를 박멸하진 못했고 그냥 제대할때까지 그냥 지냈던 기억이...
공기청정기
20/09/09 14:49
수정 아이콘
아우...TOD들도 고생 말도 못하던데 말이죠...

저희 부대는 쥐 문제를 걍 고양이 길러서 해결 했죠.

저녁마다 사열대에 놓인 각종 동물 사체는 좀 고역이었지만 효과는 끝내주더군요.(...)
kogang2001
20/09/09 15:00
수정 아이콘
저는 뭐...군생활은 꿀빨아서...
병사는 기본 4~5명이 제대할때까지 근무하는데 이병말때 후임이 둘이나 있었으니...크크크
이게 산에 있으니 고양이나 개들은 키우면 죄다 도망을...크크크
쥐가 많으니 식량창고에 구멍을 내서 쌀을 갉아 먹더라구요.
상황실엔 뭔가 이상한 냄새가 몇 주 동안 계속나서 여기저기 뒤져보니 쥐가 어딘가에 끼어서 죽어있던...
어우...그때 그런데서 군생활했는데도 크게 아픈거 없이 제대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공기청정기
20/09/09 15:19
수정 아이콘
전 파견 갔다가 쥐때문에 간식을 내무실안에 빨랫줄 쳐서 걸어놓은데를 봤는데 쥐가 줄타기를 해서 비닐을 뜯고 갉아먹더군요.

황당하다못해 웃기는게 참...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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