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한 분이 진짜힙합(?)을 기자회견 장에서 제대로 보여주신 덕분에 수많은 커뮤니티가 뜨겁습니다만, 미국 본토 힙합씬에서 지금 제일 핫한 소식은 드레이크-켄드릭 라마 디스전입니다. 찾아보니까 별다른 소식이 여기엔 전해진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대략적으로 나무위키와 이런 저런 뉴스를 합해서 전달드리려고 합니다.

음악은 본격적 디스전 이후부터 첨부합니다.

먼저 둘 사이의 역사를 조금 짚어드리자면 그 2013년 그 유명한 [Control]에서 켄드릭 라마가 여러 래퍼들과 함께 드레이크를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드레이크는 이에 대해 '별 큰 일 없었다~' 정도의 인터뷰를 남기자 켄드릭 라마는 BET 어워드 사이퍼에서

'Control 이후로 변했는데 파자마 입은 감성래퍼 하나는 뒤에 숨더라'
(Nothing's been the same*, since they dropped Control, and tucked the sensitive rapper back in his pajama clothes)
(* 2013 드레이크의 앨범 명은 'Nothing Was The Same')

라고 저격합니다.
여기에 드레이크는 퓨쳐의 곡에 피쳐링하면서 (공교롭게도 본격적 디스전은 퓨쳐, 메트로 부민의 합작앨범..)

'엿 먹이는 놈들은 계속 엿 먹이지, 그래서 우리가 신경 안쓰는거야, 엿 멕인 놈이 빡돌면 이런거라고!'
(Fxxx nxxxxs gon'be fxxx nxxxxx, That's why we never gave a fxxx, when a fxxx n-word switched up, damn!)

라고 반박하고 어영부영 시간이 흐릅니다.

그리고 2023년, 메트로 부민은, 본인의 앨범 [Heroes & Villans]가 드레이크의 앨범, [Her Loss]보다 더 팔렸는데, 정치질로 밀렸다고 트위터로 얘기한 적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드레이크가 SNS 반박을 했고, 올 초에는 그 일에 대해서 메트로 부민이 별일 아니었다고 하긴 합니다만 디스전을 봐서는 감정이 있긴 했던 것 같은 생각이...

그리고 작년 말, 드레이크의[For All The Dogs]의 수록곡, [First Person Shooter]에서 제이콜은

3등도, 2등도 아냐, 내가 1등이라고, 1등 / 누가 최고 래퍼인지 따지고 싶어하지, K-Dot?(켄드릭 라마의 별명), 드레이크?, 나? / 우리는 시작부터 빅3였어, 근데 지금은 내가 무하마드 알리야!
(Not the three, not the two, I'm the U-N-O, Numero U-N-O / Love when they argue the hardest MC. Is it K-Dot? Is it Aubrey? Or me? / We the big three like we started a league, but right now, I feel like Muhammad Ali.)



요 앨범에서 드레이크는 전 여친 리한나를 디스하는 [Fear Of Heights], 위켄드를 언급하는 [All The Parties]도 수록했습니다.

다만 제이콜이 한 벌스 정도는 개인적으로나, 일반적으로도 대충 뭐 자기자랑은 할 수 있지 않나 싶긴 한데, 퓨쳐 & 메트로 부민의 합작앨범 [WE DON'T TRUST YOU]의 6번 트랙 [Like That]에서 켄드릭 라마가 본격적인 디스전을 시작합니다.



스닉 디스(아닌 척 슬쩍 디스하는 것) 꺼져, first-person shooter, 총 세자루는 들고 덤벼
Fxxx sneak dissin', first-person shooter, I hope they came with three switches

Stick 들고 돌아다녀도 안드레 3K는 못되네 (제이콜의 레이블 Dreamville의 합작곡 Stick과 안드레 3K의 패션 아이템을 이용한 가사)
If he walk around with that stick, it ain't André 3K

빅3 웃기시네, 그냥 내가 1등인데
Motherxxx the big three, nxxxx, it's just big me

임마 프린스가 마이클 잭슨보다 오래 살았지(First Person Shooter에서 드레이크는 마이클 잭슨과 본인을 비유했고, 또 실제로 곡이 빌보드 1등하면서 1위 곡 수가 같아졌습니다.)
Nxxxx, Prince outlived Mike Jack'

니 개들이 묻히는 건 내 9mm에 당해서 일거다, 동물 공원묘지 같겠네(스티븐 킹의 소설 '공포의 묘지'를 이용한 펀치라인)
'Fore all your dogs gettin' buried that's a K with all these nines, he gon' see Pet Sematary

제이콜이 디스를 당한 만큼 반격을 했는데..
믹스테잎, [Might Delete Later]의 [7 Minute Drill]이라는 곡이었습니다.

근데 왜 '었다' 냐면 3일 후에 사과하고 디스를 철회했거든요. 일단 주변의 기대 때문에 하긴 했는데, 급했고, 퀄리티도 안 좋으며, 디스 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하면서 곡을 내렸습니다.(유튜브에는 있긴 한데 공식 스트리밍 서비스는 다 내렸음)

하지만 드레이크는 주변 지인들이나, 투어 백 스테이지 등에서 디스곡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고 사람들의 기대는 커져갑니다.

일단 여기서 추가 참전이 발생하는데
퓨쳐와 메트로 부민의 합작앨범 2장은, 3주 간격으로 발매될 예정이었습니다. 첫 번째 앨범이 앞서 언급한 [WE DON'T TRUST YOU](3월 22일)였구요,
두번째 앨범이 [WE STILL DON'T TRUST YOU], 4월 12일 발매되었습니다.

여기서 에이샙 라키, 위켄드, 릭 로스 등이 디스전에 참가합니다.

에이샙 라키는 리한나의 현 약혼자로 참전, 위켄드는 친했다가-싸웠다가-화해했다가-다시 싸움... 이라는 상황에서 참전, 릭 로스는 다른 곡에 참여했다가 인스타 팔로우를 끊고 디스전 참전을 합니다.
(여기는 곡들이 워낙 많고 복잡해서 링크는 생략)

그리고 드레이크 쪽 반격이 나오는데요. 4월 14일 유출된 [Push Ups]입니다.



퓨쳐 : 네 첫 빌보드 100 1등 곡, 그거 내 곡 피쳐링이었지? ([Way 2 Sexy]), 넌 해외투어 돌 깜냥이 되냐?

메트로 부민 : 닥치고 드럼이나 찍으세요.

켄드릭 라마 : 니네 회사(TDE) 수익 분배 쩔더라? 최근 앨범은 조졌네? 상업성? 근데 너도 마룬5랑 스위프트랑 작업하잖냐?

위켄드 : 토론토 출신 중에 최고는 나야, 니네 떨거지는 내 친구들이 부리던 놈들이지. 니네 친구(매니저 CashXO)나 조심하쇼.

릭 로스 : 님 곡 잘 팔린 건 내가 쓴 곡들인데? 할배요, 50 가까워지면 걍 쉬쇼~ 아 그리고 깽 놀이는 작작하시죠(릭 로스는 마약상 이름을 딴 예명) 교도관 나리?(실제로 교도관 출신)

->

이 광역 디스곡이 유출로 공개되고 3시간만에 릭 로스의 반격곡이 나옵니다.(음원은 2일 뒤, 뮤비는 24일)
제목은 [Champagne Moments]



대략적으로 요약하자면
대필 래퍼가 혓바닥이 기네? (드레이크는 가사 대필 이슈가 있었습니다.)
상업성을 키워줘? 넌 릴 웨인한테나 잘해라
유출로 디스하냐? 우리는 정식으로 발매하는데(Push Ups는 14일 유출되서 19일 발매)
너는 흑인되고 싶지도 않아했잖아, 아빠 싫어해서(드레이크는 흑백혼혈) 코 수술에 복근 수술도 받아놓고.

->

여기서 드레이크는 인스타로 두 번째 곡을 공개하는데요, 제목은 [Taylor Made Freestyle] (양복 장인과 테일러 스위프트를 이용한 말장난)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목소리가 익숙한 사람이 있죠? AI로 서부힙합의 대부 투팍과 스눕 독의 목소리를 활용했습니다.(켄드릭은 서부 컴튼 출신)
비꼬기와 디스를 섞었습니다. 다만 투팍 재단에서 AI 목소리의 사용에 이의를 걸면서 인스타는 방금 보니 터진 것 같네요.

여기서 칸예 웨스트가 참전합니다.



퓨쳐의 연락을 받았다고 밝힌 칸예는 Like That를 리믹스한 이 곡에서 제이콜과 드레이크를 같이 까는데요. 실제로 칸예 웨스트와 드레이크는 꽤 불편한 사이고, 칸예와 절친했던 푸샤 티(Pusha T)가 드레이크의 사생활을 디스전에서 폭로해버린 적 있습니다.(앞서 언급한 아버지 관련 이슈, 드레이크가 자기 아들을 모른 척한다는 내용)
정작 그 푸샤 티와 칸예도 소원해졌는데...
다만 비트는 좋은데, 그 칸예 이미지가 워낙 분탕충...이라 뭔가 이거도 분탕의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