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6/07 13:07:02
Name Secundo
Subject [모난조각-고쳐쓰기] 그땐 그랬고. 지금은 이렇다.
픽 - 슈우우우우..
'어라? 노트북 왜 꺼졌지?'
전원 버튼을 다시 눌러본다
띡 - 피웅....

전원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다시 전원이 꺼져버렸다.
컴퓨터로 뭐 할 줄이나 알지 하드웨어는 원체 아는 바가 없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렸다.

데스크톱이 아닌 노트북이기에 간헐적으로 저장된 몇 가지 중요한 내용이 있었다.
얼마 전에 놀러 갔다 온 사진, 이번 학기에 작성한 리포트들, 이미 제출했다가 떨어진 이력서.
가끔 다시즐기던 포가튼사가의 세이브 파일, 공략집.
정리하지 않은 즐겨찾기 목록.
며칠 전 시간 내서 정리해둔 내 베스트 음악 목록과 mp3 파일들.

한 시간 내내 눈이 뒤집힌 상태로 하드 복구 등을 검색해본다.
컴퓨터를 제일 잘하는 친구에게 전화해서 내 상황을 30분간 장황히 늘어놓고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전부 긁어모아 세시간에 걸쳐 처음 뜯어보는 노트북 구석구석의 먼지들을 청소한다.
띡 - 피웅....
노답이다.

지하철역에서 우리 집에 오는 길에 컴퓨터 가게들을 떠올린다.
스치듯 지나쳤던 간판들이 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기에 가방에 5kg정도는 되는 노트북을 급하게 넣고 밖으로 향한다.

세 군데 정도 기억이 난다.
1번 - 없어졌다.
2번 - 부재중이라고 적혀있는 쪽지를 붙여두었다.
3번 - 자기네도 다른 곳으로 보낼 거고 2주 정도 걸린단다. 가격은 정확히 절대 말 못 해주고 20만원 이상은 생각하란다.
20만원이 대수랴. 지금 날아간 것만이라도 어떻게든 살리고 싶은데...
그런데 문제는 지금 돈이 없다...

돌아와서도 계속 하드 복구 관련 자료를 엄청나게 찾아본다.
새벽 3시~4시가 될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지만, 반응은 똑같다.
다른 건 상관없다. 그냥 내 파일들을 복구만 시키면 되니까!

다음날 1교시에 늦을까 봐 부랴부랴 학교에 가고 쏟아지는 과제들과 동기들과의 술 약속으로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낸다.
다음 학기가 마지막이기에 세상 가장 바쁜 한달을 보내고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갔다.
그렇게 취업에 정신 팔렸다가 연애도 하게 되고 10년이 흘렀다.


그날 하루는 세상에 노트북을 살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쌓아둔 내용과 지금은 필요치 않은데 언젠가 쓸 것 같아 어떻게든 살려놓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와서 돌아 보니 아무일 없더라.
언제든 시간내서 고칠 수도 있지만 지금이 더 바쁘고 소중하더라.
그때는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렇지도 않더라.










-----원글 주의-------------------------------------------------------------------------------------------

출처 : 싸이월드 병맛 일기장
원문 제목 : 디질랜드
20XX년 XX월 XX일 4시 23분

와 슈X
컴 키니까 픽 슝 띡 퓽 하고 안켜짐;;
요거 어떻게든 고쳐볼라고 다음에 하드복구만 X100번은 검색해본거같은데

진태한테 전화해서 30분동안 얘기했드만 결과는 지도 모른다였듬-_-;;
아니 왜 검색하면 다 청소하라는소리만 있냐
뭐? 램? 지우개로 빡빡 닦고 무슨 솔도 없어서 새 칫솔 꺼내서 먼지도 후달투달 털고
틈새 먼지는 또 청소기로 하지말래서 입으로 불다가 현기증 와서 10분 누워있었다

XX역에서 XX스포츠센터까지 기억나는 컴터가게 세군데 갔는데 없어지고 자리비우고 마지막에 간곳에선 20만원 부르데?
돈이 있으면 쓰겠는데 개털이네 크크크크크

진짜 다음에 뭐 고장났다고 검색하면 컴터 청소하는 방법만 잔뜩 써있다
청소부 되것어

사진이고 레포트썼던거 다 날라가고 이력서도 글코 ㅠㅠ
아놔 어차피 뽑지도 않을거면서 이력서는 웨케 길게쓰라 카냐 진짜;;;
포사도 간만에 하는데 공략집도 어디서 받는지 다 까먹고
페이보릿 리스트 날아갔는데 이름기억안나는곳이 10군데가 넘는다

새벽 4시까지 컴청소만 하고 잔다. 내일 1교신데 하...

컴키면 도스화면 나오고 다시 푸슝 하면서 꺼지는데 돠쥬실분 찾슴다 흙흙
이것만 해결하면 소원이 없겠고만...
돠주시는분 컴터 한달에 한번씩 청소 해 Dream


*주제덕분에 예전 글을 뒤지다보니 소름끼치게 오그라드는 표현들이 많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이유인나
17/06/07 13:49
수정 아이콘
으아악 크크크
17/06/07 14:00
수정 아이콘
디질랜드...
마스터충달
17/06/07 14:17
수정 아이콘
으아아아 빨려들어간다아아아아

시공 속으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페리틴크
17/06/07 16:09
수정 아이콘
아니 이게 이렇게?! 크크크크크크크크
유지애
17/06/07 16:34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제대로 고쳐쓰기 하셨네요
공정연
17/06/07 16:44
수정 아이콘
포카튼 사가에서 눈치챘어야 했어....
칼라미티
17/06/07 18:30
수정 아이콘
아니 여기서 싸이를?
토니토니쵸파
17/06/07 20:2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완벽한 비포 & 에프터네요
래쉬가드
17/06/07 21:10
수정 아이콘
청소해 Dream 이라니요
제랄드
17/06/07 22:04
수정 아이콘
으어억 크크크크크크
잔잔하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글 다음에 이어지는 원글의 상태가?
역시나 자게 최다 추천 게시물의 주인공다우신 명작입니다. 추게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063 식기세척기 예찬 [77] 사람되고싶다7708 24/03/04 7708 6
101062 [뇌피셜주의] 빌린돈은 갚지마라 [135] 안군시대13315 24/03/03 13315 48
101061 22대 총선 변경 선거구 분석 - 도편 - [25] DownTeamisDown6093 24/03/03 6093 0
101060 하얼빈에서 시작된 3•1운동 [42] 체크카드7207 24/03/02 7207 0
101059 좋아하는 JPOP 아티스트 셋 [19] 데갠4346 24/03/02 4346 1
101058 환승연애 시즌2 과몰입 후에 적는 리뷰 [29] 하우스8350 24/03/01 8350 4
101057 22대 총선 변경 선거구 분석 - 광역시편 - [24] DownTeamisDown8362 24/03/01 8362 0
101056 우리는 악당들을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42] 칭찬합시다.10988 24/02/29 10988 49
101055 한국 기술 수준, 처음으로 중국에 추월 [160] 크레토스14871 24/02/29 14871 0
101054 <듄: 파트 2> -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영화적 경험.(노스포) [76] aDayInTheLife7171 24/02/29 7171 14
101053 댓글을 정성스럽게 달면 안되네요. [36] 카랑카10719 24/02/28 10719 3
101052 비트코인 전고점 돌파 [97] Endless Rain7679 24/02/28 7679 1
101051 강남 20대 유명 DJ 만취 음주운전 치사사고 보완수사 결과 [19] Croove9504 24/02/28 9504 0
101050 출산율 0.7 일때 나타나는 대한민국 인구구조의 변화.. ( feat. 통계청 ) [93] 마르키아르11259 24/02/28 11259 0
101049 친문이 반발하는 것을 보니 임종석 컷오프는 아주 잘한 것 같습니다. [231] 홍철16685 24/02/28 16685 0
101048 똥으로 세계에 기억될 영화 '오키쿠와 세계' (스포 없음) [6] 트럭4429 24/02/28 4429 5
101047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 [16] lexicon7288 24/02/28 7288 14
101046 일본 주가지수가 1989년 버블 시절 전고점을 돌파했네요. [17] 홍철5510 24/02/28 5510 0
101045 [듄 파트2 감상] 왕좌의 게임과 반지의 제왕 사이. (약스포) [11] 빼사스3648 24/02/27 3648 2
101043 여당이 고발하고 경찰이 수사하고 방심위가 차단한 ‘윤 대통령 풍자 영상’ [47] 베라히11179 24/02/27 11179 0
101042 [2/28 수정]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뚫었습니다!!!! [116] 카즈하11414 24/02/27 11414 1
101041 한동훈 "민주당, RE100 아느냐고만 이야기해…모르면 어떤가" [102] 빼사스10945 24/02/27 10945 0
101040 Pa간호사 시범사업과 의료사고처리특례법 [14] 맥스훼인4503 24/02/27 450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