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12/07/10 11:32:16 |
Name |
La Vie En Rose |
Subject |
연정훈 신발색깔은 무슨색일까 |
1.
얼마전 친구가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와 야구장에 갈건데 표를 예매해줄 수 있는냐고 물어봤다.
님하 제시요.
밥한끼!
콜!
원래 세상에는 가는정이 있어야 오는정이 있는법! 어 반댄가?
야구를 일요일날 보기로 했는데 표를 찾으러 갈때 신분증이 필요한거 같아서 저녁밥을..아니 친구를 불러냈다.
친구가 밥을 먹으면서 말한다.
'나 헤어진다.'
니가 신보라냐? 아님 송준근이냐? 여기가 생활의 발견이야?
두달전쯤에 여자친구 취직했다고 이것저것 축하선물을 사줬다고 들었던거 같고...
한달전쯤에 3년째 사귀는데 그동안 변변한 반지도 없어서 큰맘먹고 커플링을 맞췄다는 이야기를 들었던거 같다.
그리고 2주전쯤에 여자친구랑 관계가 좀 소원해진거 같아서 야구장에 가겠다고 표를 예매해달라고 부탁했었고..
그리고 오늘 야구장 표를 찾기 위해서 우리집에 온건데 뭐 헤어져?
그래 이떄 생활의발견에서는 뭐라고 하더라?
'너 딴 여자 생겼어?'
'어떻게 알았지? 뭐 요즘 만나는 여자가 있긴 해'
이 오랑캐 같은놈...
전하! 여기 3년사귄 4살 연하의 여자친구를 내버리고 양다리를 걸치는 오랑캐 친구놈을 잡았습니다.
백성들에게 승전보를 알리고 풍악을 올려라...가 아니잖아.
친구가 여자친구에게 피곤함과 스트레스를 받는것은 알고 있었다.
글쎄 뭐 한쪽말만 들어서 특히 이런 복잡 미묘한 남녀 관계에 있어서는 특히 그렇지만..
그래도 연애하는거 보면 참 힘들게 연애한다 싶었다.
그래...그 얼마전에 개봉한 '내 여자의 모든것'에 나오는 임수정 같은 캐릭터랄까?
뭐 영화에서처럼 생전 첨보는 사람들에게 오지랖 팍팍 질러가며 하고싶은말 독한말 막말 시원하게 내지르며
남의 눈치라고 1%도 보지 않고 그렇게 막 달리는 그런 안하무인 캐릭터는 아니지만...
그거 보다 24시간 내내 남자친구를 죄고 속박하고 감시하고 ..그래 투덜거리고...
처음에는 내가 오빠니깐 남자친구니깐 당연히 들어줘야되고 받아줘야 되고 했던 부분이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답답해지고 짜증도 나기 시작하면서 점점 여자친구에 대한 애정이 식어갔다고 말했던거 같다.
그러면서 친구는 종종 말 끝에 이런말을 덧붙히기도 했다.
'뭐 결혼하는건 또 다른 문제니깐...'
2.
간통죄를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불륜현장을 급습해서 성행위 장면을 직접 담아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친구 커플은 법적으로 혼인신고서까지 맞춘 그런 부부가 아니라 그냥 흔하디 흔한 보통의 남녀관계다.
좋으면 만나는거고 또 양쪽이 혹은 어느 한쪽이 만나다가 아니다 싶으면 헤어질수도 있는거고...
뭐 젊은 남녀의 이별에 있어서 가까운 지인들끼리에서는 이별의 이유에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물으며
누군가는 슬퍼하고 혹은 분노하고 혹은 후련해질것이고...뭐 이런저런 작은 설왕설래 뒷정리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별로 큰일은 아니다. 다 그렇게들 산다.
근데 아직 헤어진 상태가 아닌데 누군가를 소개받고 또 만날 생각을 하고 있다면...
불륜은 아니지만 이걸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그래 예의가 아니지 않나?
그래 예의가 아닌거 같다.
15년넘게 같이 지내온 친구놈이 3년사귄 여자친구에게 이렇게 예의 없는 놈일 줄이야...
이걸 훈계를 해야되나?
아니면 결혼할거 아니고 연애에 지쳤다면 더 늦기전에 얼른 정리하고 다른 좋은 여자 만나라고 해야하나?
어차피 남일인데 입 닥치고 그래 대충 듣는척 마는척 해야되나?
그냥 본능에 충실하자.
'그래 다른 여자는 언제부터 만나기 시작했는데?'
'글쎄 한달전쯤? 친구가 술자리에서 불러서 안면트게 됐는데 어떻게 그렇게 됐네'
'그럼 그 여자랑은 한달동안 얼굴 몇번이나 부딪혔는데?'
'4번정도 만났나? 목동에 사는데...'
'4번이라 그럼 주마다 한 번은 만났다는건가?'
'아 4번이 아니라 한 그보다 더 많은...한 8번 9번 정도 인거 같다'
'그럼 주마다가 아니라 일주일에 두세번은 꼬박꼬박 얼굴 도장찍은거잖아.
그럼 나한테 야구표 예매 해달라고 할때도 그 여자랑 만나고 있었다는 거네.
난 니네 커플 보라고 예매해준건데 헛수고했네.'
친구는 진지한 얼굴로 야구표 예매해준게 왜 헛수고냐면서 내가 말한 의도를 전혀 모르겠다고 정색을 한다.
여기서 뭔가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이놈이 깐깐하게 물고 늘어질 기세다.
아니 그게 왜 헛수고인지 설명하는것도 참 웃긴말이지만...
또 막상 설명하자니 쓸데없는 오지랖이 될거같고 이걸 직구를 던져야되나 변화구를 던져야되나 순간 고민했다.
'야 니네 헤어질거 알고 있었으면 표 예매 안했지.'
'야 진짜 이해 안된다. 야구보는거랑 그거 헛수고로 생각하는거랑 도대체 무슨 상관이야?
정말 이해가 안되서 말하는건데?'
아 그래 바깥쪽 꽉찬 변화구로 결정했다.
'친구야 난 되도록이면 내 친한 친구들에게 잘해줄려고 한다.
뭐 어떤놈은 그런 시간과 돈 있으면 그걸로 옷이나 한벌 더 사입으라고 하는것도 같지만..
내가 뭐 맨날 그러는것도 아니고 너네들같은 불알 친구한 서너명한테 일년에 한두번씩
밥한끼먹고 술먹고 생일에 뮤지컬보라고 표갖다주고 야구표예매같은거 해주는것도...
그것은 니네들이 내게 좋은 친구고 니들 행복이 내 행복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친구가 옆에있는 아내랑 혹은 여자친구랑 행복하게 잘 지내면 나도 그걸로 좋으니깐
돈이나 시간이 좀 들더라고 아주 가끔은 니네들에게 가끔씩은 잘해줄려고 노력하거든.
난 니네커플 야구보러 가라고 아침 일요일 11시에 일어나서 표 예매해준것은 일종의 내 호의지.
그리고 당시 나의 호의는 니네 커플에게 들어간거고...
표를 예매하면서 일요일 저녁 내가 예매해준 표로 재밌게 야구보고 왔으면 좋겠네.
그때 생각했던 내 마음이 지금 와서 보니 뭔가 이런 상황에 놓여졌는데 그게 헛수고 일수도 있지 않겠니?
이게 쓸데없는 오지랖인지 그냥 친구로서 입장바꿔서 호의가 말린데서 오는 생각인지 정리해봐.'
친구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떡이며 납득을 했다.
근데 이게 납득시킬 문제인가.
뭔가 몇마디 더 추가하고 싶었지만 남의 연애에 엮여봐서 크게 좋을게 없다는
삶의 진리를 곳곳에서 경험해보고 목격했기 때문에 이정도로 그쳐야 한다.
그래 눈앞에있는 해물순두부에 집중하자.
3.
밥을 먹으면서 친구는 헤어짐을 결심하게 된 배경설명에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얼마전에 영화를 보러갔었는데 밥먹고 영화보고 그러고 나서 다 끝나고
집에 오는데 여자친구가 나지막히 이런말을 하는거야 '재미없다...'
그떄 난 반응 안하고 그냥 입 꾹 닫고 그냥 집에왔지.
그날 있었던 일이 내 마음을 결정하는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거 같아'
'그래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랑 같이 데이트하는데 그렇게 재미없다'
라고 들리게 내뱉어 버리는건 배려가 없거나 생각이 짧아서겠지.
뭐 정말 같이 만나는게 재미없을수도 있겠지만..그럴거면 그냥 헤어지는게 낫겠지'
무슨일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숫자만큼 연애방식도 다 케바케다.
만나는동안 일년내내 주구장창 영화만 보고 그냥 밥만먹다가 다다음달에 결혼하는 최군녀석도 있는 반면에...
앞에서 하소연 하는 친구가 연애하면서 가장 다양한 데이트패턴과 이벤트를 보여준거 같지만..
결국 소재고갈과 거기서 딸려오는 스트레스에 짓눌리고 있었다.
사실 데이트 패턴같은건 남녀가 같이 머리를 맞대서 오늘은 뭘 하고 놀아야 재미있게 놀았다고 소문이 날려나 해야될거 같은데...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이 데이트 패턴 창작의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면 그것은 필히 만성피로와 스트레스로 이어지게 되니깐...
처음만날떄 설렘이 사라지고 나서 얼굴 보는 것이 오늘은 뭘 하고 놀지에 대한 부담감으로 작용된다면 글쎄 참 피곤한 일이긴 하겠다.
근데 잘 모르겠다.
저런 고민을 해봤어야 알지.
어느 남녀관계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권태기일수도 있고 헤어짐을 앞에두는 남녀의 흔한 속마음일 수도 있다.
그것을 합리화 시키기 위한 이런저런 넋두리일수도 있다.
내일도 아닌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냥 조금 복잡해졌다.
리얼러브란 무엇인가...뭐 그런 사색은 아닌데 뭔가 좀 미묘했다.
아직 정식으로 사귀진 않았지만 소개받은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보여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핸드폰에서 사진을 보여준다.
.
나이는 두살 많고<누나 좋지 부럽다.>
목동살고<가깝진 않지만 그리 멀진 않네 지금 사귀는 여자친구가 집에서 10분거리지? 딱 좋다.>
무역회사 다닌다고 했나.<무역이라 글로벌하네 좋네 좋아>
한달전쯤 친구 술자리에 가서 같이 어울려서 술마시다가 알게 됐고...<뭐 다 그런데서 눈맞는거지.>
지금 만나는 여자친구랑은 좀 다른 느낌을 받고..<4살 어린 동생이랑 만나다가 누나만나니깐 그렇지>
아니 누나 말고 뭐랄까 좀 배려받는 느낌이랄까..<그니깐 그게 누나라니깐!>
난 솔직히 이 누나 안만나도 상관없어.
사실 그거보다는 지금 연애에 좀 지쳐서 스트레스 받아서..
거기서 좀 해방구를 찾다가 어떻게 친구가 소개시켜줘서 알게된거지..
잘되면 만나는거 아님 말고 하는 식인거고..
중요한건 지금 사귀는 여자친구에게 헤어질 타이밍을 잡고 있는데 참 그게 힘들다는거지.
뭐 대충 이런 잡소리를 하고있는데....
친구놈 핸드폰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목동 근처에서 그 누나와 다른 친구 패거리들이 소환을 하는 모양이다.
'뭐야 목동으로 오래냐? 여기서 목동갈라면 한시간은 걸릴텐데...'
'뭐 택시타고 가면 멀진않아 한 30분이면 갈걸.'
'아 맞다 택시 그렇게 멀진 않겠구나. 너 근데 그 누나랑 정식으로 사귀냐 직접적으로 고백하고 사귀는 사이야?'
'아니 그런건 아닌데..'
'설마 해서 하는 물어보는 말이지만 그 누나도 니가 지금 여자친구 있다는거 모르지?'
'응 당연히 모르지.'
'그래 뭐가 다르겠냐먄 일단은 대놓고 양다리는 아닌거 같아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밥먹고 맥주한잔 사줄려고 했는데 맥주 못먹겠네. 야구는 어떻게 보러갈거냐?'
'응 보러 가야지.'
'이런말 하긴 뭣하다만 무서운 놈일세.
나도 이렇게 쌩뚱맞은데 여자친구한테 갑자기 이별통보하면 진짜 참 멘붕오겠다.
이거사줘 저거사줘 3년만에 커플링맞춘지가 한달전이고 이번주에 야구도 보러 갈놈인데..
다른여자 만나러가면서 헤어질 타이밍 잡고 있다니 어우 모르겠다.
뭐 너는 알아서 잘하는 놈이니깐 알아서 잘하라는 말 밖에 해줄 말이 없네.
이왕 헤어질려고 맘먹으몃으면 최대한 조속하게 빨리 깔끔하게 정리해라.
그리고 누구랑 보러갈지 모르겠지만 야구 재밌게 보고...'
친구는 집에 들렸다 갈려다가 그냥 목동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마지막으로 순두부 먹다가 친구에게 이런말을 해준거 같다.
'야 짚신도 짝이 있고 인연이라는게 있는거랬잖아.
내가 생각하기엔 백커플중에 세커플정도가 그런거 같거든.
뭐 처음만나기시작할땐 다들 자기들도 그 세커플 안에 끼겠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지금 말하는 너처럼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저렇게 다들 이유 붙혀가면서 인연이 아닌갑다 하는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남자가 한 여자를 책임져야 된다면 마찬가지로 여자도 한 남자를 책임져야 될 의무는 똑같은거 같아.
그래서 여자친구가 '재미없다' 라는 말에 그렇게 끈을 놔버린거겠지 뭐 그게 다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너무 한쪽으로 책임이 쏠리면 피곤하니깐...
내가 보기엔 지금 결혼한 친구 두놈은 100명중에 3% 안에 든거 같거든.
너는...음 뭐 그냥 그렇다고...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개소리죠 열여덟 인거같기도하고...
근데 제목이 왜 연정훈 신발색깔을 궁금해한거지.
남자 여자몰라요.
여자 남자몰라요.
이놈의 사이트는 네츄렬 본 여초사이트라 오늘도 또 이렇게 남자이야기만 하다 가네요.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7-1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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