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내용은 IG소속' 루키'송의진 선수가 리그오브레전드 OPENDAY 당일 상해희극학원에서의 연설초고로
실제 연설한 내용과 어느정도 다를수 있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 OPENDAY 란 중국e스포츠매체 PentaQ에서 주최하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LOL위주의
e스포츠문화축제로 LPL경기관람,e스포츠인대학연설,프로게임단베이스개관식과 같은 관련 이벤트들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루키선수는 상해희극학원에서 연설한 프로팀 코칭스탭 및 선수들중 한명입니다.
연설주제:지금의 나
여러분 안녕하세요,IG팀에서 미드를 맡고 있는 루키라고 합니다.
다들 저를 아시나요? 저는 한국인인데 주최측에서는 저를 중국인으로 생각하나 봅니다.
(루키선수가 중국말을 잘해서 팬들한테서 '가짜한국인','용병대우받는 중국인'같은 소리를 많이 들음.)
이자리가 아무나 설수있는 자리가 아닌만큼 기회를 주신 주최측한테는 많이 고맙게 생각합니다.
(一)
제가 연설할 주제는 '지금의 나' 인데요,우선 예전의 제모습부터 말씀드려볼게요.
저의 중국말실력 괜찮죠? 사실 저는 한국에있을때만해도 중국어를 싫어했어요,배워야 될게 너무도 많으니까요,
병음이라든지 한자라든지 ... 배울 용기가 않났죠.학교에 중국어수업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너무 센 편이셨어요.
그래서 저는 중국어는 안배우는걸로 마음먹었었어요.
하지만 중국에 온 뒤로부터 팀원들과의 소통 그리고 경기때 더 잘하기 위해서 열심히 중국어를 배웠죠.
그때는 하나씩하나씩 새단어들을 익혀갈때마다 즐거웠어요.
(二)
학교다닐때 저는 그냥 평범한 학생이였어요,수업끝나면 친구들이랑 PC방가거나 노래방가거나 그랬죠.
LOL을 접하게된 계기는 친구한명이 있는데 어느하루 PC방에서 걔가 게임하는걸 봤는데 제가 할줄
모름에도 불구하고 너무 못하는거에요.당시 그친구는 랭크 1500점쯤이 였는데 지금기준으로는 골드정도죠.
그친구가 저한테 말하길 만약에 제가 자기보다 점수높게 올리면 뭐라하던지 다 들어준다 했어요.
그래서 시작하긴 했는데 처음에는 정말 재미없었어요.그래서 관뒀는데 그친구가 맨날 저한테 도발하는거에요.
하하하.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서 LOL은 한국에서 되게 인기있어졌고 거의 주변 모든친구들이 플레이하기
시작했어요.그래서 저도 다시 시작했죠.레벨 30까지 달성한뒤에 랭게임 배치고사를 봤는데 1600점인거에요.
그 친구보다 높은거죠.그때부터는 당당하게 친구한테 니가 못한다고 얘기할수 있었습니다.
그뒤로 일년쯤 지나서 저는 랭게임점수 2200대를 찍었고 지금기준으로는 첼린저랑 비슷한 레벨이였어요.
친구한명이 저한테 KT팀 테스트를 봐보라고 추천해줬고 당시 KTA의 미드가 비여있었는데 그팀 선수들이랑
한팀으로 묶어서 KTB팀이랑 테스트를 보게되었습니다.KTB에는 많이 유명한 류선수도 있었는데 그선수를
제가 라인전에서 압도하면서 테스트를 통과하게되었습니다.
2014년에 저희팀은 OGN섬머시즌 우승을 했지만 그뒤로 진행된 설발전에서 떨어지면서 시즌4롤드컵에 못가게
되었죠,정말 많이 마음속으로 상심했었고 열정도 저하되어있었어요.
그때 팀원이였던 카카오선수가 중국가서 해볼 생각이 있냐고 제의했어요,저는 카카오선수가 되게 잘한다고
생각했었고 마침 저희형도 중국에 계셨기에 카카오선수랑 같이 중국에 오게되었어요.
그리고 이 사건이 벌어졌죠.
(당시 소식이 너무 없어서 탄광간거 아니냐고 떠돌던 짤,제가 pgr에 처음 올린글이 이 두선수 행보관련이였던것 같은데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三)
우린 중국에 온지 오래되었지만 4개월정도 경기를 한적이 없었죠,그래서 많은 분들이 우리가 속은게 아니냐는
걱정 많이 해주셨고,심지어는 탄광에 간게 아니냐는 농담도 있었어요.사실은 속은것도 아니고 탄광은 더더욱
아니였어요.당시 메니저는 LPL출전권을 취득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여러가지 문제로 결국에는 무산되었고
저희랑 사과하면서 정말 미안하다고,LPL은 아무래도 안될것 같다면서 3가지 길을 제시했어요.
하나는 LMS로 가는건데 이거는 저희입장에서는 불가능한거였고 둘째는 TGA리그(중국3부리그)부터 시작하는건데
그럴려면 시간이 너무오래 걸렸어요,그리고 나머지는 저희들 도와서 IG로 입단하는거였는데 결국 그걸로 택했죠.
저희를 영입해주신 IG대표님 감사합니다.
(四)
저는 중국에 온뒤로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대가 되게 컸었어요.처음에는 입에 안맞았지만 습관되면서부터는 정말
맛있다고 느꼈어요.제가 원래 먹는걸 되게 좋아하는 편인데 한가지만은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그것은 바로 피단.
저는 뭔가 비린느낌이 강해서 안되겠던데 팀원들한테 물어보니까 다들 맛있대요.저만 이상해진 느낌이였죠...
(루키선수가 개인방송중에 절인 오리알 시식하는 모습..)
사진이랑 지금 많이 다르죠? 하루는 제가 사진을 보다가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생각되어서 살을 빼기로 했어요.
마침 팀원인 쯔타이선수가 다이어트중이여서 같이 운동하게되었죠.
프로게이머를 할려면 몸관리도 열심히 하는게 좋은것 같아요,처음에는 윗몸일으키기를 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이튿날 깨고나니 복부근육통증이 너무 심해서 일어못날정도였어요.그래서 며칠동안 헬스장에 안갔어요.
그뒤로는 달리기나 수영위주로 했는데 리그가 시작되고 나니까 운동할시간이 별로 없는거에요,그래서
식단관리하는식으로 했어요,원래 제가 게으른탓인지 그러는게 더 편하더군요.
(Zzitai 현재 팀 스네이크소속)
(五)
위에는 2015년 스프링때 저희팀이 EDG랑 만났을때에요.
팀은 제가 미드에서 폰선수한테 터지는 바람에 졌고 저는 완전 멘붕해서 울었었어요.경기가 끝나고난뒤
코치님이 저를 많이 위로해주셨지만 저는 그렇게 터진거는 처음이라서 어떻게 해야될지를 몰랐었어요.
코치님은 저한테 누구나 다 기복이 있는거라고 말씀해주셨고 저도 제 자신의 기복이 생각보다 크다는것을
깨달았죠.게임을 더 많이 하면서 그날경기를 빨리 잊고 제가 해야할일들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그뒤로는 컨디션이 안좋다고 느껴지면 빨리 팀원들과 얘기해서 도움받는법을 배우게되었습니다.
곧바로 섬머시즌에서 다시 폰선수랑 만났을때 제가 이기게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죠.
(六)
2015년 시즌5롤드컵이 끝나고 카카오선수가 팀을 떠났고 저는 팀에 남았습니다.저도 많이 아쉬웠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죠.카카오선수는 저랑 손발이 잘맞아서 제가 되게 깐깐하게 플레이할수 있었거든요.
카카오선수가 팀을 나간뒤 키드랑 콤비하게되었는데 처음에는 호흡이 잘 안맞았어요.당시 키드는 원딜러에서
갓 포변한 정글러라서 카카오선수보다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느날부터인가 저도 팀원탓을 하게되더라구요.그리고 그런 생각은 잘못된거라고 느끼면서
생각을 바꾸고 노력했더니 둘의 호흡이 점점 좋아졌어요.
그 과정에서 저는 팀원들이랑 시너지효과를 내는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많은 팬분들이 아실테지만 저는 많이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스타일이에요.어떤팬분은 이런게
않좋다고 얘기한적도 있지만 저는 이 게임을 처음 시작할때부터 상대를 압도하면서
이득을 취하는데서 재미를 느꼈었거든요,하지만 지금은 저도 어느정도는 사리면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七)
여러분들이 앞으로 사회에 나서게 되면 많은 문제들에 직면할거에요.이런게 안좋다,저런게 안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테고 자기자신은 해결할 방법이 없으면서 답답하실수도 있구요.
프로게이머는 사실 욕먹을때도 더 많고 경기력 기복도 더 심해요.
한선수가 많은 사람들한테 욕을 먹는다면 뭘해도 의욕이 없게되고 힘도 안나게되죠.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이런상황에 직면한다면 꼭 멘탈을 다잡고
상대방이 한 욕들중 어떤 부분이 맞는말이고 어떤부분이 틀린말것인가부터 생각하세요.
그리고나서 자기자신이 부족했던 부분부터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사람은 진보하게되죠.
IG는 멘탈이 되게 좋은 팀이에요.경기에서 지더라고 많이들 상심해하지 않고 다들 모여서 경기내용을
토론하죠.저희는 가장 좋은 마인드로 다음경기에 임할 준비를 합니다.
비록 저는 한국인이긴 하지만 중국에온 2년동안 IG라는 낯선 환경에 있으면서 융합되는 것을 배웠고,
서로가 소통하는 것도 배웠고 또 중국어도 배웠습니다.
지금 이자리에는 대학생분들이 많은데요,사실 저는 대학생분들이 많이 부러워요,친구도 많이 사귈수
있었으면 좋겠고.마지막으로 이자리에 와주신 상해희극학원학생분들 모두가 꿈을 이루시길바라고
팬분들도 저를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제인생에서 가장 긴장했고 또 뜻깊은 날이였습니다.주최측에 너무 감사하고 IG팀,팀대표님,
팬여러분들,그리고 상해희극학원 학생분들 모든분들을 만난게 저한테는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