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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19 17:46:56
Name 데브레첸
Subject 서구적 가치가 더 이상 인류 보편이 아닌 세계
국제사회를 보면 지금은 참 혼란기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거세지고 있고, 미국은 세계경찰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며 동맹국더러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듯 보이고,
미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은 후퇴하고, 거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쳤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시기가 일시적인 혼란이 아닌, 알던 것과 다른 새로운 국제질서의 시작이라면 어떨까요?  

지금 소개할 글이 그런 새로운 세계를, 새로운 가치관과 철학의 관점에서 그려보려는 시도입니다. 
100% 동의하진 않지만, 독특하고 재미있는 시각이라 한번 공유해봅니다. 큰 틀엔 동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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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국가의 반격

세계 사회는 발전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문명국가가 치고 들어왔다

저자 : Bruno Macaes
출처: https://www.noemamag.com/the-attack-of-the-civilization-state/

3,4년 전 정부 관계자와 지식인들을 만나러 베이징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나는 계속 똑같은 메세지를 받았다. 내 경험상, 중국 지식인들이나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은 손님과 걸어서 차로 들어가는 순간 뿐이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더 말할 시간도 없을 때, 한 문장은 의미심장할 수 있다. 내가 듣던 말은 이것이다. "중국은 민족국가보다는 문명이라는 걸 항상 기억하라고."

이것은 새로운 관념과 거리가 멀며, 중국적 관념도 아니다. 그러나 (중국에) 공식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그 개념은 중요하고 종종 무시되는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중국이 서구적 정치사회 모델에 동화될 운명에 있다는 환상은 끝났다고. 지금, 중국은 'Sonderweg', 그들만의 고유한 길을 쫓고 있다. 중국 특색의 진보이다.

문명국가로서 중국은 정치보다는 문화를 중심으로 구성되고 있다. 문명과 연결된 국가는 고유한 문화적 전통을 보존하는 매우 소중한 임무를  맡는다. 이 범위는 그 문화가 지배적인 전 지역을 포괄한다. 그 개념의 중요함은 인도에서 여당 BJP의 사무총장인 Ram Madhav와 대화할 때 내게 더 분명해졌다. 델리의 컨퍼런스 후 그는 "지금부터 아시아는 세계를 통치할 것이고, 아시아는 민족국가보다는 문명에 가깝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변화의 정확한 본질은 아직 말해지지 않았다. 즉각적인 함의는 디아스포라의 역할이다. 총리 나렌드라 모디 하의 새로운 인도는 미국, 영국과 걸프 등에 있는 거대한 인도인 디아스포라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왜 인도인 작가인 V.S. Naipaul을 거론하지 않는가? Naipaul은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태어났고, 옥스퍼드 대학교에 입학해 삶의 대부분을 런던에서 보냈다. 그러나 이는 중요하지 않다 - 그는 인도 문명스러운 감정과 생각하는 방식을 표출한다.

문명국가로서, 문화적 연결은 단순한 시민권의 법적인 상태보다 더 잠재적으로 중요하다. 인도의 최근 시민권 수정 법률조항이 보여주듯이, 문화는 누가 인도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지를 결정할 수도 있다. 그 법률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와 아프가니스탄의 이민자들에게 빠르게 시민권을 제공하지만, 그러나 그들이 무슬림이여서는 안 된다. 이는 국가가 점점 강하게 주장하는 지배적 이데올로기와 상응한다: 인도인이 되기 위해 힌두교도가 될 필요는 없지만, 당신은 힌두적인 방식을 알고, 존중해야 하며 심지어 찬양해야 할 수도 있다고. 

인도가 문명임을 확인하면서, 모디 정부는 야당인 인도 국민 회의를 외국 시스템의 기준에 의해 인도의 성공을 측정하려는 서구화하려는 힘의 의지라는 위태로운 역할을 한다고 몰아가고 있다.  인도 국민 회의가 세속주의와 코스모폴리타니즘이라는, 당연히 지켜야 할 것으로 표현한 관념은 인도가 자유로워져야 할 문화적 수입품으로 간주되고 있다. Naipaul은 상처난 문명으로서의 인도를 말해왔고, 그가 맞았을 수도 있으나 현대 인도는 스스로를 재확인하는 상처난 문명이다. 민족국가는 서구적인 발명품이며, 서구적 영향력에 본질적으로 취약하다. 문명은 서구의 대안이다.

2019년 인도 선거에서의 BJP의 강한 승리-하원에서 300석 이상을 추가로 얻었다-는 이런 태도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다. 정치 이론가 Pratap Bhanu Mehta는 유권자에게 모디는 본질적으로 영국화된 엘리트가 만든 권력 구조에 항거해야 하며, 서구적 관용의 철학이 힌두주의에 대한 불만의 상징과 관습으로 전락했음을 확신케 했다고 언급했다. 서구적 자유주의 철학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던 때가 있었다. 제3세계라 불렸던 곳의 독립 운동은 이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인권과 법치주의의 언어로 서구 식민주의자에 대항하였다. 

현재 벌어지는 전환은 더 깊고 과격하다. 서구적 정치 관념을 엉터리일 뿐만 아니라, 중립적인 원칙인 척 한다는 가식 속에 그들의 기원을 가린다고 비판하며 문명국가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보편적 가치를 탐색하는 시기는 끝났으며, 우리가 오직 우리 스스로와 우리 사회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을 모두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명국가의 세계는 자연적인 정치 세계이다. 국가가 어떻게 성립되어 확장되는지를 생각해 보라. 만약에 국가가 사회적 관계와 총체적 권력을 조직하는 성공적인 공식을 발전시킨다면, 보통 이웃 지역을 흡수하게 된다. 부의 새로운 형태를 확장하고 집중시키면서, 사회적 삶은 점점 복잡해진다. 신화가 만들어지고, 예술과 과학은 번성한다. 지배 하에, 약간의 가능성은 개방되지만 다른 가능성은 고쳐지지도 못하고 폐쇄된다. 세계를 관찰하고 인간 조건을 해석하려는 삶의 방식이 발전한다. 그 영역 밖에서, 다른 국가들은 대안을 만들지만, 이러한 대안들은 인류가 생각하고 살아가는 다양한 방식이기 때문에 국가들은 타 문명과 공존하고 문명의 형태에 종속된다. 

현대 서구는 이 틀을 부쉈다. 과거의 관점에서 볼 때, 서구의 정치 사회는 과학적인 야망을 잘못된 위상에 놓았다. 그들은 과학적 이론이 보편적 타당성을 누리듯 정치적 가치가 인류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를 원했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 우리는 일군 성과도 의심해야 하며, 추상화와 단순화라는 기념비적 노력이 요구된다. 서구 문명은 다른 문명과는 다른 문명이다. 적절히 말하자면, 이것은 문명이라기보다는 작동 시스템과 비슷하다. 이것은 전통과 관습의 넉넉한 직조물을 체화하지도 않았고, 종교적인 교리나 비전을 추구하지도 않는다. 이 원리는 보편적이고 공식적이도록 의도되었는데, 이는 다른 문화적 다양성이 연구될 수 있는 추상적인 틀에 지나지 않는다. 관용과 민주주의에 근거하여, 서구적 가치는 여러 방식 중 특정한 방식의 삶을 지지하지도 않는다. 관용과 민주주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 그들은 큰 질문들이 어떻게 결정될 수 있는지에 관한 절차를 수립했다.

문명국가의 정의가  다른 대안으로부터 한 방식의 삶을 촉진하고 수호하는 것이기에, 현대 서구 정치 사회는 새로운 정치적 형식을 요구했다. 방어되는 가치는 보편적일 것이 의도되지만, 실질적으로 세계국가의 관념은 인기가 많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보편적 가치는 실행되는 방식의 차이에 대한 여지를 남기기에 충분할 정도로 보편적이었다. 하도 추상적이다 보니 많은 질문들에 답변이 되지 않았으며, 지역적 상황에 따른 다양한 방식이 결정될 필요가 있다.

문명국가의 개념은 일정한 수준의 다양성을 요구하지만, 보편적 가치는 개별적 국가가 통치하는 헌법적 틀을 제공하는 것을 의도한다. 이러한 보편적 가치는 문명국가를 부정하며 다양한 삶의 방식을 실험할 자유를 확실시했다. 그러나 널리 받아들여진다면, 이는 국제 기관과 규범을 수립하고, 국가 간 갈등 가능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최근 수십년 간 세계국가는 유토피아로 남아있지만, 세계 사회 또한  발전한 듯 보인다.

그러나 그 때 문명국가가 다시 돌아왔다. 서구적 보편주의는 크게 두 문제가 있다. 첫째로, 서구적 가치는 아시아나 아프리카에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여러 대안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자유주의 사회에 보존될 수 있다는 약속은 치명적인 기만이었다. 터키, 중국, 러시아가 서구적인 가치와 규범을 총체적으로 수입했다면, 그들의 사회는 곧 서구의 복제품이 되어 문화적 독립성을 잃고 말 것이다. 이 과정이 근대화의 필연적 댓가로 여겨지는 동안 문화적 동화는 여전히 위신있게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근대 사회의 이점을 얻기 위해 서구 국가들을 모방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왔다. 둘째로, 서구적 가치와 규범은 해석되고 집행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데, 서구의 가장 강한 국가들은 그 과정을 가로채갔다.  인도처럼 성공적인 민주주의에서 결정된 모든 논쟁적인 이슈가, 정당성의 최종적 결정은 서구의 정치와 지식의 권위에 종속된다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라, 이는 중요한 일이다. The Hindu지의 편집진들이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지만, 뉴욕 워싱턴 런던의 일류 신문이 그러면 그렇게 된다. 문화적 동화는 정치적 의존성을 의미한 것이다. 

만약에 우리가 문명국가의 세계로 돌아간다면,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범위에서 그 근원적인 원인은 세계 문명이라는 개념의 붕괴일 것이다. 미국의 정치과학자 새무얼 헌팅턴이 이를 현실화하였고, 그의 가장 냉정한 책인 '문명의 충돌'에서 '보편 문명의 개념은 서구가 타 사회에 대한 문화적 지배와, 타 사회들이 서구의 관습과 조직을 흉내내야 할 필요를 정당화하였다"고 내세웠다. 보편주의는 서구가 타 문화와 대치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인 것이다. 자연적으로, 서구의 바깥의 모두는 헌팅턴이 업급하듯이 하나의 세계의 개념을 위협으로 바라본다. 

나는 헌팅턴이 옳았지만 반만 옳았다고 본다. 중국, 러시아, 인도와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서구 문명의 개념을 보편주의에 대한 특별한 호소 없이 여러 문명 중 하나로서, 점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그 자체로 단순한 문화적 결정론이다. 이에 뒤따르는 주장이 더 결정적이다: 만약 서구가 국가 권력의 도구로 - 많은 경우 군사력까지 - 스스로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당위감을 가진다면, 왜 다른 나라들은 똑같이 해서는 안 되는가? 왜 국가가 그 배후에 숨은 총체적인 문명과 함께 좋은 삶이라는 스스로의 개념을 바탕으로 건국되어서는 안 되는가? 그들의 야망은 매사에 온건했다. 그들은 여러 문명 중 하나의 대안이 되기를 의도했다.

헌팅턴이 놓친 것은 세계 문명이라는 서구의 기만은 단순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합스부르그, 오스만과 무굴의 세계로 돌아가지 않았다. 심지어 TV방송된 왕자의 의복 속에서도 그렇다.  우리 세계는 철저하게 현대화되고 기술적이며, 그 속에서 거리는 문명을 분리시키기에 충분하지 않고, 국경은 과거 자신의 그림자이다. 이 세계에서, 여타의 문명들은 열망이 없다면 실질적으로 보편적이다. 그들은 세계 권력을 위해 경쟁하는 것이 당연하며, 그러나 보편적이고 점점 통합되어가는 정치적이며 경제적인 풍경에 귀속된다. 

문명국가의 귀환은 서구에 미묘한 문제를 제공한다. 많은 부분에서, 서구 사회는 보편적 프로젝트를 목적으로 그들의 문화를 희생시켰음을 기억하자. 누군가는 서구 사회에서 전통, 관습, 좋은 삶을 위한 비전 따위는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들의 가치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지는 말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엔 침묵한다. 그러면 특히 유럽에 중요한 질문 하나가 남는다. 전체 세계를 위한 보편적 틀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우리의 문화적 전통을 희생해 왔는데, 우리가 그 방식을 채택한 유일한 부류가 되어야 하는가? 

답변은 사람마다 다르다.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전통적 기독교 사회의 전체적인 양상들을 복구시키려는, 시쳇말로 포퓰리스트인 부류가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현대적이고 세속적인 유럽 문명의 핵심은 다른 세계가 다른 길을 걷더라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유럽 연합은 문명 국가로서 재조정되는 과정 하에 있고, 이 정치적 조직은 특정한 가치 체계 속에 살아가는 모두를 총합하며, 유럽 문명을 그 적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정치적인 도구를 사용한다. 이 보편적인 규칙의 틀은 다른 목적을 위해 꾸며질 수 있다. 전에는, 이것은 날개 하의 모든 세계 문화를 받아들이려고 의도했으나, 현재는 특정한 삶의 방식의 근원이 되었다. 중립적이며, 자유롭고, 거리를 두는, 미학적인. 점점 추상화되고 일반인과 동떨어진 규칙의 틀에 대한 헌신에서 자유로워진, 유럽의 자유주의는 그 속에 포함된 구체적인 가능성을 발전시키려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이것은 예술가, 작가, 기술가들의 일이다.

유럽은 보편 문명을 건축하는 것에 확신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의 문명을 만들었을 뿐임이 드러났다. 이 사실에 대한 인정은 어렵고 고통스러울 것이지만 불가피하다. 나는 유럽 정치인들이 유럽은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곳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을 때 이를 처음으로 알아차렸다. 민주주의와 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변호하는 대신, 그들은 승패가 갈리는 경쟁으로서 다른 대안에 맞선 특정한 삶의 방식을 점점 옹호하고 있다. 문명의 논리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 (유럽) 대륙은 미국에서 보듯 문명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것이 일어날 때, 문명국가의 승리는 완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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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9 17:58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습니다
라방백
20/06/19 18:03
수정 아이콘
별로 공감가는 글은 아니네요. 우선 글에서 이야기하는 서구적 정치철학의 정의가 모호합니다. 이미 전통적인 정치철학은 각 나라의 국가 시스템에 완전히 스며들어서 패시브화 되었다에 가깝다고 봅니다. 합리성과 보편성, 정치적 시스템화를 서구적 정치 철학에 따른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일반적인 국가중에 합리성과 보편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정치 체제가 있다는건가요? 그리고 본문에서 표현하는 정치체제와 문명체제의 차이또한 모호합니다. 서구는 전통과 문화를 아예 배제하고 정치 시스템을 만들었다는것일까요? 마지막 문단만 보면 서구는 전세계에 보편적으로 통하는 가치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세계 문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만들려고 했는데 실패했다는 주장인것 같은데 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통할만한 가치들은 널리널리 퍼져서 상대의 문화에 흡수가 되었다는것이 맞겠지요. 물론 현재 각 국가의 체제가 서구적 가치중에 일부를 거절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사회시스템은 사회 구성원들 다수가 편하고 좋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마련이라고 생각하거든요.
minyuhee
20/06/19 18:16
수정 아이콘
소련이 망하고 자본주의/민주주의가 지구의 대세라고 누구나 생각했죠.
근데 문화적/군사적/경제적으론 대세를 차지했지만 쉽게 변동불가능한 진짜가치인 인구와 영토적으론 전혀 그렇지 않았죠
루트에리노
20/06/19 18:44
수정 아이콘
드는 느낌은 중국이라는 체계가 서구인들에게 이렇게나 이질적인가 싶네요. 자신들의 모든것을 부정한다는 듯이 얘기하네요.
pzfusiler
20/06/19 18:44
수정 아이콘
그냥 유럽도 전통적가치를 중시하잔 글같은데요. 독자도 서구인을 대상으로 쓴글같고

그리고 이성과 합리 인권과 민주주의가 이젠 서구만의 가치인지도 모르겠고 타협의 대상이 될수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항상보면 민주주의나 인권같은 가치를 서구중심적 가치라 비판하는 분들이 그럼 전두환이 주장한 한국식 민주주의도 옳은거 아니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고 하더군요. 재밌는모습
pzfusiler
20/06/19 18:49
수정 아이콘
뭣보다 저런가치가 서구만의 것이란 주장자체가 미묘하게 불쾌하네요. 잘난 유럽사람들만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민주적이고 인권있는거 아닙니다. 거만하지 말자며 쓴글이 더 거만해보이네요.
antidote
20/06/19 20:12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개념 자체를 발명한 것은 유럽인들입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법치 자유 인권 합리 이성을 말하지만 사실 이건 일본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하며 한자어로 번역하기 전에는 동양에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에 가까웠거든요.
pzfusiler
20/06/19 20: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맞는말씀입니다. 저도 동의하고요. 그런데 그렇다고 지금 그런 관념들이 서구만의 전유물도 아니죠.

행간을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서구문명의 보편성으로 거만하지 말자는말을 다시 뒤집어보면 다른 문명은 그런 보편성이 없단 말이거든요

쉽게말하면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인권과 민주주의가 보편적인 가치가 아닌 문명도 존중하잔건데 저게 정말로 존중하자는 걸로 보이십니까? 교묘하게 맥이는거 같은데요 제가보기엔

물론 저 두국가가 인권이나 민주주의 관련해서 달리 할말은 없는건 맞죠. 그런데 본문보면 아시아문명이란 말도있고 전반적으로 비서구권 문명에대한 미묘한 폄훼가 보인단겁니다. 대한민국은 그래서 인권과 민주주의가 보편적 가치가 아닌가요?
metaljet
20/06/19 20:42
수정 아이콘
서구사회가 누리는 거대한 풍요, 소비문화가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밑바탕입니다. 애초에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회에서 다양성과 자유는 인정될수가 없어요. 한번 실패하면 다 끝장이니까 사회 갈등이나 비효율적 의사결정이 용납될수가 없죠. 종교적 광신이나 가부장적 권위주의에 매달리는 제3세계 소위 전통주의 국가들이 서양이 좋은 체제인 것 몰라서 못하는게 아니죠. 경제적 뒷받침이 안되니 그렇게 갈수가 없는겁니다. 국민들에게 자본주의 소비사회가 가져다주는 물질적 쾌락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니 어쩔수 없이 종교나 이상 등 돈보다 다른 가치를 우선하는 프로파간다를 심어줘야 합니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그걸 전통이라고 포장할 수 밖에 없죠. 한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의 예외적인 일부 국가들 - 강력한 억압과 국가주의 운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불평등을 감내하게 하고 산업자본 축적을 통해 빈곤을 탈출한 사례 - 이 있지만 불행하게도 모든 국가들이 그런 경로를 밟기에는 이 지구의 자원은 너무나 모자랍니다. 특히 중국은 너무나 덩치가 커서 지금까지 해왔던 생산기지 모델로는 절대 완전한 서구화가 될수가 없고요 결국 미국으로부터 달러 헤게모니를 빼앗아 오지 않으면 안되겠죠.
므라노
20/06/20 00:09
수정 아이콘
확실히 한국은 서구세계의 일원이 맞나 봅니다. 저 스스로도 서구 지향적을 넘어 아예 서구 그 자체에 가까운 사고방식으로 생각하는거 보면.
그래서 그런지 별로 공감이 안갑니다.
서구 문명이 완전히 보편 문명이냐? 라고 물었을 경우 100% 긍정은 못하겠지만 보편 문명의 성격이 굉장히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요.
서구 문명의 대항마라고 내세우는 것들이란게 조잡하기 짝이 없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개발독재기나 제3세계의 우리식 민주주의나 중국의 민족주의 같은거 보는 느낌?
겉만 번지르르하지 그냥 그 지역 특유 문화 + 지겹디 지겨운 왕정에 현대 스킨 끼운 것 뿐이잖아요?
새로운 것도 아니고 그 지역을 넘어설만한 보편성을 가진 것도 아니고.. 전혀 서구문명의 대안이 될 수가 없어요.
물론 서구 문명의 가치가 퇴색할 순 있겠죠. 세상은 힘의 논리로 돌아가니까. 하지만 그건 그냥 퇴보라고 봅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0/06/20 03:01
수정 아이콘
근데 그런 건 있어요. "길고양이 학대가 통용 되는 유일한 나라 한국"이라느니 "다른 나라도 2D 아동성착취물 처벌한다"느니 떠드는 거 보면 어쩌라고 싶더라구요. 글로벌 스탠다드 무조건 따라가야 한다는 게 제가 보기엔 오히려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인 것 같은데 말이죠. 서구를 중심으로 하는 [보편 문명]에 대한 맹목은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꼭 서구가 아니라 하더라도 [보편성]에 대한 맹목은 있다고 봐요. 그 보편성이 모든 영역에서 이성과 논리를 담보하지는 않을 텐데 말입니다.
20/06/2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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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크... 요즘 들어 자주 보이는 헌팅턴 씨와 "문명의 충돌" 이야기군요.

이게 사실 1996년에 쓰여졌던 책이고, 이 책이 제시했던 문명경쟁에 대한 담론은 오히려 그 책보다 일찍 나왔던 1992년 책인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에 먹혀버렸지요. 이 책이야말로 자본주의와 제1세계를 '보편성의 신화' 속에 넣어버린 책인데, 하필이면 그 시기에 소련이 망해버려서 아주 그냥 대박이 터져버렸습니다. 그리고서는 헌팅턴의 주장은 9/11 테러와 아프간 전쟁 이후에나 다시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고요.

그러다가 중동의 정세가 세일가스 이후로 전지구적으로는 중요도가 떨어지니 다시 묻히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사담 후세인의 바트당 정권 같은 제대로된 국가와는 비교되지 못하는 IS는 문명국가론에서 독이 든 성배였지요. '반미(=반서구)-문명'이라는 지금 이 글도 어느정도 그려내고 있는 그런 존재가 필요한데요. IS라는 유사국가는 서구 지식인들이 그리던 '미국의 가치=근대화=자본주의=민주주의'를 싸그리 부정하는 '무슬림 근본주의=무슬림 문명'의 이상형 그 자체였는데요. 실상은 전혀 달랐죠. 전혀 '대안문명'이 될 수 없는 그 어설픈 유사국가 수준의 테러리스트 조직에 (실제로 오래가지 못하고 붕괴했고요. 아무리 서구의 무력지원 때문이라지만, 진짜배기 정부였으면 이렇게 지리멸렬하게 전후 처분을 받지도 않았을 겁니다. 전범재판은 커녕, '내각'에 참여했다싶으면 무인기로 다 실시간 추적해서 미사일을 박아줬죠), 투사 (지하디스트)들은 서구사회에서 적응못한 부산물로서의 아랍 하층민을 선동해서 부려먹었고, 트위터나 LiveLeak 같은 서구 기술의 총아 SNS로 선전선동을 했지요. 그래서 IS가 죽자, 헌팅턴의 논리는 또 죽었습니다.

그런데 또 요즘에 이게 다시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미중무역전쟁 때부터 슬근슬근 튀어나오더니, 코로나 이후로는 아주 그냥 주류가 되려는 듯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무슬림 문명 다음의 문명국가의 총아는 중국문명, 그러니까 중국 공산당이라는 것이지요. 저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소련이 미국과 경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이 그러했듯이, 이데올로기적인 대외적인 욕망과 제국주의적인 대내적인 욕망을 양손에 들고, 쌍수 바리안처럼 미국에게 '너는 대체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체급이 되었고, 핵무기를 가졌고,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동시에 그런 체제적인 면모도 있었습니다. 미국에게 경쟁하는 국가에게 '우리와 함께하라, 너희가 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 새로운 지구를 만들어주마!'라는 대마왕이었거든요. 그런데, 중국은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우방도 없어요. 북한조차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중국을 써먹는 느낌이고요. 이건 왜 그러냐, 이런 글에서도 지적하듯이, 중국에는 '보편철학'이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중국만이 만들수 있는 새로운 세상이 있다고, 마오쩌둥의 시절에는 주장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중국 고위간부도 시장경제에서 얻은 검은 돈을 가지고 경쟁자를 조집니다. 시진핑의 중국몽이 근본없는 무력이자, 중국식 제국주의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 글은 어떤 '문명국가'는 '서구의 보편성을 수용하면, 문화적, 식민적 동화가 되고 굴종이 되기에 필연적으로 거부할 수 밖에 없다'라고 분석한건 옳았지만, 그런 거부에서 만들어진 문명들이 나름대로의 보편성을 가질거라는 측면에서 단단히 틀렸습니다. 반제국주의 코인이 그들만의 제국주의 코인으로 수렴한다고, 서구 제국주의같은 보편성을 띌까요? 소련은 순간적으로나마 그걸 성공했습니다, 그러고도 무너졌고요. 그런데 지금 중국과 지금 러시아가요? 말도 안되죠. 제국주의만 있어서는 세계패권 근처에도 못갑니다. 이데올로기가 없이는 자신의 종속국들을 너무나도 비효율적인 억압과 무력으로 유지해야하는데요. 소련도 막판에 그렇게 흐르다가 무너졌습니다.

그런데요. 글의 막판에 "시쳇말로 포퓰리스트"라는 표현을 하면서, 국민전선과 페기다로 대표되는 극우, 유럽주의자, 토착주의자(Nativism, 한국인 입장에서는 엄청 이상하고 낯설은 단어인데요. '난민'이라는 키워드를 생각해보시면 그나마 좀 와닿는 정치적인 단어입니다. 기존 정권은 토착유럽인 하층민을 외노자와 동급인 집단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프레임이 들어간 말이지요)들은 고작 포퓰리스트 따위가 아닙니다. 유럽의 사상을 가지고 싸우는 나름대로 진지한 사람들입니다.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극단적인 언사를 벌이고, 인종차별도 한다는 입장에서 '고작 포퓰리스트'라고 부르고 싶겠지만, 유럽에서 만들어진 보편주의를 신화의 영역으로 넘겨버리고 새로운 유럽, 본래 백인의 유럽, 전쟁할 수 있는 유럽을 만들려는 사람들이지요. "전체 세계를 위한 보편적 틀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우리의 문화적 전통을 희생해 왔는데, 우리가 그 방식을 채택한 유일한 부류가 되어야 하는가? "라는 본문의 질문에 아니요. 라고 답하려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 계속해서 우리가 만든 보편성을 우리의 무기로 수호해야한다"라고 보편유럽을 주장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런 '국내 집안의 소리'를 무찌르기 위해서라도, 서구에 존재하는 보편가치가 중국이라는 거대 반미-반서구 문명과 하나의 성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싶겠지요. 대한민국도, 대만도, 일본도 유럽인들에게 있어서는 이런 맥락에서 쓰여집니다 크크크... 우리가 유럽 정치를 국내 정치에 써먹을려고 불러오는 거랑 똑같은 사용법이지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제가 보기에는, 당분간 수십년은 이데올로기 없는 시대가 더 공고해질 것 같습니다. 특히 자본주의의 총본산인 미국이 트럼프 따위로 퇴화해버린 덕분에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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