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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26 23:11:54
Name Neanderthal
Subject 우리는 왜 항문 주변에 털이 있나?...
우리는 항문 주변에 털이 있습니다. 뭐 자신의 항문 주변의 털을 직접 보신 분들은 거의 없으시리라 믿지만 어쨌든 우리가 직접 보지 못했다고 존재하는 게 저절로 없어지진 않겠죠. 그렇다면 이런 의문을 한번쯤 가져봤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왜 항문 주변에 털이 나게 된 것일까? 여기에는 어떤 심오한 이유가 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학자들도 왜 우리가 항문 주변에 털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가 모든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다 가지고 있는 건 아니고 오늘 던지는 이 질문이 특별히 과학계의 관심을 끌 만한 매력적인 질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아주 무관심했던 건 아니었던지 대략 세 가지 정도의 이유가 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기왕 이리 된 거 한번 그 이유들이나 들어봐야겠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우리의 항문 주변에 털이 있는 이유는 그냥 아무 이유가 없이 그렇게 되었다는 겁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항문 주변에 털이 없어야만 하는 진화적인 압력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거기에 털들이 남아있게 되었다는 거지요. 얼마 전에 우리 몸의 털이 없어지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장거리를 잘 뛰게 되었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 그게 항문의 털을 없앨 만큼은 강력한 압력이 되지는 못했나 봅니다. 그러니까 굳이 없어져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남아있게 되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의 골자가 되겠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냄새 때문이라는 겁니다. 별로 유쾌한 얘기는 아닐 것 같은데 혹시 지금 치킨이라도 드시고 계시다면 잠시 드시는 걸 멈추시는 건 어떨는지요? 요즘이야 몸에서 무슨 냄새가 난다고 하면 다 부정적인 인식을 받을 것 같은데 예전에는 꼭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거지요. 가만 생각해 보면 우리 몸에 털이 집중되는 부분들을 보면 다 자체적으로 냄새를 만들어 내는 부분들인 것 같습니다. 겨드랑이, 음부, 항문 등...신체의 이 부위들은 자체적으로 냄새를 내는 피지선들이 있고 거기다가 박테리아까지 가세해서 더 강한 체취를 만들어내게 된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체취를 만들어내는 성분들이 다르고 가지고 있는 박테리아의 구성도 달라서 개인들의 체취는 서로 다 다르다고 하는데 이런 개인마다 다른 체취가 예전에는 자신의 영역을 표시한다든가 짝짓기 대상을 끌어들이는데(!) 사용되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즉, 항문이나 음부, 또는 겨드랑이에 있는 털들은 이렇게 냄새를 더 잘 낼 수 있도록 하려고 존재했다는 것이 두 번째 이론 되겠습니다. 하긴 털이 없이 매끈한 살만 있는 것 보다는 털이 있는 게 더 냄새가 잘 날 것 같긴 하네요...--;;;


마지막으로 항문에 털이 있는 이유로 제시되는 의견은 그것이 피부와 피부 사이의 마찰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존재한다는 주장입니다. 인간은 상당히 많이 걷거나 뛰는 동물인데(과거에는 더 그랬을 겁니다) 털이 없이 피부와 피부가 직접 마찰을 일으켰다면 따끔거림에서부터 피부가 빨갛게 되거나 상황이 심할 경우 꽤 심각한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었을 거라는 얘깁니다. 특히 항문 주변이야 늘 습하고 더러운(!) 곳이니 만큼 감염의 위험성도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컸을 거라는 얘기지요. 혹시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신 분들을 실험 대상으로 모집한 후 한 20km 정도 달리시라고 하고나서 항문 주변의 작열감 등을 설문 조사하는 것도 이 이론을 증명할 한 가지 방법이지 싶긴 하지만 제가 생물학자라고 하더라도 굳이 제 박사논문을 이 주제로 쓰고 싶진 않을 것 같습니다. 쓸 다른 주제들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있는 걸 밀어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자주 씻고 잘 말려서 좋은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인 것 같습니다. 이제 와서 우리가 영역표시할 일도 없지 않습니까?...--;;;


본문의 내용은 아래의 동영상을 참고로 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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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니피그
16/03/26 23:14
수정 아이콘
캬.. 피지알에 걸맞은 피드백!
쩌글링
16/03/26 23:16
수정 아이콘
어? 논문 주제 괜찮은데요? 허락해 주신다면, 교수님께 한 번 들고가 볼게요.
16/03/26 23:45
수정 아이콘
저도 거기 혹했네요 크크 관련 전공자도 아닌데...
그러지말자
16/03/26 23:25
수정 아이콘
여자 테니스선수들 겨드랑이 제모하지 않나요? 피부와 피부사이의 마찰에 대한 데이터라면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을듯! 테니스는 충분히 장시간 격렬하게 마찰될테니..
CoMbI COLa
16/03/26 23:30
수정 아이콘
동물들도 소변/대변으로 영역표시는 하지만 그게 페로몬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2번은 타당성이 좀 부족해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3번이 끌리(?)네요. 항문의 피부가 굉장히 얇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마찰을 줄이는 목적인거 같습니다.
16/03/26 23:32
수정 아이콘
3번은 그렇듯 하네요. 옷도 없는 시절이 꽤나 있었을것 같은데 지저분한 맨땅에 그냥 앉으면 곤란했을테니까요.
tannenbaum
16/03/26 23:3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역시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그런데 분명 똥꼬에 털 없는 사람도 꽤 많은데 그 사람들은 어찌 된걸까요? 물론 미세한 잔털이야 있겠지만 음모처럼 굵은 털은 없는 사람들요.
절름발이이리
16/03/26 23:40
수정 아이콘
첫 줄을 보니 유명한 '다들 한번쯤은..' 이 생각나는 군요.
16/03/26 23:45
수정 아이콘
'휴대폰으로...'
16/03/26 23:49
수정 아이콘
불멸의....
레이오네
16/03/27 03:15
수정 아이콘
접사...
시노부
16/03/26 23:44
수정 아이콘
울다가 웃어서 난거 아닌가요
지니팅커벨여행
16/03/27 07:52
수정 아이콘
저도 제목 보자마자 당연히 이거 생각했죠.

아... 어렸을 때 울다가 웃지만 않았어도...ㅠㅠ
유노윤하
16/03/27 08:29
수정 아이콘
222 이거죠 이거
파란아게하
16/03/27 10:01
수정 아이콘
이거죠
16/03/26 23:45
수정 아이콘
흐흐흐 왁싱한 사람들 20KM 달리기에서 진짜 뿜을 뻔 했습니다.
입 다물어 주세요
16/03/26 23:56
수정 아이콘
직접 안 본 사람이 더 적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잖아요 크크
구라리오
16/03/27 00:00
수정 아이콘
다들 거울로 한번쯤은 자기 똥꼬를 보지 않나요?!
처음으로 그 녀석들을 눈으로 보고는 언제 이렇게 요녀석들이 났지? 하는 충격적인 경험은 다들 있으시잖아요..
아케르나르
16/03/27 10:04
수정 아이콘
아닌데요(엄격.근엄.진지...)
구라리오
16/03/27 21:35
수정 아이콘
어?!
미카엘
16/03/27 11:13
수정 아이콘
전 진짜 한 번도 그래 본 적이 없습...
구라리오
16/03/27 21:38
수정 아이콘
한번쯤 해보시는것도.. 자신의 몸은 자신이 알아야죠.. 나중에 다른 사람이 지적해주면 그 충격은 더 클 수가 있습....
뿌넝숴
16/03/27 14:25
수정 아이콘
패러디하시는 거죠?(진지)
구라리오
16/03/27 21:36
수정 아이콘
누군가 선구자가 있었나보네요..
박현준
16/03/27 00:04
수정 아이콘
수분이 많이 배출되는 곳은 노출면적을 넓혀 빠르게 수분을 증발 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미끄덩 미끄덩 거린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16/03/27 00:15
수정 아이콘
제가 아주 밀림엉덩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체모도 별로 없고, 겨털도 20살 이후 나기 시작했는데....(전체적으로 몸에 털이 없습니다.)

유독 엉털은 고등학교때부터 무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3번 이유때문인 줄 알고 있었는데....

(정확한 이유 설명을 들을 수 있다면 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가끔 엉덩이에 가시 찔릿들한 통증이 왔는데 (30살 넘어서 길가다 아악! 소리 지른적도)

거울로 보니 엉덩이 살을 뚫고 죽순처럼 솟아오르는 털 때문이었습니다.

발모가 두피로 안오고 엉덩이로....

자라나라 머리 머리! 밑으로 가지 말고.....!
순규하라민아쑥
16/03/27 01:14
수정 아이콘
그 털을 머리에 이식...하시...아 아닙니다.
즐겁게삽시다
16/03/27 00:5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소재 뿐만 아니라 글빨이 더 글을 살리네요.
순규하라민아쑥
16/03/27 02:00
수정 아이콘
전 세계 화장지 회사와 비데 회사 커넥션이 세계 모든 음료(물 포함)에 응꼬털이 나는 약을 탄겁니다.
털에 응가가 묻어서 비데를 쓰거나 휴지를 좀더 쓰도록 만들기 위해서요.
아르타니스를위하여
16/03/27 02:51
수정 아이콘
진지하게 제모를 고려중인데 이 글을 보니까 더더욱 그렇네요
크게 존재할 필요성이 없나 보네요.
팀 던컨
16/03/27 05:55
수정 아이콘
제목부터 빵터졌네요. 크크크
동네형
16/03/27 10:57
수정 아이콘
거기가 난게 아니라 거기가 남은거죠.
나머지는 있을 이유가 없으니
아케르나르
16/03/27 11:32
수정 아이콘
3번이 가장 설득력있는 거 같네요.
16/03/27 11:35
수정 아이콘
브라질리언왁싱 해보시면 똥닦일때 시원하게 닦입니다. 기분 좋아요
자라날때 안따가와요 크크
맹꽁이
16/03/27 12:45
수정 아이콘
전면거울을 등지고 다들 해보신 거군요.. 고개만 돌려서 확인...
영원한초보
16/03/27 15:24
수정 아이콘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잘 안가지니까 좋은 논문 소재 아닌가요?크크
기네스북
16/03/27 15:25
수정 아이콘
진짜 재밌는 글이네요 크크크크크
아즈가브
16/03/27 20:0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몇십년 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이 될 것도 같군요!
아 그렇다고 직접봐서 확인하고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진지)
배나무
16/03/27 23:23
수정 아이콘
20km 달리기 까지는 아니고
X털 뽑은 상태에서 40km 유격행군 했었는데요.....
확실히 항문주변이 쓰라리고, 뜨겁고 합니다....
유격은 힘들지.., 똥꼬는 타는것 같고, 변이 새는 느낌도 들고...
일주일 동안 찜찜해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피지알뉴비
16/03/28 01:34
수정 아이콘
더럽게 유익한 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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