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10/17 13:37:33
Name 히화화
Subject 한국의 산업화: 발전국가론을 중심으로
TcjKfqt.jpg
박정희는 여러모로 제게 의미있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제 고향이 구미 인근이었고, 그래서 저희 아버지를 비롯한 주변 어르신분들 대부분이 박정희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박정희는 제가 한국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준 사람이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PHwmM12.jpg
박정희는 최근까지 한국인이 가장 신뢰하고 좋아하는 대통령 중 한 명이었습니다. 박근혜 집권전까지는 1등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C3ODoR9.jpg
바로 그가 배고픔을 해결해준 대통령이기 때문입니다. 1961년 국민소득 82달러 수준의 가난한 나라에서 큰 경제발전을 이뤄냈고, 산업화의 기반을 닦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60년 당시에는 저런 수치가 말해주고 있는 것보다 실제 국민들의 삶은 훨씬 더 가난했다고 합니다. 농촌에는 여전히 보릿고개가 있었고, 서울에는 움막, 판자집이 넘쳐났습니다. 저는 이러한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을 발전국가적인 측면에서 이해할려고 노력해보았습니다.




5lwRLMs.jpg
발전국가는 후발 산업화 과정에서 국가의 주도적인 역할이 강조되는 국가인데요, 시장경제를 기본 원칙으로 하면서도, 경제발전을 위해 국가가 시장에 대해 장기적이면서도 전략적인 개입을 하는 국가룰 말합니다. 이는 실제 전후에 일본의 경이로운 경제발전이라는 현상이 있었고, 이를 기존 사회주의나 서구 자본주의로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발전국가론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본뿐만아니라 한국, 대만과 같은 동아시아에서 국가가 주도해서 경제발전을 했던 나라들을 모두 발전국가라 할 수 있습니다.




NcfnMDT.jpg
발전국가의 두 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바로 국가의 자율성과 능력입니다. 자율성이란 건 뭐냐면, 국가가 사회나 자본으로 자유로워야 된다는 것인데, 다시 말해서 국가에 대해서, 국가가 하려는 일에 대해서 저항하는 세력이 없고, 따라서 국가가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고요. 국가의 능력은, 말 그대로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얘기합니다. 이 두가지가 바탕이 되어야 발전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bC6RdFN.jpg
박정희 정권을 보자면, 군부의 자본에 대한 우위는 1차적으로 군부의 무력때문이었고, 2차적으로는 금융을 통제하고 각종 특혜를 줌으로써 자본이 국가에 의존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제 쿠테타 직후에 기업인 17명 체포, 10명의 기업인이 전재산을 국가에 헌납한다고 각서, 그러나 모두 풀려나고 이후 기업인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갔고, 국가와 기업이 노동을 탄압하면서 강력한 자율성을 가지는 지배연합을 형성하였습니다.




1sOz7aY.jpg
그러면 자율성을 가진 국가가 발전을 추진할 능력이 있어야 되는데, 그러한 국가의 능력은 많은 부분 국가발전목표를 구체화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관료제도의 존재에 의존합니다.
박정희 정권에서는 바로 경제기획원이 그 역할을 합니다. 재무부로부터 예산기능을, 내무부로부터 통계 및 조사업무를 인계받고, 여기에 더해 한국개발연구원(K야)을 설립하여 조직의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수단들을 망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PpmQ9Ov.jpg
이승만 정권과 비교해보자면,
이승만 정권도 일제로부터의 막대한 귀속재산을 받았고, 원조물자 배분권, 수출입 통제권, 금융통제 등을 통하여 국가의 자율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입니다. 다만, 박정희 정권과 다른 점은 발전지향적인 정책연합이 미흡했고 지대 추구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줬었죠. 그리고 삼백(三白) 산업(밀가루, 설탕, 면화산업)’이 산업화의 방법이었는데, 이는 미국 원조에 의한 것이라 발전적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tuWCjBI.jpg
다시 돌아오자면 63년부터 박정희 정권은 '수출 아니면 죽음을' 이라는 구호아래 정권 초기의 내수 육성 정책에서 수출 주도 성장으로 돌아서게 되었습니다. 여러 국내외적인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이러한 선택이 결국 한국을 발전시키는데 효과적이었습니다.




rMFOU0u.jpg
1973년부터는 권위주의의 심화와 함께 산업구조의 심화도 이뤄졌습니다. 즉,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의 전환이었지요. 물론 수출전략은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국내외에서 여러 반대 의견이 많았어요. 세계은행에서 제철소 건립을 반대하기도 했고요. 이런 반대를 무릎쓰고 박정희 정권은 중화학공업화를 진행합니다. 이 결정에는 심화된 권위주의와 경제불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라는 최고결정권자의 의지가 담겨있었겠지요. 그리고 당시 유신정권만이 줄 수 있는 모든, 정말로 모든 특혜를 주면서 중화학공업을 다소 무리하게 육성하게 됩니다. 여기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되게 되지만, 그 방향성은 적절하다고 판단되네요.




TDTpSE0.jpg
그러나 이러한 경제 발전의 이면은 어두웠습니 박정희 정권 내내 유지된 노동의 배제와 탄압이 있었고요. 특혜를 주면서 재벌 위주의 성장을 주도하였습니다. 64년 8월에 9개 재벌기업에 177억원을 집중 대출해주었는데, 이는 당시 화폐발행고의 82%입니다. 정말 줄 수 있는 모든 특혜들을 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특혜에는 반드시 부정부패가 따르기 마련이지요. 또한, 많은 문제들을 양산하였습니다.




BCxpeLl.jpg
그리고 소위 '발전국가 모델'이라고 하는 부분이 간과하는 부분은 발전국가의 약탈적인 성격과, 정책의 실패지요.




elY2UA5.jpg
결론적으로 박정희 정권의 경제 성장은 일단 팩트이고, 이 과정에서 박정희의 공은 꽤나 있다고 봅니다. 국제사회의 부름에 응하여 수출주도의 산업화로 전환한 것과 발전지향적인 여러 정책들, 중화학공업화는 박정희 정권의 공이라고 보구요. 다만, 개발독재를 통해서 우리사회의 많은 문제를 양산, 심화 고착화시켰고, 현재까지도 우리는 이 문제들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1. 박정희 시대 경제발전과 근대화의 해석: 권위주의적 발전론은 민주적 발전론에 비교우위가 있는가?, 임혁백, 2011
2. 유신의 역사적 기원: 박정희의 마키아벨리적인 시간, 임혁백, 2005
3. 한국에서 발전국가의 기원, 형성과 발전 그리고 전망, 김일영, 2001
4. 한국의 발전국가 자본주의와 발전딜레머, 이병천, 1998
5. 동아시아 발전국가론의 비판적 검토-한국의 경험을 중심으로-, 윤상우, 2001
6. 발전국가, 배태된 자율성, 그리고 제도론적 함의- 이승만 정부, 박정희 정부, 전두환 정부의 산업화 정책을 중심으로, 구현우, 2009
7. [동아시아의 성공과 좌절]동아시아 신흥공업국의 산업구조 비교 연구, 국민호, 1998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8/10/17 13:50
수정 아이콘
수업 발표자료 같은데 흰 배경에 폰트를 너무 가늘게 쓰면 ppt가 비어보여요. 첫 글자 확대는 안하셔도 될 듯하고 ppt 편집에서 눈금자를 사용하시면 이미지와 텍스트박스 정렬에 도움이 됩니다
히화화
18/10/17 14:13
수정 아이콘
아 네. 조언 감사합니다. 다음 번에는 참고해서 작성할게요.
너에게닿고은
18/10/17 13:52
수정 아이콘
추천드립니다.
확실히 발전국가적 토대는 민주화의 물결, 신자유주의 개혁이 진행된 이후에도 어느정도 경로의존성을 갖고 남아있죠.
글 내용에 조금 더 첨언하면 이후 민주화 물결 이후 발전국가를 무리하게 해체하는 과정에서 IMF 구제금융이 발생했다고 봅니다. 이런 얘기도 있으면 더 긴 세월을 관통할수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히화화
18/10/17 16:0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발전국가의 해체와 외환위기와는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의 통제와 지원을 받던 자본이 점차 거대화해지고 결국 국가와 대등한 위치까지 올라서게 되었고, 거기에 더하여 권위주의 정권이 물러가자 '민간주도경제' 논리를 앞세워 경제자유화, 금융자유화를 성공한 재벌들이 통제받지 않는 대규모 차입을 했고, 결국 외환위기가 왔죠. 하지만 발전국가의 무리한 해체만이 외환위기의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발전국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가 만들어진 것도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18/10/17 14:11
수정 아이콘
도표를 볼 능력은 안되지만 산유국 이면서도 망해도 너무 망해가는 나라를 보면서 느낀점이 있더군요.
박정희의 과가 훨 씬 많다고 생각하지만 산유국이면서도 자동차를 만들 기술도 없고 분유 만들 기술도 없으면서 기술이라도 할까요? 산업화 라고 할까요? 포항제철로 시작되는 근본을 만든 것만큼은 박정희의 공이라 생각해요.
절름발이이리
18/10/17 14:43
수정 아이콘
결론은 그렇다 치고, 산유국인건 견실한 국가산업 발달에는 방해가 될 가능성이 오히려 높습니다.
18/10/17 14:51
수정 아이콘
산유국의 저주라고 한다면서요. 산유국의 저주 보다는 뼈속까지 반미나 뼈속까지 친미의 저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절름발이이리
18/10/17 14:58
수정 아이콘
친미 반미는 큰 상관이 없고, 대개 경제학적인 이유입니다. 부존자원을 해외로 수출해서 돈이 잘 되면 해당 국가의 화폐가 절상되기 때문에 제조업이건 관광업이건 산업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그러면 자연히 더 자원의존성이 증가하는 순환 구조가 생기게 되는거지요. 그러다가 자원 가격이 폭락하거나 하면 국가 전체가 망하는 것이지요.
이밤이저물기전에
18/10/17 15:11
수정 아이콘
그러면 수출시 굳이 자국 화폐로 거래 하지 않고 달러를 받는 경우는 어떨까요? 그러면 외환도 늘고 자국 화폐 절상도 막을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키신저 이후에 중동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달러로만 거래가 되고 있지 않나요
미친고양이
18/10/17 15:41
수정 아이콘
국제거래 화폐는 어차피 달러나 유로 입니다. 해당 화폐가 국내에서 전환되는 과정에서 화폐의 절상이 일어나죠. 절상을 막기 위해 보통 국가에서 발행하는 것이 통화 안정화 증권인데 이렇게 불환상태로 전환하는 것이 미국 입장에서는 '환율 개입'으로 취급됩니다.
이밤이저물기전에
18/10/17 17:10
수정 아이콘
오호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밴가드
18/10/17 15:46
수정 아이콘
그래도 영국이나 노르웨이,캐나다같이 경제가 발달하고 나서 산유국이 되면 괜찮기는 합니다. 특히 노르웨이가 눈에 띄죠.
18/10/17 17:08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나라들 공통점이 극단적인 반미도 아니라는 점도 있지 않을까요?
제가 예시로 든 나라가 베네수엘라고 중동 사우디 같은 경우도 미국과 사이가 나쁘진 않죠
밴가드
18/10/17 17:31
수정 아이콘
그게 공통점이라고는 하지만 상관이 인과를 나타내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차베즈 이전 베네수엘라가 산유국이었지만 그 당시라고 견실한 국가는 아니었듯이.. 80년대 멕시코와 베네수엘라를 보면 미국과 관계가 괜찮은 나라들이었지만 그 당시 고유가가 꺼지고 나서 떼고생을 면하지는 못했죠.
18/10/17 19:54
수정 아이콘
왜 전 차베스가 반미라고만 생각했을까요. 80년대는 괜찮았군요
밴가드
18/10/17 20:17
수정 아이콘
80년대는 차베스 집권 이전입니다. 80년대 저유가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차베스같은 인물이 나타날수 있있던거라고 봐야겠죠.
18/10/17 18:25
수정 아이콘
어느 정도 돈이 생기면 자원 수출을 좀 억제하고 국가적으로 좀 손해보더라도 산업 육성 시키기 힘든가요?
밴가드
18/10/17 18:47
수정 아이콘
인간의 근본 심리와 정치적 요소들을 생각하면 그 발상이 현실화되기는 대체적으로 어렵죠. 사람들이 한 번 쉬운 돈맛을 봤는데 외부요인이 없이 인위적으로 긴축한다는게.. 대체산업 육성도 말이 쉬운거지 실업문제는 당장 심해지는데 국제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할수 있는 산업은 당장 생겨나질 않죠. 대신 노르웨이나 보츠와나같이 국부펀드를 창설하여 미래의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루트에리노
18/10/17 20:33
수정 아이콘
당장 친미국가 사우디도 산업이 그다지...인데요
닭장군
18/10/17 14:1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박정희는 마무리만 잘했으면 괜찮았을것 같습니다.
18/10/17 14:19
수정 아이콘
독재자들의 권력의 마지막은 언제나 추하기 때문에 그건 사실상 불가능한 주문이라 생각합니다
닭장군
18/10/17 15:43
수정 아이콘
음. 그렇기도 하네요.
세종머앟괴꺼솟
18/10/18 10:32
수정 아이콘
그게 마무리 잘 한 건데요!
닭장군
18/10/18 15:39
수정 아이콘
에엑따!
noname11
18/10/17 14:20
수정 아이콘
제철과 화학 산업화의 뼈와 살..... 그 두가지 빠른시간에 성공해내서 2차세계대전이후 엄청난 호황기 막차를 올라타 일본보다는 좀 늦었지만
스노우볼 성공한것 그리고 지금 세계의 공장역할을 하는 중국이 소련편에 있어서 꽤나 늦게 큰시장에 못뛰어든 암흑기였던것과 일본의 프라자 합의 이후 꽤나 오랫동안 -성장률 유지 상품의 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전기세가 기업에게 유리하게 되어있고 인건비가 경쟁국가에 비해 아주 저렴했던것 이것이 한국이 어느정도 경제적강자에 올라선 이유라고 봐요
조시라이언
18/10/17 15:11
수정 아이콘
차머스 존슨, 피터 에반스 얘기 없이 이렇게만 말하면 공허해지죠. 하나마나한 얘기가 됩니다. 몇 년전에 나온 미국 역사학자의 [대한민국 만들기]도 좀 보면 좋고, 결정적으로 월드뱅크가 1993년 발생한 '동아시아의 기적'을 봐야죠.
히화화
18/10/17 15:26
수정 아이콘
이 분야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이시군요. 저는 교양수업들은 거라;;
3번째 슬라이드에 차머스 존슨이 잠깐 언급되기는 하는데요. 또한 본문의 참고문헌들 대부분에서 차머스 존슨, 피터 에반스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발전국가 모델을 얘기하면서 그 분들을 어떻게 간과하겠어요. 그 분들이 만든 모델인데요. 크크
국가의 자율성과 능력이란 부분도 그 모델에서 시작되는 것이라 얘기를 안한 것도 아닌데요. 라는 공허하다는 말씀에 상처받은 비전공자의 소심한 반박이었습니다.
조시라이언
18/10/17 15:28
수정 아이콘
교양수업에서 이 정도면 인정합니다!
Lord Be Goja
18/10/17 15:17
수정 아이콘
뉴라이트에서 미는 건국아버지이승만론보다 박정희가 훨씬 현대한국과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게 이승만이 만든 사회상보다 박정희가 만든 방향성과 장점과부작용이 한국이라는 틀에 영향을 훨씬 강하게 끼친거같아요.그런데 생전 박정희는 거의 전력을 다해 이승만을 부정했는데 박정희 팬클럽들은 이승만도 같이 미는거 같아 좀 의아하더군요.
히화화
18/10/17 15: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맞는 말씀입니다. 현대한국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박정희죠.
팬클럽은 뭐 박정희는 박정희고 나는 나다 나는 박정희에게 관심이 없다 뭐 이런 거죠(잉?) 크크
18/10/17 17:05
수정 아이콘
그래서 대한민국 보수들이 신봉하는 가치 또한 박정희로 상징되는 그 모든 것들이죠
뉴라이트들이 싱먼 리를 추켜세우는 근본 이유는 그냥 '자유 대한민국'을 처음 세웠다는 상징성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들의 단군 할아버지죠
히화화
18/10/17 15:33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사실 위 내용은 발전국가론을 중심으로 하다보니 박정희 정권의 발전지향성에 초점을 맞춘 것 뿐이지, 당시의 경제발전이 오로지 박정희의 공은 당연히 아니에요. 외적인 요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1. 당시 세계의 분업정책이 바뀐게 중요한 포인트구요. 원래 미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해서 가공, 조립해서 완제품을 만들고 후진국에 수출하는 구조에서, 저임금의 후발 산업국 중간 생산하는 과정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후발산업국가가 세계적으로 필요하게 된것이고, 박정희 정권이 이를 잘 선택했어요. 그리고 60년 이전에도 값싼 노동력은 있었지만, 공정의 분절화와 통신, 이동수단의 발전으로 세계의 분업정책이 바뀔수 있게되었어요. 사실 정권 초창기에는 이런 추세를 몰랐던 것으로 보여요. 1차 5개년개발 초기에는 수입대체화 내수중심 산업화를 시도했거든요.

2. 뛰어난 인적 자원도 외부적인 요인이에요. 원래 유교적인 사상때문에 교육을 중시하는 풍토가 있었는데요. 해방 후 미군정에서 의무교육을 실시함으로써 60년대가 되면 대학교육을 받은 지식인들이 많아지게 되고 이들이 산업역군이 되죠.

3. 마지막으로 어느 책에서 본 건데,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국민들로서 자긍심을 좀 가져도 좋은데, 우리국민들은 마냥 그 공을 박정희에게 돌리기만 하는것 같아요.

경제 분야만 봤을때 그렇고, 정치 사회적으로 포괄적으로 본다면 박정희의 과는 이루 말할수가 없겠죠.
너에게닿고은
18/10/17 15:57
수정 아이콘
뭐 저는 말아먹지 않은 걸로도 칭찬해야할 점은 있다고 봐서요 크크. 뭔가 노년층에서는 박정희에 대한 공을 과하게 보고 젊은층에서는 오히려 박하게 보는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18/10/17 18:30
수정 아이콘
박정희 과가 크기는 한데, 솔직히 박정희 아니었으면 현재 대한민국 수준으로 성장은 불가능했다고 봅니다. 필요악 같은 느낌이라.
18/10/17 19:25
수정 아이콘
이승만(국민의무교육+한미동맹) -> 박정희(중화학공업에 몰빵) -> 전두환(관료에게 경제정책 일임) -> 노태우(민정이양의 과도기) -> 김영삼(군부 척결, 금융실명제, IMF로 인한 강제적 세계화 편입 ㅠㅠ) -> 김대중(IT몰빵) -> 노무현(현 민주계정당의 신화 확립) -> 이명박(...) -> 박근혜(박정희 신화의 붕괴)

사실 이 노선 전체를 보면 나라 전체 입장에서 전혀 무쓸모였던 시기가 이명박 5년밖에 없어보이고(그나마 이것도....박근혜가 세계금융위기때 정권 잡고 있었으면 진짜 IMF 시즌 2 왔을거 같아서...), 제1세계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최단 기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러다보니 부작용도 많습니다만....
히화화
18/10/17 19:40
수정 아이콘
진짜 서양 열강들은 1, 200년 걸렸던 것을 우리는 수십년 만에 해냈죠. 자긍심을 가집니다. 한강의 기적은 물론이고, 권위주의 이후 민주적인 정권교체를 3번이나 이뤄낸 민족이에요.
handmade
18/10/17 20:32
수정 아이콘
제 생각과 비슷하시네요. 한국 경제사 보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일을 정확히 하는 것 같아요.(2010년대 제외) 한국의 경이적인 발전속도를 생각해보면 이런 효율적인 타임라인이 그려지는게 당연하면서도 신기하달까요. 국가적 차원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 것처럼 말이죠.
닭장군
18/10/18 15:42
수정 아이콘
오 그럴듯 하네요.
18/10/19 11:37
수정 아이콘
실속만 꽉꽉 채운 역사로군요?
handmade
18/10/17 20: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경제학도라 한국경제사 전공수업 들었는데 박정희 전두환 시절에는 '정부의 역할이 크다.' 정도로는 설명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절대적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경제발전에 대한 박정희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죠. 사실상 이 경제발전에 힘 입어 가난, 취업, 보건위생, 의료, 사회보장제도 등등이 해결되었죠. 가난과 질병으로 죽어갔을 사람이 얼마나 많이 살아났을까요?

하지만 박정희 스타일(개발독재)은 군부독재 개도국이었던 당시의 한국같은 나라에 시한부로 좋을 뿐, 지금와서 그런 식으로 통치를 한다면 다시 중진국 수준으로 미끌어질게 뻔 합니다. 그냥 당시 정부의 공을 인정하고 과실만 받아먹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을 억지로 축소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해요.
18/10/18 00:09
수정 아이콘
딱 좋은 타이밍에 끝났다고 봅니다.
handmade
18/10/18 00:18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BibGourmand
18/10/18 02:26
수정 아이콘
제가 가끔 하는 말인데, "당시의 발전은 박정희 덕이지만, 지금 잘 사는 것은 김재규 덕이다."
18/10/18 21:59
수정 아이콘
사실 박정희가 3선 딱 하고 권력을 포기하는 시나리오가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에 더 안 좋았을 수도 있긴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지금까지도 한국은 싱가포르식 개발 독재 국가일거고, 박정희는 영원한 우상이자 영웅이겠죠....
차라리꽉눌러붙을
18/10/19 12:16
수정 아이콘
뭔가 매우 적절한 표현 같습니다 흐흐
18/10/18 02:20
수정 아이콘
이게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혼종인 오늘날 대한민국 보수의 딜레마죠. 정부는 시장에 개입해선 안된다. 규제 풀어라. 세금 깎아라. 하지만 대한민국 경제는 독재자가 발전시킨거다~ 주류 경제학 관점에서 한국 경제발전은 자유무역.자본축적.기술발전으로 분석합니다. 누구덕분에 경제발전됐다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나 할 소리를 도대체 언제까지 들어야 할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196 웹소설 추천 : 천재흑마법사 (완결. 오늘!) [15] 맛있는사이다1177 24/03/28 1177 0
101195 도둑질한 아이 사진 게시한 무인점포 점주 벌금형 [16] VictoryFood2517 24/03/28 2517 7
101194 시리즈 웹툰 "겜바바" 소개 [38] 겨울삼각형3447 24/03/28 3447 2
101193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마침표와 물음표 사이.(노스포) [4] aDayInTheLife3188 24/03/28 3188 3
101192 고질라 x 콩 후기(노스포) [21] OcularImplants4416 24/03/28 4416 2
101191 미디어물의 PC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80] 프뤼륑뤼륑7583 24/03/27 7583 3
101190 버스 매니아도 고개를 저을 대륙횡단 버스노선 [54] Dresden10377 24/03/27 10377 3
101188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17] Leeka10094 24/03/26 10094 0
101187 Farewell Queen of the Sky!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400(HL7428) OZ712 탑승 썰 [4] 쓸때없이힘만듬3630 24/03/26 3630 5
101186 [스포없음] 넷플릭스 신작 삼체(Three Body Problem)를 보았습니다. [48] 록타이트8075 24/03/26 8075 10
101185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5) [3] 계층방정3124 24/03/26 3124 7
101184 [웹소설]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추천 [56] 사람되고싶다6713 24/03/26 6713 19
101183 진짜 역대급으로 박 터지는 다음 분기(4월~) 애니들 [58] 대장햄토리6337 24/03/25 6337 2
101182 '브로콜리 너마저'와 기억의 미화. [9] aDayInTheLife3934 24/03/25 3934 5
101181 탕수육 부먹파, 찍먹파의 성격을 통계 분석해 보았습니다. [51] 인생을살아주세요4943 24/03/25 4943 68
101179 한국,중국 마트 물가 비교 [49] 불쌍한오빠6446 24/03/25 6446 7
101177 맥주의 배신? [28] 지그제프8313 24/03/24 8313 2
101175 [스포있음] 천만 돌파 기념 천만관객에 안들어가는 파묘 관객의 후기 [17] Dončić5937 24/03/24 5937 7
101174 [팝송] 아리아나 그란데 새 앨범 "eternal sunshine" [2] 김치찌개2723 24/03/24 2723 4
101173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143] 천우희7116 24/03/23 7116 108
101172 모스크바 콘서트장에서 대규모 총격테러 발생 [36] 복타르9984 24/03/23 9984 0
101170 대한민국은 도덕사회이다. [58] 사람되고싶다8928 24/03/22 8928 30
101168 올해 서울광장서 6월 1일 시민 책읽기 행사 예정 [46] 라이언 덕후7136 24/03/21 713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