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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014/06/24 02:20:29 |
Name |
DIPARK |
Subject |
[기타] 박주영은 왜 월드컵에 출전하고 싶었을까? |
이곳 피지알에서도 박주영의 월드컵 엔트리 포함 여부는 최종엔트리 발표 이전부터는 물론,
홍감독이 "소속팀 경기에 뛰지 못하면 선발하지 못한다" 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을 무렵부터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죠. 홍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되자마자 기존 올림픽 대표 위주로 선수단을 꾸리고자 하는
의지를 계속해서 보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SNS 논란의 중심에 있던 기성용도 큰 문제없이 평가전에 합류하면서,
박주영도 왓포드로 임대를 가면서 경기에 조금이라도 출전한다면 폼과 경기력에 상관없이 뽑을 것이다. 라는 우려가 많았죠.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되었고, 2부리그 팀인 왓포드에서도 제대로 된 출전시간을 갖지 못했던 박주영은 시즌 중 조기합류 하면서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재활을 거치는 특혜까지 부여받죠. 이른바 '황제훈련'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홍감독은 자기가 원칙을 깬것은 맞지만, 출전시간을 늘리기 위해서 임대까지 간 선수의 정성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라는 이게 말이야 방구야 싶은 이유를 대며 박주영 선발에 대해서 결과로 책임지겠다 했죠.
박주영은 박주영대로 국민이 원해서 월드컵에 간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출전할 이유가 없다(?) 라는..
이게 대체 무슨소린가 싶은 유체이탈 화법으로 논란에 대응합니다.
하지만 그의 폼은 끝내 올라오지 않았고, 월드컵을 코앞에 둔 전지훈련에서의 두번의 시범경기에서도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의리의 홍감독은 그를 계속해서 원톱으로 선발출전 시켰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 지금과 같습니다.
홍감독이야 의리 + 본인이 썼던 스쿼드외에는 난 모름 + 내가 키운(?) 올림픽 대표 출신이 짱임.
이라는 생각으로 현재의 사단을 만들어냈다고 봅니다. 적어도 박주영을 원톱으로 쓰는게 팀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는
본인만의 어떠한 확신이 있었음은 의심이 여지가 없겠지요. 선수 좋은 일만 시키자고 본인 커리어를 갉아먹을 감독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박주영은 왜? 뭐가 부족해서? 그토록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쉬운말로 왜 '욕먹어가면서' 월드컵에 나온 걸까요?
애국심? 국가대표에 대한 자긍심? 부활하고 말겠다는 자존심이 강한 케릭터 일까요?
지금까지의 선택지를 보면 그렇게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처음 K리그 입문부터 대의나 명분보다는 실리를 따라 움직여왔고, 아스날에서 벤치에 조차 앉지 못할 무렵에도
프랑스 리그에서 온 이적 오퍼를 주급을 깎기 싫다면 버티던 그였습니다.
경기를 뛰며 폼이 살아나면 이적이 좀 쉬워질까 싶어, 셀타비고로 임대를 보냈지만 그곳에서도 벤치만 지켰고
2부 리그팀인 왓포드에 주급의 70%를 보조해주는 조건으로 30% 주급이라도 아껴보자는 마음으로 임대보낸 아스날 입니다.
축구 선수로서의 자존심이 강한 케릭터라면 그렇게 3년이라는 계약기간 내내 굴욕에 가까운 대우를 받으며 버텼을까요?
'경기를 못뛰더라도 주급은 받겠다' 라는 편안한 마인드가 왜 월드컵을 맞아 다시 불타올랐을까요?
국가대표로서의 커리어도 충분합니다.
이미 2010년 남아공에서 원정 16강을 달성했으며 골도 성공시켰던바 있습니다.
그리고 2012년에는 올림픽 대표 와일드 카드로 합류하여 꿈에 그리던 합법적 (모나코 영주권으로 사실상 면제가 불법은 아니지만..)
군면제도 이뤄낸 그였습니다. 더이상 뭐가 필요했을까요?
국가대표로서의 마지막 불꽃? 후배들을 이끌 리더의 부재? 뭐 그런걸 이야기할 나이도 아닐 뿐더러,
그 정도 감독과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어내는 감동의 스토리가 되려면 박지성 정도의 커리어는 되어야죠.
국가대표 은퇴 후 다시 2006년에 합류한 최진철의 경우도 수비를 이끌 경험은 물론 K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저는 박주영이 이런 논란과 비난 속에서도 끝까지 월드컵 대표로 출전한 것은 기존의 아스날 꿀계약이 끝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박주영 선수는 다가오는 여름으로 아스날과의 계약이 종료되며, 당연히 왓포드와의 임대도 끝납니다. 사실상 무적 상태입니다.
올해 그의 나이 한국나이로 30살. 만으로는 7월 생이기 때문에 아직 29살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선수로 한창 뛸 나이죠.
아스날에서의 주급도둑에 가까운 행보, 잉글랜드 2부리그 팀에서도 기회를 얻지 못하던 그에게 다음 계약을 안겨줄 유럽의 팀은 없다고
보여지며, K리그에서도 팀 케미스트리를 생각해서 선뜻 나설 팀이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실리적인 그의 성향으로 보건데, 최근 금전적으로 핫한 중동이나 중국을 노려볼만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나 지금의 커리어라면 그에게 거액을 안길 팀은 없겠죠.
그래서 그는 월드컵이 필요했을 겁니다. 월드컵 만큼, 상위리그나 팀으로의 이직(?)과 재취업에 좋은 무대는 없으니까요.
무리를 해서라도 출전해서 임펙트를 보인다면 충분히 가능한 스토리였기에 그 역시 본인의 폼과 경기력을 떠나 모험을 걸었겠죠.
뭐, 결과는 현재와 같습니다. 부활의 감동은 커녕 논란과 조롱만이 남았고, 홍명보 감독과 함께 커리어의 끝을 향해 추락중이네요.
아스날에서 주급만 먹는 동안 이미 그의 축구선수로서의 커리어는 바닥 중에서도 바닥으로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
그걸 믿고 싶지 않았던 홍명보 감독과 어짜피 잃을 것이 없었던 본인 박주영 외에 누구나 알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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