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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11 00:50:52
Name 항즐이
Subject [일반] [F1] 스포츠, 경쟁, 불균형, 공정성 - F1의 문제와 시도 (수정됨)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합의된 룰에 따라 (비교적) 공정한 경쟁을 하고,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승부를 얻기까지의 드라마를 참여하는 플레이어와 관객들이 즐기는 형태이다. (크보는요? 그건 예능이야)


모터 스포츠, 그 정점에 있는 포뮬러 1의 경우도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문제가 있다. 


1. F1의 경쟁 주체는 드라이버가 아니라 컨스트럭터+드라이버다. 


F1의 시작은 카 메이커들이 "내 차 왕빠름!"을 뽐내는 것이었으므로 단순히 누가 운전을 잘 하느냐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엔진, 섀시(차 껍데기), 각종 에어로 파츠 등 장비 특성은 물론 전략을 세우고 수행하는 핏월, 타이어를 갈고 부품을 끼워주거나 수리해주는 피트크루+미캐닉에 더해서 드라이버가 있는 하나의 팀(컨스트럭터)이 경쟁을 하게 된다. 


물론 아무리 그래봐야 사람들은 스타를 찾게 되고, 드라이버의 기량도 차이가 있어서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따로 계산하고 시상도 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구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차빨"이 드라이버의 성취를 가르기도 한다. 실제로 차가 좋은데 드라이버가 안좋아서 우승을 못할 수는 있지만, 차가 안좋은데 드라이버만 좋다고 월챔(시즌 전체 우승)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 


 


2. F1의 체계는 차이를 증폭 시키는 측면이 있다. 


F1은 현재 10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엔진을 직접 만드는 팀(워크스)이 셋(메르세데스, 페라리, 르노), 돈이 좀 많이 있는 팀이 둘(레드불, 맥라렌), 앞으로 돈이 좀 있을 것 같은 팀이 하나(레이싱 포인트, 애스턴 마틴으로 전환 예정), 다른 팀의 2군 비슷하게 운영되는 팀이 둘(알파 타우리(대놓고 레드불 2군), 알파 로메오(살짝 페라리 2군)), 인디밴드 같은 팀이 하나(하스), 왕년팔이 하다가 망한 팀이 하나(윌리엄스, 곧 팔림)다. 


앞서 말했듯 누가 차를 잘만드냐를 따지는 경쟁이기 때문에 섀시를 공유하는 인디카나 포뮬러e같은 구조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돈이 천정부지로 들고 돈이 많을수록 더 많은 실험과 개발이 가능하다. 


엔진을 직접 못 만드는 경우에 이미 격차가 발생하고(사서 쓰면 아무래도 좋은거 받기 힘듦) 차 성능에서 엔진만큼 중요한 에어로 파츠 개발과 실험도 비용이 무진장 많이 든다(하스는 이것도 사서 쓴다). 


F1이 그나마 팀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는 실제 경주가 이루어지는 서킷에 아무때고 시험 주행을 할 수 없도록 한 정도다. 각 레이스(일요일) 전의 금요일 부터만 정해진 시간에 연습할 수 있다. 


 


3. F1의 경주 방식도 차이를 보정해 주지 않는다. 


당구처럼 1등팀이 무게추를 더 달거나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자동차 경주의 특성 상 좌우로 나란히 20대가 출발할 수 없기 때문에 출발 위치에 따른 유불리가 존재한다. 


존재하는 정도가 엄청나게 크다. 


출발위치를 그리드라고 부르는데, 출발 후 첫 코너, 첫 랩에서 일어나는 추월이 레이스 전체의 추월과 맞먹는 경우도 생긴다. 그만큼 출발 후에는 격차가 점점 벌어지기만 한다. 


왜냐? 빠른 차가 맨 앞 그리드를 차지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토요일에 진행되는 퀄리파잉에서 모든 드라이버들은 (기본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고 서킷을 자유롭게 돈다. 자신의 베스트 기록에 따라 본 레이스의 출발 그리드를 배정받게 되니까 빠른 차가 맨 앞에서 출발하고, 그 후에는 점점 격차가 벌어지는 게 당연하다. (물론 숏런과 롱런의 차이가 존재하고, 다양한 전략이 있긴 하다.)


 


4. 오늘날 F1의 팀 간 격차는 심해졌다. 


1zJyviX.png

그래프를 보면, 2010년 까지는 그나마 존재하던 다양한 점들이 2010년대 이후에는 전멸한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6시즌 동안 탑 3 컨스트럭터(메르세데스, 페라리, 레드불)이외의 우승팀은 전무하고, 포디움(3위 입상)에 올라간 경우도 시즌마다 손에 꼽는다. 


위에서 언급한 구조적인 문제가 최근 팀 간 예산 격차와 맞물리면서 심각한 불균형을 만들어낸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불균형의 정도는 역사상 최고치가 아닐 수 있으나, 불균형의 구도 고착화는 가장 심각한 정도이다. 


 


 


5. FIA의 시도1 - 코스트 캡과 풍동 실험 역차별


FIA 역시 이런 고착화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소규모팀들은 지속적인 부진으로 인해 스폰서가 떨어져 나가고(하스, 윌리엄스), 중위권 팀들도 답답한 상황이다. 신규 팀의 진입은 오래 전 이야기가 되었으며, 기존 팀의 이탈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윌리엄스).


특히 신규 팀 진입과 기존 팀 이탈 방지를 위해 FIA가 꺼내든 첫번째 시도는 코스트캡이다. 현재 지출 상위그룹(페라리, 메르세데스, 레드불 순)의 거의 절반 수준의 코스트 캡을 통해 상하위 팀 간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물론 드라이버의 연봉이 빠지는 등 다소 예외는 있다.)


이것이 실효적이라는 다수의 의견과 더불어, 챔피언이 가려진 후 회계사들의 감사를 통해 다음 시즌 중에 다시 챔피언이 바뀌는 일이 생길 지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NBA나 MLB와 같은 단일 커미셔너 하의 동등한 구조를 갖지 않는 F1은 각 팀마다 기업의 일부이거나 독립된 엔지니어링이거나 하는 등 다양한 특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국적도 다르다! 과연 회계 기준을 얼마나 공정하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사람들도 걱정하고 있다. 


풍동 실험은 에어로 다이내믹스를 개선하기 위한 핵심적인 요소이다. 시즌 전 차를 디자인할 때는 물론이고, 챔피언쉽의 향방을 숱하게 가른 시즌 중 업데이트에서도 풍동 실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F1은 이 풍동 실험을 서킷 연습처럼 시간 제약을 두려고 한다. 더 나아가, 1위 팀은 기본 할당 시간 이하로 제약받고, 꼴지팀은 더 많은 시간을 할당받게 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특히 업데이트에 있어서 하위 팀을 격려하고 시즌이 진행되며 더 격차가 벌어지는 현실을 보완하려 한다. 


풍동 실험 연습 역시 실제 감사와 변칙적인 운용 등에 대한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코스트 캡에 비해서는 명확한 편이다. 


 


6. FIA의 시도2 - 리버스 그리드?


레이스 바깥에서의 격차(팀 간 예산, 그로 인한 차의 성능, 업데이트 효율 등)가 앞서의 시도들로 극복된다 하더라도 추월이 어려워지는 레이스 내의 상황은 여전히 팬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DRS(드래그 리덕션 시스템, 거리가 가까운 뒷 차가 리어 윙 날개를 눕혀서 공기 저항을 줄여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해 주는 시스템, 일부 구간에서만 사용가능)를 통해 추월을 늘리고 있지만, 동시에 신규 서킷들 다수가 틸케 디자인의 무난한 서킷이 되면서 추월과 개성이 사라지고 있기도 하다. 


2020시즌의 파국을 기회삼아,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리버스 그리드는 그런 의미에서 레이스 내의 격차를 줄이는 방법으로 고려된다. 


 


yaghlJl.jpg


그림에 나타나듯, 현재 챔피언십 순위의 역순으로 그리드를 배치한 채 30분 정도의 짧은 레이스를 펼친다(스프린트 레이스, F2에서 시행 중). 이 스프린트 레이스를 퀄리파잉으로 대체해 그 결과에 따라 본 레이스의 스타팅 그리드를 부여받는다. 


리버스 그리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재미를 유발한다. 하나는 스프린트 레이스 그 자체다. 순위의 역순이 된 상황에서 본 레이스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상위 드라이버들의 악착같은 추월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다수의 추월을 볼 수 있다. 또한 하위권 드라이버들도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쉽게 양보하지 않게 된다. 더군다나 상위권 드라이버들이 처음 상대해야 하는 대상은 같은 상위원 드라이버들과 중위권 드라이버들인데, 모두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30분 정도의 짧은 레이스에서는 롱런에서 성능이 나쁜 차량이더라도 격차를 줄여가면서 전력을 다할 수 있다. 피트 스탑도 없으므로 한계까지 차량을 혹사하고 드라이버도 여유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리버스 그리드의 또 하나의 장점은 본 레이스의 역동성이다. 아무리 페라리와 메르세데스가 뛰어나더라도 30분동안 20위에서 1위로 올라설 수는 없다. 애매하게 게 포인트를 못 따 하위권이던 중위권 팀 드라이버가 스프린트 레이스의 우승자가 되어 본 레이스의 프론트 그리드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본 레이스 역시 상위 드라이버에게 추월을 강요하게 된다. 


 


7. 리버스 그리드, 공정과 불공정의 개념


이러한 재미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드라이버들은 리버스 그리드를 반대한다. 공개적으로 이에 반대한 드라이버만 해도 페라리의 페텔과 르클레르, 메르세데스의 해밀턴, 그리고 놀랍게도 르노의 리카르도가 있다. 


이들의 주장은 빠른 차를 존중(RESPECT)하는 것이 모터 스포츠의 본질인데 반대로 빠른 차에게 페널티를 주면서 무언가를 하려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빠른 차들이 억지로 추월을 하면서 수십 랩 동안의 롱 런 페이스가 흐트러지고, 실제 그 차와 드라이버가 낼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는 볼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스트린트 레이스와 본 레이스에서 스타트 부터 수많은 혼란이 생길 것이기 때문에(빠른 차가 뒤에 있고, 스타트가 가장 좋은 추월 기회이므로) 충돌이 다수 발생해서 지저분한 레이스가 되기 쉽다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어차피 스포츠에는 격차가 있고, 그 격차를 인정한 채 누가 가장 뛰어난지를 겨룬다. 더 나아지려는 노력을 하고 실제로 더 나아진 쪽이 인정받아 유리할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리버스 그리드는 변칙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동시에 극단적으로 순수한 모터 스포츠를 만드려면 지금의 퀄리파잉처럼 각자 따로 서킷을 돌아서 랩타임을 비교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지금처럼 서로 충돌할 필요도, 추월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F1은 르망24나 다른 내구 레이스와는 다른 중거리 서킷 레이스이고 차들의 성능은 물론 드라이버의 기량(반응속도, 대응 능력)과 팀의 전략까지 함께 경쟁하는 스포츠이다. 그러니 순수한 모터 레이싱이라는 개념은 알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F1을 비롯한 모든 모터 스포츠는 육상이나 수영과 달리 같은 위치에서 출발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한다. 따라서 스타팅 그리드 자체가 어떤 식으로든 불공정을 안고 갈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열심히 노력해서 잘 하고 있는 팀에게 더 어드밴티지를 주는 방식으로 할 것이냐, 잘 못하는 팀에게도 실력을 보일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할 것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2020은 어쨌든 파행에 가까운 운영이 불가피하다. 다수의 유럽 서킷에서 2회씩 진행될 계획이다. 그러니, 이 기회를 틈타 F1이 규정 변화(2022년에 차에 대한 규정이 크게 바뀐다. 더불어 앞서 언급한 예산과 풍동 규정까지 생겼다.)에 더해 이 스포츠의 매력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나스카나 인디카와 같이 충돌이 자주 일어나는 경주는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리버스 그리드를 시험해 보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2020 시즌의 혼란에 리버스 그리드를 끼얹고 후세에 2020의 챔피언이 과연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가 갑론을박 한다면 그것도 또한 재미있는 화제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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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 01:12
수정 아이콘
실효적인지는 논란이 많지만, 그래서 이 글의 맥락에는 동의합니다만, 팀간 공정성 및 비용 절감을 위한 많은 규정이 있습니다(비용 절감만으로도 결국 공정성을 추구하는 셈이기도 하구요). 풍동 실험 역시 여러 제한이 있고 그 중에 이용 시간 제한도 있습니다. 이번 시즌의 역차별은 거기서 한발짝 더 나아간거죠.
항즐이
20/06/11 09:04
수정 아이콘
원래 최대한 제약없이 겨뤄보자는 걸로 시작했던 분야라 이런 움직임이 환영받지 못하죠

하지만 mgu k h, kers ers, drs 모두 같은 반응이었던 걸 생각하면 어떻게든 적응할것 같습니다
피쟐러
20/06/11 01:14
수정 아이콘
글은 안읽었는데 글쓴이가?!
HuntCook
20/06/11 01:21
수정 아이콘
스포츠 규정에서 고귀함은 근대에 항상 재미 또는 시간절약에 밀려왔죠. 그래도 리버스그리드는 재미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항즐이
20/06/11 01:25
수정 아이콘
저는 본문에도 썼지만, 고귀함(혹은 순수함)을 추구하려면 그냥 랩타임 따로 재는게 좋다는 거죠.
드라이버들 스스로도 OVERTAKER(추월, 추월하는 사람)라고 불리는 걸 좋아합니다. 당장 F1 공식 페이지에도 BEST OVERTAKES 하이라이트가 꼭 있습니다.
20/06/11 01:32
수정 아이콘
팬들의 지지는 어떠한가요 f1을 잘 모르는 입장에서보면 과연 이 스포츠에서 하위팀팬이라는게 존재가능한가 싶거든요
야구도 꼴지팀이 원기옥 모아서 우승이라도 가능한데 f1은 머신이 차이나니 그냥 불가능한 수준같아서요
항즐이
20/06/11 01:40
수정 아이콘
국가 대항전 성격이 아직 남아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팀이건 드라이버건 자기 나라면 좋아합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페라리 사랑은 광적입니다. 막스 베르스타펜은 네덜란드 사람들의 아이돌입니다. 페레즈도 멕시코에서 인기 많죠.)
그 외에도 하위권 팀, 드라이버라도 팬은 꽤 있습니다. 저도 잘 이해는 안되는데, 크보 생각하면 안될게 뭐가 있겠습니까?
중위권만 되면 팬은 꽤 많이 고정적으로 있습니다.

다만, F1이라서가 아니라 어느 스포츠건 이렇게 팀 간 격차가 고착화 되어버리면 하위권 팀이 인기가 많이 떨어지죠.
실제로 그래서 F1 하위권 팀들이 어렵고(스폰서쉽), FIA도 걱정을 합니다. 그러니 저런 대책들이 나오죠.
20/06/11 01: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리버스 그리드는 말도안된다고 생각합니다

f1 이야말로 그 어떠한 프로스포츠보다, 자본을 과시하는 자본력 과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이고 또, 그로 인해 투자사의 브랜드 위용을 드러내는 스포츠인데.. (대다수의 F1의 팬들은 애초에 이 대명제를 받아 들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측에선 격차가 너무 심해지니 판이 위험하다고 느낀다는건가..

억지로 자본력의 간극을 맞추려 하는건 포뮬라원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려 드는 행위라고 보기 때문에.. 본질을 흐트려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F1은 원래 그런 스포츠죠 .. 수익을 창출해서 분배할 생각을 해야지 리버스 그리드 같은 발상은 완전히 잘못된 발상이라고 생각해요.
항즐이
20/06/11 01:45
수정 아이콘
자본력 과시라는 측면에서는 코스트 캡이 더 치명적이죠.
기술 개발을 겨루는 스포츠인데 풍동 실험 제약하는게 더 심하구요.
그 둘에 비하면 리버스 그리드는 대원칙/순수성 훼손의 수준이 아니라고 봅니다.

F1이 원래 그런 스포츠라기엔 지금 신규 팀은 안들어오고 있는 하위팀은 부도나서 망할 판이니 그렇죠.
레드불의 블로운 디퓨저가 사기라고 외치던 2010-2013에도 이 정도로 이기는 놈들만 이기는 챔피언십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리버스 그리드라고 해 봐야 결국 추월이 좀 더 많아지지 2019의 메르세데스가 우승 못할 일은 없을 겁니다.
DRS가 레이스 순수성을 해친다는 의견이 얼마전인데, 지금은 그거라도 없으면 그냥 기차놀이 하다가 끝나는 거죠.
추월 없는 레이싱이 무슨 재미가 있을지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리버스 그리드 아니라도 뭔가 조치는 있어야죠.
뻐꾸기둘
20/06/11 10: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돈있는 팀들만 우승 - 돈 없는 팀의 성적 부진 - 성적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고착되어서 대회 자체가 유지될지 문제가 나오는 상황이니 뭐라도 하려는 것에 가까울걸요. 하위권 팀들 수익 악화되어서 오늘내일 한다는 이야기는 나온지 몇 년 되었을 겁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게 상하위권팀이 경쟁이 될 수 있도록 패널티나 어드벤티지를 주는것과 경기 내용을 흥미롭게 가져갈 수 있게 룰을 개정하는 것일 테고요.
Enterprise
20/06/11 03:13
수정 아이콘
- 어디까지가 pure racing이고, 어디까지가 (자본을 이용한) 경쟁의 영역인지 정하는 게 FIA인데 솔직히 최근 몇년간 보면 믿음이 안갑니다. 현 리버티 미디어 이전의 버니 시절에도 딱히 믿음은 없었다지만요. 말씀해주신 리버스 그리드+스프린트 레이스는 선수들도, 팬들도 딱히 만족할 것 같진 않습니다. 스프린트 레이스 첫 랩의 우당탕탕+SC가 눈에 선하네요
- 윌리엄스가 최근 몇시즌 망하긴 했었는데, 그래도 2010~11시즌 107%조차 만족하지 못하던 수준의 버진, HRT, 당시 로터스보단 나은 걸 보면 정말 약간의 restraint만 있으면 평준화까진 아닐지라도 블루 플래그가 몇백번씩 휘날리는 꼴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게 풍동 제약이나 소프트 캡인 건 되게 맘에 안듭니다. 차라리 재정적으로 직접적인 지원을 해주는게 나아 보여요. 하위권 팀들에게 (FIA의 재정적 보증 하에) 인시즌 테스트 기회를 좀 더 주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항즐이
20/06/11 08:57
수정 아이콘
팬들이 바라는 건 4챔시절이나 허키넨 슈마허 알론소, 혹은 키미 해밀턴 알론소 버튼의 경쟁 같은 거겠죠

하다못해 2010 이후 레드불 전성기에도 퀄리 보면 1초 안에 6명 이상 들어오고 그렇습니다. 포디움도 들쭉날쭉하구요.

재정지원도 방법이긴 하지만 코스트 캡 자체를 페라리 빼고는 다 찬성했다는게 의미가 있다고봅니다. 코스트 캡과 재정지원을 같이 쓸 수도 있겠죠.

노가다 업데이트의 부활을 위해서 하위권 팀들에게 더 준게 풍동 실험 시간 규정이구요.

이래저래 FIA도 고민이 많긴 합니다.

마루시아 HRT 버진 이런 팀들이 지금 윌리엄스 보단 낫겠지만, 그땐 그런식으로 새 팀이 들어왔으니까요. 지금은 고착화가 좀 심합니다
20/06/11 07:5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기계공학도 이기도 하고, 90년대의 포미홈 시절부터 봐왔지만. 제 느낌으로는
그때도 상위권 독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했습니다. 다만 그때는 포디움권 차량이 심심치 않게 리타이어해서 그렇지.

공정한 경쟁에 대한 부분은 수백명 인원이, 수천억을 들여서 차를 만들었는데, 두명밖에 안되는 드라이버의 재능에 의해서,
모든것이 결정되는게 더 불공정하다. 이게 제가 F1을 바라보는 견해입니다.
Supervenience
20/06/11 08:02
수정 아이콘
드라이버한테 들어가는 돈, 능력있는 드라이버를 채용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도 포함해야하는거 아닌가요 크크
항즐이
20/06/11 08:50
수정 아이콘
본문에도 썼지만 불균형과 상위3팀 독점 고착화가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20/06/1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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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부터 심화되긴 했지요. 터보 에라 전에는 레드불 페라리 맥라렌 터보 에라 이후에는 메르세데스 페라리 레드불.....
항즐이
20/06/11 08:59
수정 아이콘
2013까지의 레드불 전성기보다 심하죠. 그때는 챔 경쟁만 해도 페텔 알론소 웨버 버튼 해밀턴 5명이었습니다.

깜짝 우승이나 포디움도 지금보다는 많았구요.

2014,5 이후로는 진짜 단조로운 경쟁이 되었습니다.
산밑의왕
20/06/11 10:06
수정 아이콘
딱히 F1 팬은 아니라서 말하기 조심스럽긴 한데 사실 요 몇년 결과를 보면 메르세데스 혼자 다 해먹는거 같은...
말씀하신대로 고착화 되면(누가 뭔 수를 쓰던 결국 메르세데스가 우승) 결국엔 팬들도 떨어져 나갈거라 FIA도 고민이 많을거에요...
항즐이
20/06/11 11:46
수정 아이콘
조심스러우실 필요 없습니다. 사실이니까요. 메르세데스가 다른 팀들, 나머지 빅3 마저도 압도하고 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2019보다 2017, 2018이 더 압도적이긴 한데, 느낌은 2019가 훨씬 쎄죠.
그건 메르세데스가 2019 중반에 이미 챔피언을 반 확정지어서 후반기에는 2020과 규정 바뀌는 2021을 대비하는데 자원을 돌렸다는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2020 테스트에 DAS를 들고 나온 걸 보면, 사실입니다.)
Supervenience
20/06/11 08:03
수정 아이콘
사실 추월 신경안쓰고 할거면 WRC처럼 따로 돌고 랩 타임으로 비교하는게 맞긴 하죠 흐
20/06/11 08:32
수정 아이콘
재미면에서는 리버스 그리드가 답이긴 합니다만 이게 소위 근본을 다 깨부수는 일이라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항즐이
20/06/11 09:00
수정 아이콘
레이싱의 본질을 들어 그렇게 주장하는 팬들이 많죠. 하지만 과연 그게 근본이냐의 논쟁이 필요할거라고 생각합니다.
20/06/11 08:53
수정 아이콘
현행의 원랩 타임을 재는 퀄리파잉을 진짜 차량 퍼포먼스와 드라이버의 실력으로 보는 팬과 관계자들도 많아서.......가능할지 모르겠네요.
항즐이
20/06/11 09:01
수정 아이콘
저도 퀄리를 엄청 좋아하는데, 시간만 된다면야 현 퀄리와 스프린트 레이스를 다 해도 되겠지만...
카미트리아
20/06/11 09: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잘 못된 이해로 적은 거라서 삭제합니다.
항즐이
20/06/11 09:14
수정 아이콘
본문을 안보신 듯 합니다
카미트리아
20/06/11 09: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완전히 잘 못 이해하고 있었네요..
리버스 그리드로 된 스프린트 레이스로
퀄리파잉을 대체하는 거였네요.

윗 댓글 삭제합니다.

그런데 그럴꺼면 스프린트 레이스와 본 레이스를 구분할 필요가 있나요?
항즐이
20/06/11 09:26
수정 아이콘
스프린트 레이스가 퀄리니까 본레이스에서는 다시 앞 그리드를 차지할 기회가 있죠.
리버스 그리드 스프린트 레이스 그대로 본 레이스를 하면 상위팀들이 챔피언십 포인트 손해가 확정적이니까요.
HA클러스터
20/06/11 09:49
수정 아이콘
"하지만 위와 같은 구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차빨"이 드라이버의 성취를 가르기도 한다. 실제로 차가 좋은데 드라이버가 안좋아서 우승을 못할 수는 있지만, 차가 안좋은데 드라이버만 좋다고 월챔(시즌 전체 우승)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 "
좋은 말은 좀 미숙한 기수가 타도 우승할 수 있지만 나쁜 말은 최고의 기수가 타도 우승할수 없다는 격언이 있는 경마하고 똑같군요. 그밖의 다른 특성들도 대동소이한듯.
항즐이
20/06/11 10:00
수정 아이콘
그렇죠. 경마와도 비슷한 특성이 있습니다. 드라이버의 영향을 키우려면 원메이커로 승부해야겠죠
raindraw
20/06/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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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들이면 들일수록 출발에 페널티를 두어서 경쟁에서의 재미와 더 좋은 차로서의 재미를 같이 취하는 방식은 어떨까요? 물론 돈을 얼마나 들였나 하는 걸 확인하는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만...
항즐이
20/06/1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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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 캡이 도입되는 걸로 비슷한 일을 하는거죠. 심지어 하드캡이라서요. (드라이버와 팀 핵심인력 3인 제외)
기본적으로는 돈 많이 써서 빠른 차 만들어! 가 모토였는데 그게 너무 심해졌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산밑의왕
20/06/1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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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업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가 그렇지만 초기에는 돈이 없더라도 뛰어난 천재가 해당 사업에 영향을 끼치는게 가능했는데 (자동차만 하더라도 초기에는 돈많은 부호들이 취미로 시작해서 속도기록도 갱신하고 뭐 회사도 하나 세우고...) 어느정도 사업이 크고 안정화 되면 개인의 능력을 아득히 상회해 버리니 답이 없죠... 기름부자들이 축구단 사듯이 윌리엄스나 하스 인수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답이 없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이...
항즐이
20/06/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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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윌리엄스 사겠다는 부자는 2명 있긴 합니다. (지분 투자 혹은 매입)
aDayInTheLife
20/06/1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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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열성적으로 챙겨보는 사람은 아니라 조심스럽긴 한데...
돈 때려박는 팀이 이점을 가져가는게 프로스포츠에선 다른 스포츠는 안그런건 아닌데 또 반대로 많은 돈이 거의 무조건 적인 이점을 주고(타 스포츠는 먹튀.. 내지 드래프트의 영향이 있으니) 이걸 막기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무제한적 경쟁을 막는건 모터스포츠의 구조상 또 애매하고 그렇습니다.
저는 그래도 어느 정도 제약을 거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게 돈이든, 리버스 그리드 든 간에요.
항즐이
20/06/1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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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다른 스포츠는 돈의 투입이 주로 스포츠 전체의 수준을 올리는데(분석, 경기장 등) 쓰이기 보다는 선수에 먼저 쓰이는데
모터스포츠는 수준 올리는데 직행이거든요. 그러니 돈을 안쓰면 발전이 없습니다.
제가 리버스 그리드보다 코스트 캡이 더 걱정되는 것은(찬성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f1의 기술력 발전이 둔화될 것이기 때문이죠.
F1이 다른 카테고리의 레이싱을 속된 말로 성능빨로는 씹어먹는 수준이 되었는데, 그게 사라지면 안되니까요.
20/06/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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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경기방식 변화가 오버랩되는 내용이네요. 예전 한궁양궁이 휩쓸던 시절의 경기방식이 누가 더 화살을 과녁에 정확하게 많이 쏘는가를 겨루는 근본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보는 재미가 없고 우승하는선수와 국가가 고착화하는것이죠. 그래서 보는 재미와 변수를 주기위한 요소를 추가해서 현재 우리가 아는 방식이 됐는데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예전방식은 경기한다는것만 알고 나중에 결과만 알려줘서 요새 처럼 한발 한발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은 없었거든요. 한국이 우승하기 어려운점만빼면 대만족입니다.

현대 모든 스포츠는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따라서 보는재미가 떨어지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봅니다. 축구도 골키퍼에게 백패스시 손으로 잡으면 패널티를 주고 야구도 시간 단축을 위한 여러가지 룰을 도입하고 검토 하는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팬들의 관심을 붙잡아 둘 수 없다면 살아남기 힘든시대니까요.
항즐이
20/06/1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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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래서 저도 코스트 캡이나 풍동 실험 같은 경기 외적 요소보다는 경기 내적인 요소를 바꾸는게 좋다고 생각하고,
위에 다른 분의 의견처럼 코스트 캡 대신 수익 배분을 좀 다르게 하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다만, 수익 배분을 꼴지 팀에게 잘해주면 계속 꼴지하는 변태 플레이가 반드시 나온다는 건데...
1위와의 퍼포먼스 레벨 비율 개선 정도로 본다던가, 하는 방법도 있겠죠.
20/06/1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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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는 놈이 앞에서 뛰는데다가 도로 폭이 좁아서 역전의 가능성이 너무 낮죠. 솔직히 이 두가지 때문에 경기를 봐도 재미가 없습니다. 사이버포뮬러같은 창작물은 재밌지만 실제 경기는 아무리 봐도 영.......
항즐이
20/06/1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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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자체는 상하위팀이 갈려버린 2018 2019도 엄청 재미있습니다. 풀 레이스 다 보시면 중위권 다툼, 핏스탑 전략, 코너 공략/직선주로 공략, 타이어 관리, 팀메이트 경쟁 등 재미있는 요소가 많이 있죠.

다만 이제 초심자들이나 대중적으로 재미있을 만한 박터지는 1위 난장판 싸움이나 혼전 같은게 좀 적어서 문제인데, 비가 오는 날이면 가능합니다.

도로 폭은 다른 카테고리보다는 아주 넓습니다. 모나코나 싱가포르만 아니면. (하지만 그 두 서킷은 정말 재미있죠)
나스카나 오벌 트랙을 생각하시는 거라면 그쪽은 추월이라기 보다는 거의 몸싸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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