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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26 22:04:35
Name VKRKO
Subject [스타2] 김대엽,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kt 롤스터의 프랜차이즈 스타

2008년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하고 10년.
그 10년간 김대엽을 정의할 수 있는 단어는 꾸준함이다.
그 세월 동안 kt 롤스터가 가장 믿고 내세울 수 있는 프로토스는 언제나 김대엽이었다.
프로리그에서 그는 그 누구보다도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기록해왔고, 스타크래프트 2로 전환한 후에도 두자릿수 승수를 이어나갔다.
허나 그 꾸준함은 익숙함으로 변해갔다.
사람들은 김대엽의 성과를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했고, 개인리그에서 더 높이 날지 못하는 그를 타박했다.
회사원, 투명인간.
묵묵히 걸어온 그에게 새겨지기에는, 너무 쓰라린 주홍글씨였다.

꾸준하지만 강력하지는 못한.

김대엽의 비상은 공허의 유산과 함께 찾아왔다.
공허의 유산 들어 첫 스타리그, 그는 생애 첫 프리미어 대회 결승에 올라섰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박령우의 군단은 김대엽을 집어삼켰고, 다시 한번 김대엽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어둠에 가려지고 말았다.
그 후로도 기회는 김대엽의 손에 닿을 듯, 닿지 않으며 멀어져갔다.
2016 KeSPA컵 4강, WCS 2016 글로벌 파이널 4강, IEM 경기 준우승, IEM 카토비체 준우승.
김대엽의 이름은 상위 라운드에서 그 누구보다도 자주 볼 수 있었지만, 결코 마지막까지 그의 이름이 남지는 못했다.

다시, 결승.

하지만 2017 핫식스 GSL 시즌 1.
김대엽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32강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변현우를 꺾었고, 8강에서는 당시 가장 좋은 기세를 이어가던 이신형에게 역스윕을 거두며 기적적으로 승리했다.
4강에서 최고참 김동원을 잡아내며, 마침내 김대엽은 또다시 결승전에 올라섰다.
상대는 데뷔 동기이자 오랜 친구 어윤수.
누구보다도 우승에 목말라있는 두 선수의 맞대결이었고, 수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삼면육비의 아수라가 되어.

결승전, 김대엽의 판짜기는 가히 경이로울 정도였다.
김대엽은 첫 경기부터 자신의 장기인 장기전 운영이 아닌 초반 집정관-불멸자 러쉬로 게임을 끝내버렸다.
상대의 허를 찔러 기선제압에 성공한 뒤로는 승승장구.
2경기에서는 다수 예언자를 활용해 정지장 수호물로 상대의 시선을 분산시켰고, 분광사도의 칼을 뽑아들며 어윤수를 한 합에 베어버렸다.
뒷마당이 아닌 앞마당을 먼저 가져가고 입구를 막아버리면서, 경기 내내 어윤수는 김대엽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이미 김대엽은 그저 꾸준하기만 한 이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우승을 위해, 아수라가 되어 있던 것이다.
자신의 장기가 아니라, 상대가 예상치 못한 수를 꺼내들어 틈을 베어내는 아수라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상대의 저항 앞에 2경기를 내주기는 했지만, 이제 김대엽은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스스로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던 우승.
일찍이 2016 크로스 파이널 시즌 1 우승 뒤, 김대엽은 게이머 생활 내내 즐기고 행복했기 때문에, 우승에 연연하지 않았는데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말을 했었다.
그 누구보다 성실했고, 그 누구보다 묵묵했던 자.
10년간 그가 걸어온 길은, 해피엔딩을 맞이하기에 충분하다.
여기, KTF 매직엔스의 마지막 후계자가 자신의 손으로 우승을 일궈내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2017 HOT6 GSL Season 1 Code S Champion.
Splyce_St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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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큽니다
17/03/26 22:06
수정 아이콘
김대엽 작년에도 정말 아쉽게 우승을 놓쳤는데 다행이네요.
로쏘네리
17/03/26 22:1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공허의 유산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김대엽선수의 경기가 ssl 결승 5세트인데, 김대엽이라는 선수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끝내는 타이밍이 있음에도 지지않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 끝까지 돌다리를 두드리는, 그야말로 보는 사람이 답답할 정도의 경기운영이 김대엽선수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경기는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5세트까지의 김대엽선수는 그야말로 김유진 선수를 방불케하는 경기운영을 보여줬네요. 이후 4대0에서 4대2로 따라잡힌 상황에서 멘탈이 흔들릴법도 한데, 다시 침착하게 특유의 뚝심있는 운영을 해가면서 차분히 경기하는걸 보고 오늘 우승은 김대엽 선수가 할 수밖에 없다고 느꼈습니다.
지구특공대
17/03/26 22:24
수정 아이콘
대기만성이란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게이머죠. 지금이 최전성기인 만큼 앞으로도 더 많이 우승했으면 합니다.
오직니콜
17/03/26 22:28
수정 아이콘
김대엽도그렇고 전태양도그렇고 결국 꽃을피우네요.
kylemong
17/03/26 22:30
수정 아이콘
크트 회사원에서 개인리그 우승자로
워송배틀드럼
17/03/26 22:35
수정 아이콘
롤스터의 유산 화이팅!
가루맨
17/03/26 22:36
수정 아이콘
머엽이에겐 축하를! 수장님에겐 위로를..
신용운
17/03/26 23:46
수정 아이콘
머엽이에겐 축하를! 수장님에겐 위로를..(2)
17/03/26 22:37
수정 아이콘
축하합니다 김대엽 선수!
우승자의 판짜기 였습니다
미나토자키 사나
17/03/26 23:16
수정 아이콘
김대엽, 주성욱, 전태양, 이영호가 있었던 스2 라인업이 얼마나 강력했던건지 보여주는.... 아이러니하게도 스2기준으론 여기서 이영호가 최약체네요, 실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크크...
17/03/26 23:17
수정 아이콘
후후 그 놈은 우리 사천왕 중에서도 최약체지
카바라스
17/03/26 23:30
수정 아이콘
근데 전성기를 제대로 터트린게 주성욱 정도라 프로리그 우승은 1번밖에 못했었죠.. 주성욱도 테란전에 약점을 보여서 프로리그에선 s급의 면모를 보여주진 못했고
가루맨
17/03/26 23:31
수정 아이콘
이영호 은퇴 이후 KT 내부에서 최강이었던 주성욱조차 연습실 이영호는 거의 못 이겼다고 하더군요.
그런데도 다른 세 명에 비해 개인 리그 실적이 너무 안 나온 게 아이러니하긴 합니다.
저그인
17/03/27 00:15
수정 아이콘
올해는 전 kt 선수들이 만개하는 해인가봅니다! 축하합니다!
17/03/27 07:29
수정 아이콘
김대엽은 예~엣날에 스타 1 시절에 신상문에게 마인대박 맞고 고개 절레절레 흔들던게 기억나는데 스2에서는 흥했나보네요
마인대박 당하고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았었는데 우승까지 하고 기분이 좋네요
17/03/27 12:04
수정 아이콘
하지만 스2에서도 마인 대박으로 얻어맞는게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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