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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1 17:12
사실 시대를 막론하고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적용 안 되는 순간이 있었을까 생각을 해보니까 딱히 그런 시대는 없었던 거 같네요. 그래서 더 서글픕니다
21/08/11 20:10
정의중독이란 책이 있군요. 저는 '도덕중독'이란 말을 씁니다. 남탓만 하며 살면, 도덕중독이죠. 알코올중독과 마찬가지로 도덕중독이 되면, 결국 자유가 줄어드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격적으로 불건강해지기 쉽고요.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발전시키려 해야 하는데, 어떤 사람은 오히려 자신을 망가뜨립니다. 문제를 알면서 방관하거나, 무의식적으로 망가뜨려놓고 남탓을 합니다. 남탓을 하기 위해서 자신을 망가뜨리는 거죠. 그것은 쾌감 때문만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실은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그럴 수 있는 겁니다. 자기 자신을 탓하면 고통스러우니까요. 그 고통을 짊어지기 두려우니까요. 또한 힘을 잃을까봐 두렵기 때문에도 그럴 수 있는 겁니다. 자기탓을 하면 위축되고, 타인이 나보고 이래라저래라 할 것 같으니까요. 그리고 남탓의 수단이 바로 도덕이죠. 도덕이란 이런 특성도 있습니다. 내가 뭔가 잘못이 있어도, 그것을 사면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도덕함이 조각되는 수가 있습니다. 타인이 잘못해서 그 결과 내가 잘못한 거라면, 이제 나는 잘못한게 아닌게 되는 거죠. 흔한 도덕법칙이란게, '원인'을 물고 늘어지고 그것에 죄를 씌우는 패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한게, 타인 때문이라 함으로써, 나쁜 건 타인이 되게 하고, 나는 불쌍한 피해자가 되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자꾸 원인을 타인에 둠으로써, 결과적으로 점점 나의 자유가 줄어들게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원인이 나에게 있다' 이것이 곧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자유의지란게 그런 거니까요. 궁극의 원인이니까요. 자유도 잃게 되고, 인격도 이리저리 꼬이게 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소중한 삶이 타락하게 되고, 그것이 개인이 스스로 입게 되는 도덕중독의 폐해라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폐해도 있는 것이고, 그중 하나는 '전체주의'의 등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히틀러의 파시즘을 보면, 남탓이죠.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남탓이죠. 그것이 유대인 학살로 이어진 것이고요. 그래서 도덕중독에 걸리면 '비도덕주의'가 필요한 거라 생각합니다. 비도덕주의란 도덕적 판단을 줄이는 것을 의미하고요. 누구 탓을 하기보다는, 남탓도 자기탓도 하지 말고, '예측'을 하는데 집중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측은 도덕이 아니죠. 예측을 잘하면 점점 자유가 늘어납니다. 그리고 예측을 잘하려면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죠. 점점 똑똑해지고 정직해집니다. 그와 달리 도덕중독자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격적으로 타락할 뿐만 아니라, 지적으로도 타락하게 되는 거죠. 무엇이든 기본은 중용인데, 도덕도 적당히 해야지 과도하면 곤란한 거라 생각합니다. 허구헌날 다른 사람 흠이나 잡고 다니고, 그에따라 그 흠이 머릿속에 가득하니 대화거리도 비난에 쏠리게 되는 거죠. 그러면 이제 사람들은 비난받지 않기 위해서, 자신도 남들 흠을 찾고 다니는거죠. 도덕적 비난을 받았을 때, 역으로 상대방을 비난해서 방어하는 거죠. 뿐만 아니라 비난받지 않기 위해서, 그냥 다들 똑같이 하고 사는 거죠. 조금이라도 다르게 하면, 남들 눈에 띄고 비난받을 거 같으니까요. 이런 식으로 도덕중독은 전염성이 있고, 그에따라 세상을 망가뜨릴 위험이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21/08/11 20:43
위에 나온것처럼 (자신이 정의의 철퇴로 처단한다는 망상에 빠진) 멍석말이가 너무나도 재밌기 때문이죠.
살면서 내가 상대에게 '도덕적' 우위에 서서 때릴 수 있는 고지를 살면서 얼마나 많이 점령해 보겠습니까? 자신들의 삶도 순결하지 않지만, 더 순결하지 않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그들을 처단하는 것이 그들의 즐거움과 희망인걸요. 다만 그렇게 두들겨 패면서 천천히 물이 목까지 차오르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있겠죠. 언젠간 자신도 멍석말이의 대상이 될겁니다. 좀 다르게 보자면, '(법이 아닌) 자신이 악인을 처리한다는 영웅적 사고관에 빠진 상태' 혹은 '법치주의적 마인드의 결여'도 원인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21/08/11 22:00
누구나 개별 사건들을 통해 가해자가 되거나 다른 사건에서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겪어 봤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양쪽을 다 겪어보고도 많은 사람들이 가해자 포지션에 서는 것을 반복하고 있을테지요 마지막 문장 말씀처럼 법치주의에 대한 반복되는 불신으로 인해서 그런 마인드를 가지는 것도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시스템이나 사람들이 하는 일이 빈틈이 없기 힘들고 99건 잘해도 1건 잘못한다면 비난하고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충분한 근거가 될테니까요
21/08/11 21:19
흥미로운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간이 가장 잔인해질 수 있는 순간은 자기가 옳고 정의의 편에 있을 때죠. 굳이 돌멩이를 던져야겠다면, 상대가 잘못한 양과 내가 던질 양을 비교하지 말고, 상대가 얻어맞은 총량을 비교하면 그나마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자기 속풀이 밖에 안 될 것 같아요. 그냥, 좀, 적당히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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