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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2/24 23:52:34
Name Lord Be Goja
File #1 야수.png (1.02 MB), Download : 51
Subject 조금 지난 영화 간단 감상. 남산의 부장들 아쉬운점위주(스포)




사실 이렇게 금방 식어버릴수준의 영화는 아닌데,(관객수뿐 아니라 화젯거리도 안되는..)
워낙 시기가 안 좋아서... 이젠 더 보실분이 드물거 같아서 써봅니다.

*영화에서는 다들 가명으로 나왔지만,1달이 지나버려서 가명들이 도무지 생각이 안나요..실명으로 적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김재규가 박정희를 쏘는 그 사건을 처음과 끝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저는 태어나지도 않은.. 그런 책이나 사진으로만 볼수있는 시대죠.
보통 이 정도의 옛날을 재현할 경우에는 그 시절을 재현하다보면 좀 촌스러운 그시절느낌을 주는데,
이영화는 대부분의 장면이 고급지다 세련되다의 느낌이 들더군요.
아무래도 배경이 청와대,남산,유럽,미국등이다보니까 그런 느낌을 주는거같네요.
당시 우리 아버지들이 살고있던 사회와의 접촉은 없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
그 멋진 장면들이 거사의 성공가능성에서는 붕 떠있던.. 김재규의 10.26계획과도 비슷해보입니다.
의도한걸까요?


아래는 아쉬운점

이 영화의 김재규는 거사를 치루는 주인공이지만, 수동적인 인물입니다.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있지만,정말 끝에 몰려서야 행동을 해요.
정말 욱하는 성질 하나없이 착한사람이거든요.
이런사람이 왜 근20년이나 박정희와 같은길을 걸은건지..가상 일화를 넣어서(실제 김재규는 쿠데타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영화에선 혁명동지로 묘사) 설명을 했는데도 이제와서?? 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형욱도 정말 괜찮은 사람입니다.
실제로는 일본 출판사에서 돈을 받아 생활비에 보태려고 자서전원고를 넘겼다는게 세탁되서 인물이 평면적으로 바꼈거든요.
저런 소심하면서도 착한사람이 무슨깡으로 그런 못된짓을 했다는거지?? 하는 느낌도 들고 김재규와 너무 쉽게 신뢰를 쌓아요.
김재규가 이사람을 믿어야할까? 믿지 말아야할까?를 관객들에게 끝까지 질문하게 만드는 사람이였다면 더 재미있었을거 같습니다.

차지철은 성질만 급한, 나쁜놈입니다.
나쁜놈인게 사실이니까 이경우는 고증에 맞겠지만,실제 살았던 차지철은 효자이며,권력에 비하면 재산욕이 적었고,기독교 신념때문에 금주를 하는, 자신의 신념에는 타협이 없는면도 있던 이중적인 인물이죠.항상 누굴 죽여라,양보하지마라 그런 큰소리를 당당하게 쳤지만,김재규가 총을 한방 빵쏘니까 박정희를 팽개치고 도망갔던, 이런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 케릭터를 잘 살리지 못했어요.
그냥 일X할거같은 사람이 시민학살하자고 하는 씬보다, 자기 엄마는 끔찍하게 아끼는 사람이 뒤돌아서 수십만의 아들과 수십만의 엄마들을 죽이자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게 더 섬뜩하지 않을까요?

박정희도 케릭터가 약합니다
김재규가 물리쳐야 하는 케릭터인데,너무 마음속을  -관객들한테 - 자주 보여줍니다.김재규의 행동하나하나에 박정희가 쉽게 속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한층 무서웠을거같네요.관객들의 호평도 대부분 '임자옆엔 내가 있으니까'로 보여주는, 김재규를 속이는 모습에 대한거였으니..


전두환은 쓸데없이 비중을 너무 많이 가져갔어요.
전두환을 최종흑막으로 만들기엔 10.26사건 자체에는 전두환은 별다른 비중이 없었죠.물론 뒷처리에서는 존재감100이지만 자막처리해버린 부분이고..마지막에 더블백하나 들고 금괴를 담는건 너무 비루해보여서(좀도둑같은) 애써 여기저기에서 분량빼다 준비해둔 무게감이 살질 않아요.피묻은권총을 가만히 쳐다보다 살짝 웃는씬같은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김재규가 흑막으로 인식했던 최태민 대신 전두환에게 비중을 줬지만,그 값을 못한거같아요.비중 먹튀같은 느낌..

이런 인물에 대한 아쉬움을 빼면 분위기묘사나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박정희와 김재규의 연기가 잘된거같습니다.박정희가 카리스마가 아니라 능청스러움으로 무서운건 처음인거같네요)도 좋았고..긴장감 조성을 위한 첩보스릴러씬도 괜찮았어요.


비주얼에(배우의 연기를 포함한) 비해 인물들이 약했다..정도의 평을 내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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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5 00:00
수정 아이콘
전 보면서 느낀점 영화의 보통 상영시간인 2시간으로 압축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소재였다...
드라마 드라마를 보고싶다..
20/02/25 08:42
수정 아이콘
요즘에 제5공화국 MBC 유튜브에서 월/화에 압축본 올라옵니다. 꿀잼입니다.
Do The Motion
20/02/25 00:00
수정 아이콘
10.26은 드라마, 영화, 다큐로 수없이 많이 다뤄져서 사람들이 대사를 외울정도라...국물도 안나오는 사골이죠
저도 병헌이형이 연기 어떻게하나 궁금해서 봤지... 딱히 10.26이 궁금해서 간건 아니었습니다
Lord Be Goja
20/02/25 00:03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도(6공 탄생하는 순간,할머니 선물로 그저께 사드린 티비에 재터리던져서 부셔버리신 정치성향) 다 아는 이야기라면서 낚시가셔서 엄마랑 이모모시고 봤어요..
Do The Motion
20/02/25 00:10
수정 아이콘
그나마 신선했던점은 원작 '남산의 부장들'의 내용을 가져온듯한 초반 김형욱(곽도원) 부분이었는데 극 중반부에 리타이어됬으니...
그 뒤로는 그냥 '제 5공화국'리포지드...

엔딩부분에 육본으로 유턴하는장면도 픽션이었으면 나름 신선했을건데, 이미 차 줌아웃 할때부터 '유턴하겠구만...'했으니...
배고픈유학생
20/02/25 00:11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차지철의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줄려고 했다면 오히려 중요 인물들에 집중이 안됐을 것 같습니다.
기승전정
20/02/25 01:32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에 한표요. 차지철은 극중에서도 4번째 정도의 비중인데, 차지철까지 입체적으로 그리는데 영화를 할애한다면 투머치일것 같아요.
동년배
20/02/25 00:55
수정 아이콘
생각보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 감독이 흥행을 너무 신경썼던 것 같습니다. 상황이나 인물은 역사지만 (연기력 좋은 배우가 맡은) 악당들이 제각기 역할하는 일종의 느와르 장르 생각 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 시간 다룬 역사물로는 엠사 5공화국, 블랙코미디 쪽은 그때 그사람들 같이 넘기 힘든 선작들이 있어서 그랬을 겁니다만 전두환도 일부러 혐오감 들게 캐릭 만들고 막판에 비자금 쓸어가는건 명백히 503 겨냥하는 거고 우리가 다 알고 나오기 기대하는 대사들도 제대로 카타르시스 느끼게 잘쓰고 이런저런 흥행 코드들 잘배치하긴 했지만 역시 변호인이나 택시운전사 같이 사람을 뜨겁게 하는게 없는 현대사 소재가 사랑받기엔 아직 이른 듯 하네요.
StayAway
20/02/25 02:20
수정 아이콘
솔직히 기대이하 였습니다. 김재규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건 좋은데 그렇다면
가설이라도 좋으니 왜 육본으로 가야했나를 묘사해주길 바랬는데 전혀 없더군요. 그냥 역사가 거꾸로 돌아갔다는 묘사정도인데..
10.26에 대한 색다른 해석도 전혀 없었습니다. 거의 알려진 이야기를 나열하는 것에 가까웠고 그럴거면 제5공화국 드라마가 몇배는 낫더군요.
중반에 늘어지는 전개도 별로 였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단순히 박정희,전두환 까려고 한거면 뭐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명텔레콤
20/02/25 03:25
수정 아이콘
저랑 딱 반대로 생각하셨네요. 다른 인물들은 그냥 곁다리고 김재규의 감정선 만으로 스토리가 진행됬고 그 심리를 분석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뭐 제가 느낀 감상은 그냥 기대었던 권력에 배신당한 심리에서 자기 감정의 합리화를 위해 민주주의와 혁명의 이유 등을 갖다부치는 인간군상을 보여주려고 했다라고 해석했는데

김재규가 열사인가 충동살인마인가 어떻게 생각하냐고 저한테 물어보는 것 같았어요
제 해석대로라면 자기합리화에 취해서 본인이 정말 민주주의를 위해 거사를 치렀다는 영웅이된 것처럼 변론하는 재판 장면도 있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 정돈 있네요
20/02/25 09:09
수정 아이콘
와 저도 완전히 똑같은 생각을
StayAway
20/02/25 22:54
수정 아이콘
충분히 가능한 좋은 해석이신거 같습니다. 감독의 원래 의도는 그쪽이었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생각에는 해석의 여지를 두기에는 극 중 김재규는 민주주의 열사에 너무 가까웠습니다.
그걸 베이스로 해서 배신이라는 범행 동기가 더해진 느낌이었네요.
마지막 최후 진술 육성은 다른 해석의 여지를 사라지게 만드는 느낌마져 들었습니다.
말씀하신 해석이 좀 더 설득력이 있으려면 극중 박정희가 더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졌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빙짬뽕
20/02/25 08:05
수정 아이콘
양말에 묻은 피를 보고 생각에 잠기죠. 피를 묻힌 지도자의 길 을 걸을 것인가, 친구마저 닭모이로 만든 자신의 과거 행적이 떠올랐을 것이고 자신이 말하던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이 필요할 것인가 뭐 이런 것들... 눈앞에 한발짝만 더 가면 무궁한 영광이 기다리는데 차량이 아주 천천히 유턴하는 모습에서 아쉬움 또한 느낄 수 있었죠.
StayAway
20/02/25 22:57
수정 아이콘
극 중 김재규가 차라리 사심을 보여주는 입체적인 인물이었다면 모르겠는데
충성 혹은 민주주의라는 대의에 너무 몰두하는 평면적인 인물이라 좀 아쉬웠네요.
미 대사 혹은 그 여자 로비스트와의 대화 등에서 인간적인 욕망을 좀 더 보여줬다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콰트로치즈와퍼
20/02/25 07:15
수정 아이콘
전두환은 의도적으로 도둑놈으로 표현한거라고 봐야죠. 도둑놈....
빙짬뽕
20/02/25 08:07
수정 아이콘
연기는 좋았지만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김재규가 빡쳐야 하는 이유가 그렇게까지 와닿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선거용 영화라는게 너무 티가 나서...
남산의 부장들이라면서 부장은 둘밖에 안나오고 이건 뭥미..
상한우유
20/02/25 09:12
수정 아이콘
남산의 부장둘 아닌가요?
20/02/25 09:54
수정 아이콘
병헌이형 목소리로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이거 들은거 하나만으로 만족합니다.
20/02/25 11:58
수정 아이콘
좀 더 흥행했어야 할 영화라고 봅니다만..시기적으로 너무 안 좋았죠...진심 제작자든 감독이든 한탄할 수준이라고 봄..
아쉬운 점이야 아쉬운거고 이정도면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하는데..좀 안타까움..이런 영화도 꽤 선방하는 수준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1등급 저지방 우유
20/02/25 13:43
수정 아이콘
저도 지지난주였나 가서 봤는데(코로나 때문에 작은 규모였지만, 저 포함 5명이었던가??)
생각했던것보다 실망감이 컸습니다.
입체적-평면적을 어떻게 보느냐는 개개인의 시각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도 글쓴이처럼 주요 인물들이 너무 밋밋한 느낌이 없잖아 있었어요.
그것때문인지 영화에 빨려들어간다는 몰입감을 많이 느낄수도 없었구요.
개인적으로는 백두산을 보면서도 평점도 낮고 그저그런 영화로 끝나겠구나 싶었는데,
오히려 그 백두산이 몰입감은 더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기존 한국 영화/드라마에서 보던 너무 뻔한 패턴이었지만, 어찌보면 그게 나름의 승리(?)공식이었고 그걸 잘 따랐다고 해야하나
뭐 암튼 그렇게 느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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