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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4/27 03:34:24
Name 저글링앞다리
Subject [일반] 문재인 지지자로서의 나와 동성애자로서의 나 사이의 괴리
* 평어체로 작성되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 의식의 흐름대로 작성되어 논리가 많이 부족할 수 있으니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나는 진보진영 유권자다. 스스로는 중도라고 생각하지만, 기울어진 우리나라 정세에 비추어 보자면 내 사상은 때때로 빨갱이 소리를 듣기 딱 좋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처음 투표를 했던 순간부터 민주당 계열과 진보정당 계열에 지속적으로 표를 주었다. 매번 불안한 마음으로, 매번 계산기를 두드려 어느 쪽에 표를 주는 게 좋을 것인지 계산해가며 표를 주었다. 민주당 계열과 진보정당 쪽 후보가 단일화되면 그렇게도 마음 편할 수 없었다. 인물은 단일화된 후보 찍고, 정당 비례표는 단일화 과정에서 양보한 정당을 찍어주면 되니 간단했다. 문제는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선거였다. 그럴 때는 대개 당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에 표를 주고, 비례표는 진보정당 계열에 주었다.

  내가 민주당 계열에 표를 주고, 민노당 시절부터 진보정당 계열에 표를 준 건 그들이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었다. 계산기를 아무리 두드려봐도 그들에게 표를 주는 게 가장 나은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와 그리 한 것뿐이었다.
  도저히 보수정당이라고 볼 수 없는 친일·수구·기득권 정당의 전횡을 막고 그들을 견제하는 것은, 내부총질 하다가 탈진하는 꼴이 한심하기도 하고 때로는 저놈들도 제 밥그릇 챙기기 바쁜 기득권이구나 싶었어도, 그나마 민주당 계열이 가장 가능성 있다고 보였기에 그들에게 표를 주었다.
  종종 내 생각과 정반대의 정책을 주장하고 때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주장에 총력을 쏟아붓는 꼴통 짓을 보며 저런 놈들이 유일한 진보 정당인가 싶어 허탈해졌어도, 기댈 데 하나 없이 벼랑 끝까지 몰린 노동자들과 농민들이 최후의 최후까지 버티는 처절한 현장에 뛰어들어 함께 소리치고 경찰을 몸으로 막아주고 같이 울어줄 국회의원도 이 나라에 필요하다는 생각에, 유일하게 그런 일들을 함께해줬던 진보정당 계열에 표를 주었다.

  나는 유권자니까 계산했다, 누가 내 삶에 더 필요한 놈들인지. 원래 투표는 차악을 뽑는 것이라지만, 최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차선에 가까운 놈들이 혹여 있지는 않은지, 차악과 차선 사이에서 나는 저울질했다. 따져보고 비교해보고 고민했다, 나는 유권자니까.





2.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간 지속적으로 누적되었던 이 나라의 수많은 문제점들, -이를테면, 부의 불평등, 분배 정의의 부재, 부패한 권력,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의 가치, 심화되는 계급 갈등, 깨지기는커녕 악화되는 세대·지역·성별 갈등 등- 아마 이런 것들이 요즘 유행하는 말로 '적폐'일 것 같은데, 아무튼, 이러한 문제점들에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문제의식을 가지고 분노해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폭발해 일부 드러난 이러한 적폐들이 이 나라를 얼마나 더럽게 좀먹어왔는지도 알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앞에 놓인 문제점들이 태산이라는 것을 안다. 그 수많은 문제들이 서로 엉키고 뒤섞여서 그것들을 바로잡고 해결하려면 얼마나 힘든지도 안다. 거기에 이전 두 정권의 삽질로, 소위 '싸 놓은 똥'이 얼마나 많은지, 그것들을 치우자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도 안다.
  지금 대한민국엔, 똥 치우듯이, 묵묵히 지저분한 곳에서 힘든 일을 해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문재인을 지지한다. 그가 하는 말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길을 보고 그를 선택했다. 약자의 곁에서 함께했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으며 신념과 청렴을 지켜온 그 삶을 선택했다. 이번에는 저번 대선과는 판세가 달라서, 불안한 베팅도 아니다. 몇 번을 계산해봐도 그에게 베팅하는 것이 승리라는 결론이 나온다. 단순히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을 넘어, 향후 5년간의 승리가 보장된다는 결론이. 지난 대선에는 그에게 베팅하면서도 그가 차선이라고 확신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그가 차악이 아닌 차선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그에게 베팅하는 것이다.

  전문가도 아닌 내가 얼마나 알겠냐마는, 짧은 식견으로 보아도 지금 이 나라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계속되는 경제 침체, 얼어붙은 내수시장, 불안하고 질 낮은 고용의 고용시장 잠식, 취업난과 청년실업, 폭탄 터지기 직전인 가계부채, 출생 감소와 고령화 사회, 지속적인 노동 가치의 하락, 계급·계층 갈등, 계층 갈등을 유도해 먹고사는 권력, 권력의 개가 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언론...... 무엇을 더 먼저 처리해야 하는지 순서를 정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저마다 심각함을 뽐낸다.
  끝을 모를 만큼 쌓여있는 폐단을 문재인이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가장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살아온 것처럼,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힘든 일이라고 마다않고 묵묵히 해 나갈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재인을 지지한다. 계산해보니 이 사람, 최선인지는 모르겠지만, 차악보다는 차선이라는 확신은 들어서.





3.

  나는 성 소수자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성애자다.
  동성애자라는 것은 나를 정의하는 몇 가지 요소 중 하나이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타고난 몇 안되는 요소이며, 내 의지로 바꿀 수 없는 몇 안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나는 여성으로 태어났고, O형으로 태어났고,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고, 오른손잡이로 태어났고, 박씨로 태어났고, 동성애자로 태어났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들 말한다. 홍석천이 티비에 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그걸 개그로까지 승화시킬 수 있는 세상이니 동성애자들에게는 얼마나 세상이 좋아졌냐고들 말한다.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홍석천이 아웃팅에 가까운 커밍아웃을 '당했을' 때, 세상이 얼마나 무서웠는지를. 언론은 시끄러웠고 세상도 시끄러웠다. 홍석천 얘기만 나오면 쏟아지던 혐오 발언과 욕설들, 진심으로 칼보다 더 두려웠던 그 폭언에 대책 없이 노출된 채로 생활할 수밖에 없었던 나. 홍석천과 동성애자들을 향한 폭언들이 쏟아지면 나는 그 앞에서 무력하게 그 비수를 심장으로 받아내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만 했다. 감히 상처받은 티도 낼 수 없었다. 감히 그들에 맞서 싸울 수도 없었다. 나는 그 순간마다 그냥 유령이었다. 살아 숨 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 순간의 비참함을, 내 존재의 가벼움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여전히, 기억하는데.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데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여전히 현실 세상에서는 동성애 얘기만 나오면 혐오 발언과 욕설이 쏟아진다. 인터넷 세상은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고들 한다. 피지알처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토론이 가능한 곳에서도 종종 보이는 헤이트 스피치와, 그것이 헤이트 스피치인줄도 모르고 혐오할 권리를 주장하는 이들의 글을 보면서도 나는 여전히 상처받는다. 하물며 포털사이트로 눈길을 옮기면 나는 그 날은 난도질당해 진정하지 못하는 가슴을 붙들고 종일 우울해해야 할 각오를 해야 한다. 세상이 바뀌었다는데 여전히 혐오 발언과 욕설은 넘쳐나고, 나는 상처받고, 내가 상처받은 것이 누군가에게 티가 날까 두려워해야 하고, 감히 맞서 싸울 수도 없다. 내가 너무 여리고 무력해서일까.
  동성애자들에게 세상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데, 아직 난 잘 모르겠다. 내가 너무 둔해서일까. 아니면 내 주위의 세상만 아직 바뀌지 않은 것일까.

  세상이 어떻게 한 번에 바뀌겠냐고들 한다. 사람들의 의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사회가 조금씩 준비하고, 여건이 조금씩 갖춰졌을 때, 그때가 언젠가는 올 테니 조금 더 기다리라고들 한다. 조금 더 노력하고, 조금 더 인내하고, 조금 더 수그리고 있으라고들 한다.
  나는 지금을 사는데, 내가 사는 순간은 지금인데, 너희의 자리는 미래에 있다고들 한다. 나는 현재에 살고 싶은데.

  그래서 지금, 여기, 현재에 내가 있을 자리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사람이 내겐 필요한 것이다. 내가 이끌 대한민국에는 여기, 동성애자 당신들의 자리도 있으니 기꺼운 마음으로 여기에서 나와 함께 하십시다- 하고 말해 줄 대통령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런 이는 없다. 동성애자들 때문에 에이즈가 창궐한다고 지껄이는 놈에게 기대하겠는가? 앓느니 죽는다. 보수표와 진보표 다 잡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는 이들에게 기대하겠는가? 애초에 명확한 워딩조차 기대 안 한다. 그나마 좀 기대했던 정당은 아웃팅하는 집단을 수수방관하다 못해 옹호하는듯한 스탠스를 취하며 거하게 뒤통수를 후려친 전적이 있는데 이 정당의 대표에게 기대하겠는가? 아서라 뒤통수 두 번은 안 맞을란다.
  기대를 할 수 있을 만한 곳이 없으니, 내가 기대하고 싶은 곳에 기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이기적이어서일까. 하지만 내가 기대하고 싶은 사람은 티비에서 아주 단호한 어조로 내게 대답한다, 기대하지 말라고. 내가 이끌 대한민국에서도 너희의 자리는 현재가 아닌 미래에 있다고, 지금 너희의 자리는 없으니 기다리라고.

  나는 상처받는다, 여전히.
  정말 세상은 바뀌고 있는 걸까.
  이 나라에 내 자리는 미래 어디쯤에서 찾을 수 있을까.
  찾을 수나 있을까?





4.

  나는 대한민국의 동성애자다.
  유권자로서의 내가 가지는 괴리감은 여기서 발생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나는 이성적으로 문재인을 찍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동성애자로서의 나는 문재인에게 표를 주는 것이 감정적으로 망설여진다. 상처받은 마음이 어찌 아무렇지도 않을까. 문재인에게 표를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문재인에게 표를 주는 것이 더는 달갑지 않아졌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기꺼운 마음으로 그에게 베팅할 생각이었는데.

  문재인이 동성애나 동성혼에 관해 어떠한 입장이었는지 몰랐던 것은 아니다. 표를 의식해서일까, 아니면 대선 재수생의 절실함이 그를 바꿨을까. 이전보다 점점 더 후퇴하는 그의 입장을 보며 가슴 한 켠 씁쓸하면서도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야이 그래서 다른 놈 찍을 거야^_^?" 하고 묻는다면 차마 그럴 거라고 할 수 없어서. 대안이 없으니 어쩌겠나, 어찌 내 맘에 쏙 드는 사람이 세상에 있으랴, 원래 선거는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뽑는 것 아닌가, 하고 마음을 다스리면서.
  그런데 막상, 티비로 아주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하는 표정과 목소리를 들으니 덜컹 주저앉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데 어쩌겠는가. 홍준표의 수작에 걸려들어 외통수에 당한 것이란 걸 알면서도, 다른 사안에는 잘도 두루뭉술 허허실실 넘어가 놓고 왜 이건 그렇게 단호하게 부정하는지 서운한 마음 감출 길 없는데 어쩌겠는가.
  어쩌겠는가, 사람이라 마음 다치고 그래서 아프고 그래서 원망스럽고 서운한 것을.

  경제, 보육, 안보...... 이 글에서만 여러 번 여러 개 언급했음에도 언급한 것보다 더 많은 문제들이 촌각을 다투어 해결되어야 함을 안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많으니 동성애 반대, 동성혼 반대 이슈를 보며 "지금 정말 급한 문제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논쟁을 하자는 건가. 지금 그럴 상황인가?" 하고 묻는 이들이 많음을 안다.
  그들이 말하는 문제들이 심각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나에게도 그 문제들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니까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인 문재인을 지지하고 있지 않겠나.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쩌겠는가,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동성애 이슈와 동성혼 이슈를 나중으로 미룰 수 없는 것이다. 경제, 보육, 안보... 중요하다. 생활에 관련된 문제니까. 나아가 생존에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동성애 찬반에 관한 이슈나 동성혼 관련 이슈는 내 존재에 관련된 문제다. 이성애자는 그 존재와 존재에 따른 권리를 당연히 보장받기 때문에 생활과 생존에 관한 논의를 할 수 있지만, 동성애자는 그 존재와 존재에 따른 권리를 마땅히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에 존재에 관련된 논의부터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생활이나 생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말할 것인가? 우선 존재해야 생활이든 생존이든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 존재와 존재에 따른 권리를 보장받고자 함이 어째서 중요하지 않은 논의인가? 어째서 한가한 논의인가?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나는 동성애 이슈가 나오면 주로 관망하는 편이다. 적극적으로 나서다가 괜히 내가 크게 상처 입을까 두려워서 나는 그냥 조용히 관망하면서 때로는 위안도 얻고 때로는 마음을 다치기도 한다. 살면서 그렇게 마음 다친 적이 수백 수천 번인데, 정작 호모포비아에게 받은 상처보다도 호모포비아가 아닌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더 많다.
  호모포비아가 저속한 욕설을 배설하거나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지껄일 때면, 개가 개소리를 열심히도 짖어놨네- 하면서 나도 속으로 입으로 쌍욕을 하고 잊어버리면 그만이지만, 호모포비아가 아닌 사람들의 말에 상처받을 때에는 그게 잘 안 된다. 지극히 보통 사람들이, 혹은 자신을 보통 사람이라고 믿는 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들은 호모포비아의 욕설보다도 더 아프다. 예를 들어, [동성애에 대한 인식으로 대통령감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정도로 우리 나라가 여유로운 상황입니까.] 같은 말을 들을 때. [동성애결혼이 그렇게 시급한 건지 묻고싶네요. 그리고 그 자체가 인권 문제 중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중대한 문제인지 의문입니다.] 같은 말을 들을 때. 나는 상처받는다. 저런 말을 악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더더욱. 순수한 잔인함이 다수가 될 때, 나는 그것이 두렵다.
  문재인의 군대 내 동성애와 동성혼 반대 발언에 [동성애 찬성하는게 더 실점같을꺼같아요. 반대하는게 낫죠.] 같은 말을 들을 때, [동성애는 반대를 하는것이 이득이 크죠.] 같은 말을 들을 때, 나는 상처받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는 유권자니까 당연히 내 표를 누구에게 줄지 계산하고, 비교하고, 따져보고, 고민하는 게 당연하지만,
  내 표를 받을 이도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가?
  내 표를 받을 이가 어떠한 말을 해야 어떠한 계층에게서 표를 더 끌어올 수 있고, 어떠한 계층에게서 표를 잃으니 이런 말은 하지 않아야 하고, 그래서 이리저리 따져보니 이 문제는 이렇게 답하는 것이 이득이겠구나, 하고 따지는 사람이어도 괜찮은가?
  아니, 난 그런 정치꾼에게는 표를 주고 싶지 않다. 나는 표를 좀 잃더라도 자신만의 소신을 관철시키고 그것을 대중에게 설득시키는 사람에게 표를 주고 싶다. 정치꾼이 아니라 정치인에게 표를 주고 싶다. 노무현에게 그랬던 것처럼.
  물론 문재인이 이해득실 따져가며 그런 발언을 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5.

  어차피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내가 표 줄 곳은 문재인뿐이라는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이 이성적 결론과 내 다친 마음 사이의 괴리는 선거날이 되면 애써 묻어두고 나는 문재인에게 표를 주게 될 것이다. 어찌하겠는가, 차선이라는 내 확신은 철회하더라도 그가 적어도 차악이라는 것만은 분명한데.

  그냥, 나는 또 한 번 마음을 다쳤고 또 한 번 가슴이 아팠고 또 한 번 슬퍼했을 뿐이겠지. 그래야 함에 아쉬울 뿐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도, 동성애자로서도 기쁘게 베팅할 곳이 없음에.

  다시, 새로운 세상을 앞두고 여러 목소리가 밖으로 나온다. 동성애자의 목소리도 주목받을 수 있도록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준 이들에게 감사해야 할까. 여전히 동성애자의 목소리보다 헤이트 스피치가 더 크게 들리고, 그러한 헤이트 스피치 옆에서 조용히 들리는, "아직은 당신들 차례가 아니니, 조금 더 기다리세요" 하는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한마디 하면 열마디 폭언을 들어야 하는 곳에서, 우리가 말할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해야 할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나와, 동성애자로서의 내가 괴리감 없이 유권자로 존재할 수 있는 대한민국은 오려나.
  현재에 사는 내게 나의 자리는 미래에 있다고, 그러니 기다리라고, 아직 너희의 차례가 아니라고 당연한 듯 말하는 이들은 답해줄 수 있을까.

  



0.

  동성애는 불법이 아닙니다. 합법도 아닙니다. 이성애가 불법도 합법도 아니듯이.
  동성애는 찬반을 논할 사안이 아닙니다. 이성애에 찬성한다거나 이성애에 반대한다고 말할 필요가 없듯이.
  동성애는 인정할 필요도 부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성애가 누군가의 인정을 받아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가 부정한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듯이.
  동성애자는 타인이 이해해줘야 하는 존재도 아니고 이해받지 못할 존재도 아닙니다. 존재는 누군가가 이해를 하든 말든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성애자가 누군가의 이해를 받아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부재하는 것이 아니듯이.

  동성혼은 불법이나 합법을 논할 게 아니라 아직 적법한 사항이 아닌 것이고, 그래서 논의의 대상이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헌법은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보장합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은 수많은 권리를 보호받고 보장받습니다. 원하는 직업을 가질 권리, 원하는 곳에서 살 권리, 원하는 사람과 사랑하고 결합할 권리......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와 다름없이, 대한민국 국민입니까? 동성애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동성애자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왜 사랑하는 사람과 결합하고 그 지위를 법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보장받고 그에 따른 권리를 누릴 자격만은 없는 것입니까? 그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특정 계층만 누릴 수 있는 권리인 것입니까? 그것이 아니라면, 왜 그 권리만큼은 '아직' 누릴 때가 아니니 기다리라고 하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동성애자는 '아직'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닙니까?

  동성애는 호오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동성애에 우호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동성애를 증오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떠한 대상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 기호에 따른 것이며 그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자유는 타인의 권리를 해하지 않을 때 그 가치가 있으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야만 성립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라는 것을 우리는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싫어한다고 표현할 때, 그 표현으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받는다면, 그러한 표현은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입니다. 아니, 사회적 합의를 떠나,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것은 나쁘다는 것 정도는 어린아이들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아가 본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것,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타고난 것을 그저 자신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스스럼없이 상처 주는 말을 한다는 것은 한 인격체로서도, 그리고 사회적 구성원으로서도 옳지 못한 일입니다. 우리는 "전라도 출신은 나쁘다", "경상도 출신은 나쁘다", "여자는 나쁘다", "남자는 나쁘다" 같은 말이 나쁜 말임을 알고 있습니다. "동성애자는 역겹다"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성애나 동성애자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그 혐오를 우호로 바꾸라는 말이 아닙니다. 무언가를 싫어할 자유는 그 자체로 그 사람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동성애는 호오의 판단 대상이지만, 헤이트 스피치는 시비의 판단 대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누구나 무언가를 혐오할 권리는 있지만, 누구에게도 혐오하는 대상에게 상처 줄 권리는 없습니다.

  타인의 존재를 찬성 혹은 반대하거나, 타인의 존재를 인정 혹은 부정하거나, 타인의 사랑을 합법인지 불법인지 판단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으며, 그 누구도 그러한 권한을 부여받은 적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동등한 존재입니다.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힘없는 소수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상처 줄 수 있는 권리나 권한 따위는 그 누구도 가져선 안 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믿고 있는 것이 당연한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0.

  저는 겁이 많아 행동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나의 목소리까지 대신하여 소리치고, 나의 몫까지 대신하여 행동하는 이들에게 늘 고마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성 소수자든 아니든 간에.
  그러나 득보다 실이 더 많은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이들을 볼 때면 그들의 절박함에 공감하면서도 그들의 방식에는 공감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이나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이들의 언행은 반대합니다. 나의 자유와 권리를 찾기 위해 타인의 그것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그러한 언행을 한 그 사람들을 반대하거나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잘못 판단하여 행한 언행을 반대하거나 싫어합니다.

  성 소수자는 그 특성 때문에 앞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따라서 맨 앞에 앞장서는 이들이 마치 성 소수자 모두를 대변하는 양, 성 소수자 전체인 양 보이기 쉽습니다. 물론 그들은 감사하게도 앞에 나서지 못하는 수많은 성 소수자를 위해 싸웁니다. 그러나 그들이 싸우는 모든 순간들, 모든 방식들이 성 소수자 모두가 동의하거나 원하는 방식일 수는 없을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람이기에 매 순간 옳은 판단을 할 수는 없을겁니다. 인간은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합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성 소수자 운동은 방법에 있어서든 결과에 있어서든 아직은 실패와 모자람이 더 익숙할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섣부른 일반화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아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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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27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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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가 본인의 삶에서 또 이나라에서 현재 제일 중요하다 생각하시면 동성애를 지지하는쪽에 표를 주시면 간단한 문제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문재인씨가 동성애에 대한 본인소신을 밝힌게 홍준표수작에 넘어간게아닙니다 그냥 본인의 소신을 피력한거죠 동성애를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요 저는 그런 문재인씨의 태도에 더욱 확신을 가지고 지지하게되었습니다 이런입장도 있어요
선비욜롱
17/04/27 03:52
수정 아이콘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4/26/0200000000AKR20170426002500001.HTML?input=twitter

기본적으로 홍준표의 의도는 문재인에게 "찬성"이라는 답을 이끌어내서 교회들을 이용해서 조리돌림할 목적으로 물어본 것으로 안보 문제->5.18 가산점->군대내 동성애->동성애 어때?라는 일련의 부자연스러운 흐름으로 급하게 이끌어간 것도 이러한 극명한 목적성이 있었기에 그러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문재인이 "반대한다", "그럼요"로 답한 것과 2부에서 "차별에 반대하고 동성혼에 반대한다"라는 일견 다른 입장으로 답한 것이나 2부의 발언이 그간 보였던 입장이 더 부합한다는 점에서 1부에서의 발언은 스텝이 꼬인 채로 답이 이상하게 나왔으리라 짐작하는 것 또한 가능하죠. 마지막 부분의 경우에는 일견 궁예질이라고 할 수 밖에 없긴 합니다만은.

문재인이 나름의 소신을 밝히더라도 그간 해왔던 "하지만 차별에는 반대하고 동성혼은 반대합니다"에 일관했으면 훨씬 나았으리고 봅니다.
17/04/27 04:12
수정 아이콘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라는 질문이 왜 수작질이 되나요? 그럼 토론주고받는게 전부다 수작질이 되는건가요? 그냥 대통령후보로서의 문재인은 동성애차별에 반대한다인거고 문재인 개인으로서는 동성애자체를 반대한다 이렇게 다들 인식이 됐을거같은데요 그리고 처음반대한다고 단호히 얘기한것은 홍준표씨가 군대내부에서의 동성애와 엮어서 질문했기에 군내부 동성애는 확실히 반대한다고 한거죠
선비욜롱
17/04/27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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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읽어보셨나요? 이미 반대한다고 말했는데 ["찬성할 것"]이라고 인터뷰한데서 그 목적이 뭐였겠습니까? 진보진영에서 반반이 되는 핫한 토픽이자 교회표를 단번에 흔들 수 있는 꽃놀이패를 노린 것이기에 2차 토론에서도 다시 그걸 점화하려 한 것이죠.

https://youtu.be/Qm5qt-Sx5dw

그리고 다시 보시면 아시겠지만 군대 내부에서의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했고 다시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군대 내부의 동성애와 별개의 질문을 물었을 때 "반대한다", "그럼요"라는 키워드가 등장한 것입니다.
17/04/27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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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읽고 말한겁니다 토론에서 대통령후보(민주당)에서의 문재인은 동성애차별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만 누가보더라도 문재인 개인은 동성애 자체를 반대하고있음을 토론을 봤다면 그렇게 이해할거라 생각하는데요 동성애찬성할거라 홍준표씨가 생각했다는것은 본인 혼자 생각이구요 목적이 있었겠지만 동성애자체에 대한 인식은 아무뜻없이 물어볼수도있는 질문아닙니까? 홍준표씨가 안물어보고 심상정씨가 동성애에 대한 문재인의 입장을 물어봤다면 수작질이 아니게 되는겁니까? 동성애인식을 보면되는거지 왜 다른걸 보려하는지 모르겠네요
선비욜롱
17/04/27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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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정상적인 흐름을 타고 등장해서 중립적인 관점에서 동성애에 대한 소견을 물어보는 것이라면 몰라도 동성애 때문에 군대가 약해졌네, 에이즈가 퍼졌네 하는 전형적인 동성애 혐오 레토릭으로 논의를 시작한 다음에 "너의 동성애에 대한 의견은 뭐냐?"라고 물어보면 그게 소신을 물어보는 것일까요 아니면 "개새끼해봐"가 되는 것일까요?

비슷하게 비유하자면 단순히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것과 "북한은 60년전에 한국을 침공해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고 현재로도 핵을 개발하며 세계평화를 위협하고자 합니다.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라는 질문이 과연 동급이 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이미 나쁘다는 결론을 짓고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야말로 답정너의 일환이지 않습니까.
17/04/27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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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어떤사람들이 정치인들이 말잔치하는데서의 질문의도와 답변의도를 파악못합니까 그걸알자고 토론회하는거아닙니까? 그냥 홍준표씨는 본인은 동성애반대하고 싫어하는데 너는 동성애 어떻게 생각해? 하고 물어본건데 그게 왜 그렇게 인식되는지도 모르겠고요 곁다리빼고서도 중요핵심은 동성애자체의 문재인후보의 생각 아니겠어요? 문재인후보는 본인의 소신을 말했잖아요 그걸 왜 답정너라고 생각하시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선비욜롱
17/04/27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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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발언은 개인적으로 동성애가 나쁘다는 인식을 밝히는게 아닌 아예 동성애 자체가 나쁘다는 인식을 언급한 것입니다. 이는 서로 굉장히 다른 문제로 동성애에 대한 안좋은 레토릭을 각인시킨 다음에 찬반을 묻는 것인데 이를 중립적인 소견을 묻는게 아니라는 것은 당연한게 아닌가요?

인터넷에서 활동하시면서 답정너 글들을 보신게 한두번이 아닐텐데, 이 모두의 공통점은 이미 결론을 지은 다음에 이에 대한 질문을 물어서 자기의 논지에 동의할 수 밖에 없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홍준표의 경우에는 이미 동성애를 나쁜 것으로 만들어서 "찬성"이라는 답이 나온다면 바로 "왜 이 나쁜 것을?"이라는 반응으로 응수하고 "반대"한다고 답하면 현재 같은 분열양상을 보이게끔 하는 것이죠. 이를 두고 본문에서 외통수이되 답정너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곁다리 빼고"라고 하시는데 어떻게 "곁다리"에 해당되는 앞뒤를 빼고 해당 발언만 추출할 수 있겠습니까. 해당 발언이 도달하는 과정이나 그 이후 2부에서의 발언이나 이전에 했던 발언이나 제가 올렸던 기사 등 여러가지 자료를 바탕으로 해석하고 추측해야 그 의도에 근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선비욜롱
17/04/2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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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덧붙이자면 "소신을 밝혔다"와 "수작을 부렸다"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홍준표가 수작을 부렸을지도 몰라도 문재인이 자기 소신을 밝혔을지도 모르죠. 제가 말하는 추론도 어디까지나 앞뒤를 바탕으로 하는 "추론"에 불과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 발언을 끄집어내려는 홍준표의 의도 자체가 비교적 명확하고 이를 정치적인 이유로 했을 가능성이 높음으로 "수작질"이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닭장군
17/04/27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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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게도 그런 후보가 없습니다.
선비욜롱
17/04/27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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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스스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성지향성이 보통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정체성으로 기인하는 감정과 차악이라는 현실을 알고 있는 이성 사이에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는게 본문상의 내용인데 이를 간단한 문제로 치부하시는 것은 좀 무심하신게 아닌가 합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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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은 동성애가 제 삶에서 또 이 나라에서 현재 제일 중요하다 생각한다 뭐 그런 뉘앙스의 글이 아닙니다.
2. 이 글은 동성애자 유권자인 저와 대한민국의 유권자인 저 사이의 이성과 감정의 괴리에 관한 글입니다. 제목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간단한 문제아닐까 싶네요'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 괴리 사이의 제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그냥 나는 이렇다, 라는 글이지 뭐 어찌 하자는 글이 아닙니다.
3. 홍준표 수작에 관한 얘기는 저보다는 선비욜롱님께서 잘 말씀해주셨기에 댓글을 빌어 갈음합니다.
4. Gloomy님처럼 문재인씨의 태도에 확신을 가지고 지지하게 되었다는, 그런 입장 또한 존중합니다.
바스커빌
17/04/27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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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과정에서의 물리적 행동은 분명 잘못되었고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 허나 지지자들도 어대문, 어대문 할정도로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 심지어 그동안의 새누리당 계열로 이어진 굳이 동성애가 아니더라도 인권 자체를 깡그리 짓밟던 세력에 맞서서 그 세력들을 적폐세력이라 칭하는, 사람이 먼저다-라고 대선 캐치프레이즈로 이야기하던 사람이, 누군가의 사랑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이야기하는게 맞는 건가요. 기독교 표 의식해서 한기독과의 만남 자리에선 차별금지법에 대해 염려하지말라며 입법할 생각 없다는 생각 분명하게 하질 않나. 저 또한 문재인 찍을거지만 분명히 비판할건 비판해야합니다. 이렇게 힘들게 말하는 분들한테는 아 그럼 정의당이나 찍으세요 ^^ 하질않나 물리적 충돌에 대해 비판하고 그들의 행동을 다그치는데에서 넘어가 그들이 주장하는 것을 마치 선심써서 들어줄 수도 있는 양 이럼 들어줄수 없어요 ^^ 하거나 그들 존재자체를 `혐오`한다고 까지 말하던 밑에 분들은 정말 한숨만 나오더군요. 표 계산은 캠프에서 하더라도 지지자들
까지 왜 모든걸 쉴드치려고 하는겁니까. 다시 말하지만 물리적 행동은 잘못 되었으나 그들이 목소리 내는거 자체를 비판하거나(적어도 각 단체들의 성명에 대해서는 깔 이유가 없죠. 거기 댓글에서도 한심하다는 댓글들이 달렸지만) 혹은 이번에는 좀 조용히 있어라고 이야기하는 건 정말 아닙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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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저는 표 계산을 해야 하는 후보자 캠프 사람이 아니라, 비교할 건 비교하고 비판할 건 비판할 수 있는 유권자로서 아쉬운 점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사악군
17/04/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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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까말 안철수와 박빙이었으면 '아 그럼 정의당이나 찍으세요^^'는 안 보셔도 되었을텐데 말이죠. 여유가 생기니 아주 자유로워지신듯해요.
헛스윙어
17/04/27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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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를 예를들어 보겠습니다. 차별금지를 헌법에 규정한게 82년이었는데 동성결혼이 합법화된게 2005년입니다. 헌법에 차별금지를 규정하고도 동성결혼이 가능하게 되는게 22년이 걸린셈이지요. 사회적공감대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현실적으로,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방향을 노려야지 하루아침에 바뀌길 바라는건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전 lgbt권리가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오히려 문후보의 워딩이 적절했다고 봅니다. 일단 차별금지에대한 확답을 받았으니 그것을 명문화 시켜달라는 요구가 적절하지 않을까요?
닭장군
17/04/27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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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죠. 그건 그거고...감정은 감정이니깐요. 마치 제가 경북바닥에 30년 넘게 살면서 매일 느끼는 답답함 같은것일 겁니다. 하루아침에 변하는거 아닌걸 일지만서도요.
저글링앞다리
17/04/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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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으로 보는 현실과 이성적으로 보는 현실 사이의 괴리 또한 존재합니다.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사안이고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유력 대선후보, 아니, 나아가 집권이 확실시 되는 후보의 입에서 너무 단호하게 '아니야' 소리를 듣고 나니, 그게 '아직' 아니야 라는 뜻이라는 걸 짐작 가능하면서도, 감정적으로는 가슴아팠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문재인씨가 기독교 모임에 가서는 차별 금지법안에 동성애를 포함시키지 않는 것으로 답변한 걸로 압니다. 토론 2차 A/S 발언에서도 "차별은 반대한다"였지, 차별 금지법안에 관한 확언은 아니었고요. 헛스윙어님 말씀처럼 명문화 하자는 요구가 선행되어야겠죠.
다만 LGBT 권리가 중요하다는 입장에서는 문재인씨의 워딩이 부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홍준표의 교묘한 질문에 말려들었고 실수로 인한 실언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동성애에 반대한다'라는 표현을 너무 명확하게 했어요. 그 함의를 따지기 이전에 그 단정적인 워딩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말로 들릴 수 있는 말이고, 동성애자의 권리를 해하는 표현이죠. 문재인씨의 워딩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전 lgbt권리가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오히려 문후보의 워딩이 적절했다고 봅니다.] 라는 말씀만큼은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2066까지새누리장기집권
17/04/2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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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복 고른다고 하지만 정 상대평가가 힘들면 기권하면 됩니다.
영원한초보
17/04/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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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옷을 안입어도 되는게 아니니까요. 강제로 입힙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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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권할 마음이 없는 유권자의 이성과 감성간의 괴리를 토로한 글이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Manchester United
17/04/27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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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차별해서는 안되죠. 하지만 법제화까지 가기는 많은 시련이 있겠죠. 이 나라는 성소수자들만 사는 나라도 아니고 보수나 진보만 사는 나라도 아닙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의 지지가 있어야만 법제화도 가능하겠죠. 누가 대통령이 되던지간에 한 사람만의 힘으로 역부족입니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동성애 합법화가 된 나라들 모두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뤄낸겁니다. 그런 논의가 되고 합의가 되고 법이 만들어지기까지 오래전부터 민주주의국가임에도 상당히 오래걸렸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시작된지 겨우 30년 정도입니다. 짧은 민주주의 역사지만 드디어 표면 위로 성소수자를 위한 법안이 필요한지 논의되는 시대에 들어섰죠.

이대로 5년 10년 꾸준히 논의되다보면 국민들의 지지아래 언젠가는 합법화가 될거라고 예상합니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사람도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도 무관심한 사람도 모두 한 나라에 사는 국민들이니 모두 충분히 공감할때까지 논의하고 또 논의하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적폐세력들이 국민의 지지없이 날치기로 통과하는 법안에 그간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습니까?

그런 추잡한 꼴을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모든 법안은 충분히 논의되고 국민의 지지 아래 통과됐는게 맞겠죠.

위로가 되지 않고 차갑게 들리시겠지만 어줍잖은 위로보다는 동성애에 무관심한 사람으로써 솔직하게 한마디 드립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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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입니다. 이성적으로도 이해가 가고요.
다만 감성적으로는 외롭고 가슴아픈 것을 어찌할 수 없나봅니다.
저는 지금 여기에 있는데, 제가 있을 수 있는 자리는 아직 너무 멀리 있네요.
펠릭스
17/04/27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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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진보진영의 동성애에 대한 인권주장을 별로 믿지 않습니다.

서양에서 만연한 패션을 수입해 온 패션 아이템의 일환으로 봅니다. 차라리 노동운동이라면 그 진정성을 믿지만 최근의 동성애 찬성흐름은 그냥 패션 좌파의 브랜딩의 일종이라 봅니다. 마치 게이 프렌드를 둬야 뉴요커인 것 처럼요. 선정적이고 표가 되니까 하는 코스프레의 일종이라 봅니다.

안그러면 아우팅을 주도하는 집단을 옹호 할 수가 없어요. 미국도 아닌 한국 사회에서.
저글링앞다리
17/04/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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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팅을 주도하는 집단과 엮여있는 것은 개인적으로 그 당에 가장 화나고 아쉬운 점입니다.
민노당 시절부터 그간 진보정당 계열을 꾸준히 지지해왔고 한때 굉장히 열성적으로 지지한적도 있습니다만, 그들을 지지해왔던 수많은 시간동안 그들이 해왔던 수많은 그리고 정말 골때리는 삽질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삽질이라고 봅니다.
그들이 제일 가치로 삼아야 할 인권유린에 동조 혹은 가담한 꼴이 되었으니. 그 언제고 이정도로 존재의 근간에 상처를 내는 삽질은 한적도 본적도 없는데 말이죠.
선비욜롱
17/04/27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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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수자는 그 특성 때문에 앞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따라서 맨 앞에 앞장서는 이들이 마치 성 소수자 모두를 대변하는 양, 성 소수자 전체인 양 보이기 쉽습니다. 물론 그들은 감사하게도 앞에 나서지 못하는 수많은 성 소수자를 위해 싸웁니다. 그러나 그들이 싸우는 모든 순간들, 모든 방식들이 성 소수자 모두가 동의하거나 원하는 방식일 수는 없을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람이기에 매 순간 옳은 판단을 할 수는 없을겁니다. 인간은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합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성 소수자 운동은 방법에 있어서든 결과에 있어서든 아직은 실패와 모자람이 더 익숙할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아래에 달았던 댓글에서도 다룬 대목이지만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성소수자 자체는 성적 지향성 하나만으로 여러 사회적, 세대적 계층의 구성원들을 묶은 것에 불과합니다. 결국 운동가들은 이들을 대변한다고 하나 그 운동가들의 목적과 움직임에 모조리 동의하는 성소수자도 있을테고 현 체제에 만족하고 순응하는 성소수자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래저래 비판과 반박과 논쟁이 일을 수 있지만 [혐오]라는 키워드는 언제나 그러하듯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일련의 사건으로 성소주자에 대한 [혐오]가 정당화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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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감사합니다.
인용해주신 부분은 최근 피지알 내에서조차 일부 성 소수자의 행동과 방식을 모든 성 소수자의 것인 양 일반화하고, 그것을 근거로 성 소수자 전체를 매도하는 댓글이 많이 보여 작성한 부분입니다.
호모포비아의 말도 안되는 헛소리나 저속한 욕설보다 제가 더욱 상처를 받는 지점이 그러한 지점이고요.
응원 감사히 듣겠습니다.
와인하우스
17/04/27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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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에 안맞으면 나가라/필요없다는 말, 어디서 많이 봤던 광경인데..
저글링앞다리
17/04/2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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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그렇죠.
국가는 식당이 아니니 입맛에 안맞으면 나가라/필요없다는 말로 끝날 수 있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17/04/27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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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의 글 잘 읽었습니다.

동성애자들만큼 절박한 수준은 당연히 아닙니다만, 미국에서 아시안으로 살다 보면 종종 아시안이라는 소수 집단이기 때문에 겪는 억울한 일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아시안이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면, 그 사람이 부정직한 것이 아니라 '아시안이 좀 그런 경향이 있지'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죠. 아니면 '아시안은 우리 나라의 어려웠던 시절에 아무 도움을 준 적이 없으니까 우리의 진정한 일원은 아니지' 라는 식으로 타자화하는 경우도 있고요. 아무리 저 본인이 일을 열심히 하고/ 그래서 번 돈으로 세금을 열심히 내고/ 이득이 없는데도 봉사 활동을 많이 해봤자, 20살 먹은 백인 학생한테 '나는 진정한 미국인 넌 타자' 라는 시각을 받게 되는 거죠. 해서 저는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사회에서 '타자'로 취급받는 설움에 대해 약간은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문재인씨에게 깽판놓은 성소수자들 관련해서 본인까지 욕 먹는 그런 상황이 왜 억울한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것과는 별도로, 저는 이런 생각도 좀 해요. 인권이라는 개념은 우리 인류가 만들어낸 개념이지 신이 '옛다 이게 정답이니까 이대로 하거라' 라고 내려준 것이 아니죠 (독실한 신자분이라면 생각이 좀 다르겠지만). 즉, '나에게는 [당연히] 이러저러한 인권이 있다' 라는 말은 애초에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있는 것은, 그냥 해당 사회의 해당 시점에 다수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에게는 이러저러한 인권이 있다' 라고 정해놓은 임시의 특권일 뿐이고, 그걸 인권이라고 이름을 붙여놓은 것 아닌가 싶습니다. 포커칠 때 2 장 더 받을 권리가 있다고 정해놓았으면 2 장 받을 수 있는 거고, 오리지날 룰이면 더 받을 권리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고 봐요. 다시 제 아시안 이야기로 돌아가서, 미국 사립대들이 아시안을 많이 뽑고 싶어하지 않죠. 해서 상당수의 학교들은 비공식적으로 인종별 쿼터제를 운영합니다. 저는 당연히 그런 학교들에 관해서 청원서를 넣는다던지 하는 활동을 통해서 뭔가 개선해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지금 현재 그런 학교들이 존재한다는 상황 자체가 납득이 안간다!' 라는 입장은 아니라는 거죠. 21세기 초반 미국 사회는 그냥 그런 곳인 거고, 그 시대 그 나라에 제가 살고 있는 이상 이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제가 도덕 상대주의자는 아니고, 사정이 허락하는 한 개인의 인권 리스트는 길면 길 수록 좋다고는 생각합니다. 제 요지는, '내게 이런 인권이 있는 것은 [당연한데] 왜 쟤들은 그걸 부정하지?' 라는 분노는, 사실 별로 의미 없다는 거죠. 해당 사회에서 해당 인권을 보장했으면 그 인권은 있는 거고, 보장하지 않았으면 없는 거죠. 동성혼은 그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그것을 인권으로 정해놓지 않았고, 그 변화에는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언제까지 기다리라고? 내 인생은 지금 당장인데?' 라는 억울함은 당연히 이해합니다.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당연히 억울한 감정이 들 것 같습니다. 근데 뭐, 하루살이가 비오는 날에 태어난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지 싶어요. 개선하려고 노력하되, 해당 페널티가 있는 사회의 해당 연도에 태어난 것 자체는 어느 정도 운이라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 한번 제 상황이 동성애자만큼 절박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덧붙이자면, 저는 미국의 보수 기독교 지역인 바이블 벨트에 사는 무신론자이고, 공화당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민주당 지지자이고, 아시안이며, 색맹이라서 의대를 가지 못했고, 기타 등등 아쉬운 부분이 많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뭐,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되, 안되는 부분은 접어야 하는 것 같아요. 이럴 때일 수록 주변 사람들과의 따뜻한 관계가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 살았으면 술이라도 한잔 사드렸을 텐데 아쉽네요.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라면, 동성애자들이 '존재마저 부정당하는 시대' 는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게이xx 들 생각만 해도 더러워!' 라는 수준의 말을 하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 아닌지요. 제가 중학생이었을 때에는 여성적인 학생 (아마 그 중 몇몇은 지금 태어났으면 트랜스젠더가 되었을 듯) 들은 거의 예외없이 이지메 대상이었습니다. 교실의 아이들이 힘을 합쳐서 그런 학생들 바지와 팬티를 벗겨서 복도로 내쫓기도 할 정도로 아주 지독하게 괴롭히던 시절이었어요. 그 때보다 지금이 많이 나아졌듯이, 앞으로도 계속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성혼 관련 국민투표나 여론조사 같은 것이 있으면 꼭 법제화에 힘을 싣겠습니다. 제게 간절한 주제는 아니지만, 같은 종의 동료로서 그 정도는 해야겠지요. 그래서 다음 세대는 더 많은 인권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도들도들
17/04/27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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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도 비슷합니다. 좋은 댓글 잘 읽었습니다.
17/04/27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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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저랑 비슷한 견해를 잘 풀어 설명해주신 것 같네요.
제 생각 몇 자 추가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떤 사회에서 어떤 인권을 추가로 보장하기 위한 법제화가 진행되려면 그 법제화가 진행되었을 때 해당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다수가 공감해야 합니다. '아니 존재로써의 권리를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당연한 것인지 어떤 긍정적 급부가 나와야하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결국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엉덩이를 띄게하려면 떡밥이 필요한 것이죠. 여성 인권, 흑인 인권이 보장받을 때에도 밟았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감정적으로는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라서 동성애자 인권 보장에 대해서 YES/NO로 질문을 받는다면 당연히 YES겠죠. 그러나 한정된 자원에서 선택을 해야한다면 동성애자 인권 관련 법제화를 가장 먼저 선택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동성애자 인권 관련해서 운동하시는 분들께서 '동성애자의 인권을 법제로 인정해주었을 때 해당 사회에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거리를 들고 와주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의 동성애자 인권운동은 전략적으로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껀후이
17/04/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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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글에 훌륭한 댓글입니다 이 맛에 피지알합니다 크...말씀하신 요지에 크게 동의하는 바입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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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인권의 개념에 관한 얘기는 사실 제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 좀 새롭네요. 몇번 더 곱씹고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전 천부인권의 개념을 믿어왔던 사람인지라... :)
다만 인권의 개념을 OrBef님께서 말씀하신 개념으로 상정한다 하더라도, 국민의 권리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본문에서도 적었듯이,
[대한민국의 헌법은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보장합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은 수많은 권리를 보호받고 보장받습니다. 원하는 직업을 가질 권리, 원하는 곳에서 살 권리, 원하는 사람과 사랑하고 결합할 권리......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와 다름없이, 대한민국 국민입니까? 동성애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동성애자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왜 사랑하는 사람과 결합하고 그 지위를 법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보장받고 그에 따른 권리를 누릴 자격만은 없는 것입니까? 그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특정 계층만 누릴 수 있는 권리인 것입니까? 그것이 아니라면, 왜 그 권리만큼은 '아직' 누릴 때가 아니니 기다리라고 하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동성애자는 '아직'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닙니까?]

대략 이러한 스탠스라서요. 그러니까, 이 사회가 국민들에게 '당연히' 보장하는 권리를 동성애자만 보장받지 못한다면, 그렇다면 동성애자는 이 나라의 국민인가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의무는 다하는데, 권리는 제한받는다면, 그것이 동등한 국민인가? 하는 의문이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관해서는 저도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가슴으로 수긍하기는 힘들다는 정도입니다. 비오는 날에 태어난 하루살이, 라는 비유는 현실에 처절하게 들어맞는군요.
다만 동성애자들이 '존재마저 부정당하는 시대'는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이 곳에서조차 동성애 찬성/반대 얘기가 나오는데요. 아니 대체 무슨 권리로 내 사랑을 찬성하고 반대하는지. 동성애자 인정/부정 얘기도 여전하고요. 아니 대체 무슨 권리로 내 존재를 인정하네 부정하네 오만인지. 물론, 동성애자들이 겪는 인권유린의 강도 혹은 빈도가 아주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예를 들어주신 내용은 오히려 이쪽에 더 부합하는듯 하고요.

제게도 여러가지 생각거리를 주는 좋은 말씀들, 다시한번 고맙게 잘 읽었다고 인사 드립니다.
17/04/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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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헌법 조항을 쓰느라 많은 고민을 하신 분들이 저승에서 들으면 괘씸해하시겠지만, 사실 전 행복 추구권 같은 문구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너무 추상적인지라, 그 문구가 실제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암에 걸렸을 때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권리는 "암 수술을 위한 비용 중 78% 를 국가로부터 지원받을 권리" 같은 거지, "암과 열심히 투병할 권리" 같은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실제로 중요한 것은 두루뭉술하게 써있는 헌법 조항이 아니라 실제 혼인에 대한 법률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인에 대한 법률에 '이것은 이성간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라고 써있으면, 동성혼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거죠. 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동성혼이 정말로 비윤리적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빨리 법제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현재 상황이 그렇다는 제 인식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말하자면 헌법은 멀고 실정법은 가깝다고나 할까요? 미국같은 경우에도 헌법은 꽤 오랜 기간 동안 변하지 않았지만 정교 분리나 낙태, 동성애 관련 헌법 소원 결과는 계속 바뀌듯이, 이런 종류의 논쟁은 힘싸움이고 말싸움이고 이념간의 헤게모니 싸움이지 헌법에 대한 바른 해석 경진대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음... 동성애는 저글링님과 너무 직접적으로 연관되니까 약간 다른 예를 들어볼께요. 저는 진심으로 '성인간에 서로 원한다면 근친혼을 허용해야한다' 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그건 안 되는 거죠. 그럼 이게 근친간에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인가? 사랑하는 근친들은 의무는 다하고 있는데 권리는 제한받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 가능할 겁니다. 제 개인적인 윤리관에 따르면 대답이 '예' 입니다. 하지만, 근친혼 금지가 헌법에 적힌 행복 추구권하고 충돌하느냐? 헌법에 적힌 천부인권과 근친혼 금지는 충돌하는가? 아마 헌법재판소에 물어보면 '충돌하지 않는다'고 해석할 것 같습니다.

결국 제 입장을 요약하자면, 뭐랄까, 헌법은 한 국가가 '우리는 이러저러한 나라입니다' 라고 선언하는 문서다발이고, 그 문서다발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진 않는 쪽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헌법이 실질적으로 가지는 영향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성혼 합법화를 위해서 헌법 재판소에 위헌소송을 내는 것이 제일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겠지요. 다만 개인 차원에서 '헌법이 이런데 왜 현실은?' 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는 거죠.

그와는 별도로, 저글링님께서 너무 나이 많이 드시기 전에 동성혼 법제화가 꼭 이루어져서, 사랑하는 분과 합법적으로 같이 사실 수 있게 되길 빕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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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예,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네요.
여기는 유토피아가 아니니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당연스레 존재하겠지요.
문재인 지지자로서의 저와 동성애자로서의 저 사이의 괴리처럼.
응원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도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물만난고기
17/04/27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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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간의 결혼이 타인에게 그 어떠한 피해를 주는게 아닌 이상 그리고 기본적으로 동성애를 차별할 그 어떠한 근거도 없다면 허용하는게 당연하죠. 사실 여기에 사회적공감대니 뭐니 붙이는게 합리화밖에 되질않죠.
그럼에도 사회의 부조리는 항상 존재해왔고 이 부조리를 깨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동성애 차별금지와 동성혼 허용이란게 뭐 엄청난 이권이라든가 권력과는 무관하기에 결국 한국에서도 언젠가 통과되리라보지만 이 부조리가 깨질 때 까지의 성소수자들의 희생에 대해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조금이라도 책임감을 느꺼야만 할겝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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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동성애 차별 금지와 동성혼 허용이란 게 어떠한 이권이라든가 권력과 무관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힘이 없고 힘이 되지도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그 요구가 묵인되고 후순위로 밀린다고 생각해왔었는데, 물만난고기님 말씀처럼 그렇기 때문에 결국 언젠가는 통과될것이다 라고 생각할수도 있겠군요.
말다했죠
17/04/27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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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미숙한 활동가의 잘못이라기보단 특정 정당이 여태까지 해왔던 방식 그대로라 방법론적으로 동의하진 않으나 동성애자들의 절망은 이해합니다. 차별이 없는 그 날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인물이 아닌 정책의 투표로 가부를 결정하는 날이 온다면 저도 같은 표를 던지겠습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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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그들의 목표에는 동의하지만 그들의 방법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행동의 필요성이 있었다는 데에 공감하고요.
꼭 동성애 이슈때문만이 아니라, 인물이 아닌 정책의 투표로 가부를 결정하는 날이 온다면 정말 좋겠네요. 유토피아에 가까운 세상이 아닐까 합니다.
아이군
17/04/27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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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약간 다르게 생각합니다.

1. 대통령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정상적인) 대통령의 권력은 제한되어 있으며, 그것은 권력의 크기와 그 사용처 양쪽다 마찬가지 입니다. 특히나 동성애 지지와 같은 부분은 사회적 풍토가 선행되어야 하고, 대통령의 권력 만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사회적 풍토가 대통령의 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죠. 대표적으로 대통령 당선 전에 동성결혼 반대 의사를 표명한 오바마 같은 예가 있습니다. 사적으로 동성결혼에 찬성한다고 할 지라도, 공인으로서 사회의 대부분이 동성결혼을 용인하지 않는다면, 공적인 오바마는 동성결혼에 반대해야 하는 겁니다. 이것이 뭔가 이해하기 힘들다면 그렇지 않은 대표적인 나라, 북한을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잘남 -> 그러니까 모두 수령님 만세를 외쳐라)

2. 투표는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고르는 행위이다. 라는 말의 의미는, 물론 좁게는 마음에 꼭 드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찍으라는 뜻이지만, 넓게는 내가 원하는 정치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현실적인 길을 가야한다는 충고도 포함되어 있다고 봅니다. 이번 투표는 글쎄요, 물론 심상정도 하나의 대안입니다. 하지만 만약 심상정이 없다면? 그러면 투표하지 않을 건가요? 전원이 다 동성애에 반대하니까? 약간의 가정을 하자면, 이론적으로 동성애 찬성자가 국민의 대부분을 넘더라도 후보가 동성애 반대자라면 그 국가는 동성애 반대국가가 된다는 결과가 됩니다. 이건 뭔가 잘못되었죠? 님께서 원하시는 정치적인 목표가 있다면, 물론 다른 정치적 움직임도 있지만, 투표에서 여러가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4명의 후보의 동성애 지지 정도가 0 0 0 1이라면, 당연히 1을 찍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겁니다. 그러면 다음에는 2를 찍을 가능성이 생기니깐요. 이건 아마도 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느리다고 생각되시겠지만, 민주주의는 원래 느립니다. 이 느린 발걸음 만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역사가 증명했구요.

ps. 제가 쓴 글 보다는 http://sonnet.egloos.com/3241455 이쪽을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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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통령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반인반신도 아니니 당연하지요. 대통령의 권력이 제한되지 못해 생긴 사달때문에 촛불집회도 다녀온 사람으로서, 대통령이 비정상적으로 권력을 사용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그것은 동성애 이슈에서 또한 마찬가입니다. 대통령이 동성혼 법제화에 찬성한다고 해서 그것을 뚝딱 관철시켜 실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것을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단지 국가를 이끌 지도자인 대통령의 인권에 대한 인식, 그 인권의 범위와 그에 따른 국가의 역할에 관한 인식에 아쉬움을 느꼈으며 이 글은 그러한 아쉬움을 토로한 글입니다. 전지전능한 대통령에게 뭔가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글이 아닙니다.

2. 말씀하신대로, 투표는 [넓게는 내가 원하는 정치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현실적인 길을 가야한다는 충고도 포함되어 있다고] 저 역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과 제 감정적 상처 사이의 괴리에 관해 토로한 글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전히 문재인 지지자라고 표현한거구요. 애초에 이 글은 "나는 동성애자 유권자로서 문재인을 규탄한다"가 아니라, "나는 동성애자 유권자이자 문재인 지지자로서 생기는 이성과 감성 사이의 괴리에 괴롭고, 아쉽다"라는 이야기를 내내 전개하고 있습니다.

0. 링크해주신 글은 참고삼아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7/04/27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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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게시판이니 선거 관련된 말씀부터 짚어보자면 저글링앞다리님께서는 1) 투표를 행사하실 후보에게 바라는 점과 그 후보의 입장의 괴리 2) 투표 행사하실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과 비판을 이야기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만약 이 문제로 골머리 앓고 계신다면 저는 전략 투표를 포기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우리는 투표에 있어서 조연이 될 수도 주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조연이 된다는 것은 어떤 후보가 당선되는 데 있어서 수많은 표 중에 하나가 되는 것이고 주연이 된다는 것은 내가 어떤 후보 혹은 정당에게 투표함으로써 나의 정치적 방향성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난 그런 정치꾼에게는 표를 주고 싶지 않다. 나는 표를 좀 잃더라도 자신만의 소신을 관철시키고 그것을 대중에게 설득시키는 사람에게 표를 주고 싶다. 정치꾼이 아니라 정치인에게 표를 주고 싶다. 노무현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 말씀에서 나온 용기와 결단이 다음 문단에서 힘없이 빠져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요. 한 명의 민주시민으로써 대선의 조연이 되실 필요 없습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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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민주시민으로써 대선의 조연이 되실 필요 없습니다.] 라는 표현이 굉장히 좋네요.
대한민국 국민이자 동성애자로서 제가 대선의 주연이 되는 방법은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후따크
17/04/27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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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위로를 전합니다.
저는 유력 후보가운데서는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고(차악), 가장 응원하기로는 심상정 후보를 지지합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는
홍준표의 (과거 검사스러운) 몰아가기 화법 + 그에 대응하는 문재인의 순발력 부족 및 눌변 + 소수자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없음 + 기독교세력 눈치보기(표 계산) + 후보자 개인의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에는 반대하며, 동성혼 합법화는 시기상조라 현재로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정도의 말이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거부감을 갖지 말라고까지 사람 마음을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개혁'을 말하는 국가지도자로서의 공적인 발언으로는 부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바라는 개혁에는 소수자 차별 금지 법제화 및 인권 의식 확산도 있으니깐요. 하지만 이번 발언으로 문재인은 역시 보수 후보이며, 이후 반응들을 보건대 미래 4차 산업을 말하고 있는 형국이지만 차별금지를 포함한 다양성 존중과 인권의 영역에서 한국 사회는 근대조차 아직 멀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도 그 뒤를 잇는 홍준표같은 극우가 여전히 두 자릿수 지지율을 넘보는 현 상황에서 유력후보 가운데 그나마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일단은 국가 시스템이 상식적으로 돌아가야 겠기에. 하지만 차별 발언이 소신이 되고 인권에 대한 옹호가 또다른 자유권(?)에 대한 침해가 되는 이 현실이 너무 암담한 것도 사실이어서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죠.

저는 문재인 후보가 무난히 당선되리라 전망합니다. 때문에 상식으로의 복원뿐 아니라 우리가 디뎌야할 다음 방향을 지시하는 후보를 위해 이번(!)이야말로 투표권을 행사할 생각입니다. 미진하나마 제 한표가 정치력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투표 잘 하시고 힘내시길.
저글링앞다리
17/04/2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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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에 빨리 제대로 된 보수와 진보의 개념이 재정립되기를 희망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문재인씨는 보수에 가깝지 진보에 가까운 사람은 아니예요. 다만 우리나라의 보수 진영을 극우 친일 기득권이 선점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좌측으로 조금 밀려난거죠. 이 비상식적인 개념의 시대가 얼른 끝났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된다면 중도인 저는 매번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의 공약과 후보를 비교하고 저울질하고 고민하면서 훨씬 더 골치 아파지겠지만, 그래도 그런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응원 감사히 들었습니다.
개망이
17/04/27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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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후보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요. 대한민국 당선 유력권에 있는 어떤 정치인이 대놓고 "나 동성애 찬성함!" 할까요.. 문재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한국 사회가 아직은 어쩔 수가 없어요. 거기에 문재인 나이대나 종교적 성향을 감안했을 때, 이 정도 발언은 오히려 문후보의 동성애에 대한 개방적이고 긍정적인 시각을 반영한다고 봅니다. 다만 당사자들은 충분히 이를 비판할 수 있죠. 다른 분들도 오늘과 같은 과격한 시위가 아니라면 이 점에 대해서 좀 너그럽게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pgr 댓글 보고 가장 놀란 게 '그럼 정의당 찍으세요', 같은 말인데 이 말은 그냥 아무 정치인도 비판하지 말라는 소립니다. 다른 정치인들이 부적절한 말을 할 때마다 비판하는 사람에게 그럼 다른 당 찍든지 하실 건가요.
또 이번 돌발행동은 정말 잘못된 것이지만 문재인에게 저러는 게 만만해서는 아닐 겁니다. 홍준표가 거짓말 하는 것과 유승민이 거짓말 하는 것에 대해 네티즌들 반응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죠. 한쪽이야 아예 그게 컨셉이니 까서 뭐하겠습니까. 그나마 다섯 명 중에 가장 합리적이고 인권을 중시하는 사람이 문재인이니 그에 대한 분노도 당연히 정비례하는 겁니다.
선비욜롱
17/04/27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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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슷한 입장입니다. 현실적인 이유로 이해하는 것과 이상적인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이죠.
저글링앞다리
17/04/2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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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대로, 홍준표 같은 인간에겐 아예 기대를 안 합니다. 멍멍 짖는 데다가 아무리 말해봤자 뭐하겠습니까. 멍 소리만 돌아올텐데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준표보다 문재인씨가 더 많은 쓴소리를 듣는 상황에 대해서는 유감입니다. 문재인씨에게는 비판을, 홍준표에게는 비난을 표해야 하는데 홍준표에게 비난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기에 어느정도는 생략되는 감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러한 비난은 혼자 조용히 하고 말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문재인씨 지지자들 중 일부가 서운해 하는 것 역시도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고요. 물론 서운해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만.
[다른 정치인들이 부적절한 말을 할 때마다 비판하는 사람에게 그럼 다른 당 찍든지 하실 건가요.] 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에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든지~" 하시는 태도는 좋지 않다고 봅니다. 애정이 있으니 비판도 하는겁니다. 내 비판을 통해 내가 애정하는 곳과 사람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판하는 것이죠. 비난은 지양해야 하되 비판을 비난하는 태도 역시 지양해야 함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완전진성콥
17/04/27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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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벌점 4점),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비욜롱
17/04/2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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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냉소적인 발언을 쏟는 것 자체가 님이 신경쓰신다는게 아니겠습니까. 실로 신경쓰지 않는다면 댓글로 쓰지도 않았겠지요. 이미 이를 신경씀으로서 글쓴이에게 위로를 전하는 댓글들이 벌써 여러개가 올라와 있는데 어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시며 이런 냉소적인 발언을 함으로써 글쓴이에게 무슨 감정을 안겨주시려는 것인지 궁금하긴 합니다.

현재 동성결혼이 합헌 판결이 된 미국에서 살고 있으며 이성애자입니다. 1년전에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남남 동성커플이 서로 껴안고 키스하는 광경을 본 적이 있습니다. 동성애에 대해 익히 알고 있으며 미디어에서 여라차례 접했고 스스로 호모포비아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만은 저는 이를 이상하게 느꼈고 여러번 힐끔 봤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은 여타 이성애자들이 공개적으로 하는 행동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제 스스로가 이상하다고 여긴 것과 별개로 그들에게 그만하라고 할 수 있는 당위성이 없는 것이지요.

성소수자와 이성애자는 근본적으로 그 지향성이 다르다는 점 외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대개로 선천적인데 그 지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을 드러내는 발언이나 행동은 자제해 주셨으면 해요"]라고 하시면서 이에 대한 당위성을 자기에게 피해로 다가온다는 점 외에 제기하는 것이 없습니다.

역으로 어떤 백인이 저에게 다가와서 "니들 아시아인들을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스스로를 드러내는 짓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한다면 굉장히 화낼 자신이 있습니다. 그 백인에게는 사회의 소수자인 아시아인을 보는 것이 싫은가 봅니다. 어렸을 때부터 받았던 교육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고 아니면 어떤 아시아인에게 학대당해서 그런 감정을 가질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싫어할 수 있는 권리라고 꾸밀 수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도 엄연히 미국 사회의 시민권자이고 그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일부이기에 서로 양보하고 살아가는 것이죠. 자신의 권리 외에 남의 권리라는 것도 있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를 꾸려나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회는 다수만의 사회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소수도 존재하는 것이고 이에 대한 존중 또한 중요하다고 봅니다.
완전진성콥
17/04/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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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리석은 말을 한 것 같네요.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비욜롱
17/04/2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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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7/04/2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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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은 아니고, 좋은 댓글에 오타도 없으면 더 좋을 듯해서....

대개로 후천적인데 -> 이건 대체로 선천적이라고 말씀하시려던 것 같고
스스로를 드러내는 짓은 해줬으면 좋겠어 -> 이건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려고 했던 듯 합니다.
선비욜롱
17/04/27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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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수정하겠습니다.
17/04/27 06:37
수정 아이콘
잘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비욜롱
17/04/27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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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자는 그냥 글쓰다가 꼬인건데 전자는 창피하네요 쩝.
저글링앞다리
17/04/2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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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재인씨의 정확한 워딩은 "동성애 반대"였습니다. 전후에 생략된 말은 생략되었으니 발언자 본인 외에 타인의 말은 모두 추측에 불과합니다.
2. 문재인씨가 "동성애자들을 지지하지 않는다" 라고 발언했다면 그 자체를 혐오 발언이라고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발언임은 맞습니다만, 말씀드렸다시피 문재인씨의 워딩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3. 저는 이 글에서 문재인씨가 혐오 발언을 했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4. 문재인씨의 발언을 떠나, '동성애 반대' '동성애자는 인정 못함(부정)'은 헤이트 스피치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인간인데 왜 타인의 사랑을 찬성하니 반대하니,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니 부정하니 하는 오만한 발언을 한답니까. 그 발언 기저에 동성애나 동성애자가 이성애나 이성애자보다 하위에 있다는 사상이 없다고 단언 가능합니까? 그러한 오만한 발언이 혐오 발언의 일부가 아니라고 단언 가능합니까?
5. 존재에 관해 얘기하는 사람에게 [그냥 티안내고 하고 싶은거 하세요.] 라는 발언은 굉장히 무례한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는지요? [퀴어축제나 좀 자신들을 드러내는 발언이나 행동은 자제해 주셨으면 해요.] 라는 발언이 폭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는지요? 동등한 인간끼리 대체 무슨 권리로 "내 눈에 띄지 말고 그냥 조용히 살아라"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그것이 오만과 독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동성애자가 존재 그 자체로 완전진성콥님께 무슨 해가 되었다고, 무슨 권리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6. '퍼뜨린다'라는 표현은 굉장히 네가티브하네요. 동성애가 전염병도 아니고 뭘 퍼뜨리겠습니까. 동성애자가 눈에 띈다고 반감이 생길 사람은 그냥 동성애자를 싫어하는 사람이고 아직 드러나지 않았던 호모포비아일 뿐입니다. 제가 완전진성콥님이 눈에만 안 띈다면 님에게 반감이 생기지 않는데, 님이 눈에 띄고 드러나면 반감이 생기니 조용히 피지알에서 눈팅만 하시라고 말한다면 기분이 어떠시겠습니까?
7. 제 본문에도 있습니다만, 다시 인용하겠습니다.
[동성애는 호오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동성애에 우호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동성애를 증오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떠한 대상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 기호에 따른 것이며 그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자유는 타인의 권리를 해하지 않을 때 그 가치가 있으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야만 성립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라는 것을 우리는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싫어한다고 표현할 때, 그 표현으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받는다면, 그러한 표현은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입니다. 아니, 사회적 합의를 떠나,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것은 나쁘다는 것 정도는 어린아이들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아가 본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것,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타고난 것을 그저 자신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스스럼없이 상처 주는 말을 한다는 것은 한 인격체로서도, 그리고 사회적 구성원으로서도 옳지 못한 일입니다. 우리는 "전라도 출신은 나쁘다", "경상도 출신은 나쁘다", "여자는 나쁘다", "남자는 나쁘다" 같은 말이 나쁜 말임을 알고 있습니다. "동성애자는 역겹다"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성애나 동성애자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그 혐오를 우호로 바꾸라는 말이 아닙니다. 무언가를 싫어할 자유는 그 자체로 그 사람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동성애는 호오의 판단 대상이지만, 헤이트 스피치는 시비의 판단 대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누구나 무언가를 혐오할 권리는 있지만, 누구에게도 혐오하는 대상에게 상처 줄 권리는 없습니다.]

8. 싫은걸 싫어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싫은 걸 싫다고 말함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면, 남에게 상처 줄 권리라는건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 발언은 자제하는 것이 사회적 인간으로서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9. 본문에도 적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호모포비아들이 "동성애자 역겨워 우웩우웩 나가 죽어라" 하고 말하는 것보다, 완전진성콥님처럼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훨씬 더 큰 상처가 됩니다.
완전진성콥
17/04/2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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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제 댓글에 달아주신 저글링앞다리님과 선비욜룡님께 먼저 감사드리고 말씀들에 의해 제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시인하고 바꾸겠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두분다 논리정연하셔서 제가 할말이 없고 저글링앞다리님께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번을 계기로 인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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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에 감사드립니다.
사과도 고맙게 받겠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17/04/2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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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문후보의 말은 지지여부를 떠나더라도 여러 소수자께 현실의 절망적 상황을 알려주는 것과 더불어, 문후보 개인 뿐 아니라 사회의 인식개선을 위하여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걸 이야기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후보가 당선 될 지 안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당성여부를 떠나서 오바마도 2010년에는 동성혼에 대해 반대적인 입장이었다가 찬성으로 돌아섰듯이, 소수자의 지속적 요구와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로 대다수의 인식이 바뀌어 나간다면 언젠가 문후보 개인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언젠가 자신의 과오를 깨닫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직 어둡고 날은 춥네요.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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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더 많은 노력과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밤이 너무 길게 느껴지네요.
마늘바게트쿠키
17/04/2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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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 글을 읽고 마음아파하며 고민 할 두 사람이 문재인과 심상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선택이 될거에요
저글링앞다리
17/04/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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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섯 명 중 이 글을 끝까지 읽고 어떤식으로든 생각할 시간을 기꺼이 할애할 사람은 문재인과 심상정일거라고... :)
17/04/2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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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예전에 부담없는 인터뷰에서는 동성혼까지 찬성한다고 했던걸로 봐서는 지난 토론 대답은 솔직히 표의식한데 맞긴 합니다만. 실제로 문재인 생각이 어떤지는 관심없고 다만 대응이 아쉽긴 합니다.

뭐라 대답해도 논란이 되는 문제에 왜 대놓고 답변을 한건지 그냥 찬반을 얘기할꺼리가 아니라고 대답했으면 끝날일을..막판에 심하게 졸려보이던데 졸려서 한 실수임에는 틀림없는데 또 이시점에서 해명하기도 쉽진 않겠네요..

다만 벌써부터 이난리인걸로 봐서는 문재인 대통령되면 그냥 참여정부 시즌 2네요. 진보 보수 양쪽에서 융단폭격 당할듯한데 이거 견뎌낼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가뜩이나 여소야대인 마당에..
저글링앞다리
17/04/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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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문재인이 현실적으로 어떠한 상황에 있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문재인씨의 대응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한편으로는,
문재인씨의 지지자로서 문재인이 노무현처럼 광야에서 폭풍우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대통령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문재인씨를 지지하는 이성과 문재인씨에게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교차하네요.
BakkyFan
17/04/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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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들 하시는게 정치인은 지지자의 의견을 대변하는
사람이지 자기 마음대로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죠.

지지자들과 잠정 지지자들 여론을 보고 계산기 놓고
나온 발언이 지난 발언이라고 봅니다.

저도 문지지자지만 동성애에는 본능적 거부감이 있고
동성애자들이 그게 자기 특성이면
저의 본능적 거부감도 제 특성이거든요
뱀 공포증이나 폐쇄 공포증 같이요.

그런데 이런이야기 하면 포비아라고 매도 하는
사람들 있는거 보면 동성애 포비아랑
머가 다른가 싶습니다
이사무
17/04/2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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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논리면 동성애자들은 이성애 포비아나 이성애 거부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동성애자들 중 이성애자들의 스킨쉽이나 존재를 가지고 본능적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되죠.
결국 본능이나 특성을 핑계로 후천적 학습화를 통한 편견을 합리화 시킨다고 봐도 됩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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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정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쯤은 압니다. 대통령이 그럴 수 있는 자리였다면 노무현이 임기 내내 그렇게 힘들었을리가요.
2. 문재인씨가 자기 마음껏 정치하는 사람도 아닐뿐더러, 문재인씨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자기 마음대로 정치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를 지지하는 겁니다.
3. 다만 그런 문재인씨를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 저같은 사람들 중에 저같은 사람이 있고, 그러한 사람들의 기본 인권이 무시당하는 듯한 발언이 아쉽고 서운해 쓴 글입니다. 문재인보고 동성혼 합법화 당장 해내라고 쓴 글이 아닙니다. 문재인 뜻 하나 가지고 그럴 수 없다는 것 정도야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서 누가 모르겠습니까?
4. 동성애에 거부감이 있는 건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본문에 제가 적었듯이,
[동성애에 우호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동성애를 증오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떠한 대상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 기호에 따른 것이며 그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자유는 타인의 권리를 해하지 않을 때 그 가치가 있으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야만 성립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라는 것을 우리는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싫어한다고 표현할 때, 그 표현으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받는다면, 그러한 표현은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입니다. 아니, 사회적 합의를 떠나,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것은 나쁘다는 것 정도는 어린아이들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아가 본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것,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타고난 것을 그저 자신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스스럼없이 상처 주는 말을 한다는 것은 한 인격체로서도, 그리고 사회적 구성원으로서도 옳지 못한 일입니다. 우리는 "전라도 출신은 나쁘다", "경상도 출신은 나쁘다", "여자는 나쁘다", "남자는 나쁘다" 같은 말이 나쁜 말임을 알고 있습니다. "동성애자는 역겹다"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성애나 동성애자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그 혐오를 우호로 바꾸라는 말이 아닙니다. 무언가를 싫어할 자유는 그 자체로 그 사람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동성애는 호오의 판단 대상이지만, 헤이트 스피치는 시비의 판단 대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누구나 무언가를 혐오할 권리는 있지만, 누구에게도 혐오하는 대상에게 상처 줄 권리는 없습니다.]
라는 점 한번 다시 생각해 보심이 어떨까 합니다.
5. 무언갈 싫어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자 특성이지만 그러한 발언을 함으로써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개인의 자유도 특성도 아닙니다.
혐오를 표현하는 것과, 혐오 표현을 비판하는 것이 어떻게 동치될 수 있습니까?
"난 전라도 출신은 거부감이 들어" 라는 표현을 밖에서 자유롭게 하실 수 있는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지역 차별 주의자"라는 말을 들을 각오는 하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마찬가지입니다. "난 동성애자는 거부감 들어"라는 표현을 하신다면 "호모포비아시네요" 하는 말을 듣는 건 당연한겁니다. 그건 매도가 아닙니다. 그 사람의 행동에 따른 평가일 뿐입니다. 그러한 말이 듣기 싫으시다면 그냥 혼자 싫어하시면 됩니다. 그건 개인의 자유이므로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습니다.
Multivitamin
17/04/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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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추천은 안되지만 공감만 드리고 갑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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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마스터충달
17/04/2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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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니 급진적 행동가들을 향해 "아닌 것은 아닌 겁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닌 것 같네요. 적어주셨다시피 행동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니까요.

행동하는 연대라는 게 급진적으로 빠지기 쉽죠. 연대를 위해서는 으쌰으쌰하는 분위기가 중요한데, 그게 조금만 영리하지 못하면 "깽판"이 벌어지기 쉽상이니까요. 어찌보면 당연한 전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의 행동에 반대한다는 발언이 중요합니다. 폭주를 막는 브레이크가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 그런 입장을 볼 수 있어서 그동안의 답답함을 조금은 해소하고 갑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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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나서서 행동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앞에 나서주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고마움과 미안함이 앞서고, 그 마음이 기저에 있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보았을 때 그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영리하지 못한 언사를 하고, 되려 손해볼만한 행동을 할 때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비판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간에, 그들처럼 앞에 나서주는 이들 덕분에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물론 마스터충달님이 염려하시는 부분은 저도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마스터충달님께서도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을 일정부분 이해해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금주전사
17/04/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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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결혼이 그렇게 시급한 건지 묻고싶네요. 그리고 그 자체가 인권 문제 중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중대한 문제인지 의문입니다.

라고 제가 썼던 걸 가져오셔서 강조하시니 댓글을 달아봅니다.
우선 상처가 되셨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대댓글 썼던 댓글은 아래 내용이구요.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인권보다 앞서야 한다는 인식은 충격이네요........쉴드도 적당히 쳐야지요...
문재인 뽑을거고 문재인이 대통령 되겠지만 잘못된건 잘못된거에요.
진짜 극성 지지자들은 정신 차려야합니다]


자기변호를 해보자면....
저는 동성혼이 받아들여질 정도로 사회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하는 입장이며, 그런 입장에서 쓴 대댓글이었습니다.
동성혼반대 하나로 그 사람이 인권을 후순위에 둔다고 일반화하는 게 어이없어서 썼던 대댓글이었습니다. 인권변호사로 일했던 사람을 동성혼반대 하나로 그렇게 폄하해도 되는건지 묻고 싶었습니다.
문후보는 동성애에 대한 차별을 없애야 된다고 말했고 저도 그에 동의합니다. 동성혼 합법화한다고 모든 게 해결될까요? 법안의 강제력이 있어서 효과는 있을테지만 과연 그런 식의 생각의 강제가 올바른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소수자들이 동성혼 합법을 어떤 점에서 주장하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이유중에 입양에 대한 것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성혼이 합법화 된다면 당연히 입양에 대해 차별두는 건 모순이 되죠. 그러면 과연 현 상황에서 손가락질 받을 입양아들의 인권은 보장받을 수 있나요?
약자의 인권에 손을 들어줘야 하는 게 맞다면, 성인인 동성혼부부보다는 더 약자인 입양아가 될 아이의 인권을 보호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동성혼이 수많은 인권 문제에서 비교적 우선순위에서 덜 중요하다고 썼던 겁니다.
그리고 대댓글 작성할 당시에 들었던 생각으로, 동성혼 보다는 어린 미혼모들과 버려지는 아기에 대한 인권 등등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없는 계층의 문제를 다루는 게 더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성애결혼이 그렇게 시급한 건지 묻고싶네요' 라고 작성을 했었습니다.
또한 개인의 인권을 존중해서 결혼을 합법화한다면, 어디까지가 적당한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유전학적이나 사회적 이익, 이를테면 출생률적인 면에서 사촌간.남매간의 결혼 허용이 동성혼보다 앞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나아가 혼인에 대한 인권을 법적으로 보장한다면 일부다처,일처다부, 장래에 있을지 모를 로봇과의 결혼도 인권의 면에서 받아들여져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변명을 하더라도 위로가 될지 더 상처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평범한 이성애자의 의견이 이렇다 라고만 가볍게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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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성혼 반대 하나로 그 사람이 인권을 후순위에 둔다고 일반화 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동성혼 반대 하나로 그 사람이 가진 인권 의식이 마냥 바람직하다고 보긴 어렵구나 정도로는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동성혼은 '합법화'라기보다는 '법제화'한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동성혼은 '생각의 강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동성애자들이 '이제껏 보장 받지 못했던 권리를 되찾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호모포비아들은 "동성애, 동성혼 합법이라고 내 생각을 법으로 강제하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3. 성 소수자들이 동성혼 합법을 어떤 점에서 주장하는지 잘 모르신다면 일단 그 입장을 먼저 찾아보고 의견을 개진하심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제 글에도 해당 내용이 개진되어 있습니다. 못 보고 지나치신 것 같으니 인용하겠습니다.
[동성혼은 불법이나 합법을 논할 게 아니라 아직 적법한 사항이 아닌 것이고, 그래서 논의의 대상이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헌법은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보장합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은 수많은 권리를 보호받고 보장받습니다. 원하는 직업을 가질 권리, 원하는 곳에서 살 권리, 원하는 사람과 사랑하고 결합할 권리......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와 다름없이, 대한민국 국민입니까? 동성애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동성애자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왜 사랑하는 사람과 결합하고 그 지위를 법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보장받고 그에 따른 권리를 누릴 자격만은 없는 것입니까? 그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특정 계층만 누릴 수 있는 권리인 것입니까? 그것이 아니라면, 왜 그 권리만큼은 '아직' 누릴 때가 아니니 기다리라고 하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동성애자는 '아직'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닙니까?]

4. 입양은 부차적 문제입니다. 동성혼은 국민으로서 사랑한 사람과 결합하고 그 결합과 지위를 사회적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당연한 권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동성애자 부부의 입양 관련 문제는 아직 해외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저 역시 이 부분에 관해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한 것은 아닙니다만, 걱정하시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는 압니다. 이러한 논의는 동성혼 관련 논의에서 함께 다루어야 할 문제이지, 이 문제때문에 동성혼을 법제화 하는 것을 막을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5. 말씀하신 수많은 문제들, 미혼모와 버려지는 아기들의 인권, 근친혼 등의 문제도 사회에서 논의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동성애자들의 인권 문제보다 앞선다고 그 누구도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단정적으로 동성혼이 그렇게 시급한거냐, 그게 인권 문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느냐 하고 말씀하신 것은 무례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미혼모와 버려지는 아기들이 사회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들의 존재 자체를 반대하네 부정하네 하는 오만방자한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은 그 존재 자체조차 찬반가부의 논의에 올리는 실정입니다. 물론 근친혼도 찬반가부의 논의 대상이 됩니다만, 근친혼 근친애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점, 개인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동성애 동성혼의 논의와 동치에 놓일 수 없습니다. 말씀하신 사례들보다는 동성애자의 인권문제가 더 처참한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0. 존재 자체조차 사회에서 부정당하는 경험이 없는 이성애자로서 나이브하게 생각하실 수 있는 점 이해합니다. 사과는 기꺼이 받겠습니다.
금주전사
17/04/2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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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한 걸 호모포비아처럼 보시는 거 같아서 추가로 더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사랑에 대한 자유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법제화한다면 생길 부작용 때문에 동성혼을 반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작용을 제외하고 법제화 한다면 찬성입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차별규정을 두고 법제화 한다면(동성혼 부부는 입양을 할 수 없지만 그외 부부의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식으로) 그거 자체로 차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성혼 법제화가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동성혼 입양아가 손가락질 받지 않을 사회분위기가 된다면 입양도 찬성하고 결국 동성혼도 찬성할 겁니다)
그런데 그런 입양을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하시니 아무래도 의견이 좁혀질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성소수자들이 동성혼 합법을 어떤 점에서 주장하는지 궁금하다는 것은, 상속이라든지 신혼부부 저리대출 등의 혜택 등의 측면에서 어떤 점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쓴 내용입니다.
동거를 통한 사실혼이라는 점에서 당사자들이 부부라고 생각하고 살면 되지 않겠나 생각해 왔는데... 쓰신 내용을 보니, 국가인증 같은 걸 원하기 때문에 동성혼을 주장하시는 거처럼 이해가 되는데요.. 맞는건가요?

[물론 근친혼도 찬반가부의 논의 대상이 됩니다만, 근친혼 근친애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점, 개인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동성애 동성혼의 논의와 동치에 놓일 수 없습니다.]

근친혼이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는 건가요? 사랑도 선택할 수 있다면 동성혼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제가 이해력이 부족한지 이해할 수가 없는데, 동성혼과 근친혼의 차이와 어떤 점에서 동성혼은 인권 측면에서 받아들여져야 하고 근친혼은 개인적 선택, 개인의존재가 아니라는 건지 설명해 주시면, 동성혼에 대해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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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성혼 법제화에 따른 부작용의 책임은 어디에 있나요? 결혼을 원한 동성애자들에게 있나요? 아니면 동성애자를 이성애자와 같은 인격체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와 다수의 이성애자들에게 있나요?
쉽게 말해보죠. 동성혼 법제화에 따른 가장 큰 문제로 입양을 떠올리시는 것 같으니 그걸로 봅시다. 동성 부부의 입양아들의 권리에 관해 말씀하셨습니다. 아마도 그 아이들이 사회에서 편견과 멸시로 인해 받는 상처와 그러한 성장기를 거칠 아이들이 사회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이실겁니다. 예, 당연히 그 아이들 잘못이 아니죠. 그럼 그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누구의 잘못인가요? 감히 동성애자 주제에 이성 부부와 같이 아이를 키우고 싶어한 동성 부부의 잘못인가요? 그게 아니라, 다수와 다름을 차별하고 핍박하며 그들의 인권을 짓밟는 다수의 이성애자들과 그들을 묵인 용납하고 방조하는 사회의 잘못이 아닌가요?
동성애자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그들의 권리를 찾는 데 부작용이 있다 하여 그것을 제한할 게 아니라, 그 부작용을 낳는 사회 풍토를 바꾸고 사람들의 의식을 선도하고 그것들을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받쳐줄 법 제정(차별금지법 등)이 필요한 게 아닌가요? 그리하여 동성애자들도 똑같은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
다수를 설득하고 다수를 바꾸기 힘들다고 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소수의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는 발상이 얼마나 야만적인가요.

2. 동성애자들이 동성혼 법제화를 주장하는 것은 그저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함입니다. 상속이라든지 신혼부부 저리대출 등의 혜택은 그 당연한 권리에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혜택에 불과합니다.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혜택을 받아보려고 동성혼 법제화를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그 차이를 모르시겠는지요?
[동거를 통한 사실혼이라는 점에서 당사자들이 부부라고 생각하고 살면 되지 않겠냐]고요? 그럼 다들 그냥 동거나 하고 살지 뭐하러 결혼할까요? 금주전사님께선 결혼 하셨나요? 하셨다면 왜 하셨어요? 안 하셨다면 하실 생각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왜 하고 싶으신데요? 이런 당연한 문제를 제가 왜 설명드려야 하는지 정말 당혹스럽네요. 국가인증이나 뭐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구요, 동성애자도 이성애자처럼 결혼하고 싶으면 결혼할 권리가 있단걸 말씀드리는겁니다. 동성혼 법제화 된다고 해도, 이성애자들 중 그냥 동거만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동성애자들 중에서도 동거만 하고 살 사람들 있을 거예요. 그런데 내가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과, 권리가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 같나요?

3. 일단 금주전사님은 동성애에 관해 자세히 모르시는 것 같으니까 관련 자료를 조금 더 찬찬히 찾아보시고 읽어보시는 걸 권합니다.
근친관계와 동성애 사이의 선택 여부를 이해하지 못하신다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네요.
동성애 -> 주체가 여자일 때, A라는 여자와 B라는 여자 중에서 선택 가능. 그러나 여자와 남자 중에서는 선택 불가. 즉, 동성이냐 이성이냐 하는 것은 선택 불가.
근친관계(이성일 경우) -> 주체가 여자일 때, A라는 남자와 B라는 남자 중에서 선택 가능. 그리고 A나 B 중에서 친족이 있을 수도 있음.
동성애는 사랑하는 범주가 동성인 것이고 그 범주는 변경 불가합니다. 그러나 근친관계(이성애자일 경우)의 경우에는 이성의 범주 속에서 그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 근친관계일 뿐입니다.
여쭤보죠. 사랑하는 대상을 바꾸는 게 불가한가요? 물론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그 대상은 '선택'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동성애자는 동성이라는 범주 내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할 수는 있으나, 동성이냐 이성이냐 하는 범주에서 선택을 불가하다는 겁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시겠다면 제가 더이상 자세히 설명해 드릴 자신이 없네요.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동성애자들은 자신의 선택과 무관하게 동성을 사랑한다는 이유 만으로 인권이 제한되고 있기에 인권 문제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금주전사
17/04/27 21:00
수정 아이콘
물론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는 사람도 있겠죠.

네 그런 사람들이 극소수지만 있을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바꾸지 않고 다른사람으로 '선택'하는 게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결혼을 원하는 거라고 봅니다.
왜 그런 사람을 무시하고 선택가능하다고 판단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극소수라고 무시하는 건지요..?
사회적으로 다수때문에 소수가 핍박받는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오히려 극소수를 무시하는 듯해서 기분이 묘합니다.
제가 다수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 극소수의 케이스가 소수의 케이스보다 다수의 부부와 더 닮았기 때문에 오히려 부작용이 더 적다고 생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동성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사회의 책임이라는 것도 동감합니다. 그래서 공리적인 입장에서 사회가 책임지기 힘들기 때문에 동성혼의 법제화가 당장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21:32
수정 아이콘
저는 최선을 다해 설명했으나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무시하는 느낌까지 받으셨다니, 저는 더이상 할 말도 할 수 있는 말도 없네요.
더이상 제가 설명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17/04/27 09:4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이번에 성소수자 시위보고 무척 열받았는데, 님 글 보니 안타까운 마음만 들뿐입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5:48
수정 아이콘
응원 고맙게 받았습니다.
문제가 된 단체의 행동에는 저도 유감입니다.
도로시-Mk2
17/04/27 09: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pgr 내에서도 몇번이나 표현 했습니다만 동성결혼 찬성하는 사람입니다. 게이 친구도 있고요.

그래서인지 글쓴이님의 마음을 어느정도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님을 응원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대중의 시선이 바뀌어서 하루빨리 동성혼이 이뤄지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5:49
수정 아이콘
문재인씨에게 완력을 행사한 이들의 행동에는 저도 유감입니다. 아마 문재인씨를 지지하는 분들에게는 상처였을 겁니다. 굉장히 유감스럽더군요.
응원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17/04/27 10:07
수정 아이콘
아무튼 힘내세요.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고요. 호모포비아들이 적지는 않지만 그만큼 인권론자도 늘어나고 있어요. 확 바뀌지는 않아도 조금씩은 변합니다.
저글링앞다리
17/04/27 15:51
수정 아이콘
네, 제가 체감하는 것과는 별개로 세상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 자체는 부정할 수 없겠지요.
응원 감사합니다.
17/04/27 10:26
수정 아이콘
많은 사람들이, 물론 저 역시도 여러 순간에 간과하는것이 글쓴분께서 중간에 쓰신
[동성애는 호오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동성애에 우호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동성애를 증오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떠한 대상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 기호에 따른 것이며 그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중략) 내가 무언가를 싫어한다고 표현할 때, 그 표현으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받는다면, 그러한 표현은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입니다. 아니, 사회적 합의를 떠나,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것은 나쁘다는 것 정도는 어린아이들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죠.

지금 문 쉴드와 아닌 사람들의 주된 전선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싫어할 수도 있지 왜 나쁘냐, 두번째는 뒤에 가서 발언 정정하지 않았느냐죠.

문재인이든 누구든 그런 생각을 가지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을 매우 공적인 자리에서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은겁니다. 특히나 요즘은 인터넷에 글을 쓰기 때문에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카톡방 대화도 처벌 대상이 되는 세상입니다. 이게 첫번째 전선이고요.
물론 문후보가 생각이 꼬였거나 해서 그런 말이 나왔을 수도 있고, 뒤에서 일부 발언을 수정했으나, 그것이 앞서 얘기했던 발언의 수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후자의 전선은 그래서 생긴것이죠.
저글링앞다리
17/04/27 17:15
수정 아이콘
제가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내용을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오리와닭
17/04/27 10:57
수정 아이콘
동성애에 대해 혐오하고 에이즈감염숙주로 보는 후보와 동성애에 대해 비호감이지만 편견은 안가지는 후보.
누굴 욕해야 합니까?
라는 생각부터 들던데요.
에이즈감염운운하는거 보고 아 저X 내일 시끄럽겠네
했더니 웬걸.
저글링앞다리
17/04/27 17:16
수정 아이콘
1. 욕은 홍준표에게 합니다.
2. 아쉬운 부분이 개선될 수 있도록 비판은 문재인에게 합니다.
3. 홍준표를 비난하고 문재인을 비판합니다. 둘은 양립 가능한 명제입니다.
17/04/27 11:10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제가 동성애자분들을 많이 접하지 못했기에 그분들의 고통도 슬픔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슬퍼지는 요즘입니다

저글링앞다리님 속의 슬픔이 언젠가는 기쁨으로 바뀔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제 안에 아직 남아있는 편견들도 언젠가는 함께 사라지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저글링앞다리
17/04/27 17:17
수정 아이콘
진심어린 응원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피지알중재위원장
17/04/27 11:31
수정 아이콘
'동성애에 반대한다', '동성애를 싫어한다'
누가 악의적으로 바꾼게 아니라 후보 본인 입으로 말한거에요.

해석본에 따라 "동성애에 반대한다" 앞에 (군 내에서)가 빠진거라고 쳐도
오해의 여지가 너무너무 다분한 말 실수고, "동성애를 싫어한다."는 해석본도 없는 명백한 잘못이죠.

이걸 그저 동성혼은 시기상조지 하면서 넘어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동성혼이 시기상조라는데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아서 비판하는게 아니에요.
문재인 후보가 만만해서는 더더욱 아니고요.
대선후보의, 게다가 현재 차기 대통령 0순위인 사람의, 이견이 있지만 어쨋든 진보를 대변하는 후보의 말이라기엔
너무나도 인권에 대해 무심하고 무감각적인 발언이라 그렇습니다.

얼마전 문재인 후보가 자연미인 발언했다가 바로 사과했었죠.
지금도 그때처럼 하면 됩니다. "발언 맥락 떠나서 사과"한다고요.
캠프와 지지자들의 해석본만 돌릴게 아니라요.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된다면... 결국 여성들은 표가 되고 성소수자는 표가 안되기 때문인데.
문재인 캠프 사람도 아닌 제가 그걸 이해 해야할 이유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왜 홍준표한테는 조용하냐고 하면 기대하는 바가 아예 다르니까요.
반대로 홍준표가 "북한은 주적이 아니야" "박정희는 정당한 대통령이 아니야" 같은 발언 했다면
진보 지지층한테는 그게 뭐 어때서? 정도 반응이라면 보수층한테선 난리가 나겠죠.
각자 후보에게 기대하는 바가 다른거고 그게 어긋났을때 느끼는 배신감의 정도도 다르겠죠.
17/04/27 12:11
수정 아이콘
추천 쾅쾅 박고 싶네요
저글링앞다리
17/04/27 17:18
수정 아이콘
네. 동성애를 싫어한다고도 했었죠. 동성애에 대한 호오는 문재인씨 개인의 자유지만, 대통령 후보자가 공적인 자리에서 뱉을 말은 아니었어요.
명백히 그 대상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죠.

구구절절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셨네요. 고맙습니다.
17/04/27 12:40
수정 아이콘
아직 때가 아니라서 반대한다?
그렇게 생각하시는분들도 문제라고 느껴지네요.
결국 남핑계대면서 반대하는거잖아요.
동성결혼 법제화되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문재인지지해도 되거든요?
저글링앞다리
17/04/27 17:20
수정 아이콘
네, 동성혼 법제화를 주장하는 것과 문재인 지지는 양립할 수 있는 명제죠.
종교의 경전조차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자는 움직임이 있는데, 일개 대선 후보자의 모든 생각과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만 그 후보자를 지지할 수 있는 건 아닐테니까요.
댓글 고맙습니다.
키큰꼬마
17/04/27 13:12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저글링앞다리
17/04/27 17:20
수정 아이콘
응원 감사합니다. 늘 즐거운 일만 있으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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