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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9 01:40
아마도 화자는 밤양갱이 뭔지도 모를거라고 생각해요
안먹어 본 것 중에서 급히 생각나는게 밤양갱인거죠 니가 밤양갱만 줬어도 내가 안그랬을텐데 진짜로 사랑해주지 않은거 때문에 이렇게 됐어라고 속으로 변명하는거죠 그러니까 떠나는 길에 닿기 전에는 밤양갱을 줘 라고 말할 수가 없었을거에요
24/03/09 01:48
맞아요 그래서 이 노래에서 느낀 감상이 지독하게 이기적인 이별입니다
이렇게 명랑하고 좋은 멜로디로 이기적 이별을 표현하는게 싫으면서 좋은 양가적 감정이 느껴져 오래 기억에 남을거 같습니다
24/03/09 01:45
그런 이기적인 사람이니 밤양갱을 받고도 밤양갱인 줄을 몰랐던 거죠
그런 이기적인 사람조차도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이 음악의 마법이겠지만요 물론 그 사람이 특별히 이기적인 사람이었다기보단 많은 사람들이 그냥 그렇게 평범하게 이기적으로 살아갑니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몰라주면서 말이죠 나는 복잡미묘하게 좋은 사람이니까요 따라서 책임은 내가 아니라 너한테 있죠 이 노래의 매력도 바로 그런 변명, 바로 그런 책임전가, 바로 그런 이상야릇한 자기합리화이구요 (단순하게 상대가 밤양갱을 안 준거라고 해석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24/03/09 02:04
사실 창작자의 의도는 그냥 상대방이 밤양갱을 안 준 거라는(혹은 처음의 그 순수함을 잃어버린 거라는) 게 맞을 겁니다.
다만 다층적으로다가 텍스트의 심층 심리를 해석해보면 재밌는 접근을 해볼 수 있죠. 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꼈을 거라고 보고요.
24/03/09 10:02
창작자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이미 창작된 작품은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들 하나하나에게 서로 다른 의미를 주게 됩니다. 고전문학이 시대를 넘어서도 의미를 가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대중가요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건 다 이유가 있는것 같아요. 저는 과거에 내가 주지못한 밤양갱이 대체 뭐였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24/03/09 06:01
나의 공허를 상대방의 감정으로 채우려는 행위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 공허는 결국 자기가 채워야만 채워지거든요 밤양갱을 같이 만들순 있지만 남에게 받을순 없죠
24/03/09 10:32
저도 약간 가사가 양쪽 말 다 들어봐야 하는거 아닌가 싶더라구요 크크크
앨범 곡설명까진 모르실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추가합니다 진수성찬을 차려주는 게 사랑인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우리가 노나먹었던 양갱이 하나가 더 생각나더라 우리 했던 사랑이 초라한 게 아니라 양갱이가 완전 대단한 걸지도 몰라
24/03/09 11:11
이제 밤양갱도 너무 달아진 나이가 되다보니 거부감보다는 낯선감정이 주는 호기심으로 다가오더군요
요즘 사랑은 이런 감정으로 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24/03/09 11:30
저와는 감상이 정 반대시군요 크크
화자가 원했던 건 작고 소소하지만 달콤한 사랑 표현이었는데 아마 사귀던 중에는 본인도 그걸 잘 몰랐을 겁니다. 스스로 원하는 걸 자기도 모르는데 상대는 그걸 주지 않으니 양쪽 모두 충족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을테죠. 그리고 헤어지면서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라는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내가 정말 바랐던 건 진수성찬이 아니라 밤양갱 하나였구나' 라는 걸 깨닫는 걸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진수성찬은 차려줄 수 있는데 밤양갱 그거 하나만큼은 도저히 못 주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죠. 나는 그렇게 표현하는 성격이 아니라거나 하면서..
24/03/09 11:37
저는 떠나는 사람에 감정이 이입되서 그런가 봅니다
내가 그렇게 노력했는데 밤양갱이 문제라고? 사람 마음이라는게 이래서 다양하고 재미있는거겠죠
24/03/09 11:45
떠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억울한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런 상황에선 누구도 잘못한 게 없고 그냥 서로 맞지 않았을 뿐이죠. 양쪽 다, 또는 어느 한쪽이라도 능숙하게 안 맞는 점을 맞춰갈 수 있었다면 좋았겠죠. 그러지 못했던 서로의 미숙함을 탓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단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는 계기로 삼는 게 더 좋은 방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24/03/09 11:46
저는 이거보다 본문 의견에 더 공감이 갔는데 개인적으로는 화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거 같아요. 화자가 10대나 20대 초반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 서투른 나이면 이 댓글에 더 공감이, 화자가 삼심대 이후면 본문에 더 공감이 가는 것 같아요. 장기하가 쓴 곡이라고 알고 듣다보니 본문에 더 공감이 가더라구요. 근데 또 노래를 부른 비비는 아직 어린 친구라 댓글 해석도 공감이 가고 그러네요.
24/03/09 12:00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둠의 아이유라고 부르는건가 생각했었죠
그런데 밤양갱이 진짜 밤을 말하는거면 굳이 이별할 필요가 없겠더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세히 들어본거였습니다
24/03/09 13:54
'너는 바라는게 너무나 많아'
사실 젊은 여성들 중에 이런 스타일이라서 남자 피곤하게 하는 케이스가 굉장히 많죠 뭐. 그렇게 헤어져 놓고 나서 '내가 바라는건 밤양갱 뿐인데' 라고 말하는건 뭐... 남자 입장에서는 열불이 터질 노릇이지요. 여자가 그걸 몰랐다가 지금에서야 깨달은거든, 아니면 정말 바라는게 그것 뿐이었는데 그건 말 안하고 오만 쓸데없는 것들을 바란다고 해왔던거든...
24/03/09 18:56
사랑할때 내가 생각도 못했던 것을 기억하고 좋아했던것을 알게되고 내가 준비해온것은 기억에도 남지 않을때가 있더라구요. 사람은 많이 다르고 그래서 헤어지기도 하는건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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