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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6/11 03:59:06
Name 루저
Subject 영국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메이 총리가 DUP와 연정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총선 결과 과반 확보에 실패한 보수당 메이 총리는 사임을 거부하고 DUP와의 연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DUP라는 당이 아주 골때리는 정당입니다.

DUP라는 이 북아일랜드 정당은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사형제에 찬성하며 낙태에 반대하고 동성애자 차별에 찬성할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창조론을 가르치기를 원하는 기독교 근본주의 극우 정당입니다. DUP의 정치지도자들은 동성애를 가증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하거나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게이 행사를 개최한 뉴올린즈시에 대한 신의 복수라는 등의 발언들을 해왔다고 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들이죠? 이미 온라인에서는 50만명 이상이 보수당과 DUP의 연정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했다고 하네요.

특히, 이 정당은 북아일랜드 UDA라는 테러 군사 조직과의 연관성에 대해 의심을 받고 있는데 이 군사 조직은 선거 몇 주 전 한 남성을 그의 세살짜리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살해하기도 했답니다. UDA는 선거 기간 동안 DUP 소속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는데 물론 반대로 DUP가 공개적으로 UDA의 지지를 받고자 노력하거나 혹은 직접적으로 지원한다는 증거는 없답니다. 그러나 이 남성이 UDA에 살해되고 몇일 되지 않아 DUP의 지도자가 UDA 지도자와 회담을 갖기도 해 두 조직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습니다. 그래서 당장 SNS에서는 코빈은 테러리스트의 동조자이며, 극단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던 메이가 이제는 DUP를 친구라고 부른다며 조롱하는 글이 올라오더군요. 그동안 보수당은 과거 코빈과 IRA와의 관계를 의심하며 코빈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해왔기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동안 북아일랜드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던 영국이 분쟁의 일방 당사자인 DUP와의 연정으로 신뢰를 잃게 되면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DUP는 과거 북아일랜드에 자치권을 주는 평화협정에 반대했으며 영국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정당입니다. 그럼에도 메이 총리가 결국 DUP와의 연정을 성사시킨다면 북아일랜드의 안정과 평화에 대한 노력을 희생 삼아 자신의 총리 임기를 연장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거고 안보를 강조해오던 보수당에게는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역사가 될 것같습니다.

현재 DUP와의 연정 협상 자체는 의외로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같습니다. 보수당 내 동성애자 정치인들조차도 DUP와의 연정에 우려를 표하기는 하나 그러한 결정을 이해한다며 메이를 지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수당 내에서는 당장 메이를 사임시키고 곧바로 총선을 치르게 되면 노동당에 정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에 일단은 연정을 출범시키고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하면서 상황을 봐 추후에 조기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도 있더군요.

그동안 보수당은 코빈을 분열과 혼란을 부추기는 극단적인 좌파 정치인이라 비판해왔는데 상대적으로 메이 총리는 안정적이고 강력한 리더쉽으로 칭송을 받아왔죠. 그런데 DUP와의 연정이 성사되고 혼란이 현실화된다면 이제 다음 총선에서는 당내외의 끊임없는 도전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지키며 자신의 정책을 추진해온 코빈은 신뢰받는 정치인으로 평가되고, 극단주의자들을 영국 정치에 끌고 들어온 메이와 보수당이 오히려 분열과 혼란을 부추긴 정치세력으로 심판대에 설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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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네띠네
17/06/11 04:47
수정 아이콘
선택지가 여럿일텐데 저런 극단적인 정당과 협상을 하게된 이유는 뭔가요?
17/06/11 04:59
수정 아이콘
DUP를 제외하면 연정 상대가 자유민주당밖에 없는데 여기는 이전에 보수당과 연정했다가 폭망해서 이번 선거에서는 수차례 연정 참여는 없다고 못 박았고, 무엇보다도 영국정치계에서 가장 확실한 브렉시트 반대파이기합니다. DUP도 브렉시트에 비판적이기는 한데 브렉시트 협상 시 북아일랜드에는 일부 예외 조항들을 넣어주는 선에서 어느 정도 협상이 가능한가 봅니다.
IRENE_ADLER.
17/06/11 05:11
수정 아이콘
선택지가 저기 밖에 없어요. 다른 곳은 보수당과 연정을 할 수가 없고..
임전즉퇴
17/06/11 06:43
수정 아이콘
마가 끼었는지 일부러 나랏돈 들여서 자기 발 자기가 밟는 식의 투표를 하네요. 그나마 이번엔 각이 좀 나오니까 지른 것인데, 자기도 얼떨떨할 겁니다.
조기총선 같은건 얘기라도 하고 싶을까. 우리에 비해 선거를 저비용으로 치르는 사회겠지만 왠지 의회주권의 나라에서 어울리지 않게 직접민주주의 실험하나.. 지금 여기야말로 대연정을 해야돼요. 어차피 브렉시트는 무르지도 못해, 좌클릭도 잔뜩 한김에 크크.
17/06/11 07:59
수정 아이콘
하드 브렉시트와 좌클릭으로 노동당 지지층을 잠식했던 게 메이 총리였죠. 그래서 급진좌파인 코빈과 대비되며 높은 지지를 받아왔고 사실 총선에서 폭망했다고는 하나 42%라는 득표율은 대처 시절에 버금갈만한 놀라운 득표율이기도 한데 DUP와의 연정으로 모두 날려버리게 생긴 것같습니다. 최신 총리 선호도 여론조사가 나왔는데 메이 39%, 코빈 39% 동률이라고. 선거 전에 비해 메이는 4% 하락했고 코빈은 7% 상승. 조기총선을 발표한 시점만 해도 40% 가까이 차이가 났었는데 이제 얼마 안있어 코빈이 역전할 것같네요. 메이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여론은 48%, 유지는 38%, 다른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노동당 45% 대 보수당 39%으로 이미 역전하고 있네요.
17/06/11 06:51
수정 아이콘
정말 이상하리만큼 최악의 수만 골라서 두고 있죠.
17/06/11 09:57
수정 아이콘
노동당은 결코 극우정당과 연정할리 없건만 왜 보수당은 극우정당과 연정이 가능할까요? 공화당에서 트럼프가 나온것처럼. 도대체 왜 그런걸까요? 하하
tjsrnjsdlf
17/06/11 15:06
수정 아이콘
음 이건 당연한것 같네요. 더 가까우니까요. 반대로 통진당이 살았다면 그나마 통진당과 연대할 가능성 있는게 민주당이었을까 자한당이었을까 생각해보면 답 나오죠. 0과 1% 정도 싸움이겠지만 그나마 민주당이었을겁니다.
Galvatron
17/06/11 12:50
수정 아이콘
이게 다 정치인들이 정치를 편하게 할려고 해서 그런거죠뭐....뭐만 좀 어쩌면 그래 국민투표로 가려보자! 야당에서 좀 반대를 하면 조기총선으로 압도적인 여당이 되겠다! 그 총선에 임하는 국민들의 기분같은건 생각도 안한거같습니다. 메이는 처음엔 상당히 좋은 인상이였는데, 딜을 안하는게 나쁜 딜을 하는거보다는 좋다는 소리를 할때부터 오잉? 하더니.....이제는 말아먹는 길로 가나보네요.
tjsrnjsdlf
17/06/11 15:06
수정 아이콘
어디나 정치는 비슷하다는 생각이 새삼 드네요. 우리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정말이지 영혼도 팔 수 있다 뭐 이런건가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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