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들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그 고생스런 작업을 아무도 알아주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당신들의 그 작업을 누군가는 알아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걸 말로 표현하지는 못하는 그런 경우인지도 모릅니다.
그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그늘 속에서, 묵묵히 당신들은 오늘도 일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화면 속에서, 비치는 선수들의 모습과 해설진의 중계.
하지만 화면 속에 당신들이 주인공으로 잡히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겁니다.
주인공 뒤에서 주인공이 화려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무대를 위해, 당신들은 그늘 속에서 그 노력을 하고 있을 겁니다.

드랍 메세지가 뜰때, 당신들은 가장 속이 쓰릴 겁니다. 그리고 말 없이 컴퓨터로 달려가 씨름하고 있을 겁니다. 화면 속에서는 당신들의 모습은 잡지 않을 겁니다. 아마 해설진들이 이 문제에 대한 짧은 사과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로 이 시간을 넘기고 있겠지요.
그리고 사람들은 그렇게 얘기할 겁니다. 그동안 뭐했느냐고. 미리 컴퓨터 좀 잘 준비하라고.....

결승전. 그 뜨거운 무대를 만들기 위해, 당신들은 많은 노력을 쏟았을지도 모릅니다. 타임머신 하나를 위해, 우승자와 준우승자가 서 있을 무대를 만들기 위해, 당신들은 점심도 대강 때운 채, 그 열광의 무대를 위해, 부지런히 노력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여러운 잡업 속에서 짧은 막간의 족구와 많은 팬들이 찾아와 열광하는 모습을 보며, 당신들은 어쩌면, 자식이 훌륭하게 큰 모습을 본 그런 느낌을 가졌을지도 모릅니다.

때로, 큰 무대를 설치한 후에,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흩뿌릴때, 당신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갈 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들이 소중히 만들어 놓은 그 무대 위에 비가 쏟아지고 그래서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경기하기 어려워 질때, 당신들의 마음은 많이 아팠음을 이해합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후, 당신들은 다시 잊혀질지도 모릅니다. 아니, 잊혀질겁니다. 또 다시, 조용히 추억만 가지고 있는 텅 빈 결승전의 무대 위에서 당신들은 그 추억을 하나하나 헤체 시키고 있을 겁니다. 이 자리는 당신들을 위해 항상 열려있는 공간은 아니기에.... (참으로 이런 모습은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수들의 노고가 담긴 타임머신과, 무대, 그리고 의자들을 말없이 정리하며, 당신들은 무엇을 떠올릴까요.....

유명한 리그가 아닐 경우에는 당신들은 더 큰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과연 몇 분이나 찾아줄까. 네트워크 사정은 차질이 없을까. 선수들이 텅 빈 관중석을 보고 기운을 낼 수 있을까...... 그러다 비교적 많은 관중이 오면, 당신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실 수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정말 당신들은 그늘 속에서 일해야 합니다. 당신들은 잘해도 칭찬을 듣기란 쉽지 않습니다. 당신들의 단점은 금방 눈에 띕니다. 그리고 가혹한 비판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슬프게도 그것은 당신들의 숙명입니다.

당신들은 사람들이 그 경기와 운영을 보고 찬탄할때, 비로소 안도하고 기뻐합니다. 세상이 이번에는 참으로 성공적이었다. 이 말 한마디에 당신들의고생은 사라집니다. 반면, 이번에는 별로였다. 이 말 한마디에 당신들의 가슴에는 어떤 눈물 방울이 맺혀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제는 압니다.


한가지는 잊지 마십시오. 비록 그늘 속에서 일하더라도, 당신들이 이 땅의 독특한 프로게임의 주역임을.


-모든 게임리그의 스텝 분들께서 더 기운내시고,좋은 리그를 위해 노력해주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