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와 같이 잠깐의 과제물 사이의 갭을 이용해서 3:3이나 두어판 하고자 베틀넷에 접속했었지요...
그러곤 게임에 들어가서 적들인 탑팀들을 살펴보는데
프로브라는 아이디를 한 사람이 저그를 고르고 있더군요...
너무 웃겨서 한마디 해줬습니다.
'프로브면서 저그 골랐네-_-;;'
그리곤 타임 카운트 이후 게임 시작...
그런데 갑자기 그 프로브가 전체 채팅으로
"너 XX이냐?"
황당했습니다-_-;; 뭐 제가 베넷 아이디를 10년째 같은걸로 굴리고 있었으니 같이 스타했으면 알법도 하고(베넷 아이디 뿐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같은 아이디를 쓰고 있어서;;;) 해서 대체 누구지;;; 요즘 스타하는 친구들 없는데 하는 마음에 채팅 메세지를 날렸습니다;
"누구냐 너!"
그랬더니 날아오는 메세지
"XX 맞는거지?"
"나 YY야"
아뿔사 5년전 제가 인도로 1년간 유학가면서 연락이 끊어졌던 고등학교 친구 녀석이었습니다... 집전화도 연결이 안되서 혹시나 그 때 있었던 지하철 사고에 변이나 당하지 않았나며 굉장히 걱정했었는데...
다른 친구들 통해서도 연락이 안되서 정말 죽은 줄 알았던 그 친구였던 겁니다...
확실히 그녀석이라면 처음 부터 같이 스타 시작해서 나름 라이벌이었고 대부분 스타 관뒀을 때도 같이 스타하던 녀석이니 지금까지 할만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정신없고 반가워서 채팅하던 동안 (다른 분들은 왜 저러냐 싶어서 도중에 "뭐지?" 같은 메세지도 날리고 하더이다-_-;; 자랑하고 싶었지만 그 때는 참았어요;;) 빌드는 다 꼬이고 어느새 파일런 밀려있고 게이트도 없고 한데 그 녀석은 꾸준히 스타했는지 여유있게 3해처리 깔아두더니 절 처음으로 밀어버리데요 ㅠ.ㅠ
그렇게 게임 끝나고 채널에 모여서 정말 오랜만에 이야기도 나누고, 연락 끊겼던 다른 친구들도 만나고... (한녀석은 역시 4년 정도 연락 두절이었는데 다른 친구들이랑 같이 게임한다고 메세지 한번 안보내고 다시 게임하러 가버리더니...)
정말 신기하네요... 그 몇만... 몇십만의 사람이 게임을 하는데... 그것도 시간대도 잘 안 맞을 텐데 이렇게 우연히 만난다는게... 요즘 과제도 힘들고 일도 잘 안풀려서 우울했는데 기분을 한방에 날려주는 좋은일이 찾아오네요^^ 다른 분들도 좋을 일이 많이 찾아 오시길~
P.S. 찾고싶은 걸 못찾고 건물을 헤메이다가 결국 포기하고 정말 무거운 짐을 들고 과거의 장소로 돌아가는 꿈은 무슨 의미일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