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3/30 19:33:16
Name Kaestro
Subject [일반] 1분기 애니메이션 후기 - 아쉽지만 분발했다
전통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1분기가 흉작인 경우가 많긴 했습니다. 사실 이번 분기도 처음에 까고 봤을 때 대체 뭘 보지?란 생각을 많이 했으니까요

그런데 제 기준으로는 나름대로 의외의 다크호스들이 조금 있어서 조금 아쉬운대로 볼만했던 분기였네요.

이번 분기에 시작해서 이번 분기 끝까지 완주한 작품은 총 5개로 다음과 같습니다.

[요일 기준 정렬]
1. 원치 않는 불사의 모험가
2. 공주님 "고문"의 시간입니다
3. 전국요호 세상을 바로잡는 남매 편
4. 용기폭발 뱅브레이번
5. 최약 테이머는 폐지 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원치 않는 불사의 모험가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진 평범함의 끝판왕이지만 사람이 성격은 좋아라는 소리를 듣던 렌트가 기연을 맞아 성장해나가는 모험물입니다. 그런데 그 기연이 미궁의 비밀방을 찾아서 죽음을 당했는데, 최하위 언데드인 스켈레톤으로 환생한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란 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켈레톤인 내가 사실은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흔한 식의 전개는 아니고, 인간은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지만 몬스터는 꾸준히 경험치를 쌓으면 레벨업을 통해 새로운 몬스터 군으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강해진다는 전개입니다. 작화는 좀 많이 아쉬웠습니다만, 그런대로 볼만했습니다.

공주님 "고문"의 시간입니다

이번 분기 공주님과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분명 고문이라 했는데 사실은 악덕 기업 왕국에서 태어나자마자 전투기계로 키워져서 전장을 누비던 공주님이, 인권을 챙겨주는 진정한 시민을 위한 왕국 마왕군에 포로로 잡힌 뒤 인생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틀린 말은 안했습니다?)

배고픈 사람한테 비밀 하나 말해주면 이 맛있는 음식을 주겠다, 심심한 사람한테 비밀을 말해주면 친구가 돼서 같이 놀아주겠다니 이런 흉악한 녀석들. 저도 같이 고문당하고 싶군요

보통 이런 개그류 만화들은 작화에 힘 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분기 톱급이라 할 정도로 수려한 그림으로 음식을 표현해서 정작 심야 시간에 보는 제가 위장 고문을 당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요즘 지칠 때 이거 하나 보면 그렇게 불멍하듯이 멍하니 미소짓게 되는 마성의 매력이 있더군요.

전국요호 세상을 바로잡는 남매 편

반지의 기사로 유명한 미즈카미 사토시의 완결작 전국 요호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전국시대에 요괴와 인간이 함께하는 사회에서 약자를 배척하는 단괴중이라는 단체를 박살내고 정의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요괴와 인간의 콤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삼고 있습니다.

단순한 왕도 배틀물의 플롯입니다만, 미즈카미 사토시의 작품 답게 보다보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지점이 있는 것들이 꽤나 인상 깊고 예산을 많이 들이지 않은 것 같은 작품 치고 액션씬을 굉장히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3쿨로 만화 완결까지 달린다고 알고 있는데 끝까지 퀄리티가 유지가 되기만 하면 완결까지 보게 될 것 같네요.

용기폭발 뱅브레이번

B급 작품을 만들거면 제대로 미쳐라. 저는 본래 B급 작품을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뱅브레이번을 봤습니다. 제가 본 것들은 덜 미친 작품이란걸 깨달았습니다.

12화 안에 용자 배틀물에서 담아내고 싶은 자기의 모든것을 담아서 호모, 섹드립, 황당함 등으로 곳곳에 B급 개그가 가득해서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브레이브 참!'을 외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작품이 최근 폼이 진짜 많이 올라온 'cygames pictures'의 것이란 겁니다. 일본 tva의 3d 퀄리티가 이정도나 된다고? 거의 매 에피소드 퀄리티 높은 로봇 배틀씬이 나와서 눈이 호강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우리가 돈이 없어서 3d를 하는게 아니라 3d가 여기서는 더 나아서 쓰는거야'라고 과시하듯 중간에 사람 사이의 복싱 배틀은 아예 풀 2d로 연출해버리는 그야말로 우리 애니 잘 만들지? 재밌지?라고 온 몸으로 자신감을 뿜뿜하는데 그걸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퀄리티였습니다. 최고였네요.

최약 테이머는 폐지 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보통 이런 제목을 가지고 있으면 겉으로 보기엔 최약 테이머지만, 나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숨기고 있는 능력자! 이런 반전이 없는 것이 반전인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그냥 진짜 최약체로 태어났고 이 때문에 불길한 아이로 몰려 가족과 마을에서 쫓겨나는 것에서부터 스토리가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이런 주인공을 계속해서 괴롭히는 가학적인 작품이 아니라, 이런 주인공을 팔아먹으려고 하는 사람과 가엽게 여기고 돌봐주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힘든 와중에도 삶을 이어나가려고 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힘내라고 응원하게 되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네요.

다만 저예산 작품이라서 화면에서 입만 뻥긋하는 경우가 좀 많습니다. 특히 엔딩 가까워지면서 전투씬을 좀 집어넣더니 그 이후 에피소드들은 진짜 내내 입만 움직이더군요.



다음 분기는 일단 찍먹해보려고 찜해둔 작품만 20가지가 넘기 때문에 굉장히 기대하는 중 입니다. 특히 언젠가 나올거라고 믿고 있던 유포 3기 존버단은 승리한다.

소설 정발도 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웃어른공격
24/03/30 19:41
수정 아이콘
약사로 두 분기를 버텼습니다...크크
24/03/31 08:11
수정 아이콘
약사도 잘 나왔죠 재밌었습니다
리얼포스
24/03/30 19:44
수정 아이콘
반지의 기사는 정말 대단한 만화인데 애니메이션은 눈물이...
전국요호는 잘 나왔나요?
24/03/31 08:12
수정 아이콘
전국요호는 애니메이션 이정도면 꽤나 잘 나왔습니다. 반지의 기사 원작을 맘에 들어하셨으면 시도해보시죠
실제상황입니다
24/03/30 19:52
수정 아이콘
전국요호랑 반지의 기사가 애니화됐으니 스피릿 서클도 혹시? 미즈카미 사토시 만화는 항상 그 특유의 휴머니즘 때문에 마지막에 맥아리가 빠지던데 스피릿 서클은 그게 가장 덜했던 것 같아서(개중에서 가장 덜하지 않았나 싶은 거지만) 애니로 다시 한 번 보고 싶네요
24/03/31 08:14
수정 아이콘
스피릿 서클은 아무래도 작가가 딱 결정지어놓은 구도가 있고 그걸 시간축을 비틀어가다보니 끝나기 직전까지 괜찮았던 기억이 납니다크크
부스트 글라이드
24/03/30 21:01
수정 아이콘
약사의 혼잣말, 프리렌, 나혼랩, 던전밥이 있어서 그나마 이번분기는 든든했습니다.
문제는 전부 원작을 먼저 본것들이네요. ㅠ
24/03/31 08:17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원작들이 든든한 작품들을 돈 많이 써서 괜찮게 애니화하는 것들이 많아진다는 느낌이더군요
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동시에 원작을 봤으면 아쉽긴 합니다 크크
카바라스
24/03/30 21:48
수정 아이콘
그냥 프리렌이 2분기 다 원톱인듯
及時雨
24/03/30 22:29
수정 아이콘
공주고문 참 가볍게 보기 좋죠 토챠 졸귀
24/03/31 08:16
수정 아이콘
원작은 이정도는 아니었다고 기억하는데, 애니화가 진짜 어마어마하게 잘됐더군요
덕분에 원작 다시 사서 봤는데 애니를 보고 원작을 보면 확실히 느낌이 달라요. 원작도 훨씬 재밌어지게 보이는 느낌이 크크
키비쳐
24/03/30 23:22
수정 아이콘
최약 테이머는, 라프텔에서 본 댓글의 표현을 빌리자면, '엄마없는 하늘아래'를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원작이 따로 있긴 하지만).
24/03/31 08:15
수정 아이콘
저는 못 본 작품이라서 찾아봤는데 무슨 소리인지 알 것 같네요 크크
호시노 아이
24/03/31 12:01
수정 아이콘
불사 모험가 생각치도 못했는데 넘 재밌더군요 2기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ㅠㅠ
24/03/31 12:35
수정 아이콘
저도 큰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맘에 들었습니다
2기 나올만큼 떡밥은 뿌리고 회수 안하긴했던데... 저도 나왔으면 좋겠네요 크크
24/03/31 17:36
수정 아이콘
혹시 넷플릭스에서 추천할만한 애니메이션이 있을까요?
부스트 글라이드
24/03/31 19:00
수정 아이콘
던전밥, 약사의 혼잣말, 장송의 프리렌, 나혼자레벨업,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아케인
이정도가 좀 무난하게 평과 작품성 그리고 퀄리티가 좋아 입문하기 좋은 작품들이겠네요.
24/03/31 19:32
수정 아이콘
나혼자, 사펑, 아케인은 좀 봐서 나머지에서 골라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4/04/01 15:21
수정 아이콘
취향을 모르면 아무래도 추천하기가 힘들어서, 본인이 어떤 것들을 좋아하시는지 알아야 추천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만, 모든 사람이 무난하게 볼 만한 것을 추천하라면 이제

씽1/2, 마이펫의 이중생활 1/2 같은 건 보통 호불호를 잘 안타기는 합니다
24/04/02 16:44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한번 봐야겠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224 [일반] [일상 잡담] 3월이 되어 시작하는 것들 [6] 싸구려신사7903 24/04/03 7903 8
101222 [일반] [역사] 총, 약, 플라스틱 / 화학의 역사 ④현대의 연금술 [17] Fig.19339 24/04/03 9339 18
101221 [일반] 우리가 죽기 전까지 상용화 되는 걸 볼 수 있을까 싶은 기술들 [82] 안초비16240 24/04/02 16240 0
101219 [일반]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 B급이지만 풀팩입니다. [32] aDayInTheLife11607 24/04/02 11607 3
101218 [일반] RX 7900XTX 889 달러까지 인하. [16] SAS Tony Parker 12196 24/04/01 12196 1
101217 [일반] 한국 경제의 미래는 가챠겜이 아닐까?? [27] 사람되고싶다13558 24/04/01 13558 12
101216 [일반] [패러디] [눈마새 스포] 케생전 [8] meson9011 24/04/01 9011 8
101215 [일반] XZ Utils(데이터 압축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초고위험 취약점 발생에 따른 주의 [13] MelOng9610 24/04/01 9610 4
101214 [일반] 5월부터 다닐 새로운 KTX가 공개되었습니다. [45] BitSae13392 24/04/01 13392 1
101213 [일반] EBS 스페이스 공감 20주년 기념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선' 선정 [71] EnergyFlow11996 24/04/01 11996 4
101212 [일반] LG 24인치 게이밍 모니터 24GN60K 역대가(16.5) 떴습니다 [26] SAS Tony Parker 10327 24/04/01 10327 0
101211 [일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9] 초절정미소년11726 24/04/01 11726 6
101210 [일반] [서평]《만안의 기억》- 안양, 만안이라는 한 도시의 이야기 [14] 계층방정8519 24/03/31 8519 2
101209 [일반] 최근 2년동안 했던 게임들, 소소하게 평가를 해봅니다 [66] 공놀이가뭐라고12476 24/03/31 12476 2
101208 [일반] 20년을 기다린 건담 시드 프리덤 후기 [미세먼지 스포] [38] Skyfall10048 24/03/31 10048 1
101207 [일반] [고질라X콩] 간단 후기 [25] 꾸꾸영9130 24/03/31 9130 2
101206 [일반] [팝송] 제이슨 데룰로 새 앨범 "Nu King" [4] 김치찌개8033 24/03/31 8033 0
101205 [일반] 우유+분유의 역사. 아니, 국사? [14] 아케르나르8683 24/03/30 8683 12
101204 [일반] 1분기 애니메이션 후기 - 아쉽지만 분발했다 [20] Kaestro9218 24/03/30 9218 2
101203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6) 시흥의 여덟째 딸, 과천 [3] 계층방정22741 24/03/30 22741 7
101202 [일반] [스포] 미생 시즌2 - 작가가 작품을 때려 치우고 싶을 때 생기는 일 [25] bifrost13244 24/03/30 13244 8
101201 [일반] 정글 속 x와 단둘이.avi [17] 만렙법사8975 24/03/30 8975 17
101200 [일반] 삼체 살인사건의 전말 [13] SNOW_FFFF16892 24/03/29 16892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