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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1/16 16:50:08
Name 아난
Subject 로저 스크루턴 별세 (수정됨)
동성애를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이슬람혐오를 "프로파간다 어휘"라고, "부다페스트 인텔리겐차의 상당수는 유대인이며 소로스 제국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네트워크들의 일부를 형성한다"라고, 데이트 강간이란 "범죄는 없다. 성회롱은 매력적이지 못한 이들이 행하는 성적 접근(advances)일 뿐이다"라고, "레즈비언들은 남자들에게서 더이상 얻을 수 없는 헌신적 사랑을 동성에게서 찾으려는 이들"이라고, "중국인 개개인은 옆 중국인의 레플리카이며 그것은 매우 소름끼치는 것이다"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일으켜 영국 보수당 정부의 Building Better, Building Beautiful Commission 의 무급 의장직에서 사임당했다가 여차저차해서 그를 공격한 언론매체들 및 그를 사임시킨 제임스 브로큰셔 주택·지역사회·지방행정부 장관으로부터 사과를 받기도 하고 오페라와 와인의 전문가이기도 하고 건축과 음악에 대한 미학 저술들로 유명하고 사진은 예술이 될 수 없다는 주장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일본 담배회사로부터 돈을 받으면서 흡연의 자유를 옹호하는 글들을 쓰다가 발각되어 영국에서 콘설턴트로 돈버는 길이 (거의) 막히고 여우 사냥을 금지하는 새 법령이 선포되자 영구이주할 생각으로 한 때 미국에 건너가 살기도 했던 영국의 간판 보수주의 철학자이자 공적 지식인인 로저 스크루턴이 몇일 전 6개월 동안의 암투병 끝에 별세했네요. 마지막에 "죽음이 가까워오면 우리는 삶이 의미하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감사(의 마음)이다 Coming close to death you begin to know what life means, and what it means is gratitude"라고 말했다고 해요. 사과를 받은 이유는 그가 한 말을 맥락에서 떼어내 오해되기 쉬운 형태로 퍼뜨렸고 오해 때문에 사임시켰다는 것인데, 저런 말을 한것 자체는 사실이라면 과연 어떤 맥락이 저런 말들의 진의를 달리 해석할 수 있게 할지 의심스럽네요. 다만 여러 모로 저와 완전 반대편에 있는 양반임에도 저는 이 양반을 혐오까지 하지는 않고 일정하게는 좋아하기까지 해요. 무엇보다 이 양반이 쓴 조그만 칸트 입문서와 근대철학소사라는 책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이 양반의 어떤 생각들이 생각을 자극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둘뢰즈쪽 식자로 유명한 김재인 선생이 이 양반의 책을 번역한 것만 봐도 - 들뢰즈와 스크루턴은 상극이죠 - 이 양반의 생각들이 좌파 식자들한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죠.  동시대 사회에서 보수주의(자)의 자기의식이 궁금한 분들은 이 양반 책들 한 두권 정도 읽어들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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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20/01/16 18:26
수정 아이콘
첫 문장이 글 전체의 절반 분량이라 중간에 숨겨놓은 반어법이 있나 숨참으며 읽었네요.

일부만 떼어와서 공격했다기엔 워딩이 엄청 쎘군요.
데브레첸
20/01/16 19:55
수정 아이콘
보수주의의 창시자인 에드문드 버크 이후 최고의 보수주의자라는 말까지 나왔던 석학이 돌아가셨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사람의 저서로는《합리적 보수를 찾습니다》를 추천합니다. 보수를 빙자한 기득권과는 다른, 진정한 보수주의란 무엇인지를 잘 풀어서 쓴 보수주의 입문서에요. 다 동의는 못해도 생각해볼 점이 많은 책입니다.
미숙한 S씨
20/01/16 21:38
수정 아이콘
글을 읽을수가 없네요. 본문을 조금 정돈해주시면 읽기 편할것 같습니다. 예컨데 '로저 스크루턴은 xxx의 xx인 사람인데, 이 사람이 별세했다. 이 사람의 유명 어록이나 주장으로는 a는 b다, c는 d다 등등등...이 있다' 이런식으로요. 이게 안되면 하다못해 엔터라도...
20/01/16 21: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글을 언제나 이렇게 쓰는건 아니지만 어떤 글을 어떻게 쓸때든 그렇게 써야 할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씁니다. 그럼 그 이유가 무엇이냐? 그 이유를 언제나 알 수는 없고 글이 자동적으로 그렇게 써진 것에서 그런 이유가 있다고 느껴질 따름입니다. 글은 이해가 잘되게, 읽기 편하게, 가능한 시간을 덜 들여 읽을 수 있게 써야 한다는 생각을 저는 별로 안 좋아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글자가 큰 책도 - 노안이 온지 한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 안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물론 이 글은 '읽을 수가 없는' 글은 아닙니다. 과장법을 쓰신 이유는 이해가 됩니다만..
미숙한 S씨
20/01/16 22:12
수정 아이콘
네, 뭐. 누구나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쓸 권리가 있고, 당연히 저는 글쓴분의 그 권리를 존중합니다.

그저, 본문을 훑어보고 유투브 링크도 달려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글쓴분이 이러한 정보에 대하여 다른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시고 싶은게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게시물에 조회수가 2천이 넘어감에도 댓글이 매우 적고, 그 이유가 본문의 가독성과 구조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지랖을 부렸습니다. 가끔 정말로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필요없는 오지랖을 부리고 말았군요.

좋은 밤 되십시오.
불대가리
20/01/17 03:51
수정 아이콘
악몽 때문에 깨서 지금 비몽사몽간인데도
글이 쉬이 읽히는데요?
20/01/17 08:32
수정 아이콘
대상이 되는 인물과 찰떡같이 어울리는 글쓰기 방법으로 잘 소개해주신 것 같은데요 크
잘 몰랐던 사람인데 소개 감사합니다.
20/01/17 18:27
수정 아이콘
서점에서 이 양반이 쓴 현대 철학 강의를 대충 훑어 보면 상당한 지식인임을 알 수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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