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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4/27 19:02:25
Name 글곰
Subject 삼국지 관련 책(참고자료) 몇 권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글곰입니다.

삼국지에 관련된 글을 쓰다 보니 아무래도 참고서적들을 많이 찾아보게 됩니다.
하지만 시중의 책들 중에는 괜찮은 것도 있고 형편없는 것도 있어서 쉬이 고르기가 어려운데요.
오늘은 제가 가지고 있는 삼국지 관련 책 중 몇 권을 뽑아서 소개해 볼까 합니다. 단순한 삼국지연의 번역/평역은 제외입니다.

물론 가장 좋은 책은 출...... (???)


각설하고,

1) [정사 삼국지] 김원중, 민음사

전문가(중문학자)가 번역한 유일한 정사 삼국지입니다. 기전체 형태로 되어 있어 인물 위주로 서술되므로 앞뒤 사정을 맞춰보려면 고생 좀 해야 합니다. 문제는 배주(배송지의 주석)를 대부분 빼먹고 진수의 정사만 남겨놨다는 점인데, 그 때문에 책이 지나치게 간략합니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이 배주는 정사 그 자체만큼이나 중요하거든요. 어째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또한 번역 오류가 다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아주 치명적인 부분은 아닙니다만. 여튼 밉든 곱든 간에 정사를 참조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수단이'었'는데, 지금은 인터넷 파성넷(rexhistoria.net)에서 집단지성의 재능기부 형식으로 번역된 정사를 찾아볼 수 있기에 저는 오히려 그쪽을 더 선호합니다. 검색이 편하고 배주도 대부분 번역되어 있으니까요. 물론 그쪽에도 오역은 있습니다.


2) [자치통감 삼국지] 신동준, 학오재

정사 삼국지와 함께 사료로서의 가치가 있는 사서의 번역본입니다. 기전체가 아닌 편년체라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읽어내려가기 좋습니다. 다만 이 책은 e북으로만 나와 있고 서적은 예전에 절판된 지 오래입니다. 소설을 쓰는 데 참조하는 용도라면 정사 삼국지보다 오히려 더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만, 간혹 정사와 비교해 볼 때 사건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래도 우수한 텍스트임은 분명합니다.


3) [삼국지 강의] 이중톈, 김영사

삼국지의 여러 사건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거기에 저자의 해설을 곁들인 책입니다. 그냥 볼 만하다는 느낌일까요. 저자의 해석이 비교적 타당하게 느껴지는 반면, 때로는 중국이라는 국가의 정치적-사상적 한계를 보여준다는 느낌 또한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왜 있잖습니까. 갑작스러운 민중사관이라든지 어설픈 유물론이라든지...... 그래도 정사 입문용으로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20세기 말엽에 유행했던 조조빠/유비까 기질이 어느 정도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손제리는 별 고려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4) [위안텅페이 삼국지 강의] 위안텅페이, 라의눈

사지 마세요. 이중톈 책의 마이너 버전입니다. 이중톈 책의 단점을 극대화하고 장점을 줄여 놓은 느낌입니다. 게다가 저자가 종종 망상을 펼칩니다. 예컨대 익주를 점령한 후 유비가 익주의 토지와 저택을 부하들에게 나누어주려 했는데 조운이 만류하자, '동생들에게 재산을 주려 했는데 조운이 방해해서 내심 원망했다'는 식으로 말이죠. 더 이상 길게 설명하기도 싫습니다.


5) [삼국지 사실과 허구를 말하다] [삼국지 인물과 계략을 말하다] 뤄지푸, 아리샘

두 권의 책이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세트입니다. 삼국지의 여러 에피소드와 인물을 중심으로 짤막짤막하게 설명하고 나름의 평을 단 책인데 그럭저럭 볼만합니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점은, 삼국시대의 병장기라든지 공성병기라든지 싸움배라든지 저택이라든지 농장이라든지 등등, 도저히 찾아보기 힘든 당대의 여러 가지 자료들을 삽화와 함께 소개해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글 쓰는 입장에서는 정사 원전과 함께 가장 큰 도움이 된 책이었습니다.


6) [무기와 방어구 - 중국편] 시노다 고이치, 들녘

삼국시대 당시 무슨 무기를 사용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구한 책입니다. 일례로 삼국시대에는 창이 없었습니다. 장병기는 모와 극을 썼죠. 언월도니 방천화극이니 하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삼국시대의 이야기를 쓰면서 창이 등장한다면 그건 허구죠. 물론 창의 발명자가 제갈량이라는 속설을 따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하튼 좋은 참고자료가 되는 책입니다. 예전에는 구하기 어려워서 중고를 웃돈 주고 구했는데, 요즘은 다시 파는 것 같더라고요.


7) [본삼국지 11 - 관직사전 인명사전] 리동혁, 금토

본삼국지는 저자가 삼국지연의의 모든 판본을 아울러서 제대로, 철저하게 번역해 보자는 일념하에 펴낸 책인데요. 번역은 제대로 되어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재중동포라는 저자의 특성상 글맛이 너무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 11권. 관직과 인명을 찾아볼 수 있는 이 11권은 그야말로 본삼국지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며 하일라이트입니다. 헷갈리기 이를데 없는 후한-삼국시대 관직을 시대별로 구분하여 가르쳐 주는 관직표는 엄청나게 도움이 됩니다. 인명 역시 찾아보기 편할뿐더러 정사와 연의 내용을 철저하게 구분해 놓았습니다.


8) [쾌도난담 삼국지 죽이기] 이형근, 미토스북스

연의와 정사가 엉망으로 뒤섞여 있고 근거없는 추측들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돈을 낭비하시면 안 됩니다.



일단 이 정도겠네요. 그럼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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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27 19:27
수정 아이콘
본삼국지 11권 좋죠.
삼국지를 소장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비교해보다가 산 버전인데 글곰님 말씀처럼 읽는 맛은 좀 떨어지지만 나관중본, 모종강본, 정사 등을 모두 참조하여 보충해주는 부분이 상당히 좋더군요. 특히 11권은 이 인물이 정사의 인물인지 소설의 인물인지도 분간해주고 아주 좋더라구요.
같은 작가의 '삼국지가 울고 있네' 도 괜찮습니다.
17/04/28 02:11
수정 아이콘
그 책은 빌려 읽었는지라 따로 적지는 않았는데, 나름대로 괜찮고 의미도 있습니다만 너무 지엽적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이문열판 삼국지의 오류를 잡는 데 집중하는 책이다 보니 말이지요.
신불해
17/04/27 19:40
수정 아이콘
좀 이상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삼국지에 대해 처음에 접근하자고 한다면 '나무위키' 가 가장 효용성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내용의 상세함에서 단 한번 정도만 언급되고 마는 인물들까지 그토록 상세하게 정리된 게 더 없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좀 정보 읽히면 여타 삼국지 관련 사이트의 담론
흐름을 쫒아가고. 왠만한 오류는 삼덕들이 수없이 파고들어서 논파 되었구요. 물론 항목에 따라 자의적인 해석도 많긴 하지만 그거야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삼국지 해설서' 부류도 거의 마찬가지고...


최소한 '삼국시대' 의 '인물사' 라는 한정된 분야에서는, 삼덕들이 쌓아올린 내공이 무시무시할 수준입니다. 정사 삼국지, 자치통감, 후한서, 진서, 배송지의 주석으로 우려먹는것도 지겨워졌는지 이십이사차기(二十二史箚記), 대월사기전서(大越史記全書), 건강실록(建康實錄), 사고전서(四庫全書), 태평어람(太平御覽), 삼국잡사, 삼국회요(三國會要), 삼국지집해(三國志集解) 등등에서 삼국지 관련 내용 다 털어보는데 털어보는 정도가 아니라 국역도 하고...


삼국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론 이상한 시중의 해설서 그런것보다는 나무위키로 기본적인 정보를 얻고 진성 삼덕들 떡밥 따라가보는게 효율성이 훨씬 높지 않나 싶습니다. 시중의 해설서도 거의 태반은 비전공자가 쓴게 많으니 그게 그거기도 하구요.

물론 역사적 주제를 다룬 이야기를 하며 나무위키의 내용을 복불해서 이야기 하는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지만, 적어도 '삼국지' 그리고 거기서 '인물' 이라는 한정된 주제에 관해선 워낙 셀수도 없는 삼덕들이 몇년을 치고박고 하고 심지어 묵은 사료 발굴까지 해가며 엉킨지라 이상한 책보다는 훨씬 낫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대부분이 삼국지 관련 이야기 하는건 그 한정된 영역의 이야기니까.
앙겔루스 노부스
17/04/27 19:57
수정 아이콘
크으... 킹무갓키 켜라...
파인애플빵
17/04/27 20:01
수정 아이콘
리중텐 처럼 자기 생각을 가미하거나 한개 아니면 저도 나무 위키가 더 낫다고 봅니다 거기 정말 엄청 나더군요 파성넷 굳이 안가도 구글가서 치면 어지간한건 전부 다 기록되어 있습니다.
언어물리
17/04/27 21:06
수정 아이콘
덕들이 많이 모이는 항목일수록 대개 그 항목의 내용의 수준이 높더군요.
17/04/28 02:14
수정 아이콘
나무위키 괜찮죠. 책이 아니라서 글에 적지는 않았지만, 말씀대로 인물에 대해서는 정리가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반면 인물이 아닌 '사건'에 대해서는,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망상에 가까운 내용도 다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꺼리게 됩니다.
17/04/28 03:27
수정 아이콘
나무위키가 인물로는 그럭저럭 읽을만해도 사건적으로는 좀 부실할 수 밖에 없는게,

애초 자치통감 편찬자들조차도 불확실한건 해당연도의 마지막 부분에 몰아놓은 한계가 있는데다가 사건을 팔려면 해당하는 접근가능한 모든사료를 파야하기 때문입니다 ...
선비욜롱
17/04/27 20:1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신동준역 자치통감보다 권중달역 자치통감을 참고하는게 주석도 더 튼실하고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17/04/28 02:15
수정 아이콘
호오. 그렇군요. 이렇게 돈 쓸 데가 또 늘어납니다......
진산월(陳山月)
17/04/27 21:35
수정 아이콘
본삼국지 구입하려고 합니다. 읽기가 힘든가요? 소설적인 재미도 궁금하기도 하고...
17/04/28 02:15
수정 아이콘
개정판은 꽤 나아졌다고 들었는데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건 초판이라서요.
진산월(陳山月)
17/04/28 02:59
수정 아이콘
질문이 너무 딱딱해서 죄송하네요.
이문열은 극혐하는지라 읽기 싫고(뭐 어렸을 때 읽었던건 비밀 ^^), 요시카와에이지 패턴의 삼국지는 많이 읽어와서 그닥 당기지 않구요. 그렇다고 정사삼국지는 너무 딱딱할 것 같은데, 본삼국지는 말씀대로 여러판본이 제대로 번역되었다는 것에 구입결정을 했는데 글맛이 안난다는 내용이 있어서 한번 여쭤봤습니다. 그래도 이왕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렸을 때 부터 삼국지는 여려 종류로 수 없이 읽어서 지겨울 정도였지만 이미 오래 전이라 다시한번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었는데 마침 글이 올라와서 질문을 드려봤네요.

본삼국지 개정판으로 구입하겠습니다. 답글 고맙습니다~
軽巡神通
17/04/27 22:05
수정 아이콘
1번 정말 강추합니다.
권당 가격이 조금 비싼감이 있는데, 10권들이 연의산다고 생각하면 싼겁니다!

나름 삼덕이라 생각했는데 저거 보고 공부 다시 하고 있습니다.
17/04/28 02:16
수정 아이콘
그리고 중요한 게, 전권 꽂아놓으면 꽤 멋있습니다. :)
17/04/27 23:02
수정 아이콘
신동준 역 자치통감은 권중달 역보다 오역이 좀 더 많습니다.

저기에다 더 추천해보자면,

구품관인법의 연구
사대부와 중국고대사회
사통
중국사학사
삼국지의 세계
제갈량 평전
유비 평전
조조 평전

도 추천합니다.
김경한 삼국지의 호불호는 리중텐의 삼국지강의와 비슷하지만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17/04/27 23:12
수정 아이콘
비교적 최근에 나온 삼국지 조조전 전15권 짜리는 서점에서 읽어보니 신선한 내용이 많아서 관심이 가기는 하는데 출처가 어디인지 몰라서 좀 고민이 되긴 합니다.
17/04/28 02:18
수정 아이콘
본질이 소설인지라... 작가가 일일이 주석을 달아놓지 않은 다음에야 일단 순수 창작인지 재구성인지조차 알기 어렵죠.
17/04/28 03:14
수정 아이콘
김경한 삼국지도 분류는 소설인데 대부분 출처확인이 가능하지만, 이건 더 힘듭니다 ... 처음보는 내용도 좀 있고 ...
17/04/28 00:49
수정 아이콘
오 8번 제가 유일하게 있는 책이네요. 과거 여행가는데 심심해가지고 역안 서점에서 멋도 모르고 구입했던 기억이 나네요. 책 내용은 제가 삼국지에 대해서는 잘모르는지라 평가할만한 입장은 안되고 챕터 간격이 무척 짧다는 것만 말씀드릴수 있겠네요
적토마
17/04/28 08:56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글입니다.
쾌도난담 삼국지 죽이기는 사면 안되는 책이죠
도서관엔 꼭 있던데 볼때마다 혈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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