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3/21 20:12:14
Name ChRh열혈팬
Subject 황희 정승의 한마디
황희 정승은 생각이 깊어서 국가적인 큰 일에만 관심을 가졌고, 자질구레한 집안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한 번은 집에 있으니 한 여자 종이 앞에 와서 호소하기를,
"대감마님, 같이 일하는 여자 종이 잘못하는 것을 꾸짖다가 싸웠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 종은 제가 잘했다고 덤벼들어 하도 억울해 하소연하는 것이옵니다. 좀 야단쳐 주십시오."
라고 말하고, 우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본 황 공은,
"응, 네 말이 옳다. 나가서 일해라."
하고 달래서 내보냈다.
얼마 후, 조금 전에 여자 종이 와서 싸웠다는 그 상대 여자 종이 화를 잔뜩 내고 들어와서는 말했다.
"대감마님은 잘 모르셔서 그러시지만, 사실은 제 잘못이 아니고 저 여자 종이 잘못해 싸운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아이 말만 들으시고 옳다고 했으니 저는 너무나 억울합니다."
하고 역시 울면서 호소했다. 이 말을 들은 황 공은 또한,
"네 말도 옳으니 울지 말고 나가서 일 해라."
하면서 내 보냈다. 옆에서 이러한 황 공의 처사를 보고 있던 조카가 앞에 나와 따지듯이 말했다.
"숙부님은, 두 사람이 싸웠으니 한 쪽이 옳으면 한 쪽이 그른 것인데, 어찌 양쪽이 모두 옳다고 하십니까?"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말에 황 공은 조카를 쳐다보면서,
"너의 말 또한 역시 옳은 말이다."
라고 말하며 웃고, 끝내 분명하게 밝혀 따지려 하지 않았다.

-http://www.gojunlife.com/ 에서  한국인이야기> 황희 정승의 처신 ㉠ - 발췌.


그 유명한 황희정승의 이야기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너의 말 또한 역시 옳은 말이다."에서 엄청난 감동을 느꼈습니다. 숨이 턱턱 막혔다고 할까요? 조카를 보면서 씨익 웃으며 얘기하는 황희 정승을 상상속으로 그리자 짜릿함이 온 몸을 휘감았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저의 생활 신조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수학의 집합부분을 배우면 '여집합'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모르실 분은 없겠죠?^^)예를들어 집합A의 여집합이라 하면, 전체집합에서 집합A의 부분을 제외한 모든 집합을 뜻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 '여집합'에 너무 목숨을 거는것이 아닐까요.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합, 즉 '여집합'을 너무 적대시 합니다.
전 그것에 대한 이유를 변질된 의미의 '단체주의'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한 단체, 집단주의가 일반화된 나머지 "우리가 아니면 모두 적이야"하는 2차원 적인 사고에 자신을 가두는겁니다.
이러한 일반화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보여집니다.
정치에서도 보여지고,
집단과 집단간의 갈등에서도 보여지고,
개인과 개인간의 갈등에서도 보여지며,
심지어 이 pgr이라는 조그마한 사이트에서도 보여집니다.

왜 합집합은 안되는 걸까요? 나의 말도 옳고, 너의 말도 옳은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인걸까요?

전 황희정승의 말처럼 나도 옳고, 너도 옳고, 나의 이런 생각을 반박하는 다른 사람도 옳다 라고 말할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모두 한발자국만, 단 한발자국만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하며, 자신의 입장과 의견과 다르다고 상대를 나무라거나 공격을 하는것을 자제합시다.
네, 물론 저의 이러한 두서 없는 글을 읽으시면서 "제발좀 오버하지 마라"라고 생각하시는것도 옳습니다^^


P.S: 이번 온게임넷 결승전에서 두개의 징크스가 동시에 깨졌군요..ㅇ_ㅇ; 이제 남은 하나의- 우승자 징크스도 깨야겠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Elecviva
04/03/21 20:33
수정 아이콘
와..
정말 좋은 글이네요 ^^

아울러 전하시고자 하신 말씀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04/03/21 20:40
수정 아이콘
필력이;;;;
원츄~ 부럽습니다~
게임의법칙
04/03/21 21:29
수정 아이콘
저 개인적으로는 실제로 있었는지 없었는지 확실치 않은 저 이야기 때문에 사회가 이 모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글이 어릴때는 국민학교 교과서인지 전과인지에 있었죠.
저런 태도를 정승의 태도라 하여 본받을 만한 일로 한껏 치켜세웠기 때문에
열심히 자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저 글 하나로 여자종이 돼 버린 거죠.
상당히 경계할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노드
04/03/21 21:32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사고뭉치
04/03/21 22:58
수정 아이콘
음. 앞의 황희 정승 이야기는 그리 공감되지않지만..
열혈팬님의 합집합 이야기는 공감되는군요.
잘읽었습니다. ^^*
클레오빡돌아
04/03/21 23:11
수정 아이콘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 이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해가 안가더군요..
그때 당시엔 그 내용이 뭘 말하려는건지 도무지 제 상식선에선 알수가 없었는데. 고등학생이 된 지금 이 글을 다시보니. 뭉클한 마음과 함꼐 저절로 이해가 되네요 ^^;; 이래서 삶의 경험이란게 중요한가 봅니다.
사에바 료
04/03/21 23:28
수정 아이콘
좋은글 읽었습니다 ^^ 여집합 이야기 공감이 가네요. 사실 그 여집합에 다시 여집합을하면 바로 자기자신이 되는데 말이죠....
59분59초
04/03/22 00:44
수정 아이콘
한국인의 다름에 대한 배타성은 유교적 가족집단주의 전통이 서구의 합리주의체제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협화음이라고 생각합니다만...님께서 제기하신 의문들이 바로 제 졸업논문 주제였습니다.+_+
헉! 저보다 열살이나 어리시네요. 대단하십니다.^^
04/03/22 19:02
수정 아이콘
참 좋은 글입니다. 순간 최근 제가 갖고 있던 생각들이 많이 부끄러워지는... ;;
살아가면서 쓸데없이 편을 가르는 것은, 나 스스로가 미숙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편이 간편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그리고 ChRh열혈팬님, 제 블로그에 인용해도 될런지요? 담아두고 자주 접해두고 생각해보고 싶은 글이군요. ^^;;
ChRh열혈팬
04/03/22 22:48
수정 아이콘
헛..ㅇ_ㅇ; 제가 착각하고 있었던것일까요?;; 황희정승의 이야기와 제가 쓰려는 글의 주제가 부합한다고 생각되었는데.. 아닌가봅니다^^; 사고뭉치님, 혹시 공감되지 않는 내용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수 있을런지요^^

P.S: Mika님. 블로그에 사용해도 됩니다만, 이런 두서없는 글을 사용하는것은, 제 자신이 쑥쓰러워지는 일입니다...
프리지아
04/03/23 01:08
수정 아이콘
^^ 네.......음....무얼까....무얼까......느껴지네요....
아하하하^^ 좋은 글 잘 읽었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279 군단 이후의 와우 인구수 자료 유출 [51] 주말6217 24/03/24 6217 0
79278 [LOL] 2024 LCK 스프링 선수별 지표 [17] 찌단4709 24/03/24 4709 3
79277 [LOL] 2024 LCK 스프링 PGR 유저 올프로 투표 [101] 말레우스4920 24/03/24 4920 2
79276 [LOL] 주관적인 LPL 스프링 올프로 선정 겸 감상평 [25] gardhi4686 24/03/24 4686 2
79275 [LOL] 플라이퀘스트가 msi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5] Leeka3955 24/03/24 3955 0
79274 [콘솔] (스포) P5로얄 후기 [19] 사람되고싶다3590 24/03/23 3590 2
79273 [LOL] 플레이오프 시작 기념 추억의 그림 한장 [20] Take5167 24/03/23 5167 4
79271 [LOL] 에이밍의 전령 3연 내다버리기 [31] Leeka8259 24/03/23 8259 2
79270 [LOL] T1 김정균 감독 "디도스 피해 심각...연습도 쉽지 않다" [30] 별가느게7320 24/03/23 7320 7
79269 [오버워치] 블리자드, '오버워치 2' PvE 콘텐츠 개발 전면 중단 [23] 주말3574 24/03/23 3574 0
79268 [LOL] 이번 스프링 올프로를 뽑아볼까요? [40] 찌단4086 24/03/23 4086 1
79267 [LOL] LCK 2024 스프링 플레이오프 진출 순위가 결정 되었습니다. [5] 매번같은2813 24/03/23 2813 0
79266 [LOL] 너구리의 중계 후기 [8] Leeka3894 24/03/23 3894 0
79265 [LOL] LoL 커뮤에서 슬슬 점화되는 All Pro 퍼스트의 쟁점 [55] AGRS5095 24/03/23 5095 0
79264 [LOL] 20년 이후 젠지의 정규리그 성적 [25] HAVE A GOOD DAY3737 24/03/23 3737 0
79263 [기타] 젠지 결승전 진출 [21] 아몬5654 24/03/23 5654 7
79262 [LOL] 젠지, 2라운드 전승 달성 - 역대 2라운드 전승팀들 [43] Leeka7580 24/03/22 7580 1
79261 [LOL] FearX, CEO 변경 [8] Leeka5838 24/03/22 5838 0
79260 [LOL] 플옵 대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남은 경기 [7] Leeka4738 24/03/22 4738 1
79259 [LOL] 재미로 보는 플옵 진출팀끼리의 상대 전적 [15] Leeka3702 24/03/22 3702 0
79258 [LOL] 플옵부터 14.6패치라는 말이 있네요. [44] 나따7867 24/03/22 7867 1
79257 [LOL] 광동 플옵 진출 확정! [91] Leeka9884 24/03/21 9884 12
79256 [LOL] 롤파크 CGV 팝콘 팩토리 입점 [14] SAS Tony Parker 5386 24/03/21 538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