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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8/07 23:51:04
Name aurelius
Subject [잡담] 한국, 중국, 일본이 바라보는 서양은 어떤 느낌일까?
1. 오늘날 한국인에게 서양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서양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우리가 생각하는 서양의 범위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요?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본격적으로 서양인들과 교류하고 만나게 된 것은 해방 이후의 일이었습니다. 구한말 조선을 방문한 서양인은 극소수에 불과했고, 조선의 일반인이 서양인과 조우하는 것도 아주 드물고 희귀한 일이었죠. 그런데 1945년 이후 3년간의 미군정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서양과 직접 마주치게 되었고, 또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참전 그리고 그 후 미군의 주둔을 통해 서양에 대한 이미지가 완성되었습니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보면 우리가 기억하는 서양은 미국의 모습이었고, 이들은 해방자였고 또 동시에 구원자였습니다. 다른 한편 사회문화적으로 보면 우리가 기억하는 서양의 모습은 기독교 선교사들의 모습이었고 이들은 근대적 문물과 평등한 교육을 대표하는 이들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전문학교(대학교)는 선교사들의 후원으로 설립된 것들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문화적으로 보면 우리가 기억하는 서양은 선진문물과 교육 그리고 교양의 표준이었습니다. 

2. 중국인이 기억하는 서양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세계의 중심이라 자부하던 중국을 굴복시키고 수탈하고 땅을 빼앗고 불평등조약을 강제한 오랑캐. 19세기 서양열강은 중국을 강제로 개방시켰습니다. 처음에는 항구 5 개. 그리고 점점 더 많은 해안도시. 나아가 내륙 도시 곳곳까지. 중국 전토를 개방시키고 철도를 부설하고 이권을 빼앗고 시장을 잠식했습니다. 주권은 명목상 존재할 뿐 사실상 경제의 모든 분야는 유럽과 미국에 의해 잠식당했습니다. 모든 유럽열강과 맺은 불평등조약, 홍콩, 상하이, 청도 등 조차지 등. 사실 중국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서양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이 중국시장에 대한 접근권한을 계속 요구하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볼 때 마치 19세기 유럽열강이 요구했던 개방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중국 엘리트들의 정서를 규정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또한 19세기의 교훈을 떠올리면서, 서양의 제도와 기술을 본받아야 할 필요를 느끼며 또 서양인의 취미생활을 내재화하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중국인들은 사적인 자리에서도 딱히 전통복장을 입지 않고, 서양이 만든 의복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도시를 만들 때에도 전통적 느낌을 살리기보다는 서양식, 정확히 말하면 미국식의 도시계획을 참고하고 도시를 고층빌딩으로 도배합니다. 얼핏 모순적인 느낌인데 중국인이 바라보는 서양의 모습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3. 일본이 바라보는 서양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이는 전에도 한 번 논한 적이 있는데, 일본은 엄청난 서양인 워너비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아주 강한 자기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19세기 일본은 열강이 되기 위해 서양을 완벽히 모방하고자 했으나, 총리와 대신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일본의복을 그대로 유지했고, 이는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일입니다. 일본의 진짜 부자들은 서양식 호텔에서 접대받기보다 교토의 고즈넉한 요정집에서 대접받는 것을 최고봉으로 치죠. 한편 태평양전쟁이 막 발발했을 때 한 일본인 지식인은 편지에서 "지금까지 아시아 형제들을 상대로 나쁜 짓을 벌이는 게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미국과 개전하게 되어 진정 의미있고 가치 있는 전쟁을 시작했다"는 식으로 썼습니다. 19세기 일본은 서양의 아시아진출을 마치 외계인의 지구침공처럼 바라보았고, 이러한 역사관은 우익을 중심으로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서양은 경외의 대상이자 동시에 일본과 동화될 수 없는, 또는 일본이 동화될 수 없는 적(enemy)입니다. 

4. 이건 여담이지만 중국과 일본은 일종의 유사한 [서양관]을 토대로 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 당시 실세였던 오자와 이치로는 국회의원과 유력 정치인 600명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고 중일간의 전례없는 만남과 협력을 성사시켰습니다. 하토야마 유키오는 개인으로 보면 역대 그 어느 일본 정치인보다 한국에 우호적이었고 또 진정어린 반성자세를 보였으나, 동시에 중일간의 연대를 통한 아시아연대를 제창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의도가 좋다한들, 실제로 중일간의 연대가 이루어지면 한국 입장에서는 대단히 큰 위기일 수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당시 역대급으로 친미적인 정부가 한국에 들어서서, 미국(오바마 정권 1기) 일본을 때리고 한국을 우대해준 적이 있지요. 반대로 오바마 정권 2기 때에는 일본에 친미정부가 들어서고, 한국에는 친중정부(?)가 들어섰지요.

5. 하여간 한중일 삼국이 바라보는 서양은 굉장히 복잡하고 또 모순적입니다. 서양에 대한 어떤 적대의식이 가장 적은 게 한국인데,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아주 재미있는 현상이고요. 특히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국민의 과반수가 기독교(개신교+천주교)이고, 또 역대 대통령도 상당수 기독교(개신교+천주교)였던 것을 보면 이 또한 대단히 특이한 현상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서양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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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축제
20/08/07 23:55
수정 아이콘
이런 관점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정말 흥미롭네요.
독수리의습격
20/08/08 00:01
수정 아이콘
한국에게 미국(서양이라고 하셨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이죠)은 조선시대의 청나라와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이 청나라에게 이중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오랑캐놈들이지만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애들이라 숙이고 가야했던 절대자) 기본적으로 양키놈들이 그렇게 맘에 들지는 않지만 어찌됐건 그 힘을 도저히 인정하지 않고선 배기지 못할 상대정도라고 봅니다. 그리고 어찌보면 미국과 직접 전쟁을 치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국/일본에 비해서 근본적인 거부감은 덜하다고 봐야겠죠. 어쨌든 우리를 해방시켜줬고 그 뒤로 우리를 실컷 이용해 먹었지만 이 정도 먹고 사는것도 미국 덕분인건 좋아하는 사람이건 싫어하는 사람이건 다 인정하는 분위기라 감히 덤벼볼 생각도 안 하는 나라?

일단 중국과 일본은 미국과 직접 붙어봤거나 붙고 있는 나라들이고, 자연스레 근본적인 거부감이라는게 있을수 밖에 없는 나라들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일본 대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국가의 체급이라는게 있다보니 우리나라처럼 넘사벽이라는 이미지보단 '매우 강대한 적'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일본같은 경우 2차대전 이후로 철저하게 미국에게 굴복하긴 했지만 미국도 기존 일본의 정치체제를 완전히 뒤엎지 않는 선에서 타협을 봤고, 그게 일본의 트라우마가 됐을지언정 일본이라는 나라의 정체성까지 부정될 정도는 아니었던지라 그 근본적인 거부감이 완전히 거세되지는 않았죠. (차라리 천황제가 없어지고 국체 자체가 개박살이 났으면 우리가 미국 생각하는 것처럼 그랬겠지만 미국도 일본을 통치하려면 일본의 힘 자체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었다보니.....) 중국이야 장제스 시절에나 같은 연합군이었지 그 뒤로는 진영도 다르고 체급이 커진 후에는 사실상 자기들을 막을만한 유일한 나라다보니 거부감이 셀 수밖에 없고요.
20/08/08 00:04
수정 아이콘
청이라고 보기보단 명이라고 보는게....솔직히 한국인들 대다수에게 미국은 '좋은 나라'죠.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줬는데요. 띠꺼운 부분들이 있긴하지만 그것도 가부장적 부모 밑의 자식같은 느낌이고. 청은 현 중화인민공화국이라 보는게 맞지 않을까요?
독수리의습격
20/08/08 00:07
수정 아이콘
일단 한물간 점이 있지만 명백하게 미국을 띠꺼워 하는 세력이 한국 정계에 아직도 있고, 심지어 그 세력들이 태도는 좀 유해졌을지언정 현재 정권 중심부에 일부나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상국-제후국 관계였던 명-조선과는 차이가 좀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조선이 만동묘 관리하듯 우리가 맥아더 동상 관리하진 않잖아요. 그리고 미국도 어찌보면 우리를 완전히 자기네 영향권으로 편입한 제후국보다는 가끔 말 안 듣는, 그래서 항상 관리가 필요한 애들로 보고 있고요.
20/08/08 00:13
수정 아이콘
음 갑자기 실없이 얘기해서 죄송하긴 한데 미국이 명처럼 망해버리고 중공이 한국을 위성국가 삼기 시작하면 진지하게 맥아더 동상에 절하는 사람 들 나오기 시작할거라고 봅니다...흙흙흙
조금 진지하게 말하면 지금이 임란 끝나고 광해군이 정권 잡은 무렵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명분이냐 실리냐.
Lapierre
20/08/08 07:01
수정 아이콘
네 말씀하신 것처럼 명과는 다른부분이 많죠.
근데 그래도 청보다는 명에 더 가깝다봐야 하지 않을까요? 둘다 현재 미국과는 차이점이 있지만요.
aurelius
20/08/08 00:08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한국인에게 미국은 명나라 같은 존재이지요. 공적 자리에서 미국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신성모독이지요.
아케이드
20/08/08 00:16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명이 맞는거 같습니다. 청은 대국이었지만, 뭔가 '상국'이라는 이미지는 아니었죠 크크
Je ne sais quoi
20/08/08 00:02
수정 아이콘
4번에 가장 눈길이 가네요
데브레첸
20/08/08 00:33
수정 아이콘
1. 한국이 한중일 중 제일 (서구)보편주의 성향이 강한 건 말하신대로 서구에 좋은 인상을 가졌기 때문이지요. 물론 체급 문제도 있지요. 중국, 일본 모두 이러다 미국 뛰어넘는거 아냐? 소리 나왔거나 나오고 있는 체급은 되는데, 한국은 쨉도 안 되니 명이든 미국이든 헤게모니에 복종하는 게 최선입니다. 바로 위에 체제경쟁하는 나라를 뒀기 때문에 더더욱.

2. 그런 면에서 일본 극우들에게 미일동맹 + 평화헌법은 큰 굴욕이지요. 한때 미국 뛰어넘는다 소리 나오던 나라의 민족주의자에게, 군사작전할 군대도 없고 주체적 외교의 폭이 제한된다는 건 엄청난 일입니다. 그래서 보통국가화를 주장하는 일본인들 심리가 많이 이해가요.

3. 대만과 홍콩의 서구관과 중국을 비교하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같은 중화권도 체제와 국제정치 원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좋은 선례니.
20/08/08 00:36
수정 아이콘
한국이 서양에게 호의를 갖는건 한중일 삼국 중에 아시아국가때매 망해버린 곳이 한국 하나라서 그런 탓도 있다고 봅니다.
한국만큼은 서양이 해방자였죠. 그게 미국이든 소련이든 간에, 해방자이자 물주이자 정신적 자산의 토대.
데브레첸
20/08/08 00:39
수정 아이콘
그렇겠네요. 보통 한중일에는 빠지지만 대만도 일본에 넘어갔는데, 여기도 꽤나 친서방인 걸 생각하면... 양안관계 문제까지 따지면 엄청 복잡한 문제이긴 한데, 크게 보면 그렇습니다.
20/08/08 00:43
수정 아이콘
한국보다 더한 케이스로는 홍콩이 있죠. 유일하게 서양이 식민지배의 성공사례이자 자부심으로 내세울 수 있는 도시고,
그 국민들조차도 국민성이 모순 그 자체고요.
룰루비데
20/08/08 01:51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시각에서 나온 재밌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cienbuss
20/08/08 02:04
수정 아이콘
그리고 중국과 일본은 각기 자국이 천하의 중심이라 생각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은지 오래 됐고 그랬던 적도 별로 없죠. 외왕내제 한 기간조차 긴 편은 아니니까. 물론 한국도 민족주의가 약한 나라는 아니고, 여전히 환빠들도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는 우리가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데 거리낌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봅니다. 경제적으로도 인구, 내수시장 규모가 중일과 현저히 차이나는데다 전쟁으로 인프라도 박살나서 외국에 대한 관심을 접을 수도 없었고.

서브컬쳐를 봐도 여전히 국뽕이 잘 먹히긴 하지만 과도한 국뽕은 호불호가 갈리는 시대가 되었고. 오히려 주인공이 미국 같은 다른 강대국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호가호위 하는 식의 전개가 적지 않게 보이게 됐는데. 일본이나 중국 창작물에서도 다른 나라 캐릭터들이 세계관 최강자로 나오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고, 일본 쪽은 심지어 외국인이 넘사벽 최강자로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주인공이 아예 자국에서 벗어나서 다른 집단에 들어가려 하는 구도가 흔하지는 않죠.
두부빵
20/08/08 03:44
수정 아이콘
아우렐리우스님 덕에 항상 배우는게 많습니다.
오늘도 느끼는게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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