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인2편이 이렇게 나오리라고는 정말 예상못했습니다. 이건 소포모어 ‘징크스’중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갈거 같네요. 믿기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스토리는 늘어졌다 갑자기 급전개하는등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거기다 여러 스토리가 동시에 진행되서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을 줍니다.
스토리 자체는 난해한건 아니지만 1편처럼 클라이막스를 향해 차곡차곡 빌드업된다는 느낌이 없어요.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이런 산만한 스토리 하에서 어쩔수없이 희생됩니다. 그리고 극에 꼭 필요했나 싶은 캐릭터들이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등장합니다. 이게 안그래도 심한 캐릭터 비중문제를 더 악화시킵니다.
스토리와 캐릭터는 실망스러웠다고 넘길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망스럽기까지 한건 롤 유니버스를 소개하고 정립한다고 나온 작품이 후속작에 이르러 오히려 관짝이 되버렸다는 겁니다.
롤 유니버스와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써 이게 제일 가슴아픈 부분이었습니다.
스토리와 캐릭터 박은건 후속작에서 만회할 수 있습니다. 세계관만 탄탄하다면요. 문제는 아케인 시즌2의 실패리스트 중에 가장 꼭대기에 있는게 세계관 구축 실패라는 거죠.
2편은 마법 즉 아케인의 힘이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롤 세계관의 핵심이고 근원을 이루는 힘인만큼 정말 세심하고 사려깊게 다뤄졌어야 했습니다. 그래야만 아이오니아, 프렐요드 등등 지역별로 중구난방인 초자연적인 힘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라이엇은 지금까지 대책없이 여러가지 설정과 초자연적 힘을 더하기만 하고 이를 정리하는 걸 미뤄왔습니다. 새로운 챔피언을 추가해야하는 롤 게임의 특성상 어쩔수 없는 부분이긴 했지만, 아케인은 이를 정리할 좋은 기회였습니다. 앞으로 나올 롤 MMO나 롤 관련 컨텐츠를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었죠.
슬프게도, 라이엇은 제목은 아케인이라고 지어놓고 아케인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케인이란 무엇인지 보여줘야만 했고,그 결과는 양판소 판타지보다도 깊이가 없는, 그냥 정체를 알수없는 갓라이크한 전능한 힘이 되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애니처럼 쿨해보이지도 않고요.
롤 유니버스의 독창성과 매력을 만드는 것에 실패한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세계관 전개에 아케인 시즌2가 족쇄, 낙인이 될 거라는 것입니다. 또다시 리부트 하지 않는한 말이죠 크크
고품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롤 캐릭터들 팬이라면 여전히 볼가치는 있습니다. 놀랄만한 팬서비스도 있고요. 이부분에서는 만족감이 컸습니다.
그래서 더 슬픕니다. 이런 퀄리티의 롤 세계관 애니를 더 보고 싶은데 이제는 그럴수 없을것 같아서요.
정말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