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7/23 01:27:51
Name 데브레첸
Link #1 https://www.wired.com/story/covid-19-is-accelerating-human-transformation-dont-waste-it/
Subject 코로나19와 곧 다가올 생명공학 혁명
다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현재 인류를 휩쓴 코로나19라는 재앙은 어마어마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 예술 등 삶과 사회 전반을 갈아엎어야 할 만큼 큰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여러 가설과 주장, 희망사항이 돌아다니지만, 설득력 높으면서도 재미있는 의견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19로 인한 생명공학 혁명입니다.
저자는 1990-2010년대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라는 정보화 혁명의 시대였다면,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미래는 생명공학 혁명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이 기사가 실린 WIRED 잡지는 1995년경 이 사태를 예언한 듯한 시나리오를 만든 적이 있는데, 몇 가지 다른 점은 있지만 25년이라는 시차를 감안하면 깜짝 놀랄 정도로 진행이 흡사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장의 신빙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읽어볼 가치가 있는 중요한 기사라고 생각해서 번역해 봤습니다. 

======================================================================
제목: 코로나19는 인간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 기회를 놓치지 말자.

신생물학 혁명이 오고 있다. 디지털 혁명에서 교훈을 가져올 시간이다. 

저자: Jane Metcalfe

이 WIRED 잡지를 첫 발간할 때부터, 모든 것이 항상 디지털이었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신체는 약간 불편하고 무언가 당황스러워 연료를 공급하고 종종 쉬어야 할 것처럼 취급되었다. 막대한 아이디어들을 수용할 큰 머리들을 지탱하기 위해서였다. 인간 생물학은 SF를 제외하면, 유행병이 항상 오늘의 일같았던 시절에도 관심 영역 바깥이었다.    

그러던 1995년, 우리는 첫 특집호로 25년 안에 닥칠 미래를 상상한 '시나리오들'을 발간하였다. 특집호의 한 기사인 '유행병 시대'는 현재 유행병에 대한 보고서 같았다. 

그 기사에서 - 물론 "마오 플루"라 명명된 - 중국발 바이러스는 노년층과 면역력이 약한 자들을 감염시켰다. 생물학 회의는 감염의 주요 경로가 되었다. 싱가포르는 초강경 조치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처음에 통제할 수 있었다. 전 세계는 락다운을 시행했고 교외행을 택할 수 있는 사람들이 탈출하면서 도시들은 텅 비었다. 의료인들에서도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마오 플루 연구소는 돌아가는 유일한 의학 연구소가 되었다. 바이러스의 유전적 기원은 추적되다 최종적으로 중국의 한 연구소에서 멈췄다. 우리 시나리오에서는 크루즈 배까지 등장한다. 궁극적으로, 치료법의 출처는 공개되어 있다.  

우리의 가상 해결책은 수많은 계산적이며 생명공학적인 기교에 근거하였다. '시나리오들'에서 제놈학, 빅 데이터, 정교한 모델링, 면역치료법은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우리들을 살려낸다. 그것은 현재 일어나는 일과 매우 흡사하다. 그러나 현재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일 중 1995년에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전례없는 협동, 협력, 그리고 데이터 공유이다. 그리고 우리는 분명히 지적 재산권 소유자나 학술 학위자에 대한 전반적인 비존중을 예상하지 못했다. 

'시나리오들'에서 해결책을 찾는 덴 20년이 걸린다. 오늘날 우리는 2년 안에 백신을 발명해낼 것이며, 최전방의 의료 종사자들에게는 훨씬 빠를 것이다. 모두가 같은 문제에 몰두할 때 과학이 얼마나 빨리 작동할 수 있는지는 놀랍다. 전세계를 혼란과 공포에 빠트린 이 재앙적인 유행병은 동시에 과학, 기술, 필요, 기회를 새롭고 완벽하게 재배열했다. 코로나19의 국제적 영향력은 과학을 영원히 바꿔놓을 수 있다.

20세기 중반, 세계 2차 대전과 우주 경쟁은 컴퓨터 과학과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촉발시켰다. 1990년대에 디지털 혁명이 찾아와 우리가 서로 소통하는 방식부터 우리가 업무, 교육, 오락, 정치를 하는 방식까지 거의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다. 지금, 우리가 신생물학 혁명이라고 부르는 기술 혁신의 새로운 국면이 문자 그대로 우리의 종을 바꾸어놓고 있다. 유전자 조작부터 뇌-컴퓨터 접속기에까지 우리의 생명공학적 시스템을 조작하는 능력은 우리의 종을 재정의하고, 다른 종이나 지구와의 관계를 뒤바꿔놓을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19는 이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주 백악관이 인간 제놈의 초안을 발표한 날의 20주년 기념을 맞았다. 빌 클린턴을 인용하자면, "인간이 여태 만들어낸 제일 중요하고, 제일 멋진 지도"였다. 그 이후 인간, 동물, 식물과 균류를 포함한 12,000종 이상의 진핵생물들과 더 많은 수의 원핵생물, 바이러스, 플라스미드, 세포소기관의 유전 배열을 찾아냈다. 우리는 SARS-COV-2 바이러스의 배열을 빠르게 찾아냈고 거의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특정한 거부 반응을 겪었던 개별 환자들의 유전배열을 찾아냈고, 그리고 빅 데이터 기술들을 이용하여 왜 그런지 이해시키게 하고 있다.    

이 유행병은 약화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사용하여 미생물 DNA를 세포에 도입하는 플랫폼과 함께, RNA나 DNA에 근거한 백신을 포함한 새로운 백신 플랫폼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Covid-19에 초점을 맞춘 이 세계적인 레이저 포커스는 왜 사람들이 병에 걸리는지, 왜 나이를 먹는지, 어떤 경로를 노려야 하며 어떤 약을 사용해야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미 진행 중인 생명과학과 관련된 데이터 세트(유전체학, 단백질학, 대사학 등)와 기계 학습과의 결합 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매우 가치 있는 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코비드-19의 알려진 위험 요소 외에도, 일부 사람들이 생명을 위협받는 반응을 보이는 데는 유전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백신이 매우 필요한 사람들을 정확히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앞으로 2년 안에 지구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접종을 시도해야 하는 엄청난 과제를 우리에게 덜어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의 유전적 질병 성향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중 보건의 관점에서 이것은 귀중한 정보다. 물론 프라이버시와 비차별을 보장할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췄다는 전제 하에서, 모든 사람의 유전 배열을 확인하는 것은 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임상적 관행을 발전시키고, 진정한 정밀 의학을 향한 우리의 진보를 가속화할 것이다. 

RNA와 DNA, 박테리아, 바이러스, 조류, 곰팡이 등을 조작하는 우리의 능력은 우리에게 생명체를 조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첨단 영상 기술은 우리 몸 안에서 전례 없는 시야를 제공하는 반면, 빅데이터, 머신러닝, AI는 우리가 이러한 이미지를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상관관계와 예측을 제공하며 궁극적으로는 근본 원인을 제공한다. 유일한 문제는 Edward O. 윌슨이 간결하게 말한 것이다. "우리는 구석기 시대의 감정, 중세 시대의 제도, 그리고 신과 같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의 구석기적 정서(공포, 질투, 탐욕 등)와 중세 시대의 제도(미국 보건의료, 더 없나요?)를 극복하여 신과 같은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까? 

2018년 중국의 한 과학자가 크리스퍼 편집 DNA로 인간 아기를 만든 최초의 사람이라고 주장했지만, 체외수정을 이용한 일부 부부들은 이미 수년간 선별적으로 가족을 편집해 왔다. 더 많은 부부들이 배아를 냉동시키기로 선택함에 따라, 그들은 어떤 배아가 가장 생존 가능한지 결정하기 위해 이식 전 유전자 검사에 착수할 것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유전적으로 정신질환에 걸리기 쉬운 사람을 선택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 문명이 아이작 뉴턴, 베토벤, 반 고흐, 아다 러브레이스, 윈스턴 처칠, 노르베르트 비너와 같은 사람들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다음 국면이 우리에게 고려하도록 강요할 난제들이다. 

물론 우리는 천성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도구를 만드는 것은 우리 본성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연구분야를 추구할 것이고 우리는 이러한 도구들을 개발할 것이다. 기술을 통해 우리는 이미 우리의 운동, 감각, 인지력을 확장시켰고, 심지어 산아제한과 진보된 생식 기술, 그리고 현재 유전자 편집으로 바로 생명체의 창조에 대한 통제까지 주장했다. 이것은 좋든 싫든 진보의 궁극적인 정의일 수 있다.

우리가 너무 빨리 움직이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거나, 환자, 소비자, 규제자, 종교단체 등의 반발을 불러올 위험을 높이게 된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너무 느리게 움직이거나, 혹은 이러한 가능성을 전혀 추구하지 않기로 선택한다면? 유전적으로 유전되는 질병을 없애는 것이 우리의 의무지, 그렇지 않은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인륜에 반한 범죄로 보인다. 당신의 증손자가 낭포성 섬유증이나 탈라세미아, 또는 겸상세포 빈혈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를 유전적으로 조작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녀의 부모를 고소하는 날을 상상해 보라. 아니면 그들이 효율적으로 경쟁시키기 위한 쪽으로 그녀를 향상시키는데 실패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설 코로나 바이러스의 해답이 우리의 게놈에 있다고 가정해 보자. 미래의 락다운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배아를 편집해 나갈 것인가? 얼마나 나가야 너무 나간 것일까? 이 모든 것에 대한 우리의 의견은 빠르게 바뀔 가능성이 높다. 어떤 사람들은 체외수정이 40년 전에는 터무니없고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했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체외수정이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앞으로 40년 후 기본적 인권으로 간주될 것 중 오늘날 우리를 충격에 빠트릴 것은 무엇인가? 아니 10년 후일지도 모른다. 

디지털 혁명은 우리의 많은 희망과 꿈을 충족시켰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매우 복잡한 새로운 문제들을 ㅡ 예측 가능했던 것과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을 ㅡ 가져다 주었다. 웹은 중앙집권적인 통제나 규제 없이 진화했고 우리는 인터넷에 좋은 것이 무엇이든 인류에게 좋다고 열렬히 믿었다. 

만약 우리가 다음 국면을 적극적으로 상상하고, 평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포함해 특정한 결과를 위해 의식적으로 (생명공학적인) 설계를 한다면 어떨까? 어쩌면 우리는 이번에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 말 그대로 삶과 죽음이 걸려 더 많은 것이 달린 상황이다. 우리는 이 다음 혁명을 좀 더 면밀하게 관리하고 좀 더 공개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인류를 위한 마스터 플랜을 짜자고 제안하는 게 아니다. 결국, 무작위적인 돌연변이는 아마도 우리의 계획을 좌절시킬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상상하는 시나리오, 우리가 하는 이야기, 그리고 자금을 대거나 구입할 기술에 대한 우리의 결정을 포함한 문화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창조하는 문화에 모든 목소리가 포함되도록 해야 할 때다. 

우리는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에 경각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살아남고 진화해 왔다. 그러나 호모 사피엔스는 또한 미래를 시각화하고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종들 사이에서 독특하다. 그런 능력이 없다면, 우리는 감히 동굴을 떠날 수 없었을 것이다. 생명 과학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엄청난 잠재적 기술적, 공중 보건, 환경적, 재정적, 사회적 이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 된다. 이제는 사람들이 두려움보다는 결집할 수 있는 가능한 미래를 간략히 그릴 때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헛되지 않게 하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StayAway
20/07/23 01:40
수정 아이콘
그래서 뭘 사야하나를 고민한 나란 놈은..
20/07/23 01:44
수정 아이콘
머신러닝의 적용과 양자컴퓨터까지 개발된다면 거의 마법수준으로 생명공학 혁명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나의꿈
20/07/23 06: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개인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향후 흐름을
언택트->자율주행->인공지능,재생에너지->생명공학 순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근 미래일거라 생각했던
언택트가 이미 RightNow가 된 시점이고
자율주행도 코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향후 변화의 속도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abc초콜릿
20/07/23 07:32
수정 아이콘
근데 2000년에는 2020년이면 엄청난 미래사회가 될 줄 알았는데 2000년이랑 별로 다른 걸 못 느껴서, 2040년이나 2060년이 된들 사람들이 체감할 반큼의 변화는 여전히 없을 거 같습니다
하나의꿈
20/07/23 08:44
수정 아이콘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이제막 태동하던 시기랑,
지금 인간이 정보를 접하는 방식을 비교하면 거의 모든것이 변했다고도 볼수있겠습니다
20/07/23 09:21
수정 아이콘
20년동안 천천히 발전해서 체감을 못하는것 아닐까요? 순간적으로 점프해서 2020년으로 왔다면 엄청 다르게 느껴질것 같아요.
닉네임을바꾸다
20/07/23 09:37
수정 아이콘
원래 인간은 천천히 변화하는거는 잘 인지 못해요...나중에 보니 어라? 이런느낌인거지...
그런 자잘한거까지 인지하느니 적당히 컷하고 급박한거나 빠르게 인지하고 대응하는게 생존에 유리해왔으니까요...
병장오지환
20/07/23 10:18
수정 아이콘
00년에는 손바닥만한 기계 하나로 온갖걸 다 하는걸 상상도 못 했을 것 같은데요.. 아이폰 나올 때도 비웃던 게 생각나는데
20/07/23 08:02
수정 아이콘
흥미롭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구석기 시대의 감정, 중세의 제도, 그리고 신의 기술'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20/07/23 08:04
수정 아이콘
생명공학 혁명이 일어날려면 그걸 해낼만한 기술의 발전이 전제되야 되는데, 지금 기술로는 어림도 없어요.
20/07/23 08:16
수정 아이콘
이미 기본적인 기술에 대한 이론은 가지고 있을 거예요. 그걸 실현할 돈만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 덕분에 해당영역으로 돈이 돌 가능성이 생겼으니 필요한 만큼의 돈이 몰리면 금방 발전하지 않을깡? 우주개발이 그랬듯이..
몽키매직
20/07/23 09:29
수정 아이콘
기본적인 기술에 대한 이론이 어떤 게 있죠? 일단 제가 알고 있는 건 없습니다...
바이러스 잡는 건 예전부터 제약회사들이 돈을 어마어마하게 붓고도 결과가 시원찮은 분야였어요...
단계를 뛰어넘을 만한 가닥을 잡은 것도 딱히 없고요.
블리츠크랭크
20/07/23 10:14
수정 아이콘
이론이 마땅히 새로운게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일겁니다. 이미 돈 투자는 많이하고 있었거든요.
20/07/23 11:52
수정 아이콘
아뇨 그런거 없어요. 지금 기술로는 어림도 없어요. 실제로 하는건 sf에 나오는 첨단기술과는 하늘과 땅 차이에요.
이선화
20/07/23 08:54
수정 아이콘
[유전병을 없애지 않는 것은 인륜에 반하는 범죄로 보인다]라는 대목에서 디스토피아 향기가 너무, 너무 진하게 나네요. 저렇게 낙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뭔지 궁금할 정도로..
20/07/23 10:53
수정 아이콘
질병을 치료할 기술이 있는데도 가만 놔두는걸 미덕으로 여기는 건가요?

가만보면 어쩔수 있는 방법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 체념(?) 또는 달관하는 태도를 취하던 사례를 해결 방법이 있는데에까지 끌어와서 적용하는 경우가 있던데 저는 그게 참 이해가 안됩니다.

그리 멀지도 않은 수백년전만 해도 의학기술이 없으니 질병은 신이 내린 징벌이었고 그냥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했었죠. 근데 그 태도를 현대에 와서까지 고수한다면 좀 문제가 있는거 아닐까요.
이선화
20/07/23 11:04
수정 아이콘
유전병을 유전시키는 게 죄악이 된다면, 유전자 기술에 접근할 수 없는 계층은 모두 근본적으로 죄인이 되지 않겠습니까. 더 극단화되면 [내가 이렇게 못난 것은 내 부모의 유전자가 저열했기 때문이다](혹은 그러니 네가 하류층인걸 받아들여라)로 변용될 수 있고 이건 멀리 갈 것도 없이 우생학의 재림이네요..

유전병을 없앤다는 말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한다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부와 권력으로 나뉘었던 계층이 다음에는 종 차원에서 달라질 수도 있게 되는데... 좋은 미래가 그려지진 않네요.
20/07/23 11:07
수정 아이콘
그래서 지금 큰돈을 들이지 않으면 치료할 수 없는 희귀병 환자는 하위계층으로 여겨지나요?

그리고 왜 '유전병 치료'와 '유전형질 개선'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 두가지는 엄연히 다르다고 봅니다만...

뭐 '유전형질 개선'을 막아야 하는지도 의문이지만 일단 그건 맨 처음 말한 주제와 다른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이선화
20/07/23 11:10
수정 아이콘
결국 유전병 치료에는 유전형질 개선이 필수적이니까요. 유전병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잘라내는 것도 [개선]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면 번역문에 따르면 [인륜에 반하는 범죄]가 될 것이라는 논조니까요. [내게 유전병 유전자를 주었다]며 고소하는 증손자에 대해서도 짤막하게 실려 있구요.

물론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한다면, 그러니까 예방접종 같은 느낌으로 전인류적으로 유전병 퇴치가 가능해진다면 말씀하신 바처럼 별거 아니게 여겨지는 게 맞는데, 그런 미래가 올 것이라는 낙관은 들지 않아서요. 그래서 [디스토피아 향기가 난다]고 말씀드린 거구요.

이상적으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20/07/23 11:14
수정 아이콘
당연히 치료수단이 있는데 그걸 신념, 종교등의 이유로 거부한다면 반인륜적 행위 하닌가요?

본인이 치료할 의지가 없거나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치료 못하는거까지는 이해합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반인륜적 행위 맞죠.

여호와의 증인 이라던지 기타 수혈 거부하는 종교집단에서 자기 아이라고 수혈 못하게 하고 이런건 반인륜적 범죄가 아니라고 인식하는지요?
이선화
20/07/23 11:20
수정 아이콘
그 치료수단이 오롯이 치료수단만으로, 평등하게, 차별없이 사용될 것이라는 전제가 낙관적이라는 얘깁니다.

본문에 [의식적으로 인간을 설계한다]는 대목이나 [위인을 선택해서 만들어야 한다]로 읽히는 대목이 있는데 이것도 이상적으로만 이어지면 좋지요. 인류 문명의 진보는 빨라질 거고, 그런 사회라면 저지능인 아기를 굳이 만들어내는 건 반인륜적인 범죄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좀 더 그럴듯한 미래는 상류층이 기술을 독점해서 상류층만이 기술을 통해 위인으로 군림하면서 유전자 차원에서 계층을 만들어버리는 미래겠죠. 무척이나 암울하느
이선화
20/07/23 11:16
수정 아이콘
그 밖에도 [바흐, 뉴턴을 선택]한다는 대목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조금만 엇나가면 디스토피아로 들어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 [평등에 초점을 둔다]는 한 마디로 가능성을 일축하는 게 제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낙관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20/07/23 11:19
수정 아이콘
본문에선 어디까지나 '유전병 치료'만을 예로 들어 이것을 치료하지 않으면 반인륜적 범죄에 해당할 것이다 하고 말하는데 왜 자꾸 '증강'의 영역을 들어서 반론하시는지 진짜 이해가 안되네요.

이선화 님이 유전형질 개선과 유전병 치료를 동일시 하는건 알겠는데 그걸 다른 사람도 똑같이 생각할지는 다른문제인데 자꾸 같은것으로 가정하고 논리를 펴시면 소통이 곤란한데요.
이선화
20/07/23 11: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본문에 이미 증강으로 읽히는 구절이 있습니다. 유전병 치료로만 한정하면 [위인]과 관련된 문단이 존재할 이유가 전혀 없죠. 너무 나이브하게 보시는 거 아닌가요?

유전병 치료는 유전자 개선 그 자체인데 왜 다르게 보시는지 모르겠네요. 본질은 인간의 유전자에서 "나쁜" 유전자를 제거하는 겁니다. 유전병 치료는 그 제거되는 유전자가 유전병의 유전자고 종 개선은 [저지능] [못생김] [키가 작음] [근육이 적음]의 유전자인 거에요. 이걸 다르게 보시는 게 더 놀랍습니다.

글 내에서도 (자연선택이라는) [무작위 돌연변이가 아니라 직접 선택하는 혁명은 어떨까?]라고 써 있는데요.
20/07/23 11:26
수정 아이콘
실질적으로 다르지않아도 사회문화적으로 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있죠? 오히려 유전병 치료 이외에 능력증강에 아무런 규제가 없을거라고 생각하는게 더 신기하네요.

또한 제가 전공자는 아니지만 유전자라는게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정 유전자가 문제라 발생하는 유전병 치료와 전반적인(엄청나게 많은 유전자가 관여하는) '능력 증강'이 같은 난이도라고 보기는 힘들거 같네요.
이선화
20/07/23 11:31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 규제가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이 낙관이라고 지적하는 겁니다. 본문에서는 그 규제를 뭉뚱그려서 [평등하다는 전제하에] 정도로 설명하고 있거든요.

유전병과 특정 유전형질을 발현하는 유전자의 개수가 같은지 다른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어떤 유전형질의 대립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는 건 다른 유전형질의 대립유전자도 찾아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근본적으로 어느쪽이 어렵고 쉽고 그 난이도는 의미가 없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기술은 계속 발전할 거고 어느 순간 인류는 유전자 개선 기술에 분명히 도달할 거니까요. 기술 발전에 관한 낙관이라면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다만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그 시점이 왔을 때 도달하는 미래가 [유전병을 치료하지 않는 것이 안아키급 멍청함]으로 여겨지는 세계냐 아니면 사회의 천룡인들이 아래의 가붕개들을 가리켜 [너희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저열한 인종이다]라고 선전하는 세계냐 그거죠.
20/07/23 09:13
수정 아이콘
기술(문명)발전의 한계가 인간이라는 하드웨어의 한계에서 비롯된다면,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 해야죠.
그 결과가 발전일지 몰락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잘 읽었습니다.
새강이
20/07/23 11:3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947 복지부가 의대 2천명 증원의 근거를 제시했는데, 근거가 없습니다? [197] 여수낮바다11111 24/02/19 11111 0
100946 R&D 예산 삭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06] HolyH2O4653 24/02/19 4653 0
100945 [웹소설] 당문전 추천 [57] 데갠3581 24/02/19 3581 3
100944 정부 "공공의대·지역의사제 국회 심의과정 지원할 것" [44] 사브리자나6846 24/02/19 6846 0
100943 이재명 "의대 정원 확대는 정치쇼…비상대책기구 만들어 의협과 논의" [117] 홍철9965 24/02/19 9965 0
100942 내분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개혁신당 오늘의 근황 [70] 매번같은7388 24/02/19 7388 0
100941 일본과 미국에서의 일반의약품 및 원격진료 경험담 [33] 경계인4393 24/02/19 4393 8
100939 수도권 의대교수도 동네 병원으로 이직 러쉬 - 23년 11월 기사 [93] 바람돌돌이9696 24/02/18 9696 0
100938 의사의 신규 계약 거부를 처벌하는 게 말이 되는 것인가? [98] kien8624 24/02/18 8624 0
100937 대리처방과 오더거르기에 대한 글 [138] 헤이즐넛커피9461 24/02/18 9461 1
100936 외계인2부 를 보고 (부제 최감독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2] PENTAX4353 24/02/18 4353 7
100935 의사들이 숨기는 거 [248] Pikachu12961 24/02/18 12961 0
100934 기술적 특이점은 오지 않는다. 절대로. [34] brpfebjfi9916 24/02/18 9916 9
100933 일본은 한국보다 10년 빠르다. 의사증원마저도. [321] 스토리북15356 24/02/18 15356 0
100931 이승만 띄워주기의 피로함에 대해서. [163] 테르툴리아누스10213 24/02/17 10213 0
100930 국민의힘 대전·세종·경남·경북 단수공천 대상자 발표 [60] 자급률7398 24/02/17 7398 0
100929 최근에 읽은 책 정리(라이트노벨, 비문학 편) [16] Kaestro2438 24/02/17 2438 1
100928 일본의 스포츠 노래들(축구편) [8] 라쇼2084 24/02/17 2084 1
100926 대한민국 제조업에는 수재들이 필요합니다 [73] 라울리스타8746 24/02/17 8746 33
100924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3) [7] 계층방정3790 24/02/17 3790 9
100923 정말 이상한 전공의 사직 [115] 헤이즐넛커피13988 24/02/17 13988 0
100922 러시아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 옥중 사망, 향년 47세 [31] 된장까스7364 24/02/16 7364 3
100920 ITZY의 UNTOUCHABLE 커버 댄스를 촬영해 보았습니다. :) [2] 메존일각2214 24/02/16 2214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