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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7/02 10:44:34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도서소개] 대격변: 세계대전과 대공황, 세계는 어떻게 재편되었는가 (수정됨)
신간 대격변·세계시민주의 전통 | 한경닷컴

2008년 금융위기와 유럽의 지정학적 파장을 설명한 저작 [붕괴, Crashed]로 유명한 애덤 투즈의 전작
[대격변, the Deluge]가 드디어 번역되었습니다. 
(참고로 붕괴보다 먼저 출간된 책입니다. 2014년 작) 

역자는 믿고 보는 조행복님. 개인적으로 최고로 꼽는 유럽전후사 서적, 토니 주트의 [포스트워]의 역자이기도 합니다.
애덤 투즈의 책이 계속 이렇게 한국에서 소개되고 있다는 게 무척 반갑습니다. 
참고로 저자는 영국인이지만,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도 대단한 셀럽입니다. 그가 한국에도 와서 강연 했으면 좋겠습니다.

[대격변]은 저도 아직 읽고 있는 책이지만, 내용이 무척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어, 
역사와 국제정치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아주 몰입해서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어떻게 유럽을 황폐화시키고, 미국이 어떻게 세계무대에 데뷔했는지 아주 명쾌하고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전쟁 수행에 있어 미국의 월스트리트의 자금이 얼마나 결정적이었는지, 한편 미국의 이해관계가 유럽의 그것과는 얼마나 달랐는지
다른 한편 빌헬름2세와 독일 팽창주의자들은 앵글로색슨 기득권을 얼마나 부러워하고 두려워했는지 (영국의 해외제국, 미국의 대륙형 스케일)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영국은 미국에 45억 달러, 프랑스는 35억 달러, 이탈리아는 18억 달러를 빚졌고, 
심지어 신생국가 소련조차 미국의 식량원조로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압도적인 힘을 가졌으나, 질서를 수립하는 데 참여하기를 거부했고, 질서를 구축하고자 했던 유럽국가들은 힘이 없었습니다.
전쟁이라는 엄청난 상황을 겪은 후임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여전히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었고
프랑스의 아리스티드 브리앙과 독일의 구스타프 슈트레제만이 어렵게 프-독 화해를 향해 걸어갔으나, 
대공황이라는 경제충격으로 인해 정치질서가 와해되고, 또 미국의 국내정치는 세계적 차원의 국제질서를 더욱 어렵게 했습니다.
세계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끼치면서도, 세계에는 무관심한 미국의 모습... 
미국의 국내정치, 즉 자기들끼리의 정쟁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차지한 힘 때문에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칩니다.
한편 당시의 미국은 오늘날 아메리카 퍼스트의 미국과 겹쳐보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는, 1차세계대전이 의외로 동아시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일본은 세계대전을 기회로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고, 또 중국 동북부에서 별 다른 간섭 없이 활개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신생 중화민국은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당당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나고자 했는데, 일본이 이를 집요하게 방해합니다. 

중국에 체류하던 주중미국외교관들은 신생 공화국 중국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자 했지만, 
워싱턴은 일본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소극적이었습니다. 이때 미국이 국민당에게 대대적인 지원을 했다면, 
역사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수도 있겠죠. 

제1차세계대전은 유럽내전이라고도 불리지만, 세계대전이라는 명칭이 사실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동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 중동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 모두 이 전쟁의 흐름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정부자격으로 또는 민간자격으로 또는 완전히 개인자격으로 직접 연루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이 전쟁의 결과에 큰 영향을 받았죠. 

지역질서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한 차원에서 정치와 사회가 재편된 첫번째 역사적 대사건
노아의 홍수(Deluge)와도 같았던 역사의 드라마를 그린 책으로, 다른 분들도 아주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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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_terran
20/07/02 11:22
수정 아이콘
좋은책 감사드립니다
i_terran
20/07/02 12:57
수정 아이콘
아 둘다 e북이 없네요
20/07/02 11:40
수정 아이콘
흥미롭네요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20/07/02 11:43
수정 아이콘
대격변이면 데스윙 나오나요??
농담이고 서점가서 한번 봐야겠네요
heavyarms
20/07/02 12:53
수정 아이콘
내가 바로 대격변이다!
회사 도서관에 얼른 들어오면 좋겠네요.
유료도로당
20/07/02 13:18
수정 아이콘
와우 대격변은 Cataclysm 이었는데 이쪽은 Deluge군요. 대홍수로 번역하면 좀 어색하니 적절한 초월번역인듯...
aurelius
20/07/02 13:35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역자가 아주 적절히 의역했습니다. 가끔은 이런 센스가 필요한데 말이죠. 예컨데 국내에서도 꽤 인기 있는 피터 자이한의 ["Accidental Superpower"]["21세기 미국패권과 지정학"]이라는 핵노잼 제목으로 번역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어쩌다 초강대국"]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군-
20/07/02 14:03
수정 아이콘
아예 라노벨스럽게 [변방국이었던 내가 어쩌다보니 초강대국이 되어버린 건에 대하여]로 제목을 지었으면....(응?)
20/07/02 14:0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1차세계대전에 대해서 다룬 책인 <몽유병자들>이 작년에 읽은 모든 책 중 손꼽히는 책이었는데, 이 책도 같이 읽으면 재밌을 듯하군요! 책 소개 감사합니다.
klemens2
20/07/02 16:56
수정 아이콘
나이 먹으니까 책의 내용 보다도 책이 잘 읽히는지 안 읽히는지가 더 중요해져버렸네요. 내용은 일단 흥미를 끄는데, 문장 몇 개 발췌해놓은 걸로는 판단이 안되서 그런데 술술 읽어지나요?
20/07/03 12:59
수정 아이콘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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